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와의 결혼이 헛된 망상이었을까의 모든 챕터: 챕터 551 - 챕터 560

660 챕터

제551화 강요

송재이는 설영준과 서연청이 천생연분이라는 칭찬을 들을 때마다 가슴이 찢어지는 것처럼 아파져 와 참을 수 없을 정도로 괴로웠다.그녀는 무대 뒤에서 저도 모르게 설영준의 모습을 찾고 있었다.설영준은 관객석에 앉아 있었다. 그의 곁에는 한눈에 봐도 아름답고 매력적인 서연청이 앉아 있었다.두 사람의 등장에 아무리 음악 소리가 커도 사람들은 이 결혼에 대해 수군대고 있었다.송재이는 힘이 빠지는 기분이 들었다. 이런 때에 절대 연약한 모습을 보여서는 안 되었기에 아무렇지 않은 척 이 음악회를 끝까지 참석해야 했다.심호흡한 뒤 최대한 진정하려고 애를 썼다.사회자의 소개에 따라 송재이는 무대로 올라왔다. 우아한 자태를 뽐내며 미소를 짓고 있었다. 아무리 심란해도 그녀는 여전히 평온한 미소를 짓고 있었다.피아노 앞에 앉아 두 손을 건반 위에 올렸다. 이윽고 부드러운 피아노 소리가 울려 퍼지며 연주에 빠져 음악으로 자신만의 세계를 만들어냈다.그녀의 손가락이 마지막 건반에 닿았다. 사람들은 열렬한 환호를 하며 박수를 쳤다.송재이는 자리에서 일어나 우아한 자태를 뽐내며 관객들을 향해 인사를 했다. 하지만 일부러 설영준과 서연청이 있는 곳은 피해 고개를 돌렸다.그녀는 알고 있었다. 이 음악회는 피아니스트로서의 첫 시작일 뿐 아니라 유일하게 감정을 전부 쏟아낼 방법이라는 것을.그러나 무대로 내려간 후 대기실에서 옷을 갈아입으려 할 때 그녀는 우연히 서연청과 마주쳤다.서연청은 아주 고급스러운 드레스를 입은 채로 부드러운 미소를 짓고 있었지만, 눈빛은 싸늘했다.“송재이 씨, 오늘 연주 완벽했어요.”서연청은 아무런 감정이 느껴지지 않는 아주 평온한 목소리로 말했다.송재이는 경계하는 눈빛으로 그녀를 보았다. 서연청이 이곳에 나타났다는 것은 좋은 일이 아니었으니까.“칭찬 고마워요, 서연청 씨.”그녀는 예의를 지키며 인사를 하곤 거리를 유지했다.서연청은 여전히 미소를 지으며 그녀에게로 가까이 다가갔다. 눈빛은 더없이 싸늘했다.“커피 한잔 사주고 싶은데, 재이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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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52화 씁쓸한 기분

카페에 나온 서연청의 표정은 한껏 굳어져 있었다.설영준이 상대하기 쉬운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게다가 그녀가 느끼는 그에 대한 감정도 복잡하고 모순이었다.한편으로는 그의 사랑과 미래에 대한 약속을 받고 싶으면서도 그의 권력과 싸늘한 성격을 두려워하기도 했다.이때 그녀의 핸드폰이 울렸다. 발신인이 설영준이라는 것을 확인한 서연청은 저도 모르게 가슴이 쿵쾅쿵쾅 뛰었다.“여보세요, 영준 씨.”서연청는 다소 떨림이 느껴지는 목소리로 말했다.“연청 씨, 나예요.”설영준의 목소리는 냉담했다.“재이 만나러 갔다고 들었어요.”서연청은 순간 긴장해졌다. 그녀는 설영준이 이렇게나 빨리 이 사실을 알게 될 줄은 몰랐다.“네, 전... 전 그냥 공연 잘 봤다고 축하해주러 만난 거예요.”“그래요?”설영준은 다소 의심스러운 어투로 말했다.“그래도 이것 하나만은 알고 있어요. 재이는 내 친구에요. 그러니 재이를 쓸데없이 찾아가 귀찮게 하지 말아줬으면 좋겠네요.”서연청은 그의 목소리에서 싸늘함을 느꼈다. 설영준이 자신에게 경고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영준 씨, 전... 전 별다른 뜻은 없었어요. 전 그냥...”“됐어요. 연청 씨 변명은 듣고 싶지 않네요.”설영준은 그녀의 말허리를 잘랐다.“오늘 저녁은 내가 살게요. 저녁 먹으면서 우리 대화를 나눠보죠.”서연청은 가슴이 덜컥 내려앉았다. 저녁 식사 자리 분위기가 얼마나 숨 막힐지 예상이 갔다.“영준 씨, 저... 저 오늘은 안 될 것 같아요. 몸이 안 좋아서 그러는 데 다음에 같이 먹으면 안 될까요?”“연청 씨, 자꾸 같은 말 반복하게 하지 말아요.”설영준의 목소리가 티가 나게 차가워졌다.“항상 먹던 곳에서 기다리고 있을게요. 늦지 않길 바라요.”이 말을 끝으로 그는 전화를 끊어버렸다. 서연청은 멍하니 제자리에 서서 다소 몸을 덜덜 떨고 있었다.설영준의 말은 부탁이 아닌 명령임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그녀에겐 선택권이 없었다. 반드시 가야 했다.저녁, 서연청은 그가 말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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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53화 고의

