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분 뒤, 박윤찬은 카페 안으로 들어왔다. 설영준은 항상 앉던 자리에 앉아 있었고 앞에는 금방 나온 것인지 따듯한 김이 모락모락 나는 커피가 있었다. 아직 마시지 않은 듯 잔 주위가 깨끗했다.박윤찬은 그에게 다가가 어깨를 톡톡 친 뒤 자리에 앉았다.“말해 보세요, 영준 씨. 무슨 고민이 있는 거죠?”박윤찬은 직설적으로 물었다.설영준은 고개를 들었다. 막막한 눈빛이었다.“윤찬 씨, 전 지금도 이해가 가지 않아요. 재이가 왜 해원이를 입양했는지. 재이는 전부터 아이 갖고 싶다는 말을 한 적이 없었어요. 그리고... 재이는 왜 절 받아주지 않는 걸까요?”박윤찬은 한숨을 내쉬었다. 설영준의 고민에 대충 두어 마디 하면 해결될 수 있는 것이 아님을 알고 있었다.그는 설영준을 빤히 보다가 입을 열었다.“영준 씨, 재이 씨가 해원이를 입양한 건, 해원이에게 엄마가 필요해 보여서 그랬을 거예요. 재이 씨는 해원이에게 가족을 만들어 주고 싶어 했거든요. 그리고 두 사람의 일에서 감정은 강요할 수 없는 것이에요. 재이 씨의 선택과 결정을 존중해야죠.”커피잔을 든 설영준은 침묵했다.깊은숨을 들이쉰 설영준은 용기를 내어 마음속에 담아둔 말을 꺼냈다.“윤찬 씨, 저도 최근에 알게 되었어요. 재이가 유산 두 번이나 하게 되었다는 소식을 말이에요. 게다가 의사 선생님이 재이에게 더는 아이를 가질 수 없을 거라고 말했다고 하더군요.”박윤찬은 미간을 찌푸렸다. 비록 송재이와 해원이의 사이는 끈끈하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송재이에 대해선 알지 못했다. 그랬기에 설영준을 받아주지 않는 송재이의 마음이 더 이해가 갔다.설영준은 계속 말을 이었다.“전, 재이가 해원이를 입양한 게 의지할 곳, 마음 붙일 곳 필요한 게 아닐까 싶어요. 아이를 잃은 슬픔을 해원이를 입양하는 거로 달래는 거죠.”박윤찬은 고개를 끄덕이며 그의 말을 이해했다.“어쩌면 그럴 수도 있죠. 해원이에게 가족을 만들어 주는 것으로 공허해진 마음도 채우려고 한 것일 수도 있죠.”설영준은 자신과 송재이는
더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