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28화

작가: 라오
last update 최신 업데이트: 2024-02-29 13:44:39
“왜 왔어요?”

안시연은 의아해하는 표정으로 비닐 주머니를 들고 엘리베이터에서 나왔다.

마구 캐물으려던 주지혁은 그녀의 보수적인 옷차림과 손에 든 생리대를 보고 약간 망설였다.

“어디 갔었어요?”

그러자 안시연은 천천히 다가와 문을 열며 말했다.

“생리가 와서 생리대 사러 갔었어요.”

“내 전화는 왜 안 받아요?”

“핸드폰 배터리가 없어서 거실에 두고 충전 중이예요. 현금으로 결제했어요.”

그녀는 시종일관 미적지근한 태도로 일관하며 방에 들어가자마자 부엌으로 가서 물을 끓이고 아무런 내색 없이 차를 내왔다.

집안을 빙 한 바퀴 둘러보고 난 뒤 어떠한 이상한 점도 발견하지 못하고 나서야 주지혁은 한결 나아진 안색으로 물었다.

“현관문 열쇠 바꿨어요?”

안시연은 침착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지난번 이후로 바꿨습니다.”

지난번 두 사람 사이에 발생한 다툼이 떠오르자 주지혁도 더 이상 묻지 않았다.

그는 부엌으로 들어가 안시연을 뒤에서 껴안았다.

안시연은 본능적으로 몸이 굳어 빠져나오지 못했다.

하지만 그것을 아는 듯 모르는 듯 주지혁은 기쁜 마음에 안시연의 얼굴에 뽀뽀했다.

“아직도 화내는 거예요?”

“화내봐야 무슨 소용이겠어요. 곧 조이현 씨랑 결혼할 건데.”

주지혁은 그녀가 질투하는 줄 알고 더욱 기뻐하며 안시연을 달랬다.

“할머니 봐서라도 다른 사람 때문에 나한테 성질부리지 마요, 네?”

‘곧 결혼해서 아내 될 사람이 다른 사람이라니...’

안시연의 마음속에 있던 혐오감은 극에 달했다.

그녀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물이 끓는 틈을 타서 그녀는 차를 들고 나가 주지혁과 어느 정도 거리를 고는 무의식적으로 한마디 물었다.

“사건은 언제 해결되는데요?”

주지혁은 그녀를 한 번 쳐다보더니 영악한 눈빛을 드러내며 자연스럽게 대답했다.

“다 됐어요, 이틀만 있으면 되요.”

안시연은 고개를 끄덕였다.

사건이 해결되기만 하면 그녀는 마음을 놓을 수 있다. 하지만 사건 사고는 모두 입에서 나오는 대로 해결되는 것이 아닌데다가 주지혁의 권세가 아직 하늘을 찌를 지경에 이른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 교수님의 독점적 사랑   제29화

    “시연 씨가 임신하면 내가 시연 씨를 해외로 보내줄게요. 시연 씨 혼자 외국에 있으면 많이 그리울 거니까 몇 년 안에 반드시 이혼하고 시연 씨랑 결혼할겁니다.”...정말 끔찍한 사랑이었다.두피마저 얼얼해지고 온 몸에 소름이 돋았다.주지혁은 이 말을 마치고 침묵하는 그녀의 작은 얼굴을 보며 말을 덧붙였다.“며칠만 기다려요, 시연 씨 몸이 편해지면 같이 새로 산 집 보러 가요. 아, 우리 기념일 때 보러 갈까요?! 그럼 그날은 우리 신혼 밤을 보내는 셈이 되는거죠.”“시연 씨가 임신하면 사건 해결서랑 부동산 서류 그리고 20억 상당의 주식을 같이 줄게요.”앞의 말이 뻔뻔하다면 마지막의 말은 음흉하기 그지없었다.그는 그녀를 위협하고 있다.주지혁은 공포스러운 통제욕을 여실히 드러내며 안시연이 자신에게 단념할까 봐 기어코 그녀의 몸을 차지하려 했다.그 수단은 바로 임신으로써 그녀를 완전히 결박하는 것이었다....법률 사무소 로비에 앉아있던 안시연은 지난밤 주지혁과의 얽히고설킨 일이 떠올라 금방이라도 토할것 같았다.“안시연 씨, 장 변호사님 도착하셨습니다.”“네.”안시연은 소리를 듣고 일어나 안으로 들어갔다.현재로서 그녀는 주지혁에게 반항할 수 없기에 최악의 계획을 세우고 적어도 변호사를 잘 찾아야 했다. JX 법률 사무소는 부씨 가문 산하의 산업으로 현재 부승원이 관리하고 있으며 명성이나 실력 모두 경인 시에서 으뜸이었다.장 변호사가 매우 바쁜 탓에 면담 시간은 딱 15분으로 정해졌다.얼마 뒤, 사무실에서 나오는 안시연은 상대방의 모호한 말을 곱씹으며 불안에 떨었다.그때, 고개를 들어 보니 양복을 입은 한 무리 사람들이 걸어오는 것이 보였다.연정훈과 부승원이 제일 앞에 서 있었다. 그리고 연정훈의 곁에는 우아하고 품위 있는 여성이 따라다녔다.안시연은 그 여자가 지난번 백화점에서 조이현과 이야기한, LK은행의 딸 임유정이라는 것을 한눈에 알아보았다.“안시연 씨, 장 변호사님은 시간이 별로 없으십니다. 혹시 문수철, 문 변호사님과