송재이와 박윤찬도 쇼핑몰에 있었다. 두 사람은 식기 코너에서 그릇을 열심히 고르고 있었다. 두 사람의 모습은 퍽 다정해 보였다.송재이가 박윤찬의 집으로 이사한 뒤 두 사람은 점차 서로의 생활에 적응되어 가고 있었고 사소한 일에도 의미가 가득하게 느껴졌다.그러나 송재이가 고개를 돌렸을 때 무심코 설영준과 마주치게 되었다. 설영준은 다소 심문하는 듯한 눈빛으로 그녀를 보고 있어 저도 모르게 등골이 서늘해졌다.설영준은 송재이를 빤히 보지는 않았다. 다시 고개를 돌려 서연청을 보았지만, 그 짧은 순간에 송재이는 불안감을 느끼게 되었다.그녀는 설영준과 서연청의 사이가 복잡하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녀와 설영준의 사이에도 미묘한 분위기가 흘렀다.서연청도 그녀를 발견했는지 다소 불쾌한 듯한 표정을 짓더니 빠르게 평정심을 되찾았다.그녀는 여전히 설영준 곁에 서 있으면서 설영준과 얼마나 친한 사이인지 송재이에게 보여주려고 했다.박윤찬은 멍 때리고 있는 송재이를 발견하곤 걱정스럽게 물었다.“재이 씨, 왜 그래요? 혹시 몸 안 좋은 거예요?”송재이는 그의 목소리에 정신을 차린 후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아니에요, 윤찬 씨. 그냥 조금 으슬으슬해서요.”박윤찬은 더 묻지 않았다. 그저 더 열심히 식기구를 고를 뿐이다. 송재이도 두 사람에게서 신경을 쓰지 않으려고 했다.그들은 계속 쇼핑몰을 구경했지만 송재이의 기분은 이미 전과 달라져 있었다. 저도 모르게 자꾸만 설영준과 서연청이 있는 쪽을 보게 되었고 의아함과 우울한 기분이 들었다.설영준과 서연청도 쇼핑몰을 구경하고 있었다. 하지만 두 사람의 분위기는 송재이와 박윤찬처럼 다정하지 않았다.서연청은 최대한 그와 친근하게 보이려고 애썼지만 설영준은 계속 그녀에게 거리를 두고 있었다.그의 시선도 자꾸 저도 모르게 송재이와 박윤찬이 있는 곳으로 향했다. 꼭 무언가 생각에 잠긴 듯한 모습이었다.송재이는 설영준과 말을 하지 않았다. 그저 고개를 돌린 후 계속 박윤찬과 그릇을 골랐다.두 사람의 분위기는 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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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54화 잠이 와?

