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이혼 후 갑부의 외손녀가 되었다: Chapter 391 - Chapter 400

704 Chapters

제391화 피부 이식 수술

“황 국장님도 제 신분을 아실 텐데... 조금 사정을 봐줄 수는 없나요?”황천호는 난감한 표정을 지으며 눈살을 찌푸렸다.“그건 안 될 것 같습니다.”진환은 황천호가 이토록 제 체면을 봐주지 않을 거라고는 생각지 못해 뭐라도 더 말하려 했지만 상혁이 나서서 막았다.상혁은 덤덤한 표정으로 느긋하게 말했다.“우선 사건 담장 형사한테 물어보자.”진환은 그 말에 순간 화를 가라앉혔다.“알았어, 형.”방금 전과 너무 다른 태도를 보이는 진환을 보자 황천호는 상혁의 신분이 점점 더 궁금해졌다.자연스레 상혁을 대하는 태도가 더 공손해졌다.“안으로 드시지요.”세 사람은 함께 경찰서 안으로 걸어 들어가 웬 사무실의 문을 열고 들어갔다. 그랬더니 경위 계급 제복을 입고 있는 형사 한 명이 안에서 기다리고 있었다.“여기는 우리 강력계 형사 오성훈 경위입니다.”황천호는 먼저 나서서 쌍방에게 서로를 소개했다.“오 경위, 이분이 바로 진환 도련님이야. 이번 사건에 대해 제대로 설명해 드려.”성훈은 말없이 인사하고는 세 사람과 함께 테이블 앞에 둘러앉았다.그러자 황천호는 네 사람에게 공간을 내어 주기 위하여 대충 둘러내고 자리를 피했다.황천호가 떠난 뒤 성훈이 먼저 물었다.“황 국장님 말씀 들었습니다. 5년 전 교통사고 건에 대해 알아보려 하신다고요?”“오 경위님, 이 사건은 우리한테 매우 중요합니다. 그러니 숨김없이 아는 건 다 말씀해 주세요.”성훈은 싱긋 웃으며 설명했다.“이 사건은 그때 큰 파장을 불러일으켜 저도 기억에 남습니다. 세 분이 오시기 전에 사건 기록도 확인해 봤고요...”“이건 아주 큰 교통사고였는데, 두 대의 차가 충돌한 뒤 연료가 새어 나와 폭발까지 나며 화재로 번졌습니다. 그때 현장에 있던 3명은 화재로 돌아가시고, 두 명은 중상을 입었죠.”“이 사고가 엄중하다는 이유도 사실 나중에 번진 화재 때문에 생존자 두 분마저 큰 화상을 입었기 때문입니다. 임모연 씨도 그 때문에 얼굴과 등 대부분이 화상을 입었고요.”“...”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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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92화 일치한 DNA

하연은 이내 눈을 들어 상대를 바라봤다.“그때 생존자가 두 명이었다면 임모연 외에 다른 사람도 있었다는 말인가요?”“네, B시에서 살던 20대 정도의 젊은 남성분이셨어요...”“B시요?”하연의 심장은 순간 반 박자 느려졌다. 이렇게 듣고 보니 왠지 이 일이 자기와 은연중에 연관이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혹시 그 생존자의 이름을 알 수 있을까요?”성훈은 싱긋 웃으며 하연의 요구를 거절했다.“죄송합니다. 그건 알려드릴 수 없습니다.”그 대답에 하연은 왠지 실망감이 들었다.그도 그럴 게, 나머지 한 명이 B시에서 온 남자라면 모연과는 큰 연관이 없으니까.그때, 상혁이 뭔가 이상한 느낌이 들었는지 대뜸 질문했다.“세 명이 사망했다고 했는데 임모연의 부모 외에 나머지 한 분의 정보에 대해 알 수 있을까요?”성훈은 그 정보에 대해 숨기지 않았다.“그분도 B시에서 온 젊은 여성이었는데 마침 그 남자분과 연인 사이였어요. 그분 역시 얼굴의 3분의 2 정도가 큰 화상을 입었어요...”“그 여성분이 세상을 뜨고 나서 남자분이 슬퍼하며 몇 번이나 치료를 포기해 의사 선생님들도 겨우 그분을 살려냈거든요...”“...”하연은 그 말을 들은 순간 대담한 생각이 들었다.‘교통사고에 화상, 그리고 젊은 여자라니...’‘설마 이게 다 우연의 일치라고?’하연과 상혁은 서로 눈을 마주치며 똑같은 의문을 품고 있었다.이건 마치 안개 낀 미스터리처럼 두 사람이 안개를 걷어내고 천천히 풀어헤치길 기다리는 것 같았다.“혹시 그 여성분에 대한 정보는 있나요?”하연의 갑작스러운 물음에 성훈이 대답했다.“외국 국적이라 우리도 찾을 수 없었습니다. 이건 대사관에서 확인해 보셔야 해요. 하지만 몇 년 전 일이라 단서를 알아내기 어려울 겁니다.”그 말을 듣는 순간 하연의 눈에 실망감이 드리웠다.“혹시 더 궁금하신 점은 없으십니까?”상혁은 하연의 앞에 다가가 맑은 눈으로 하연을 바라봤다.“너무 낙심하지 마. 적어도 조금씩 의문이 풀리고 있잖아.”하연은 상혁을 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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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93화 의문의 남자