    최신 업데이트 : 2024-02-29
  • 교수님의 독점적 사랑   제30화

    안시연이 두 통의 전화를 걸었지만 주지혁은 받지 않았다.그녀는 현재 불안에 떨고 있어 병원에 가 외할머니를 만날 엄두가 나지 않았다. 할머니를 걱정시킬까 봐서 말이다.안시연은 주지혁이 다시 전화할 틈을 기다려 법률 사무소 근처에 있는 식당을 찾아 자리를 잡았다.한편, 연정훈과 부승원은 일을 마치고 근처 빌딩에서 밥을 먹으려고 했다. 그렇게 1층 유리창을 지날 때, 한 여인이 의자에 기대어 앉아 아득한 눈길로 바깥의 차들이 늘어선 것을 쳐다보는 게 보였다.안시연과 몇번 만나보며, 연정훈은 그녀가 좋지 않은 형편에서 완강히 버틴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그러나 오늘은 조금 달랐다. 얼마간의 거리를 두고도 그는 그녀의 몸에서 풍기는 담담하고 쓸쓸한 절망을 느낄 수 있었다. 마치 내일의 떠오르는 태양을 보기 힘든 것처럼 말이다.이런 그녀의 모습은 어쩐지 보호 본능을 자극했다.‘또 괴롭힘을 당한 건가?’몇 초 후, 그는 걸음을 멈추지 않고 앞으로 걸었고 그렇게 천천히 안시연의 시야에서 벗어났다.차에 올라탔지만, 그 불쌍한 작은 얼굴은 연정훈의 뇌리에서 사라지지 않았다.그러다 문득 부승원에게 물었다.“시연이가 너희 법률 사무소는 왜 찾아온 거야?”그 말을 듣자 부승원의 싸늘한 눈빛이 갑자기 흥미로운 듯 번뜩였다.“몰라.”“모른다고?”“법률 사무소에 얼마나 많은 사건이 들어오는데, 내가 그걸 다 일일이 알아야 해?”부승원은 미적지근하게 말했다.“알고 싶어? 그럼 내가 가서 물어볼게.”말을 끝내고 그는 조용히 얼굴을 돌려 연정훈을 바라보았다. 눈동자에는 장난기가 가득 서려 있었다.연정훈은 곧 담배에 불을 붙이더니 입가로 갖다 댔다.그러고는 무슨 생각인지 읽을 수 없도록, 가볍게 피식 웃었다.‘둘 사이에 뭔가가 있는 거군.’이윽고 부승원이 조롱하듯 말했다.“안시연 씨 꽤 예쁘더라.”“시연이는 예전에 내 제자였어.”“내 기억으로는 소현주 씨도 네 학생이었던 것 같은데?”그러자 연정훈의 얼굴에 있던 웃음기가 가라앉더니 이내 입술을 앙다

    최신 업데이트 : 2024-02-29
  • 교수님의 독점적 사랑   제31화

    주지혁이 유 대표 얘기를 꺼내자 주효진은 잠깐 의아해하더니 이내 원망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안시연 그년이 뻔뻔스럽게 오빠에게 그런 얘기를 했어?”그녀의 말에 주지혁은 이상하다는 듯 눈살을 찌푸렸다.“시연 씨가 나에게 얘기했다고? 유 대표 일은 내가 직접 본 거야.”“직접 봤다고?”주효진은 어리둥절하기만 했다. 남매는 서로 눈빛을 주고받더니 뭔가 심상치 않음을 깨달았다. 주효진이 먼저 입을 열었다.“난 지금 내가 안시연에게 약을 탔던 일을 말하는 거야.”“뭘 탔다고?”주지혁이 두 눈을 부릅떴다.“몰랐어? 그럼 유 대표는 또 뭔데?”주효진은 아직도 상황 파악을 하지 못했다.주지혁은 이 일이 이미 그의 예상을 벗어난 것 같아 싸늘한 얼굴로 주효진에게 자초지종을 얘기하라고 호통쳤다. 친오빠의 표정이 확 달라진 걸 본 주효진은 하는 수 없이 전부 털어놓았다.잠시 후, 주효진은 주지혁에게서 주차장에서 있었던 일을 듣고는 손뼉을 탁 치며 분노를 터뜨렸다.“오빠, 유 대표는 안시연을 건드리지도 않았어.”주지혁의 낯빛이 사색이 되었다.“네가 그걸 어떻게 알아?”주효진은 이틀 전에 유 대표와 호텔에 갔었다는 얘기는 차마 할 수가 없어 대충 둘러댔다.“유 대표를 만난 적이 있었는데 안시연 얘기를 꺼내더라고. 태도가 아주 안 좋았어. 안시연이 제 주제도 모르고 넘본다는지, 아무튼 엄청 언짢아했어.”그녀의 말에 주지혁은 더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주효진은 그의 옆에 앉아 계속 부채질했다.“유 대표가 안시연을 건드리지 않았으면 그날 밤 대체 어디 간 걸까? 무조건 다른 남자와 있었을 거야. 그리고 그날 밤에도 다른 남자와 잤어. 남자를 얼마나 많이 만나고 다니는지 몰라. 걔는 오빠를 가지고 논 거라고.”주지혁이 이를 꽉 깨물었다. 살짝만 건드려도 바로 폭발할 것만 같았다. 그날 안시연의 몸에서 봤던 흔적이 문득 떠올랐다. 그건 분명 다른 남자가 남긴 것이었지만 안시연은 주지혁이 그런 것이라고 속였다.유 대표에게 더럽혀진 게 아니라 다른 남자와