설영준은 복잡함이 담긴 눈빛으로 두 사람을 지켜보고 있었다. 다소 놀라기도 하고 이해가 되지 않았지만, 질투의 감정이 더 컸다.그는 박윤찬이 송재이의 앞에서 반성하고 있는 모습이 다소 웃기게 느껴졌고 형언할 수 없는 쓸쓸함이 밀려왔다.송재이가 입술을 틀어 물고 있고 박윤찬이 풀 죽은 채로 사과하고 있는 모습을 보니 박윤찬이 ‘아내'에겐 꼼짝도 못 한다는 느낌이 들었다.두 사람의 모습으로 인해 설영준은 다시 질투에 휩싸였고 이성도 점점 질투로 지배되어 화까지 나게 되었다.설영준은 충동이 일었다. 지금 그녀와 거리를 두어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저도 모르게 얼른 두 사람에게로 다가가 갈라놓고 싶었다.그는 망설이고 있었다. 결국 그의 질투가 이성을 지배해버렸다.차 문을 열고 성큼성큼 두 사람에게로 다가갔다.두 사람 앞까지 온 설영준에게선 감히 무시할 수 없는 존재감을 내뿜었다.그는 송재이와 박윤찬을 번갈아 보다가 송재이에게 시선을 고정하곤 말했다.“재이 씨, 그날 연청 씨가 재이 씨 찾으러 간 일에 대해 대신 사과하려고 왔어요. 연청 씨가 재이 씨를 찾으러 오는 일은 앞으로 더는 없을 거예요.”설령 설영준이 사과하고 있어도 그의 표정은 어둡게 가라앉아 있었고 두 사람 앞에 우뚝 서서 여전히 약자를 내려다보고 있는 듯한 기분이 들게 했다. 그는 사과하는 모습마저도 위엄이 있어 보였다.송재이는 저도 모르게 속으로 투덜댔다.‘왜 전혀 사과를 받는 듯한 기분이 들지 않는 거지?'그러나 이때, 그녀의 핸드폰이 울리며 긴장감이 넘치는 분위기를 깨버렸다.주머니에서 핸드폰을 꺼내 담담하게 확인했다. 이내 그녀는 뜻밖이라는 표정을 지었다.송재이는 전화를 받았다. 다소 다급하면서도 엄숙한 도정원의 목소리가 전화기 너머로 들려왔다.“재이야, 아버지가 뇌출혈로 입원하셨어. 상황이 많이 안 좋은데 지금 와 줄 수 있을까?”송재이의 안색이 창백해졌다. 잘 못 들은 것이 아닐까 귀를 의심하기도 했다.도경욱은 그녀의 아버지였다. 그런데 이런 소식을 듣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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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55화 수상한 점

설영준의 도발에 송재이는 딱히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송재이는 그저 불쾌한 표정을 짓고 있을 뿐이다. 그제야 설영준은 자신이 심한 말을 했음을 자각하게 되었다.그는 헛기침을 하며 이 어색한 분위기를 풀어보려고 했지만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저 고개를 돌려 다른 곳을 보았다.송재이는 아주 심란했다. 마지막으로 도경욱과 만나 대화를 나누던 그때의 기억이 떠올랐다.그때 두 사람은 사소한 일로 다투게 되었지만, 그 대화가 마지막 대화가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도경욱이 뇌출혈로 쓰러졌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송재이는 죄책감이 들었고 후회하기도 했다.이런 괴로운 감정에 송재이는 무력감을 느끼게 되었다.두 눈을 감은 채 숨을 깊이 들이쉬며 진정하려고 애썼다.박윤찬은 그런 그녀의 감정 변화를 알아채고 다시 그녀의 손을 맞잡으며 묵묵히 달래주었다.이때 수술실 문이 열리고 드디어 의사가 나왔다.송재이는 바로 앞으로 다가가 다급하게 도경욱의 상태에 관해 물었다.의사는 아주 피곤해 보였지만 환자를 안심시키게 하는 어투로 말했다.“수술은 아주 성공적입니다. 도경욱 환자는 이미 위험한 상태에서 벗어났습니다. 하지만 중환자실에서 며칠간 입원하면서 상황을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지금은 일단 많이 안정된 상태입니다.”의사에 말에 송재이는 그제야 마음이 놓였다.눈물을 글썽이며 의사에게 연신 감사 인사를 했다.설영준은 도경욱의 상태가 나아졌다는 것을 확인한 후 그들에게도 도움이 되어주지 못할 거라고 생각해 묵묵히 자리를 떴다.송재이는 제자리에 한참 동안 가만히 서 있었다. 도경욱이 위험한 상태에서 벗어났다는 말에 그제야 안심이 되었지만 설영준을 향한 불만은 점점 더 켜졌다.얼마 지나지 않아 도정원이 입원 절차를 끝내고 돌아왔다. 그는 송재이와 함께 있는 박윤찬을 발견했다. 박윤찬은 송재이를 아주 걱정하고 있는 모습이었다.도정원도 두 사람이 결혼했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자꾸만 두 사람 사이가 수상하게 느껴졌다. 박윤찬을 향한 송재이의 마음은 설영준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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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56화 쿨하지 못한 사람