경찰서에서 나온 하연은 기분이 썩 좋지 않았다.상혁은 그런 하연의 곁에 바싹 붙어 물 한 병을 건네주었다.“물 좀 마시고 쉬어.”하연은 고개를 저었다.“상혁 오빠, 저 잠깐 혼자 있고 싶어요.”이윽고 혼자 길을 따라 한참 동안 걸었다. 상혁은 그런 하연의 뒷모습에 시선을 고정했다.그때 다시 돌아온 진환이 상혁의 앞에 다가가 물었다.“형, 왜 형수 따라 안 가? 외국 땅에서 무슨 일이라도 나면 어떡하려고?”“잠깐 혼자 있게 내버려둬. 우리는 뒤에서 따라가면 돼.”상혁이 말을 마치자마자 성큼성큼 하연의 뒤를 따르자 진환은 어깨를 으쓱하며 못 말린다는 듯 고개를 젓더니 곧바로 상혁을 뒤따랐다.“형, 벌써 이렇게 오랜 세월이 흘렀는데, 그동안 형수랑 진전은 있었어?”진환은 멀리 있는 하연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형, 절대 망설이지 마. 망설이다가 형수 또 도망가면 어떡해...”하지만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상혁이 날카로운 눈빛을 보내오는 바람에 얼른 입을 다물었다. 그러다 한참 고민하는가 싶더니 다시 입을 열었다.“형, 나도 좋은 마음에 귀띔하는 거잖아. 사실 가끔은 숨길 필요 없어. 형수한테 솔직히 말해.”진화이 볼 때 하연은 상혁에게 완전히 마음이 없는 건 아니다. 그저 일부러 본인의 감정을 외면하고 있을 뿐,“그렇게 오랫동안 기다렸는데, 이 정도 시간은 충분히 기다릴 수 있어.”이 말을 하는 순간 상혁의 눈빛도 부드러워졌다. 심지어 시선을 하연에게 고정한 채 다정한 목소리로 말했다.“마지막에 함께하는 사람이 하연이라면 조금 늦더라도 상관없어.”진환은 못 말린다는 듯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진환도 사실 하연의 앞에 있을 때만 상혁의 부드러운 모습을 보곤 한다.하지만 감정이라는 건 언제나 본인이 가장 잘 아는 법이다.“컴퓨터 가져왔어?”“차 안에.”“좀 쓰자.”진환은 곧바로 손을 휘휘 저었고, 그걸 본 기사가 차를 몰고 오자 두 사람은 얼른 차에 올랐다.“나 대신 하연이 안전한지 지켜봐 줘.”진환은 알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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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94화 쉽게 알아낸 진실

