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 후 갑부의 외손녀가 되었다의 모든 챕터: 챕터 351 - 챕터 360

704 챕터

제351화 사실 확인

하연은 무표정한 얼굴을 하고 있었지만 눈에는 분노가 일렁였다. 이윽고 주저하지 않고 뒤돌아 사무실을 나갔다.화난 듯 떠나가는 하연의 뒷모습을 보며 서희는 으쓱한 듯 입꼬리를 말아 올렸다.이윽고 느릿느릿 옷을 정리하고 나서야 대표 사무실에서 천천히 나왔다.그때 지영이 쪼르르 달려와 아부하는 표정으로 물었다.“매니저님, 저 오늘 어땠어요? 괜찮았나요?”서희는 눈썹을 치켜 올리며 칭찬을 투척했다.“정보가 꽤 정확하네. 잘했어. 앞으로 계속 노력해.”“감사합니다, 매니저님.”서희는 아주 대범하게 제 사무실로 돌아와 고급 화장품 세트를 챙겨 지영에게 건네 주었다.“받아.”지영은 그걸 보자마자 눈을 반짝였다. 하지만 마치 난감하다는 듯 한 번 거절했다.“매니저님, 저 이런 거 못 받아요.”“괜찮아. 작은 선물이니까. 안 받으면 나 무시하는 거야.”“에이, 그럴 리가요.”지영은 기다렸다는 듯 감격에 겨운 표정으로 화장품 세트를 받아 챙기더니 최근 들은 소식을 서희한테 알려주었다.“매니저님, 걱정하지 마세요. 제가 아까 봤는데 최 사장님 이미 회사 떠났어요.”서희는 그 대답에 아주 만족했다.사실 서희도 하연이 왜 이혼했었는지 잘 알고 있다. 때문에 하연이 제삼자와 배신을 얼마나 싫어하는지 알고 있다.그리고 오늘 아침 본 이런 상황은 어떤 여자라도 석연치 않아 할 게 뻔하다.서희는 입꼬리를 말아 올리며 섬뜩한 미소를 지었다. 심지어 옆에 있던 지영마저 그 모습에 몸을 흠칫 떨었다.“매니저님, 다른 시키실 일 없으면 전 이만 가볼게요.”“그래. 오늘 일...”“걱정하지 마세요. 제 입 무거워요. 절대 그 누구한테도 말하지 않을게요.”서희는 그제야 만족한 듯 지영을 보내 주었다.하지만 그 시각 하연이 FL 그룹 사옥을 나온 뒤 바로 떠나지 않았다는 건 꿈에도 몰랐다.하연은 입을 오므린 채 생각에 잠겨 있었다.솔직히 아까 그 모습은 하연에게 큰 충격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다시 생각해 보니 침대에는 그저 임서희 한 명뿐이었다.‘물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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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52화 침대에 왜 여자가 있어요?

‘네’라고 낮게 대답한 하연은 그 순간 왠지 모르게 안심이 되었다.그로부터 2분도 안 지나 하연은 저에게로 성큼성큼 걸어오는 상혁을 발견하였다.심지어 가까이했을 때, 상혁의 이마에 송골송골 맺힌 땀방울을 발견했다.“상혁 오빠, 제가 방해한 건 아니죠?”상혁은 서먹서먹한 하연의 말투에 얼른 하연의 손을 잡고 회사로 걸어갔다.“나한테 왜 그렇게 내외하고 그래? 오고 싶으면 언제든 와. 네가 찾아오는 건 방해가 아니니까.”하연은 입꼬리를 말아 올리며 예쁜 미소를 지었다. 손으로 전해지는 온기가 느껴지자 이제야 마음마저 따뜻해졌다.두 사람은 다른 사람의 시선 따위 신경 쓰지 않고 1층 로비를 가로질렀다. 사람들의 시선이 느껴졌지만 하연은 쑥스럽기는커녕 왠지 모르게 든든했다.그렇게 엘리베이터에 도착하자 하연은 그제야 상황을 설명했다.“진숙 이모가 오늘 오빠 생일이라고 해서 왔어요.”상혁은 옆으로 돌아 하연을 바라봤다.“왜 미리 말하지 않았어?”‘미리 말하면? 사무실에서 봤던 그 장면 볼 일 없었나?’하연의 기분은 순간 바닥으로 곤두박질쳤다. 하연의 감정 변화를 느낀 상혁은 다급히 물었다.“왜 그래?”“아, 아무것도 아니에요.”하연은 고개를 마구 저었다.하지만 결국 참지 못하고 고개를 돌려 물었다.“상혁 오빠, 오빠랑 오빠 전 비서 무슨 사이예요?”“전 비서?”상혁은 눈살을 살짝 찌푸렸다.“혹시 임 비서 말하는 거야?”하연은 고개를 끄덕이자 상혁이 진지한 표정으로 대답했다.“상사와 부하 관계지.”“아.”하연은 알겠다는 듯 대답했지만 영 믿지 못하는 표정이었다.그러자 상혁이 더 의아해했다.“왜 갑자기 그걸 묻는데?”그 말이 떨어지기 바쁘게 엘리베이터 문이 천천히 열렸다.밖은 언제 그랬냐는 듯 분주한 모습으로 돌아와 있었고, 하연은 그걸 보면서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먼저 나갔다. 하연이 이상한 반응을 보이는 이유를 알 리 없는 상혁은 어리둥절해서 다급히 뒤따랐다.“최 사장님, 안녕하세요.”“부 대표님, 안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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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53화 임서희의 최후

