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재이가 떠난 다음 박윤찬은 한 번도 느껴본 적 없는 고독감에 빠졌다.넓은 사무실에는 정적이 맴돌았다. 공기 중에는 아직도 송재이의 향기와 목소리가 남아 있는 듯했다.박윤찬은 자신이 송재이의 신뢰를 잃어버렸다는 것을 똑똑히 알았다. 어쩌면 그 이상의 것들도 잃었을지 모른다.정신을 차릴 수 없었던 그는 술집으로 가서 위안을 찾기로 결심했다. 그는 잠시라도 감각을 마비시키기 위해 알코올의 힘을 필요했다.박윤찬은 술집의 구석 자리에 앉아 한 잔, 또 한 잔 술을 들이켰다. 마치 모든 고통과 후회를 술과 함께 삼켜버리려는 듯이 말이다.술집의 조명은 어두웠고 음악도 낮은 편이었다. 그의 모습은 어둡고 희미한 조명 아래서 더욱 외로워 보였다.그의 생각은 마구 뒤엉켜 있었다, 마음속은 송재이에 대한 그리움과 자신의 행동에 대한 자책으로 가득 차 있었다.이때 장서영이 나타났다.장서영은 박윤찬에게 말로 표현하기 힘든 감정을 품고 있었다. 그녀는 용기를 내어 그에게 고백했지만, 그는 일을 핑계로 정중히 거절했었다. 오늘 밤, 우연히 박윤찬을 본 장서영은 그가 힘들어하는 모습에 복잡한 감정이 솟구쳤다.“박 변호사님, 이렇게 우연히 만나네요. 무슨 일 있으셨어요?”장서영은 박윤찬의 옆에 앉으며 걱정이 담긴 목소리로 말했다. 박윤찬은 고개를 들며 약간의 혼란스러움이 담긴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그녀를 단번에 알아보지 못한 듯했다.“장변? 여긴 어떻게...”장서영은 가볍게 미소 지었다. 그리고 그의 질문에는 답하지는 않고 바텐더에게 술 한 잔 주문했다.“오늘따라 기분이 안 좋아 보이네요. 혹시 송재이 씨 때문인가요?”박윤찬은 놀란 표정으로 대답했다.“그걸 어떻게 알았어요?”“비록 저희가 친한 사이는 아니지만, 그래도 박 변호사님이 재이 씨를 좋아하는 거 눈치챘어요. 두 분 이야기 동료들 사이에서 비밀도 아니거든요.”박윤찬은 말없이 조용히 술을 한 잔 더 들이켰다. 그는 현실을 피하려고 알코올에 의존하고 있었다.장서영은 계속해서 말했다.“두 분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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