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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96화 당신 누구야?

상혁은 가볍게 웃으며 말없이 하연의 손을 꼭 잡았다.

“그건 나도 궁금해. 하지만 꼬리가 길면 언젠간 밟히게 돼 있어.”

그 시각, B시.

모연은 해변가에 누워 일광욕을 즐기고 있다. 심지어 와인이 절반쯤 담긴 잔을 즐거운 듯 흔들어댔다.

“한 대표님, 왜 그렇게 정색하고 그래요? 앉아서 같이 술이나 마셔요.”

서준은 눈앞의 여자를 빤히 내려다보았다. 모연은 분명 아주 낯선 얼굴을 하고 있었지만 왠지 익숙한 느낌을 주었다.

“임모연 씨, 얼마면 돼요?”

서준의 온기 없는 싸늘한 말투에 모연은 입술을 말아 올리며 눈썹을 치켜떴다.

“참 시원시원하네요. 하지만 무슨 자격으로 저한테 그런 제의를 하는 거죠? 최하연과 씨와는 이미 이혼한 거로 아는데.”

서준은 모연과 쓸데없는 말을 하고 싶지 않았다.

오늘 이렇게 직접 찾아온 것도 그저 모연더러 하연에 대한 고소를 취하하라는 요구를 하러 왔을 뿐이다.

“그건 나와 최하연의 일이니 임모연 씨는 상관하지 마세요.”

서준은 말하면서 백지 수표 한 장을 꺼내 모연 앞에 내놓았다.

“원하는 액수 적어요.”

모연은 싱긋 웃을 뿐 수표를 받지 않았다. 이윽고 눈을 들어 서준과 시선을 교환했다.

“한 대표님은 본인 여자한테 다 이렇게 관대하신가요? 그게 아무리 전처라고 한들, 이 정도 돈은 기꺼이 쓰나 보죠? 가져가세요, 저 임모연은 돈에 관심 없으니까.”

“하, 돈이 싫다면 왜 최하연한테 2천억을 달라고 했죠? 돈이 싫은 게 아니라 내 돈이 싫은 모양이네...”

모연은 자리에서 일어나 서준 앞에 다가갔다. 그 순간 강한 카리스마가 모연의 얼굴을 덮쳐왔다.

‘역시 한서준이라 이건가?’

‘몇 년이 지나도 여전하네, 그러니까 그렇게 많은 여자들이 달려들지.’

“한 대표님 돈은 너무 시시하잖아요? 다른 거래하는 게 어때요?”

서준은 말없이 건네던 수표를 움켜쥐었다가 도로 거두어들이더니 또박또박 물었다.

“무슨 거래요?”

모연은 앞으로 바싹 다가가 서준과 한 뼘도 안 되는 거리에 멈춰 서더니 고개를 들고 싱긋 웃었다.

“돈거래는 안 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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