    최신 업데이트 : 2024-04-02
  • 교수님의 독점적 사랑   제32화

    주지혁은 안시연네 집에 여벌 옷을 두고 있었다. 그가 샤워하러 들어간 후 안시연은 그의 옷을 꺼내주었다.안시연이 옷장 앞에 서 있던 그때 시선이 옆에 놓인 가방과 목걸이에 향했다.연정훈이 처음으로 그녀에게 선물한 가방이었는데 그때 당시 버렸었다. 그런데 이튿날 이웃이 와서 문을 두드리면서 돌려주는 바람에 하는 수 없이 다시 가지고 들어왔다.지금 두 물건이 한데 놓여있으니 마치 판도라의 상자 속에 꼭꼭 숨긴 죄가 언제든지 드러날 것만 같은 느낌이 들었다.안시연은 가방을 안으로 깊숙이 밀어 넣고 옷장 문을 닫았다.주지혁이 샤워를 마치고 나왔을 때 안시연은 책상 앞에서 뭔가를 쓰고 있었다. 예전에는 얘기가 끊이질 않던 두 사람이 이젠 서로 얼굴을 봐도 아무 말이 없었다.주지혁은 그녀의 헤어드라이기로 머리를 말린 후 옆에 쾅 던졌다. 갑작스러운 소리에 안시연이 뒤를 돌아보았다.그녀가 일그러진 얼굴로 헤어드라이기를 거두려고 주지혁의 옆을 지나가던 그때, 주지혁은 그녀를 와락 끌어안고 옷 속을 마구 더듬거리기 시작했다.화들짝 놀란 안시연이 미간을 찌푸렸다.“나 아직 생리 중이란 말이에요.”하지만 주지혁은 아랑곳하지 않았다. 안시연의 얼굴을 뚫어지게 쳐다보다가 결국 입술을 훔쳤다.“다른 걸 하면 되지. 아, 그리고 앞으로 단둘이 있을 때는 말 놓자.”“말을 놓자고요? 갑자기요?”안시연은 순간 멍해졌다.“단둘이 있을 때 말 놓으면 편하잖아.”그러고는 계속하여 그녀의 몸을 더듬거렸다.“그럼 다른 걸 계속해볼까?”그의 뜻을 알아차린 안시연이 고개를 홱 돌렸다.“할 줄 몰라.”예전이었더라면 쑥스러워서 얼굴이 빨개지고 심장이 쿵쾅거렸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 눈앞의 이 남자는 그녀를 배신했고 손아귀에서 쥐고 흔들었다. 그동안 쌓인 감정이 점점 사라져 이제 남은 거라곤 미움밖에 없었다.안시연의 무뚝뚝한 표정을 본 주지혁은 눈빛이 점점 어두워졌다.“할 줄 모르는 거야, 해주기 싫은 거야?”주지혁의 목소리에는 아무런 감정도 담겨있지 않았다. 점점 억

    최신 업데이트 : 2024-04-02
  • 교수님의 독점적 사랑   제33화

    확신에 찬 주지혁의 태도와 눈앞의 가방과 목걸이를 보며 안시연은 반박할 힘조차 없었다.그런데 이상한 건 내키지 않았지만 왠지 모르게 마음이 편해졌다. 어쩌면 얼굴만 봐도 역겨운 주지혁 앞에서 다시는 마음에도 없는 말을 하지 않아도 된다는 생각에 안도했나 보다.안시연은 눈을 잠깐 감았다가 바닥에서 일어나려고 했다.인정하는 듯한 그녀의 모습에 주지혁은 분노가 치밀어 올라 그녀의 팔을 꽉 잡고 이를 깨물었다.“예전에 나에게 했던 그 얘기는 전부 다 거짓말이었어?”안시연이 고개를 들었다. 머리카락은 잔뜩 헝클어졌지만 눈빛은 이상하리만큼 침착했다.“당신은 이미 확신하고 있는 거 아니야? 그런데 뭘 또 물어?”주지혁은 화가 나다 못해 핏대까지 세웠다. 그녀에게 손찌검하고 싶은 충동을 억누르며 핏발이 선 두 눈으로 말했다.“시연 씨, 당신 예전에는 이렇게 쌍스러운 여자가 아니었잖아.”안시연이 왜 이렇게 변한 걸까? 너무 낯설게 느껴졌다.쌍스럽다는 소리에 안시연의 표정이 창백해지더니 마음속에 오랫동안 꾹 참아왔던 답답함과 원망이 순식간에 폭발했다. 그녀는 주지혁을 날카롭게 째려보았다.“내가 쌍스럽다고? 주지혁, 당신은 무슨 자격으로 그런 소리를 해? 난 당신과 3년을 만났어. 나 몰래 먼저 재벌 집 딸과 바람을 피운 것도 모자라 애인인 척하라면서 날 해외로 내쫓았잖아. 그리고 당신 여동생이 나에게 약을 타서 먹인 바람에 다른 사람에게 몹쓸 짓을 당했어. 그때 당신은 어디 있었는데? 전화를 받기나 했어? 그날 주차장에서 날 봤지? 내가 당신에게 도와달라고 그렇게 애원했었는데 날 도와주기나 했어?”연거푸 쏟아지는 그녀의 질문에도 주지혁은 자존심을 지키려고 억지를 부렸다.“난 우리 미래를 위하여...”안시연이 피식 웃었다. 하지만 우는 얼굴보다도 더 슬픈 웃음이었다.“우리 미래를 위한 거라고? 그래, 정말 이 세상 사람들에게 다 알리고 싶네. 날 위한다면서 다른 남자의 노리개로 만들어? 뻔뻔스럽게 그런 말이 나와?”한꺼번에 울분을 토해내니 온몸이 막

    최신 업데이트 : 2024-04-02
  • 교수님의 독점적 사랑   제34화

    주지혁의 계획은 그렇게 완전히 물거품이 되고 말았다.지금 안시연의 가장 큰 걱정은 외할머니였다. 하여 이튿날 아침 바로 외할머니의 간병인을 바꾸고 새 간병인에게 그녀 말고는 아무도 외할머니와 만나게 하지 말아 달라고 신신당부했다.그리고 연정훈이 그녀에게 선물한 가방과 목걸이도 전부 팔아버린 후 문 변호사에게 잘 좀 신경 써달라고 선입금했다.여러 일을 마쳤는데도 주지혁 쪽에서는 아무런 움직임이 없었다. 하지만 마치 폭풍우가 오기 전의 고요함처럼 안시연은 매일 불안에 떨었다.아니나 다를까 이틀 뒤에 주지혁이 갑자기 그녀에게 전화를 걸었다.“시연 씨, 예전 일은 더는 따지지 않을 테니까 내가 좋아하는 흰색 원피스를 입고 위브로 와. 우리가 전에 눈여겨봤던 신혼집에서 기다릴게. 나중에 당신이 임신하면 해외로도 보내줄게.”안시연은 역겨운 나머지 주지혁의 번호를 차단해버렸다. 그런데 얼마 지나지 않아 주지혁이 낯선 번호로 전화했는데 정말 끈질기게 달라붙었다.“시연 씨, 내 한계를 시험하지 마.”안시연은 이미 다 같이 죽을 준비까지 마쳤다.“마음대로 해. 할 수 있으면 날 감옥에 처넣어보든가.”분노가 치밀어 오른 주지혁이 살벌하게 웃었다. 안시연은 전화를 끊고 다시 번호를 차단했다.그녀는 책상 옆에 털썩 주저앉았다. 마음의 준비를 마치긴 했지만 그래도 두려웠다. 혹시라도 그녀에게 무슨 일이 생긴다면 외할머니가 혼자 남겨지는 게 가장 큰 걱정이었다....전화를 끊은 주지혁은 표정이 매우 어두워졌다. 그런데 그때 가느다란 팔뚝이 주지혁의 허리를 감싸 안았다.조이현이 몸에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고 주지혁의 귓불에 키스하며 유혹했다.이틀 전 주지혁은 그녀를 불러와 밤낮으로 아주 뜨거운 시간을 보냈다. 조이현은 주지혁에게 걱정거리가 있다는 걸 알아챘다.“왜? 일이 잘 안 풀려? 아빠한테 도와달라고 할까?”주지혁은 분노를 가라앉히고 조이현을 품에 끌어안았다. 조이현의 부드럽고 아름다운 몸을 더듬거리고 있으니 안시연을 잠시나마 잊을 수가 있었다. 조이현