하연은 어리둥절했다.‘저 사람 누구지?’하연은 왠지 자꾸만 상대 익숙한 느낌이 들었다.특히 남자 몸에서 나는 특유의 은은한 샌달우드 향은 분명 어딘가에서 맡아본 적 있는 것 같았다.‘방금 그 말 대체 무슨 뜻이지?’‘설마 임모연이 보낸 사람인가? 하지만 그렇다기에 상대는 아무런 악의도 없어 보였다.주위를 둘러보던 하연의 머릿속에는 점점 많은 의문이 들어찼다.“형수, 왜 그래요?”진환은 헐레벌떡 달려온 탓에 아직도 헐떡거리고 있었다. 방금 하연이 갑자기 인파 속으로 달려가는 걸 본 진환은 너무 놀라 다급히 차에서 내려 하연을 뒤쫓았다.그러자 하연이 진환의 팔을 꽉 잡으며 물었다.“혹시 어떤 남자 못 봤어요?”그 말에 진환이 오히려 어리둥절했다.“무슨 남자요? 혹시 아까 누가 형수 괴롭혔어요? 말만 해요, 내가 당장 그놈을 잡아 결판낼 테니까...”진환은 당장이라도 쫓아가 싸울 기세로 말했다.그러자 하연은 이내 고개를 저었다.“아니에요. 방금 이상하게 생긴 남자를 봐서요. 꼭...”하연은 한참 생각했지만 상대의 생김새를 정확히 말할 수 없었다.진환은 주위를 두리번거리다가 수상한 사람을 발견하지 못하자 하연이 잘못 봤을 거라고 생각했다.“형수, 한창 걸었는데 힘들지 않아요? 차에서 좀 휴식해요.”하연은 입술을 오므리고 있다가 끝내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약 두 걸음 정도 걸었을 때 갑자기 방금 전에 본 남자의 냄새는 전에 F국 주차장에서 저를 구해줬던 그 남자한테서 나는 냄새와 같다는 걸 알아챘다.심지어 체형과 몸매, 그리고 독특한 분위기마저 그때 그 사람과 겹쳐 보였다.‘분명 그 남자야!’하연은 속으로 확신했다. 하지만 상대가 누구이고, 왜 그런 말을 했는지는 알 수 없었다.“하연아, 나 뭐 좀 알아냈어.”깊은 생각에 잠겨 있던 하연은 상혁의 말에 눈을 들어 물었다.“뭔데요?”“자, 봐 봐.”상혁은 손에 든 컴퓨터를 하연에게 건넸다.이윽고 화면에 뜬 사진 몇 장에 하연의 눈은 반짝 빛났다.“애가 방금 확인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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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95화 계략으로 허를 찌르다

상혁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싱긋 미소만 지었다. 하지만 옆에 놓은 손은 상혁의 기분을 드러냈다.상혁은 눈앞에 놓인 컴퓨터 화면을 빤히 바라보며 점점 어두운 표정을 지었다. 이 사진 자료는 상혁이 찾아낸 것이 아니라 누군가가 일부러 상혁에게 보내준 것이다.하지만 아쉽게도 상대방의 네트워크 기술이 상혁과 막상막하여서 상혁은 상대의 그 어떤 흔적도 찾지 못했다. 계속 추적한 끝에 고작 가상 번호 하나만 알아낸 것 외에는 아무것도 없었다.“하연아, 우리 귀국하자.”상혁이 갑자기 말을 꺼냈다. 상대가 이렇게 빨리 알고 있는 정보를 공유했다는 건, 그들이 하루빨리 G국을 떠나기를 바란다는 뜻이다.그건 다른 의미로 이 사건 속에 다른 사람들이 알면 안 되는 비밀이 숨어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하지만 그걸 알아내려면 상대방의 계략을 이용할 수밖에 없다.하연도 그토록 애타게 찾을 때 알 수 없던 모든 사실이 갑자기 나타났다는 게 너무 이상했다.“상혁 오빠, 왠지 이 사건 수상한 것 같지 않아요?”상혁은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보아하니 우리 하연이는 여전히 총명하네.’두 사람은 약속이나 한 듯 서로를 마주 보며 싱긋 웃었다. 이윽고 하연이 입을 열었다.“그래요, 돌아가요.”그날 저녁 진환은 두 사람을 전용기로 모셔다 주려고 했지만 상혁이 갑자기 마음을 바꾸었다.“비행기 티켓 두 장 끊어주면 돼.”진환은 상혁의 결정이 의아했다.“형, 내가 전용기로 데려다주면 편하기도 하고 안전하기도 한데, 뭐 하러 공항까지 가?”상혁은 토 달지 말라는 태도로 자기 의견을 견지했다.“내 말대로 해. 가장 빠른 티켓으로 예약해 줘.”진환은 이해가 되지 않았지만 결국에는 상혁의 분부대로 티켓 두 장을 예약했다. 하지만 하연과 상혁은 진짜로 떠날 생각이 없었다.“형, 두 사람 대체 무슨 속셈인 건데?”상혁은 싱긋 웃을 뿐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옆에 있는 하연을 바라봤다.“손자병법을 안 읽어봤어?”“내가 그걸 왜 봐?”진환이 의아하다는 표정으로 묻자 하연은 고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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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96화 당신 누구야?

