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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04화 거절

한순간 멍해진 후, 예린이 말했다.

“왜 그걸 알고 싶은 거죠? 친구 사이에 연락이 끊기는 건 흔한 일이잖아요.”

“하지만 어릴 때부터 함께 자랐으니 감정이 남다를 텐데, 갑자기 연락이 끊긴 건 뭔가 특별한 일이 있었던 거 아닌가요?”

그러자 예린이 옅게 웃으며 말했다.

“너무 많이 생각하지 마세요. 별일 아니에요. 그냥 길이 달라졌을 뿐이에요. 임모연 씨는 이제 일류 디자이너로 국제적으로 유명해졌어요. 하지만 저는 그저 나쁜 남자에게 속아 감정을 잃은 한부모 가정의 엄마일 뿐이에요. 그리고, 이 책방으로 생계를 이어가고 있어요. 우리 사이는 이미 하늘과 땅 차이인데, 과거의 일은 더 이상 의미가 없지 않겠어요?”

“정말 그런가요?”

“제가 왜 당신을 속이겠어요.”

예린은 담담한 표정으로 물었다.

“왜 저를 찾은 건가요? 목적이 뭐죠? 단순히 그런 이유만은 아니시겠죠.”

최하연은 이 말을 듣고 자신의 의심을 털어놓았다.

“배예린 씨, 솔직히 말씀드리자면, 저는 지금의 임모연 씨는 진짜가 아니라고 의심하고 있어요. 다른 사람이 사칭하고 있는 거예요.”

이에 예린은 잠시 멍해 있다가 몇 초 후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농담하는 거죠? 한 사람이 다른 사람을 대신한다고요? 이건 영화 속 이야기잖아요. 현실에서 그런 일이 어떻게 있겠어요? 제발 그런 농담은 그만해요.”

그러나 하연은 자신의 증거를 꺼내며 말했다.

“이 이야기가 황당하게 들릴 수 있지만, 사람은 아무리 변해도 혈액형이나 디자인 스타일은 변하지 않아요.”

“도대체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거죠?”

예린의 목소리가 조금 급해졌는데 하연의 말을 믿지 않는 듯했다. 이에 하연이 말했다.

“5년 전, 임모연 씨는 큰 교통사고를 당해 얼굴을 심하게 다쳤어요. 그 일로 인해 성격이 크게 변했고, 당신과도 연락이 끊겼죠. 이게 이상하지 않나요?”

예린은 고개를 돌려 혼잣말로 말했다.

“무슨 이상한 게 있겠어요. 교통사고를 겪고 충격을 받으면 어떤 변화가 있는 것도 당연한 일이죠. 너무 확대해서 추측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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