며칠 뒤, 도경욱의 상태는 많이 호전되었다. 송재이는 그제야 마음이 점차 놓였다.다시 학원으로 돌아온 그녀는 수업을 준비하며 다시 일상생활로 돌아가려고 시도했다.어느 하루, 송재이는 학원에서 저녁에 아주 중요한 광고주가 올 것이라는 소식을 전해 듣게 되었고 저녁 식사도 예약되어 있다고 했다.이 소식을 듣고도 그녀는 처음엔 별다른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단지 학원에서 일상적인 업무 활동이라고 생각했다.하지만 오후에 광고주가 학원에 도착한다는 소식에 그녀도 다소 호기심이 생기게 되었다.송재이는 수업을 마친 뒤 화장실로 가 화장을 고치고 나왔다. 그러다가 우연히 복도에서 익숙한 형체를 발견했다.그녀는 멈칫했다. 학원에 온다던 광고주가 설영준일 줄은 몰랐기 때문이다.설영준은 정장을 입고 있는 그녀를 보았다. 다소 이번 우연한 만남이 흥미로운 듯한 눈빛으로 말이다.“재지야, 우리 또 만났네.”설영준이 먼저 입을 열었다. 저도 모르게 다정한 목소리로 말했다.송재이는 빠르게 정신을 차리고 예의 있게 대답했다.“영준 씨, 이런 우연이 있을 줄은 몰랐네요. 학원에서 맞이한다는 중요한 손님이 영준 씨일 줄이야.”설영준은 미소를 지으며 한참 그녀를 물끄러미 보았다.“나도 몰랐어. 이런 즐거운 우연이 있을 줄은.”송재이는 심란했다. 설영준이 왜 갑자기 그녀가 일하는 곳에 나타났는지 그 의도를 몰랐기 때문이다.하지만 그녀는 빠르게 평정심을 되찾았다. 한 명의 교사로서의 직업 소양을 유지해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설영준 씨, 어떤 업무상 요구이든 최선을 다해 협조할 거예요. 하지만 지금은 수업이 있으니 이만 먼저 갈게요.”송재이는 예의 있게 말하곤 몸을 돌려 자리를 뜨려고 했다.설영준은 그런 그녀를 붙잡지 않았다. 그저 가만히 서서 복도 끝으로 사라지는 그녀의 뒷모습을 빤히 보았다.그의 눈빛이 어두워졌다. 뭔가를 계획하는 듯한 눈빛이었다.저녁 식사는 학원 근처에 있는 고급 레스토랑에서 진행되었다. 송재이는 제때 시간에 맞춰 도착했다. 깔끔한 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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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57화 테이블 아래

서연청은 자연스럽게 설영준의 팔에 팔짱을 끼며 그에게 물었다.“영준 씨, 우리 룸이 어디에요? 지금 가야 하는 거 아니에요?”설영준은 미소를 지으며 답했다.“복도 끝에 있는 룸이에요. 연청 씨, 먼저 가 있어요. 전 송재이 선생님이랑 할 말이 조금 있네요.”서연청은 고래를 끄덕인 후 송재이를 향해 예의상 미소를 지었다. 그리곤 우아한 모습으로 룸으로 갔다.송재이는 조용히 서서 멀어져가는 서연청의 뒷모습을 보았다. 여러 가지 생각이 들었다.그녀는 서연청과 설영준의 사이가 아주 가깝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형언할 수 없는 씁쓸한 기분이 들었다.설영준은 고개를 돌려 침묵하고 있는 송재이를 발견하곤 물었다.“재이야, 안색이 안 좋아. 어디 아픈 거야?”그제야 정신이 든 송재이는 고개를 저으며 감정을 감추려 했다.“괜찮아요, 영준 씨. 그냥 뭐가 생각나서 조금 멍 때리고 있었네요.”설영준의 시선이 여전히 그녀의 얼굴에 닿아 있었다. 마치 그녀의 속마음을 꿰뚫어 보려고 하는 것처럼. 하지만 결국 그는 묻지 않았다.“재이야, 혹시 힘든 일이 있으면 언제든 나한테 말해도 돼. 내가 도와주고 싶어.”송재이는 설영준이 자신을 걱정하고 있다는 것을 느꼈지만 설영준과 업무 외의 대화를 나눠서는 안 되었다.그래서 예의상 대답했다.“걱정해줘서 고마워요, 설영준 씨. 나중에 힘든 일이 있으면 말할게요. 지금은 일단 룸으로 돌아가요. 다들 우리만 기다리고 있을 테니까요.”설영준은 고개를 끄덕였다. 두 사람은 룸으로 걸음을 옮겼다.송재이는 여전히 여러 생각이 들었다. 저녁 식사에 집중하며 생각을 비우려고 했지만 설영준과 서연청의 다정한 행동이 자꾸만 눈에 띄었다.두 사람이 룸으로 돌아왔을 때 식사는 이미 시작되어 있었다.서연청은 그녀의 상사와 대화를 나누고 있었고 하는 행동마다 자신이 넘치고 매력적으로 보였다.송재이는 자신의 자리에 앉아 최대한 아무렇지 않은 척했다.그러나 그녀의 시선이 저도 모르게 자꾸만 서연청과 설영준이게 향했다.식사가 이어지고 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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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58화 실망