    최신 업데이트 : 2024-04-02
  • 교수님의 독점적 사랑   제35화

    한 시간 후, 법률 사무소.“때가 어느 때인데 소환을 거절하고 도망쳐? M국에서 블록버스터를 찍는 줄 아나.”한 젊은 여자 변호사가 복도에서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며 욕설을 퍼부었다. 그때 마침 엘리베이터에서 내리던 부승원이 그 소리를 들었다.부승원은 법률 사무소의 파트너로서 다가가 상황을 물어보았다. 변호사 문나경이 한숨을 내쉬면서 자초지종을 그에게 설명했다. 부승원은 중점을 단번에 캐치했다.“안시연 씨?”“네, 그 여자예요.”문나경이 분노를 터트렸다.“그 여자도 참 재수가 없어요. 어떻게 된 건지 자기 사장을 건드린 바람에 그 사장이 지금 괴롭히려고 난리도 아니에요.”부승원은 아무 말 없이 손을 들어 문나경에게 조용히 하라고 한 후 옆으로 가서 누군가에게 전화를 걸었다....출장 다녀온 연정훈이 비행기에서 내린 지 고작 두 시간 남짓 되었다. 부승원이 전화했을 때 그는 마침 샤워를 마치고 나왔다.“무슨 일이야?”부승원이 단도직입적으로 말했다.“시연 씨에게 일이 생겼어.”연정훈은 무덤덤하게 계속 물을 마셨다. 일주일이 눈 깜짝할 사이에 지나 이젠 안시연 생각이 별로 나지 않았다. 그런데 방금 샤워한 탓인지 몸의 에너지가 막 끓어올라 안시연이라는 이름을 듣자마자 살짝 구미가 당겼다.그는 소파에 앉아 두 눈을 감고 물었다.“무슨 일이 생겼는데?”“지금 경찰서에 있는데 주지혁이 아주 괴롭히려고 작정했나 봐.”그 소리에 연정훈은 두 눈을 떴고 부승원이 계속하여 말했다.“시연 씨도 참 재미있는 여자야. 외할머니가 위독하셔서 병원에 급히 가야 한다면서 경찰 앞에서 대놓고 도망쳤대.”연정훈은 실눈을 뜨고 생각에 잠겼다.그날 밤 병원에서 안시연이 초조하게 설명하던 가여운 모습이 문득 떠올랐다. 주지혁이 외할머니의 수술비를 가로챈 바람에 억울해도 참고 양보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런데 할머니가 위독한 지금 그녀는 감옥에 가게 생겼다.분명 안시연을 본 것도 아닌데 연정훈의 머릿속에는 저도 모르게 절망에 빠진 안시연의 얼굴이 떠올랐다.전화

    최신 업데이트 : 2024-04-02
  • 교수님의 독점적 사랑   제36화

    안시연은 곤경에 빠진 그녀를 구해준 사람이 연정훈일 줄은 꿈에도 생각지 못했다.지난번에도 연정훈은 갑자기 하늘에서 뚝 떨어진 것처럼 나타나 지옥 속에 사는 그녀를 인간 세상에 데려다주었다. 두 사람의 눈빛이 서로 마주쳤다. 안시연은 뭐라 얘기하고 싶었지만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연정훈은 벌겋게 부어오른 그녀의 두 눈을 빤히 쳐다보았다. 마치 가을바람에 나부끼는 낙엽처럼 언제든지 쓰러질 것만 같았다. 연정훈이 덤덤하게 말했다.“일단 여기서 나가자.”안시연은 그제야 정신을 차리고 고개를 끄덕였다.해가 벌써 뉘엿뉘엿 지고 있었지만 한여름이라 날씨는 여전히 무더웠다.밖으로 나와보니 석양의 잔조 때문에 눈을 제대로 뜰 수가 없었다. 안시연은 마치 오랜 시간 실명했던 사람처럼 갑자기 햇볕을 쬐어 그런지 눈앞이 캄캄해졌다. 계단을 내려가다가 여러 번이나 발을 헛디뎌 넘어질 뻔할 때마다 연정훈이 부축해주었다.안시연은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저도 모르게 연정훈의 양복 옷자락을 꽉 잡고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고마워요, 교수님...”연정훈은 괜찮다고 무덤덤하게 대답한 후 그녀를 부축하여 차에 올라탔다.멀지 않은 나무 밑에 벤츠 한 대가 서 있었다. 주지혁은 연정훈이 안시연을 데려가는 모습을 보며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문득 클럽에서 있었던 모든 일들이 전광석화처럼 스쳐 지나갔고 그제야 다 알게 되었다.‘안시연과 붙어먹은 남자가 연정훈이었구나!’주지혁은 당장이라도 뛰쳐나가고 싶었지만 권력과 지위를 상징하는 검은색 벤틀리를 보고는 이를 바득바득 갈며 참을 수밖에 없었다.‘어쩐지 날 배신하더라니. 더 높은 나무에 올라탄 거였어!’휴대 전화가 울려 발신자를 확인해보니 조이현의 전화였다.“지혁 씨, 나 배 아파. 병원에 데려다주면 안 돼?”엄살을 부리는 조이현의 목소리에 주지혁은 짜증이 확 밀려왔다. 특히 점점 멀어져가는 연정훈의 차를 보고 있자니 당장이라도 폭발할 것만 같았다.하지만 이내 마음을 가라앉히고 조이현의 말에 무뚝뚝하게 대답

