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재이는 가슴이 덜컥 내려앉았다. 허둥지둥 집안의 문을 전부 열어보며 해원을 찾으려고 했지만, 단서도 보이지 않았다.공포와 불안에 휩싸인 그녀는 해원이 지금 어떤 일을 당하고 있는지도 감히 상상할 수 없었다.이때, 핸드폰이 울렸다. 낯선 번호였다.송재이는 덜덜 떨리는 손으로 전화를 받았다. 전화기 너머로 문예슬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문예슬은 평온하면서도 차가움이 뚝뚝 떨어지는 목소리로 말했다.“재이야, 해원이를 살리고 싶으면 설한그룹 옥상으로 와. 내가 기다리고 있을 테니까.”송재이는 가슴이 쿵쾅 뛰었다. 사태의 심각성을 느끼게 된 것이다.해원이가 왜 문예슬에게 납치를 당했는지에 대해 생각할 시간도 없었고 문예슬이 왜 이런 짓을 하는지에 대해 결론을 내릴 시간도 없었다.그녀는 알고 있었다. 반드시 자신이 가서 해원을 구해야 한다는 것을.“문예슬, 대체 원하는 게 뭐야?”송재이는 긴장하면서도 분노로 가득한 날카로운 목소리로 말했다.그러자 문예슬이 픽 웃었다.“송재이, 난 너한테 지금 기회를 주고 있는 거야. 영준 씨야, 해원이야. 둘 중 하나만 선택해야 해. 일단 와, 와보면 해원이가 어디에 있는지 자연스럽게 알게 될 거야.”일방적으로 전화가 끊겼다. 송재이는 머리가 어질거렸다.그녀는 알고 있었다. 이것은 간단한 선택이 아니라 문예슬이 파놓은 함정이라는 것을.문예슬의 진정한 목적인지 무엇인지 알 수 없었지만, 그녀는 반드시 가야 했다. 무슨 일이 있어도 말이다.송재이는 집에서 뛰쳐나왔다. 그녀는 아무에게도 이 사실을 말하지 않았고 신고도 하지 않았다.문예슬이 해원이를 해칠까 봐 두려웠기 때문이다. 그녀는 반드시 두 눈으로 해원이 안전하다는 것을 보아야 마음이 놓일 것 같았다.설한그룹에 도착한 그녀는 심장이 터질 듯 빠르게 뛰었다.깊은숨을 들이쉰 그녀는 용기를 내어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엘리베이터로 직행한 그녀는 옥상의 버튼을 꾹 눌렀다.엘리베이터가 천천히 올라갔다. 송재이는 가슴이 쿵쾅쿵쾅 뛰었고 긴장과 불안에 휩싸였다.옥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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