차 안에는 이상한 분위기가 감돌았다. 뒷좌석에 앉은 송재이는 불편해 미칠 것 같았다.서연청과 설영준은 앞 좌석에 앉아 있었다. 서연청은 침묵하고 있었고 설영준은 운전에만 집중하고 있었다.송재이의 시선이 저도 모르게 창밖으로 향했다. 은은한 가로등 불빛이 빠르게 지나가면서 그녀의 머릿속에 든 잡생각도 함께 점차 사라져버렸다.그녀는 설영준이 자신을 데려다주겠다고 한 의도를 몰랐다. 서연청이 무슨 생각 하고 있는지도 모른다.차 안에선 이따금 숨소리와 가끔 지나가는 차 소리만 들려와 송재이는 더 불편했다.그녀는 대화거리를 찾으며 이 침묵을 깨보려고 했지만, 행여나 말실수하게 될까 봐 걱정되었다.“송 선생님은 어디 사세요?”설영준이 갑자기 입을 열었다. 조용한 차 안에서 그의 목소리는 아주 또렷하게 들려왔다.정신이 든 송재이는 얼른 집 주소를 알려주었다. 그러나 다시 침묵에 빠졌다.그녀는 조수석에 앉은 서연청이 자세를 살짝 바꾸는 것을 발견했지만 서연청은 고개를 돌려 그녀에게 말을 걸지 않았다.송재이는 다소 의아한 마음이 들었다. 그녀는 설영준과 서연청이 정말로 결혼할 줄은 몰랐기 때문이다.이 소식은 그녀에게 충격을 가져다주기도 했다. 그저 설영준이 서연청에게 관심만 있을 뿐이라고 생각했지만 두 사람의 사이는 아주 친근해 보였고 이미 결혼까지 논할 사이가 되어 있었다.송재이는 심란해졌다. 설영준과 서연청의 결혼을 축하해줘야 할지 아니면 느껴지는 실망감에 슬퍼해야 할지 몰랐다.한숨을 내쉬며 그녀는 이런 잡생각을 머릿속에서 지우려 했다.“송 선생님은요? 결혼식에 대한 로망이 있어요?”설영준은 거울로 힐끔 송재이를 보며 물었다. 송재이는 순간 어떤 대답을 해야 할지 몰랐다.멈칫하던 송재이는 미소를 지으며 답했다.“전 딱히 진지하게 생각해 본 적 없어서 모르겠네요. 하지만 어떤 결혼식이든 사랑하는 사람과 하는 게 더 중요하지 않을까요? “설영준은 거울을 통해 차가운 눈빛으로 송재이를 보았다. 꼭 심문하는 듯한 눈빛이었고 그녀의 행동 하나하나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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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59화 사랑받을 자격

