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연 씨가 임신하면 내가 시연 씨를 해외로 보내줄게요. 시연 씨 혼자 외국에 있으면 많이 그리울 거니까 몇 년 안에 반드시 이혼하고 시연 씨랑 결혼할겁니다.”...정말 끔찍한 사랑이었다.두피마저 얼얼해지고 온 몸에 소름이 돋았다.주지혁은 이 말을 마치고 침묵하는 그녀의 작은 얼굴을 보며 말을 덧붙였다.“며칠만 기다려요, 시연 씨 몸이 편해지면 같이 새로 산 집 보러 가요. 아, 우리 기념일 때 보러 갈까요?! 그럼 그날은 우리 신혼 밤을 보내는 셈이 되는거죠.”“시연 씨가 임신하면 사건 해결서랑 부동산 서류 그리고 20억 상당의 주식을 같이 줄게요.”앞의 말이 뻔뻔하다면 마지막의 말은 음흉하기 그지없었다.그는 그녀를 위협하고 있다.주지혁은 공포스러운 통제욕을 여실히 드러내며 안시연이 자신에게 단념할까 봐 기어코 그녀의 몸을 차지하려 했다.그 수단은 바로 임신으로써 그녀를 완전히 결박하는 것이었다....법률 사무소 로비에 앉아있던 안시연은 지난밤 주지혁과의 얽히고설킨 일이 떠올라 금방이라도 토할것 같았다.“안시연 씨, 장 변호사님 도착하셨습니다.”“네.”안시연은 소리를 듣고 일어나 안으로 들어갔다.현재로서 그녀는 주지혁에게 반항할 수 없기에 최악의 계획을 세우고 적어도 변호사를 잘 찾아야 했다. JX 법률 사무소는 부씨 가문 산하의 산업으로 현재 부승원이 관리하고 있으며 명성이나 실력 모두 경인 시에서 으뜸이었다.장 변호사가 매우 바쁜 탓에 면담 시간은 딱 15분으로 정해졌다.얼마 뒤, 사무실에서 나오는 안시연은 상대방의 모호한 말을 곱씹으며 불안에 떨었다.그때, 고개를 들어 보니 양복을 입은 한 무리 사람들이 걸어오는 것이 보였다.연정훈과 부승원이 제일 앞에 서 있었다. 그리고 연정훈의 곁에는 우아하고 품위 있는 여성이 따라다녔다.안시연은 그 여자가 지난번 백화점에서 조이현과 이야기한, LK은행의 딸 임유정이라는 것을 한눈에 알아보았다.“안시연 씨, 장 변호사님은 시간이 별로 없으십니다. 혹시 문수철, 문 변호사님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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