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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07화 사망 증명서

배예린은 잠시 멍해 있다가 고개를 젓고는 묘비의 사진을 보며 말했다.

“몰라요.”

이 대답은 최하연에게 약간의 실망을 안겨주었지만 곧이어 예린이 말했다.

“하지만 내가 증명할 수 있어요. 그 여자가 가짜라는 것을.”

그러자 하연의 눈이 다시 빛났는데 마치 한 줄기 희망을 본 것 같았다. 예린은 숨기지 않고 묘비 앞의 돌을 천천히 옮기며 작은 공간을 열었다. 그 안에서 서류 뭉치를 꺼냈다.

“이것들은 당시 교통사고의 정보와 사망 증명서, 그리고 모연이 가장 소중히 여겼던 디자인 스케치예요.”

하연과 부상혁은 눈을 마주치고는, 서류를 받아들었다. 이윽고 하연은 깊은숨을 들이쉬고 서류를 펼쳤다.

“당시 교통사고로 모연은 심하게 화상을 입었고, 아버지와 어머니의 죽음으로 큰 충격을 받아 삶의 의지를 잃었어요.”

“그리고 의사들이 전력을 다했지만 결국 회복하지 못했죠.”

이에 하연은 할 말을 잃었고 병원에서 발급된 여러 자료와 사망 증명서를 보며 마음이 요동쳤다.

“그렇다면 지금의 임모연은 언제부터 대신하게 된 거죠?”

하연은 의문을 품고 물었다. 가짜 임모연의 진짜 정체에 대한 추측이 더욱 깊어졌다. 예린은 휴대전화를 꺼내 빠르게 화면을 조작했다. 곧 휴대전화를 최하연에게 건네며 말했다.

“이건 가짜 임모연이 교통사고 후 처음으로 대중 앞에 모습을 드러낸 영상이에요. 날짜를 보면 알 수 있을 거예요. 5년 전 일이죠.”

‘5년 전?’

하연은 더욱 놀랐는데 5년 전의 일과 사람들을 기억하기는 힘들었다. 그 당시 하연은 콜롬비아에서 공부 중이었는데 어떻게 엮이게 된 걸까? 이때 상혁이 갑자기 말했다.

“5년 전에 계획된 일이니, 참으로 신중하게 준비된 것 같군.”

하지만 하연은 이해하지 못하고 물었다.

“상혁 오빠! 이 사람의 목적이 뭘까요?”

“이렇게 오랜 시간에 걸쳐 큰 계획을 세운 거라면, 단순한 이유는 아닐 거야. 하연아, 네가 혹시 예전에 누구와 원한이 있었는지, 아니면 최씨 집안과 경쟁 관계에 있었는지 생각해 봐.”

상혁의 한마디에 하연은 머리를 한 대 맞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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