    최신 업데이트 : 2024-04-02

최신 챕터

  • 교수님의 독점적 사랑   제696화

    양시연과 연정훈의 냉전은 여 아주머니에게 가장 큰 스트레스였다. 처음에 여 아주머니는 무조건 양시연 편을 들며 아침 식사를 준비했다.며칠이 지나도 연정훈이 전혀 화를 내지 않자 여 아주머니는 오히려 민망해졌다.여 아주머니는 양지원에게 전화를 걸어 처음에는 불평했지만, 점점 좋은 말들로 대화를 이어갔다.“제 생각엔 연정훈 씨는 괜찮은 사람인 것 같아요. 그런데 시연 씨가 좀 무심한 것 같아요. 아침 식사할 때도 표정이 안 좋고 연정훈 씨가 여러 번 말을 걸려고 해도 휴대폰만 보면서 눈길도 주지 않더라고요.”양시연은 그 말을 우연히 듣고 일부러 가볍게 기침했다.여 아주머니는 뒤를 돌아 민망한 듯 웃음을 지었다.양시연은 전화가 끊기자 일부러 질투하는 척하며 한숨을 쉬고 불평했다.“아주머니는 엄마 쪽 분인데 왜 외부인 좋은 말만 해요?”“외부인이라니요?”여 아주머니는 양시연을 노려보며 말했다.“그건 시연 씨의 남편이에요. 우리 집안 식구이죠!”양시연은 웃으며 들고 있던 차를 내려놓고 말했다.“걱정하지 마세요. 저희 아무 문제 없어요. 며칠 지나면 괜찮아질 거예요.”“정말요?”“네. 그냥 정훈 씨를 살짝 놀리는 중이에요.”여 아주머니는 말없이 양시연을 바라보다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좋은 걸 배워야죠. 아씨처럼 남편을 괴롭히고...”양시연은 호기심 어린 눈빛으로 물었다.“엄마가 아빠를 어떻게 괴롭히는데요?”“에이. 그게 중점이 아니잖아요.”양시연은 웃음을 터뜨리며 부엌을 빠져나갔다.사실 그녀와 연정훈의 냉전은 진지한 것도 아니었고 큰 문제가 있었던 것도 아니었다. 오히려 어린애들처럼 서로 삐쳐 있는 상태였다.연정훈이 질투하고 있다는 사실을 양시연은 알고 있었다.하지만 왜 양혁수 이야기만 나오면 민감해지고 긴장하는지는 이해할 수 없었다.그녀는 이유를 물어보고 싶었지만, 그 전에 그를 제대로 가르쳐야 한다고 생각했다. 연정훈이 앞으로도 무슨 일이 생기면 벙어리처럼 입을 닫아버릴까 봐 걱정됐기 때문이다.양시연은 냉전을 좋아하지도

  • 교수님의 독점적 사랑   제695화

    다음 날 아침 결혼 후 처음으로 양시연이 혼자 일어났다.‘하. 정말 대단하네. 냉전을 하겠다는 거지? 좋아 끝까지 가 보자.’양시연은 담담한 표정으로 일어나 아침을 먹으러 갔다.식탁에 앉아 있던 양시연에게 양혁수의 전화가 걸려 왔다. 연정훈은 맞은편에 앉아 있었고 그녀의 연락처에 저장된 이름을 흘깃 바라보았다.양시연은 태연히 전화를 집어 들고 옥수수 하나를 챙겨 들며 옆으로 걸어가며 전화를 받았다.연정훈은 어이없었다.“...”“여보세요?”양시연은 잠시 진지한 표정을 지었다.“뭐 하고 있어?”양혁수의 나른한 목소리가 들려왔다.양시연은 잠시 양혁수의 의도를 가늠하며 물었다.“너 괜찮은 거야? 상태는 어때?”“괜찮지.”양혁수는 말을 하며 양시연에게 동영상을 하나 보내왔다.영상 속에서 양혁수는 병상에 누워 있었지만, 상반신을 일으킬 정도로 상태가 호전된 모습이었다. 옆에서는 양지원이 석류를 까고 있었다.“변여름이 어제 너한테 전화했었어?”“응.”양시연은 약간 미안해하며 말했다.“네가 그렇게 심하게 다쳤다는 걸 몰랐어. 왜 그날 얘기하지 않았어?”“말했으면 네가 날 보러 왔을 거 같아?”“...”“네가 미안해서 나를 보러 온다면 그건 도망치겠다는 의미 아니야? 연정훈, 그 속 좁은 녀석은 그 자리에서 분해 죽겠지.”양시연은 어이없었다.“...”양시연은 살짝 연정훈 쪽을 힐끗 바라보았다.연정훈은 여전히 꼿꼿하게 앉아 진지하게 식사하며 양시연을 신경 쓰지 않는 듯 보였다.‘맞아. 속 좁은 녀석, 짠돌이야!’“나 비행기 표 예매해서 널 보러 갈 거야. 네 정확한 주소 좀 보내줘.”양시연은 일부러 목소리를 높였다.맞은편의 연정훈은 차가운 표정을 유지한 채 만두를 세게 베어 물었다.전화 너머로 양혁수가 웃음을 터뜨리며 말했다.“그만둬. 며칠만 더 있으면 네 얼굴도 기억 못 할 거야. 지금 날 보러 오면 내 수련에 방해만 될 텐데. 게다가 네가 이제 막 결혼했는데 갑자기 날 보러 온다고 하면 연정훈은 밤새 이불 속에서 울지