상혁은 가볍게 웃으며 말없이 하연의 손을 꼭 잡았다.“그건 나도 궁금해. 하지만 꼬리가 길면 언젠간 밟히게 돼 있어.”그 시각, B시.모연은 해변가에 누워 일광욕을 즐기고 있다. 심지어 와인이 절반쯤 담긴 잔을 즐거운 듯 흔들어댔다.“한 대표님, 왜 그렇게 정색하고 그래요? 앉아서 같이 술이나 마셔요.”서준은 눈앞의 여자를 빤히 내려다보았다. 모연은 분명 아주 낯선 얼굴을 하고 있었지만 왠지 익숙한 느낌을 주었다.“임모연 씨, 얼마면 돼요?”서준의 온기 없는 싸늘한 말투에 모연은 입술을 말아 올리며 눈썹을 치켜떴다.“참 시원시원하네요. 하지만 무슨 자격으로 저한테 그런 제의를 하는 거죠? 최하연과 씨와는 이미 이혼한 거로 아는데.”서준은 모연과 쓸데없는 말을 하고 싶지 않았다.오늘 이렇게 직접 찾아온 것도 그저 모연더러 하연에 대한 고소를 취하하라는 요구를 하러 왔을 뿐이다.“그건 나와 최하연의 일이니 임모연 씨는 상관하지 마세요.”서준은 말하면서 백지 수표 한 장을 꺼내 모연 앞에 내놓았다.“원하는 액수 적어요.”모연은 싱긋 웃을 뿐 수표를 받지 않았다. 이윽고 눈을 들어 서준과 시선을 교환했다.“한 대표님은 본인 여자한테 다 이렇게 관대하신가요? 그게 아무리 전처라고 한들, 이 정도 돈은 기꺼이 쓰나 보죠? 가져가세요, 저 임모연은 돈에 관심 없으니까.”“하, 돈이 싫다면 왜 최하연한테 2천억을 달라고 했죠? 돈이 싫은 게 아니라 내 돈이 싫은 모양이네...”모연은 자리에서 일어나 서준 앞에 다가갔다. 그 순간 강한 카리스마가 모연의 얼굴을 덮쳐왔다.‘역시 한서준이라 이건가?’‘몇 년이 지나도 여전하네, 그러니까 그렇게 많은 여자들이 달려들지.’“한 대표님 돈은 너무 시시하잖아요? 다른 거래하는 게 어때요?”서준은 말없이 건네던 수표를 움켜쥐었다가 도로 거두어들이더니 또박또박 물었다.“무슨 거래요?”모연은 앞으로 바싹 다가가 서준과 한 뼘도 안 되는 거리에 멈춰 서더니 고개를 들고 싱긋 웃었다.“돈거래는 안 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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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97화 태도 변화

서준은 본인이 뭐에 홀린 것 같다는 생각에 고개를 살짝 젓더니 이내 대답했다.“임모연 씨의 목적이 뭐든, 뭘 하고 싶든, 절대 최하연은 다치게 하지 마요.”모연은 그 말에 깔깔 웃어댔다. 뼈를 뚫고 전해지는 듯 섬뜩한 웃음소리는 사람을 소름 돋게 했다.“한서준, 이미 늦었어. 뭐, 한 가지 방법이 있긴 한데...”이윽고 모연은 서준을 빤히 바라보더니 충격적인 말을 내뱉었다.“한 대표님이 나와 결혼한다면 최하연에게 자비를 베풀 수도 있지만, 그렇지 않으면 절대 봐주지 않을 거예요.”서준은 입가에 냉소를 띠었다.“지금 나를 협박하는 건가? 네 주제에 감히?”늘 담담하던 서준의 눈동자에는 순간 매섭고도 악랄한 빛이 스쳐 지났다. 이윽고 서준이 손을 휘휘 젓자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 앉은 동후가 서류 한 묶음을 꺼내 모연에게 건넸다.“임모연 시, 그래도 평화롭게 해결하려고 했는데, 이제 보니 내가 쓸데없는 짓을 한 것 같네요. 그렇게 자신만만하니, 내 손에 뭘 들고 있는지 모르나 보죠?”모연은 서준의 말이 무슨 뜻인지 알 수 없어 동후 손에 있는 자료를 확 낚아챘다. 이윽고 그 안에 든 내용을 본 순간 안색이 크게 변했다.이 순간 모연은 정말 당황했다.“이건 어떻게 손에 넣었지?”서준은 모연과 쓸데없는 말을 하지 않았다.“적반하장도 유분수지. 이 증거들은 최하연이 누명을 썼다는 걸 충분히 증명할 수 있고, 당신이 그동안 디자인 업계에서 쌓은 명예도 한꺼번에 무너뜨릴 수 있어. 내가 임모연 씨라면 아무 소란도 일으키지 않고 얌전히 있을 텐데. 안 그러면 이 증거들 바로 언론사에 뿌릴 거니까...”서준의 협박에 모연은 등골이 오싹했다. ‘적에게 자비를 베풀지 않는 건 예나 지금이나 똑같네.’하지만 모연은 오히려 피식 웃었다. 심지어 서준의 말을 무시한 채 제 귀밑머리를 뒤로 넘기며 덤덤하게 말했다.“한 대표님, 따로 할 얘기가 있는데...”서준은 별로 흥미를 느끼지 못했다.“할 얘기가 있으면 경찰한테나 하시죠.”모연은 고개를 살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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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98화 큰 충격

