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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05화 자폐증

하연은 이마를 찡그렸고 그냥 이렇게 포기해야 하나 싶었지만 왠지 아쉬움이 남았다. 바로 그때, 한 작은 그림자가 하연의 눈길을 끌었다. 멀지 않은 곳에서 한 아이가 구석에 앉아 12단 루빅큐브를 가지고 놀고 있었다.

아이는 매우 집중해서 큐브를 돌리고 있었고, 손가락의 움직임은 매우 빨랐다. 30초도 채 안 되어 12단 루빅큐브를 맞췄다.

하연은 일어나서 그 아이에게 다가갔다.

“배예린 씨, 이 아이가 당신 아들인가요?”

예린은 하연이 뭘 하려는지 생각하고 급히 다가가 예린을 막았다.

“뭐 하려는 거죠? 내 아들에게 손대지 마세요! 누가 내 아들에게 손대면 가만두지 않을 거예요!”

하연은 공격적인 예린의 태도에 놀라 급히 해명했다.

“오해하지 마세요. 그냥 루빅큐브를 잘 맞추길래요. 보통 이 나이 또래 아이들은 이렇게 복잡한 큐브를 맞추기 힘들잖아요. 그런데 이 아이는 너무 잘 맞추네요. 이건 지능이 매우 높다는 걸 의미하니까.”

이 말을 듣자마자, 예린의 얼굴에는 기쁨의 표정이 떠올랐다. 그러고는 하연의 팔을 잡으며 말했다.

“진짜 그렇게 생각해요?”

하연은 왜 예린이 이렇게 큰 반응을 보이는지 이해하지 못했지만 하연은 사실대로 말했다.

“네! 보통 세 살짜리 아이가 루빅큐브를 맞추기도 어려운데, 특히 12단 큐브는 더 어렵죠. 그런데 이 아이는 아주 잘하는 걸 보니 재능이 대단해요.”

예린의 눈에는 금세 눈물이 고였다.

“모두가 내 아들이 바보라고 했어요. 자폐증이 있다고 했죠. 근데 당신이 처음으로 제 아들을 칭찬해 줬어요.”

하연은 잠시 놀라며 예린의 반응에 이해했고 곧 물었다.

“아이가 자폐증이 있다고요?”

이에 예린은 고개를 끄덕였다.

“의사들은 우리 아이가 선천적 자폐증이 있다고 했어요. 성격이 매우 내성적이고, 이제 세 살이 넘었지만, 아직도 간단한 소통도 못해요.”

자기 아들 이야기가 나오자 예린은 멈추지 않고 말을 이어가다가 한숨을 쉬었다.

“어떻게든 난 최선을 다해 지윤의 병을 고치고 싶어요.”

하연은 바닥에 앉아 있는 아이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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