  • 교수님의 독점적 사랑   제694화

    연정훈은 화가 난 채 휴대폰을 들고 메시지를 보는 척하며 양시연 쪽을 한 번도 쳐다보지 않았다.양시연은 연정훈을 몇 번 훔쳐보다가 그의 냉담한 태도를 보고 입을 삐죽이며 시선을 돌렸다.원래 두 사람의 감정은 그리 단단하지 않아 작은 문제에도 금세 냉랭해졌다.양시연은 엔의 답글을 기다리지 못하고 다른 질문을 찾아 키보드를 두드렸다.탁탁 탁.연정훈은 키보드 소리를 들으며 속이 새까맣게 타들어 갔다. 그는 자신도 모르게 유치한 생각에 사로잡혔다. 결혼 전에는 양시연의 메시지에 즉각 답하며 밤새 이야기를 나눴고 마지막엔 늘 기분 좋게 잠들곤 했다.하지만 지금은 달랐다. 바로 앞에 있는 자신을 제쳐 두고 양시연이 다른 남자에게 신경을 쓰는 것이 무슨 의미인지 의문스러웠다.엔이 답장하지 않은데도 양시연은 여전히 컴퓨터 화면에 시선을 고정하고 있었다. 십중팔구 다른 사람에게 답장을 쓰고 있는 듯했다.이런 상황을 보면 양시연이 신경 쓰는 남자 네티즌이 자신뿐만은 아닐 것 같았다.연정훈이 속이 좁아서가 아니라 양시연이 예전에 온라인 친구들에 대해 이야기한 적이 있었기 때문이다.연정훈은 양시연이 온라인 교류를 선호한다고 생각했다. 특히 지식인 같은 앱은 비슷한 관심사를 가진 사람들을 연결해 주는 공간이었다. 단순한 대화가 아니라 서로 깊은 교감을 나누는 곳이라고 믿었다.이전에는 이런 감정을 나름 잘 다스렸지만, 이번만큼은 달랐다. 조금 전까지 좋았던 분위기가 순식간에 얼어붙는 듯했다. 연정훈은 스스로 감정을 추스르지 못하고 결국 등을 돌린 채 휴대폰을 내려놓았다.“내일 비행기 표는 빨리 준비해. 공항까지는 내가 사람을 보내줄게.”양시연은 이 말을 듣고 곧바로 상황을 파악했다.평소에는 직접 차로 데려다주던 그가 이번에는 다른 사람에게 맡기겠다는 말이다. 그의 마음이 상했음이 분명했다.양시연은 한 번쯤 이유를 물어보고 싶었지만, 괜히 속이 상해서 참았다.어차피 몰래 양혁수를 보러 가는 것도 아니고 이미 모든 상황을 그에게 솔직히 이야기한 터였다.게다가

  • 교수님의 독점적 사랑   제693화

    변여름은 변씨 가문에서 가장 어린 딸로 올해 겨우 13살이다. 양시연은 그저 두 번 만난 적이 있다.갑자기 전화를 받자 잠시 멍하니 있었다.“여보세요. 여름아?”“시연 언니, 안녕하세요.”양시연은 더 부드럽게 말하며 물었다.“무슨 일이야?”변여름은 잠시 멈칫한 뒤 오랫동안 망설이다가 말했다.“언니, 혁수 오빠 다쳤어요. 알고 있어요?”양시연은 깜짝 놀라며 물었다.“또 다쳤다고?”그녀가‘또’라고 말한 것에 불만을 느낀 변여름은 약간 기분 나빠하며 대답했다.“비행기가 추락했어요. 응급실에 들어갔어요. 매우 심각해요.”양시연은 충격을 받았다.“뭐라고?”“모르세요?”변여름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오빠가 언니가 알고 있다고 했어요.”양시연은 결혼식 날 양혁수가 전화를 받았을 때 상태가 아주 좋았던 것을 기억했다.혹시...그녀는 이마를 손으로 쳐내며 즉시 깨달았다.“지금 상태는 어때?”“이제는 회복 중이에요. 양 이모도 오셨어요.”변여름은 잠시 멈추고는 물었다.“언니는 왜 안 와요? 오빠가... 어제 잠들 때까지 언니 이름을 계속 불렀어요.”양시연은 잠시 침묵했다.잠깐 목이 탁 막히는 듯한 느낌이 들었고 무엇을 말해야 할지 몰랐다.“시연 언니?”변여름은 그녀를 부르며 조심스럽게 물었다.“언니, 올 수 있나요?”양시연은 깊은숨을 쉬며 답했다.“이틀 안에 갈게.”변여름은 기뻐하며 말했다.“그럼 기다릴게요!”“응.”전화를 끊고 양시연은 잠시 아래층에 앉아서 생각했다.그녀는 결정을 내리고 바로 연정훈에게 말하려 했다.연정훈은 막 욕실에서 나왔고 양시연이 얼굴이 좋지 않자 그동안 품었던 작은 생각들을 잠시 멈추었다.“무슨 일이야?”양시연은 입술을 핥으며 드라이어를 그에게 건네고는 잠시 망설이다가 말했다.“내일 외국에 다녀와야 해요.”연정훈은 잠시 멈췄다. 그녀의 표정을 보고 어떤 가능성이 떠올랐다.“양혁수 보러 가는 거야?”양시연은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양혁수가 최근에 비행기 사고를 당