“대표님, 대체 왜 그러세요? 최하연 씨의 억울함을 풀어주겠다고 하지 않으셨어요? 그런데 왜 그냥 이렇게 떠나는 건데요?”동후의 질문이 연속적으로 쏟아졌지만, 서준은 끝내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대표님, 왜 그러세요?”“돌아가자.”서준이 끝까지 입을 다물자 동후도 입을 오므리고 더 이상 묻지 않았다. 올 때만 해도 분명 하연의 누명을 벗겨주겠다며 자신만만해하던 사람이었는데, 지금 그저 충격을 받은 모습이니 동후는 궁금해 미칠 지경이었다.‘방금 임모연이 대표님한테 뭐라고 했지?’동후가 속으로 이런저런 생각을 하고 있을 때 서준이 갑자기 물었다.“최하연 돌아왔어?”동후는 다급히 대답했다.“아니요, 아직 G국에서 돌아오지 않으셨어요.”그 대답에 한참 동안 고민한 서준은 다시 입을 열었다.“전용기 준비해, G국으로 갈 테니까.”이토록 갑작스러운 결정에 동후는 의아했지만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분부에 따랐다.“네, 대표님.”...이틀 동안 하연과 상혁은 더 이상 아무 진전이 없었다.그도 그럴 게, 상대가 마치 뭔가 꿰뚫어 보기라도 한 것처럼 깊이 숨어 조금의 흔적도 남기지 않았으니까.그 때문에 하연은 저와 상혁이 상대의 손에 완전히 놀아나는 건 아닌지, 귀국하지 않은 걸 들킨 건 아닌지 의심이 들었다.그때, 진환은 새로운 정보를 알아 왔는지 흥분에 겨워 말했다.“형, 나 임모연이 성형 수술한 병원 찾았어.”그 한마디에 하연이 눈은 반짝 빛났다.“어딘데요?”진환은 어렵게 찾아낸 진료기록을 상혁과 하연에게 건넸다.“임모연 진짜 너무 교활하던데. 수술할 때 사용한 이름이 임모연이 아니라 전에 아무것도 못 찾은 거였어. 조사한 데 따르면 수술을 총 20여 차례나 받았는데 그중 4차례는 피부 이식 수술과 성형 수술이었어.”“음.”상혁은 가볍게 대답하고 진료 기록을 하연에게 건넸다.“네가 봐, 무슨 수상한 점 있어?”하연은 진료 기록을 한참 동안 펼쳐보다가 성명란에 적힌 Anna라는 영어 이름을 보고 멈칫했다.“임모연의 영어 이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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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99화 혈액형이 달라요

