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재이의 손이 설영준의 커다란 손에 점점 포개졌다. 그녀는 다소 덜덜 떨리는 그의 손에서 온기를 느꼈다.설영준은 다소 복잡한 눈빛으로 그녀를 보며 말했다. 목소리가 낮게 깔리긴 했지만, 힘이 없었다.“재이 씨, 가지 말아요, 네? 절... 절 여기 혼자 두지 말아요.”마음이 흔들린 송재이는 설영준을 빤히 보았다. 힘이 없는 그의 모습을 보니 결심했던 것이 와르르 무너지는 기분이었다.그녀는 나직하게 대답했다. 저도 모르게 예전처럼 다정하며 온화한 목소리로 말했다.“대표님, 전... 전 가지 않을게요. 곁에 있을게요, 다 나을 때까지.”설영준은 입꼬리를 올리며 담담한 미소를 지었다. 그는 송재이의 손을 꽉 잡았다. 행여나 그녀가 갑자기 어디론가 사라질까 봐 말이다.그는 다소 기세등등한 눈빛이었지만 빠르게 숨기곤 감격한 눈빛으로 그녀를 보았다.“재이 씨, 고마워요. 재이 씨가 옆에 있어 주니까 마음이 편안해지네요.”송재이는 설영준의 곁에 앉았다. 창백하기 그지없는 그의 안색을 보니 송재이는 다소 가슴이 아팠다.그녀는 더는 설영준에게 휘둘려서는 안 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하지만 이렇듯 나약해진 그의 모습을 보니 차마 단호해질 수가 없었다.병실 안의 분위기는 한결 부드러워졌다. 두 사람은 비록 간단한 대화를 나누고 있었지만 두 사람 사이에 흐르는 분위기는 미묘했다.설영준은 수시로 송재이에게 그윽한 눈길로 보았지만 송재이는 이성을 유지하려고 애쓰며 내면의 자신과 싸우고 있었다.연이은 며칠, 송재이는 설영준의 병실에 거의 매일 찾아왔다.그를 간호해 주었을 뿐 아니라 그와 가볍게 나눌 수 있는 대화거리도 찾아오면서 그가 느끼는 통증을 잠시나마 잊게 해주었다.설영준은 빠르게 회복되었다. 날이 가면 갈수록 호전되는 것이 눈에 보였다. 이것은 전부 송재이의 정성스러운 간호 덕이었다.드디어 설영준은 퇴원하게 되었다.그는 병실 문 앞에 서서 창문으로 비쳐 들어오는 햇살을 느끼고 있었다. 그 햇살이 그의 온몸에 쏟아지며 그를 더 밝게 빛내주었다.몸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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