  • 교수님의 독점적 사랑   제692화

    한 고위 임원이 말을 꺼내며 반우희에게 직접 의견을 물어보자고 제안했다.부승원은 차갑게 받아쳤다.“36세 박사가 아직 결혼도 안 했다고요.”그 말에는 상대방에게 뭔가 문제가 있을 것이라는 뉘앙스가 담겨 있었다.송 변호사는 단호히 말했다.“제 동창이고 사람은 믿을 만한 분입니다!”부승원은 쓴웃음을 지으며 반박했다.“7~8년 동안 못 본 사람을 어떻게 믿을 만하다고 단정할 수 있나요?”이때 양시연이 눈치를 채고 송 변호사를 향해 물었다.“송 변호사님, 올해 몇 살이세요?”송 변호사는 질문의 의도를 눈치채고 머뭇거렸다. 주변 사람들도 장난스레 덧붙였다.“어라, 송 변호사님도 조건에 딱 맞는데요?”송 변호사는 손사래를 치며 웃었다.“사실 저도 반우희 씨가 참 괜찮다고 생각해요. 그런데 우리 회사는 사내 연애 금지잖아요. 아니었으면 대시한 지 오래됐죠!”그의 말에 주변에서 웃음이 터져 나왔다.양시연은 슬쩍 부승원을 힐끗 봤지만, 그는 여전히 표정 변화 없이 가만히 있었다.송 변호사는 농담 섞인 말투로 부승원을 향해 말했다.“대표님, 저희 오랜 친분을 생각해서 한 번만 봐주세요.”부승원은 아무 대꾸도 하지 않았다.그때 연정훈이 양시연의 허리를 감싸며 미소 지었다. 주변 사람들의 부러운 시선을 즐기며 말했다.“송 변호사님은 인품도 훌륭하시고 우리와 오래 함께 일한 분이니 한 번 봐주는 것도 나쁘지 않아.”송 변호사는 일부러 장난스럽게 덧붙였다.“연 대표님까지 제 편을 들어주시는데 대표님, 이번 한 번만 좀 봐주세요.”부승원은 깊은 한숨을 내쉬며 냉랭한 기운을 풍겼다.“연 대표는 당연히 당신 편을 들겠죠. 마치 늙은 호랑이가 새끼 사슴을 노리며 신데렐라를 구한 척하는 것처럼요. 그런 의도에 대한 발언권은 연 대표가 더 많을걸요.”주변 사람들과 양시연은 동시에 침묵했다.“...”연정훈은 아무렇지 않은 듯 양시연을 더욱 가까이 끌어안으며 자신만만하게 말했다.“같은 나이 많은 호랑이라도 어떤 사람은 노리기는커녕 그저 신경만 쓰게

  • 교수님의 독점적 사랑   제691화

    신혼 초기였던 만큼 양시연이 올린 하루치의 인스타 게시물은 두 사람의 관계가 아주 돈독하다는 소문을 빠르게 퍼뜨리는 계기가 되었다. 특히 그날 밤늦게 연정훈이 양시연의 사진을 모두 저장한 뒤 자신의 계정에 다시 업로드한 것이 화제를 더욱 증폭시켰다. 다음 날 아침 사람들 사이에서는 이 이야기가 뜨거운 화두가 되었다.부승희는 댓글을 남겼다.[낡은 집에 불이 붙으니 걷잡을 수 없구만요.]하지만 양시연은 속으로 웃음을 참으며 생각했다.‘불이 붙긴커녕 지금까지 우리 사이는 정말 순수하다고.’그럼에도 양시연과 연정훈은 점점 가까워지고 있었다.어디를 가든 공적인 일이든 사적인 일이든 연정훈은 늘 양시연과 함께였다. 양시연이 밖에 놀러 갈 때면 그는 운전기사 역할을 자처했고 정해진 시간이 되면 어김없이 그녀를 데리러 왔다.양시연은 가끔 이런 생활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다.어느 날 오후 연정훈은 양시연을 데리고 정인 그룹 본사로 향했다. 자신의 측근 팀을 미리 양시연에게 소개하기 위해서였다.마침 부승원도 개인 자산 일부를 연정훈에게 넘기기 위한 서류 작업 때문에 와 있었다.부승원은 몇 명의 변호사들과 함께 있었는데 그중에는 송 변호사와 반우희도 포함되어 있었다.며칠 만에 다시 만난 반우희는 조금 초췌해 보였다. 얼굴은 한층 더 홀쭉해져 있었다.“반우희 씨, 무슨 문제라도 있어요?”양시연이 걱정스러운 목소리로 물었다.반우희는 조용히 고개를 저으며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어려운 일이 있으면 꼭 나한테 말해요. 혼자 끙끙 앓지 말고요.”양시연은 그녀에게 조언했다.반우희는 고마운 눈빛으로 양시연을 올려다보며 고개를 끄덕였다.공적인 대화가 끝나자 양시연은 가져온 과자와 간식을 꺼내 반우희에게 건네며 손님용 대기실에서 저녁으로 먹으라고 권했다.그 시각 옆방에서는 연정훈과 남자들 몇이 모여 한창 잡담을 나누고 있었다.반우희가 케이크를 먹으며 이야기를 시작했다.돈 문제는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 이미 양시연이 여러 번 도와준 덕분에 반우희는 이를 악물

  • 교수님의 독점적 사랑   제690화

    부승원은 정인 본사에서 업무를 보다 연정훈에게 몇 가지 확인 사항을 메시지로 보냈다.연정훈은 짧게 답했다.[바빠. 좀 일이 있어.]부승원은 다시 짧게 응답했다.[응.]굳이 세부적인 걸 묻지 않는 성격이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연정훈이 먼저 상황을 털어놨다.[방금 양시연 사진 찍어줬는데 내가 못 찍었다고 잔뜩 투덜대더라. 수정해 달라길래 지금 차 안에서 고치는 중이야. 밤에는 아무것도 못 할 듯 싶어. 오늘은 계속 사진 수정만 하다 끝날 것 같아.]부승원은 잠시 멍하니 화면을 바라봤다.“...”‘내가 묻지도 않았는데 왜 이렇게 자세히 말하는 거야? 완전 어이없네.’“이거 괜찮은데요!”차 안에서 양시연은 연정훈이 수정한 사진을 보고 고개를 쭉 내밀며 강하게 긍정했다.연정훈은 그녀를 힐끔 바라보다가 물었다.“보내줄까?”“네.”양시연은 들뜬 표정으로 자리에 앉아 사진을 받을 준비를 했다. 몇 장이 저장되지 않아 다시 요청했고 저장한 후에는 나중에 인쇄해야겠다고 속으로 다짐했다.연정훈은 그녀의 모습을 힐끗 살폈다. 양시연이 사진을 친구들에게 공유하거나 인스타에 올릴 법도 했지만, 의외로 그런 행동은 하지 않았다. 그는 무심하게 물었다.“너 인스타에 게시물이 많지 않네?”양시연은 태연히 대답했다.“난 일상을 공유하는 습관이 없어요.”“...그래.”연정훈은 더 묻지 않고 차를 출발시켰다.양시연은 잠시 그의 옆모습을 지켜보다가 문득 그의 속내를 깨달았다.잠깐 생각에 잠긴 양시연은 일부러 태연한 척 물었다.“오랜만에 나왔는데 우리 셀카 찍을까요? 인스타에 올리게요.”연정훈은 순간 설렜지만, 겉으로는 아무렇지 않은 척 태연하게 말했다.“앞으로 가서 더 좋은 배경을 찾아보자.”양시연은 속으로 웃음을 참으며 생각했다.‘배경은 무슨 배경? 그냥 셀카잖아.’잠시 후 그녀는 차를 세우라고 하며 안전벨트를 풀었다. 손에 작은 미니 탕후루를 들고는 연정훈에게 건넸다.“이거 들고 있어요.”연정훈은 의아한 표정을 지으며 양시연을 바라봤다.

