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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93화 의문의 남자

경찰서에서 나온 하연은 기분이 썩 좋지 않았다.

상혁은 그런 하연의 곁에 바싹 붙어 물 한 병을 건네주었다.

“물 좀 마시고 쉬어.”

하연은 고개를 저었다.

“상혁 오빠, 저 잠깐 혼자 있고 싶어요.”

이윽고 혼자 길을 따라 한참 동안 걸었다. 상혁은 그런 하연의 뒷모습에 시선을 고정했다.

그때 다시 돌아온 진환이 상혁의 앞에 다가가 물었다.

“형, 왜 형수 따라 안 가? 외국 땅에서 무슨 일이라도 나면 어떡하려고?”

“잠깐 혼자 있게 내버려둬. 우리는 뒤에서 따라가면 돼.”

상혁이 말을 마치자마자 성큼성큼 하연의 뒤를 따르자 진환은 어깨를 으쓱하며 못 말린다는 듯 고개를 젓더니 곧바로 상혁을 뒤따랐다.

“형, 벌써 이렇게 오랜 세월이 흘렀는데, 그동안 형수랑 진전은 있었어?”

진환은 멀리 있는 하연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

“형, 절대 망설이지 마. 망설이다가 형수 또 도망가면 어떡해...”

하지만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상혁이 날카로운 눈빛을 보내오는 바람에 얼른 입을 다물었다.

그러다 한참 고민하는가 싶더니 다시 입을 열었다.

“형, 나도 좋은 마음에 귀띔하는 거잖아. 사실 가끔은 숨길 필요 없어. 형수한테 솔직히 말해.”

진화이 볼 때 하연은 상혁에게 완전히 마음이 없는 건 아니다. 그저 일부러 본인의 감정을 외면하고 있을 뿐,

“그렇게 오랫동안 기다렸는데, 이 정도 시간은 충분히 기다릴 수 있어.”

이 말을 하는 순간 상혁의 눈빛도 부드러워졌다. 심지어 시선을 하연에게 고정한 채 다정한 목소리로 말했다.

“마지막에 함께하는 사람이 하연이라면 조금 늦더라도 상관없어.”

진환은 못 말린다는 듯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진환도 사실 하연의 앞에 있을 때만 상혁의 부드러운 모습을 보곤 한다.

하지만 감정이라는 건 언제나 본인이 가장 잘 아는 법이다.

“컴퓨터 가져왔어?”

“차 안에.”

“좀 쓰자.”

진환은 곧바로 손을 휘휘 저었고, 그걸 본 기사가 차를 몰고 오자 두 사람은 얼른 차에 올랐다.

“나 대신 하연이 안전한지 지켜봐 줘.”

진환은 알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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