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영준은 송재이에게 강요하지 않았다. 그녀의 선택을 존중하며 묵묵히 목걸이를 주머니에 넣었다. 그러나 눈빛에 서린 실망감은 숨길 수 없었다. 그래도 빠르게 평온함을 되찾았다.“재이야, 네가 망설여도 난 이해해. 난 네가 내 선물에 부담을 갖지 말아줬으면 좋겠어.”설영준은 씁쓸함이 느껴지는 목소리로 말했지만, 눈빛은 여전히 확고했다.“하지만 그냥 네게 알려주고 싶었어. 언제든지 네가 필요하다면 난 얼마든지 네 곁에 있어 줄 수 있어.”송재이는 가슴 한구석이 따스해지는 기분이었다. 고개를 들어 설영준을 보았다. 감동에 젖어 다소 촉촉해진 눈이었다. 그녀는 알고 있었다. 설영준은 신뢰할 수 있는 사람이라는 것을. 그랬기에 더 감동을 받게 되었고 그의 진심은 더 진귀하게 느껴졌다.“영준 씨, 이해해줘서 고마워요.”송재이는 떨림이 전해지는 목소리로 말했지만, 눈빛은 단호했다.“전 우리 관계를 열심히 고민해 볼 거예요. 그리고 제 감정도 진지하게 마주해볼 생각이에요.”설영준은 고개를 끄덕였다. 다소 기쁜 듯한 눈빛으로 그녀를 보았다.송재이의 말은 그에게 희망을 심어주었고 기회가 있음을 의미했으니까.며칠 뒤, 송재이는 일 때문에 해외 공연을 하러 가게 되었다.공연이 끝나고 송재이에게 며칠이라는 휴가가 주어졌다.바닷가로 온 그녀는 모래사장에 철푸덕 누워 푸른 하늘과 바다를 보았다. 가슴이 벅찬 느낌이 들었다.바닷바람에 파도가 살랑 일렁이며 기분 좋은 편안한 소리를 내고 있었다.송재이는 두 눈을 감고 그 소리를 감상했다. 평온한 분위기에 마음도 편안해졌다.그러나 이 평온함은 오래가지 않았다. 송재이의 머릿속에 갑자기 설영준이 떠올랐다.두 사람이 함께 보냈던 시간들이 떠올랐다. 그와 함께 보낸 즐거웠던 시간, 뜨거운 포옹과 다정한 키스, 전부 떠올랐다.잊고 있었던 감정이 다시 휘몰아치면서 머릿속이 복잡해졌다. 자신이 설영준을 뼛속까지 사랑한다는 것을, 그가 없이는 못 산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핸드폰을 꺼낸 그녀는 푸른 바다를 사진으로 찍은 뒤 S
Last Updated : 2024-10-12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