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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01화 내 말 한 번만 들어주면 안 돼?

서준은 분명히 느꼈다. 본인이 이 말을 한 뒤 공기가 삽시간에 변했다는 것을...

하연도 한참 동안 뭔가 생각하는가 싶더니 한참 뒤에야 천천히 입을 열었다.

“너무 오래 전이라 기억 안 나.”

“기억 안 나는 거야? 하기 싫은 거야?”

서준의 눈에는 실망이 드리웠다.

하연은 입꼬리를 움직이더니 눈을 들어 서준을 바라봤다.

“그럼 하나만 솔직히 말해 봐. 임모연과 무슨 사이야?”

“아무 사이도 아니라면 믿어줄래?”

서준의 입가에는 자조적인 미소가 걸려 있었다. 천하의 한서준이 언제 이렇게 비굴했던 적이 있나 싶었다.

“최하연, 네가 계속 조사하겠다고 고집부리면 마음의 준비를 해야 할 거야. 난 그저 네가 다칠까 봐 귀띔해 주는 것뿐이야.”

“한서준, 이런 말 하는 거 너무 웃기지 않아? 나를 보호한다는 이유로 내가 이해할 수 없는 일을 한다고? 이게 정말 날 위하는 거라고 생각해?”

“아니야.”

서준은 하연의 말을 잘랐지만 더 이상 말을 잇지 않았다. 사실 저도 합당한 이유를 찾지 못했으니까.

“최하연, 내 말 한 번만 들어주면 안 돼?”

서준의 말투는 간절함이 가득했다. 하지만 하연이 말하려는 순간, 뒤에 있던 상혁이 입을 열었다.

“하연아.”

말이 끝나기 바쁘게 상혁은 성큼성큼 걸어와 하연의 곁에 섰고, 그 뒤를 따라오던 진환도 옆에 선 채 입꼬리를 올리며 먼저 인사했다.

“HT 그룹 한서준 대표님 아닙니까? 말씀 많이 들었습니다.”

서준은 진환을 흘깃거리더니 옅은 미소를 지으며 인사했다.

“오랜만이네요.”

진환은 하연과 서준 사이의 일을 진작 알고 있었기에 서준한테 호감이 없었다.

하지만 서준의 능력은 누구나 다 아는 것이고 얼마나 대단한 거물인지 말하지 않아도 알기에 무시할 수는 없었다.

“한 대표님, 백 번 듣는 것보다 한 번 보는 것만 못하다더니, 맞는 말이네요. 하지만 우리 형수님과는 무슨 예기 중이었어요?”

‘형수님’이라는 호칭에 서준의 눈빛은 순간 어두워졌다.

서준은 상혁과 하연을 바라보더니 물었다.

“최하연, 두 사람 만나?”

하연이 뭐라고 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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