  • 교수님의 독점적 사랑   제689화

    정 할머니의 아들과 손자가 함께 경인으로 와 그날 오후 바로 정 할머니를 데려갔다. 떠나면서도 정 할머니는 연신 고개를 돌려가며 연정훈에게 사과 했다. 혹시라도 연루될까 봐 두려운 모습이 역력했다.양시연은 부승희와 통화를 하면서 웃음을 터뜨렸다.그녀는 연정훈이 몇 번이나 분위기를 잡으려다 방해받고는 약이 올라 보였던 표정을 떠올리니 웃음을 참을 수가 없었다.그때 부승희도 기다렸다는 듯 흥미로운 이야기를 꺼냈다.“부 변호사께서 쓰레기통 뒤졌다고요?”양시연은 충격을 받았다.잠시 후 부승희는 라이브 사진을 보내왔다.라이브 사진도 모자라 이모티콘까지 만들어 보냈다.사진 속에서 부승원은 종이봉투를 들고 쓰레기통을 뒤지고 있었고 부승희는 여기에 자막까지 넣었다. [가방 어디 갔어? 내 이만큼 큰 가방 어디 간 거냐고?]양시연은 너무 웃겨서 배를 잡고 웃었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는 의아했다.“혹시 반우희 씨 가방이라도 찾아주려던 거예요?”그럴 리가 없었다.양시연은 예전에 부승원이 반우희를 단호하게 거절하며 쏟아냈던 독설을 직접 들은 적이 있었다. 그때의 부승원은 더없이 차가웠다.부승희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우리 오빠는 진짜 지독한 츤데레에요. 좋아하면 좋아할수록 더 싫다고 하는 타입이라니까.”양시연은 그 말을 듣고 잠시 말을 잃었다.“...”‘진짜 독특한 성격이네...’이틀 후 만날 약속을 잡은 뒤 전화를 끊고 양시연은 고개를 들었다. 마침 연정훈이 윗층에서 뭔가 불만스러운 얼굴로 내려오는 모습이 보였다.양시연은 그의 얼굴을 보자마자 피식 웃음을 지었다.연정훈은 어이없었다.“...”연정훈은 살짝 냉기가 도는 눈빛으로 양시연을 바라보며 그녀 옆에 천천히 앉았다.양시연은 장난스러운 표정으로 다가가 말했다."왜 이렇게 화가 나셨어요? 그래도 정 할머니는 정훈 씨 잘되라고 그러신 거잖아요. 그 약재로 만든 한약 엄청 좋은 거라던데요?"연정훈은 양시연을 째려보며 말했다."대낮이라 내가 너를 어쩌지 못할 거로 생각하는 거지?"양

  • 교수님의 독점적 사랑   제688화

    양시연은 민수희가 참 웃긴다고 생각했다. 한가해서 손주 신혼부부에게 괜히 불편을 주려는 건지 의심스러웠다.연정훈이 아래층에서 정 할머니와 신경전을 벌이고 있을 때 양시연은 여 아주머니와 함께 방을 정리하고 있었다.여 아주머니가 말했다.“아직 눈치 못 채셨나요?”“뭘요?”여 아주머니는 한숨을 내쉬었다.“아씨께서 이미 다 예상하셨어요. 예전에 결혼 전 연호민 씨가 주식 천천히 넘겨준다고 한 거 기억 안 나세요? 최소 3개월은 걸린다던 그거요. 3개월이라고는 했지만, 실제로는 반년은 걸릴 거라니까요!”양시연은 잠시 생각하다가 말했다.“엄마가 혹시 할머니가 중간에서 방해해서 나랑 연정훈이 이혼할까 봐 걱정하는 거예요?”“그럼요!”“설마요. 할아버지는 저희 가문과의 관계를 더 단단히 묶고 싶어 하시잖아요.”“연호민 씨는 그렇지만, 민수희 씨는 또 다르죠!”여 아주머니가 코웃음을 치며 말했다.“이 바닥에서 결혼하고 바로 이혼하는 게 흔한 일인 거 모르세요?”양시연은 아무 말 없이 생각에 잠겼다.연정훈은 정 할머니를 정중하게 내보내려 했지만, 그녀는 떠나지 않았다.오랫동안 연씨 가문에서 일해온 터라 아무리 연정훈이라도 너무 모진 말은 하지 못했다.결국 재미있는 일이 벌어졌다. 정 할머니는 아래층에서 반나절을 앉아 있다가 스스로 짐을 챙겨 보모 방에 정착해 버렸다.양시연은 정 할머니가 연세가 많다는 걸 고려해 연정훈에게 표세연을 통해 설득해 보자고 제안했다.연정훈은 그날 밤에는 비교적 온화하게 동의했지만, 다음 날 저녁에는 폭발하고 말았다. 직접 정 할머니 아들에게 전화를 걸어 정 할머니를 데려가라고 했다.사실 연정훈이 24시간 넘게 참은 것만 해도 그는 충분히 교양 있는 사람이라고 할 수 있었다.첫날 정 할머니는 연정훈과 양시연의 키스를 방해했다.‘좋아.’연정훈은 참았다.밤에 양시연과 침대에 기대어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첫날밤을 보냈다. 분위기는 아주 좋았다. 연정훈은 양시연을 품에 안고 추천한 영화를 함께 보았다. 양시연은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