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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1화

그녀는 받아들일 수 없었지만 여진숙이 받아들이지 않았는가.

그녀는 여진숙의 앞에서 대놓고 싫은 티를 낼 수 없었다.

그리고 악녀가 되기도 싫었다.

한참 후.

누군가가 노크했다.

방에 있던 주소영은 노크 소리에 물었다.

“누구세요?”

“저에요. 노승아.”

주소영은 머뭇거리다가 문을 열어주었다.

노승아는 무언가가 담긴 그릇을 들고 서 있었고 그녀를 향해 미소를 지었다.

“쉬고 싶다고 하셔서 제가 국 좀 떠왔어요. 아주머니께서 끓이신 건데 아주 맛있거든요.”

주소영이 대꾸했다.

“전 입맛이 없네요.”

주소영은 국그릇을 테이블 위에 올려두곤 고개를 돌려 그녀를 보았다.

“혹시 저 때문에 입맛이 없는 거예요?”

주소영이 급히 말했다.

“아녜요. 정말 그런 거 아녜요.”

“그럼 됐어요.”

노승아는 친근하게 다가가 그녀의 손을 잡았다.

“아직 어리니까 그냥 언니라고 불러요. 혹시 도움이 필요한 일이 있으면 주저하지 말고 말해도 돼요. 제가 도울 수 있는 건 다 도와줄게요.”

열정적인 그녀의 모습에 주소영은 조금 당황했다.

“전...”

“괜찮으니까 불러봐요. 전 외동딸이라 어릴 때부터 여동생이 그렇게 갖고 싶었거든요. 마침 소영 씨가 저랑 닮았으니까 언니 동생처럼 지내고 싶어서 그래요.”

노승아는 뭔가 생각난 듯 말을 이었다.

“참, 제가 비서한테 아이 옷 좀 사 오라고 했어요. 마음에 드나 안 드나 한번 봐줘요. 혹시 마음에 안 들면 우리 같이 가서 다른 거로 바꿔요.”

말을 마친 뒤 노승아는 쇼핑백에서 아이의 옷을 두 벌 꺼냈다.

순간 주소영은 그녀에게서 친근감을 느꼈고 바로 모성애가 가득한 눈길로 그녀를 보았다.

“괜찮은데 뭘 이런 걸 다 사 오셨어요. 제 아이 옷을 선물해준 사람은 언니가 처음이에요. 하지만 아직 임신 4주 차라 배도 그렇게 나오지 않았어요.”

그녀는 노승아가 꺼낸 아이의 옷을 받았다.

아직 아이의 옷을 사야겠다고 생각한 적이 없었다.

그런데 이렇게 자그마한 옷을 보니 아주 귀엽게 느껴졌다.

노승아가 말했다.

“일찍 준비해두면 좋죠. 소영 씨 아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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