상혁은 진환과 눈빛을 교환하더니 대답했다.“아무리 기술이 좋아도 화상 자국은 흔적도 없이 말끔히 없어질 수 없을 거야...”이건 하연도 알고 있는 사실이다.그때 하연이 눈을 내리깔더니 진료 기록을 가리켰다.“여기, 문제 있어요.”“뭐가요?”진환이 의아한 듯 묻자 하연은 입꼬리를 말아 올렸다.“혈액형이 달라요. 아까 학교에서 임모연 자료를 볼 때 신체검사 보고서도 본 적 있는데, 그 위에 적힌 혈액형은 분명 B형인데, 여기는 O형이에요.”진환은 그런 디테일까지 확인하지 못했다.“혹시 병원에서 실수한 거 아닐까요?”하연은 고개를 저었다.“아무리 실수라고 해도 이런 우연이 있을 리 없어요.”이 순간 하연의 의심은 한 층 더 깊어졌다.“상혁 오빠, 저는 아직도 의심스러워요. 지금 우리를 적대시하는 게 진짜 임모연인지.”디자인 스타일만으로도 충분히 문제 있다는 게 확인되는데, 이제 혈액형까지 다르다는 건 분명 두 사람이 완전히 다른 사람이라는 걸 설명한다.‘그럼 진짜 임모연은 어디 갔지? 가짜 임모연은 또 누구고?’“5년 전의 임모연한테 친한 친구거나 친척이 있는지 조사해 보면 더 많이 알아낼 수 있지 않을까요?”하연은 왠지 5년 전의 교통사고를 기점으로 진짜와 가짜가 바뀌었다는 생각이 들었다.게다가 현재, 누군가 그 진실을 알아내는 걸 방해하고 있는데, 그 사람이 모연과 한패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목적이 대체 뭐지?’그때 상혁이 하연의 의견에 동의했다.“진환, 네가 가서 조사해 봐.”“알았어. 바로 조사할게.”진환은 짤막하게 대답하고는 곧바로 떠나갔다.진환이 가자 하연도 깊은 생각에 잠겼다.너무 많은 사실이 마치 촘촘하게 짠 그물망처럼 한데 얽혀 있어 하연은 좀처럼 갈피를 잡을 수 없었다.그걸 본 상혁이 하연의 앞에 다가갔다.“하연아, 뭐 좀 먹어.”하연은 고개를 저었다.“저 입맛 없어요.”하지만 상혁은 거절할 기회도 주지 않고 하연의 손을 잡아당겼다.“너무 복잡하게 생각하지 마. 내가 있잖아.”하연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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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00화 조사하지 마

하연은 거절하고 싶었으나 서준의 말투가 너무 유혹적이었다.심지어 서준이 뭘 알고 여기까지 온 건 아닌가 하는 생각마저 들었다.하지만 하연은 바로 대답하지 않고 상혁을 보며 한참 생각하더니 끝내 대답했다.“위치 보내줄게.”“응.”전화를 끊은 하연은 바로 설명하려 했지만 상혁은 이미 하연의 속내를 읽은 듯 말했다.“네가 하고 싶은 대로 해.”하연은 상혁의 말에 놀란 듯한 표정을 짓더니 이내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그로부터 약 1시간 뒤, 서준이 도착했다.하연을 본 순간, 서준의 눈에는 놀라움과 기쁨이 스쳐 지났다. 그때 서준의 위에 있던 동후가 먼저 인사했다.“최하연 씨.”“동후 씨, 오랜만이네요.”예전과 똑같은 하연의 말투에 동후는 살짝 놀랐다. 전에는 분명 저와 회사 동료였던 사람이 이제는 하늘과 땅 차이가 되었는데, 하연이 동후를 보는 눈빛은 여전했다.그걸 느낀 동후는 마음이 따뜻해졌다.“한 대표님, 앉으시죠.”예의를 차린 하연의 말투에서 왠지 거리감이 느껴지자 서준은 눈살을 찌푸렸다.하지만 하연은 그런 걸 상관할 겨를이 없이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한 대표님이 먼 길 오신 게 회포나 나누려는 건 아니겠죠? 그렇다면 단도직입적으로 말해요...”서준은 입꼬리를 바르르 떨며 한참 머뭇거리다가 끝내 물었다.“임모연에 대해서는 어디까지 알아냈어?”하연은 표정을 숨긴 채 대답하지 않았다.그러자 서준이 다시 입을 열었다.“최하연, 더 이상 조사하지 마. 응?”서준이 이런 말투로 말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마치 이걸 들어주면 뭐든 약속해 줄 것처럼, 고상하고 오만하던 태도마저 온데간데없이 사라졌다.이에 하연은 살짝 놀랐다.“지금 무슨 말 하는 건지 알기나 해?”“이번 일 네가 억울한 건 알아. 네가 남의 작품 표절할 사람이 아니잖아. 하지만 계속 조사해 봤자 너한테 좋을 거 없어. 그만해. 내가 방법을 대서 네 결백 증명해 줄게.”하연은 너무 터무니없는 말에 웃음을 터뜨렸다.하지만 눈 밑까지 그 미소가 전달되지는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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