차는 송재이가 사는 별장 대문 앞에 멈춰 섰다. 어두워진 하늘 아래 별장은 유난히도 고요해 보였다.송재이는 문을 열고 내렸다. 고개도 돌리지 않은 채 집 안으로 직진했다. 확고한 걸음걸이로 마치 자신과 설영준의 사이를 깔끔하게 정리하려는 듯했다.설영준도 고개를 돌리지 않았고 더는 붙잡고 싶다는 눈빛도 하지 않았다.그저 다시 시동을 걸어 빠르게 별장을 벗어날 뿐이다.차는 드넓은 도로 위에서 질주하다가 어느 한 바닷가에 멈춰 섰다.바닷바람에선 짠 내가 풍겼다. 밤하늘엔 뭇별이 가득했고 파도가 바위에 철썩이는 소리가 들려왔다.설영준과 서연청이 함께 차에서 내렸다.서연청은 조심스럽게 설영준의 표정을 살폈다. 그의 기분이 별로 좋지 않음을 눈치챘다.두 사람은 바닷가에 나란히 서 있었다. 서연청은 용기를 내어 이 침묵을 깨버렸다.“영준 씨, 재이 씨는... 더는 영준 씨를 사랑하지 않아요. 그만 포기해요.”설영준의 몸이 움찔 떨렸다. 그는 고개를 들어 드넓은 바다를 보면서 이 현실에서 도피하려고 했다.바닷가에 서 있는 설영준의 안색은 불어오는 차가운 바닷바람에 더 싸늘해졌다.서연청의 말에 정곡 찔려 버린 것이다. 받아들이고 싶지 않았던 현실을 마주하게 되었다.그는 송재이의 마음이 변했다는 것을 모르는 게 아니었다. 그저 현실에서 도피하면서 이 사실을 부정하려고 애썼다.서연청은 침묵하고 있는 설영준의 모습을 보았다. 충동이 생긴 그녀는 갑자기 그를 끌어안으며 울먹이는 목소리로 말했다.“재이 씨는 더는 영준 씨를 사랑하지 않아요. 하지만 제가 영준 씨를 사랑해요. 대체 왜 저를 받아들이지 않는 거예요?”설영준은 서연청의 갑작스러운 포옹에 경직되었다. 그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그저 묵묵히 서서 바다를 보았다. 무언가 생각에 잠긴 듯한 모습이었다.서연청이 계속 말을 이었다.“제가 그동안 왜 영준 씨 연기에 어울려 줬는지 알아요? 제가 그냥 도와주고 싶어서 도와준 것 같아요? 아니에요. 전 영준 씨가 점차 저를 사랑해 줄줄 알고 도와준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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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60화 걱정

설영준이 떠난 며칠 동안 송재이는 다시 일상생활로 돌아오려고 노력했다.그녀는 매일 제시간에 출근하고 열심히 아이들을 가르쳤다. 최대한 자신의 개인적인 감정을 일에 담으려 하지 않았다.그러나 설영준의 모습을 보게 될 때마다 저도 모르게 마음이 흔들리면서 감정을 완전히 숨길 수 없었다.어느 날, 송재이는 학원 복도에서 우연히 몇몇 선생님들이 모여서 하는 얘기를 듣게 되었다. 그들은 병문안을 하러 가야 하는 것은 아닌지 고민하고 있었다.그들의 입에서 설영준의 이름이 다시 언급되었다. 설영준이 교통사고를 당해 병원에서 치료받고 있다고 말했다.갑작스러운 소식에 충격을 받은 송재이는 가슴이 덜컥 내려앉았다.그녀는 저도 모르게 자신의 옷자락을 꽉 잡게 되었고 용기를 내어 앞으로 다가가 다소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저기, 선생님. 설영준 대표님께서 어떻게 되셨다고요?”학원장인 이경하는 걱정 가득한 그녀의 표정을 표더니 설명해 주었다.“송 쌤, 설 대표님이 서연청 씨 집에 데려다주고 혼자 집으로 가던 길에 사고가 났대요. 아마 그날 무슨 일이 있었나 봐요. 잠시 정신이 딴 데 팔린 사이 사고가 났다고 하더라고요. 다행히 목숨에는 지장이 없대요. 하지만 병원에 한동안 입원해야 한다고 하더라고요.”송재이는 오만가지 생각이 다 들었다. 그녀는 설영준의 상태가 걱정되면서도 죄책감을 느꼈다.설영준의 교통사고가 자신 때문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쩌면 그날 밤 그녀가 한 말이 그에게 엄청난 충격을 가져다주었을지도 모른다.“제가 병문안을 가봐도 될까요?”송재이가 조심스럽게 말을 꺼냈다. 그녀의 눈빛엔 기대와 불안이 가득 담겨 있었다.이경하는 고개를 끄덕였다.“물론이죠, 송 쌤. 설 대표님은 아마 송 쌤이 걱정해줘서 더 고마워할 거예요. 저희도 오늘 오후에 병문안 갈 생각이었거든요. 이따가 저희랑 같이 가셔도 돼요.”송재이는 고민되었다. 그녀는 자신이 설영준의 병문안을 하러 갈 자격이 있는지 몰랐기 때문이다.한편으로는 자신의 등장으로 설영준의 마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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