하연은 직접적으로 대답하지 않았지만 표정만으로도 그 답을 똑똑히 알 수 있었다.그 순간 상혁은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사무실 전화로 내선 번호를 눌렀다.“마케팅팀 임 매니저더러 내 사무실로 오리고 해요.”“네, 대표님”“그리고, 경비원 몇 명도 함께 불러줘요.”“네.”하연은 곧장 소파에 앉아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그로부터 약 5분 뒤, 서희가 헐레벌떡 달려와 사무실 문을 열었다.“대표님, 무슨 일로 저를 찾으셨나요?”말을 마치자마자 소파에 앉아 있는 하연을 발견한 서희는 한순간 넋을 잃었지만 이내 표정을 관리했다.그 미묘한 표정 변화를 상혁은 놓칠 리 없었다.조진숙도 예전에 서희가 불여우라 겉모습처럼 순진하지 않을 거라고 예기했던 적 있다. 그래서 대표실에서 강제로 마케팅팀으로 부서를 옮겼던 거고.상혁은 그때만 해도 자기 어머니가 서희한테 편견이 있다고 생각했었는데, 오늘 보니 괜히 한 말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임 매니저, 설명이 필요한 것 같은데.”“대표님, 그게 무슨 뜻이죠?”서희는 천연덕스럽게 억울하다는 표정을 지었다.그 표정을 본 순간 상혁의 눈빛은 이내 어두워졌다. 상혁을 잘 아는 사람이라면 이 분위기가 얼마나 무서운지 알 수 있다. 상혁 곁에서 그렇게 오랫동안 비서 일을 해온 서희가 그걸 모를 리는 없다. 하지만 이 상황에서 티를 낼 수 없었기에 서희는 애써 침착한 척 평온한 표정을 유지했다.모르는 사람이 보면 아마 서희가 정말 억울하다고 믿었을 거다.“임 매니저는 오늘 당장 인사팀에서 퇴사 처리해요. 월급은 한 달 치 더 지급할게요.”그 말에 서희는 더 이상 당황함을 숨기지 못했다.“대표님, 왜 그러세요? 이러시는 이유를 모르겠어요.”상혁은 해명할 기회도 주지 않고 서희를 내쫓았다.그러자 서희가 하연을 삿대질하며 버럭 소리쳤다.“대표님, 혹시 저 여자가 뭐라고 했어요? 저 여자 말 믿으세요?”이 상황을 보자 하연은 겨우 마음이 놓였다. 이로써 서희와 상혁이 아무 사이도 아니라는 게 증명됐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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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54화 생일 축하해요

하연은 고개를 살짝 들어 상혁과 눈을 마주쳤다. 상혁의 맑은 눈동자에서 하연은 자기의 그림자를 볼 수 있었다.“상혁 오빠, 생일 축하해요.”상혁은 하연이 예뻐 죽겠다는 듯 싱긋 웃으며 하연의 머리를 쓰다듬었다.“고마워.”다급히 일어서서 테이블 쪽으로 달려간 하연은 아까의 우울한 표정은 온데간데없어지고 보물이라도 바치는 듯 케익을 들어 상혁에게 내밀었다.“상혁 오빠. 이건 제가 직접 만든 케익이에요. 꼭 다 먹어야 해요.”“그래.”상혁이 웃는 얼굴로 하연을 보며 대답했다.그러자 하연은 얼른 케익 상자를 열어 촛불을 꽂은 뒤 라이터로 초에 불을 붙이고 가볍게 노래하기 시작했다.“생일 축하합니다, 생일 축하합니다...”“오빠, 소원 빌어요.”상혁은 하연의 얼굴을 빤히 보다가 천천히 눈을 감은 채 두 손을 꼭 모으고 소원을 빌었다.이윽고 다시 눈을 떴을 때, 하연은 어느새 상혁의 앞에 다가왔다.두 사람은 약속이라도 한 듯 함께 촛불을 껐고, 하연이 곧이어 나이프를 상혁에게 건네며 말했다.“오빠, 첫 번째 조각은 생일 주인공이 베는 거랬어요.”지금껏 상혁의 생일만 되면 수많은 친구가 모여 생일을 축하해 줬는데, 그때마다 하연은 한 번도 나타난 적 없다.하지만 오늘 이 생일은 분명 소박하지만 그 어느 때보다 따뜻했다.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건 하연이 함께 한다는 거였다.“그래, 케익 벨게.”두 사람이 케익을 다 먹기 바쁘게 상혁의 개인용 휴대폰이 울리기 시작했다.“아들, 생일 축하해.”전화를 받아 보니 건너편에서 조진숙의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목소리만 들어도 조진숙이 얼마나 기뻐하는지 알 수 있었다.“고마워요.”“올해에는 하연이 곁에 있으니 나랑 네 아버지는 끼어들지 않을게. 저녁에 레스토랑 예약해 뒀으니 위치 보낼게. 꼭 하연이랑 같이 가.”조진숙은 싱글벙글해서 제 할 말만 하고 전화를 끊어버렸다.그로부터 얼마 지나지 않아 상혁의 핸드폰에는 주소 하나가 날아왔다.어머니를 못 말린다는 듯 고개를 젓던 상혁은 하연을 정식으로 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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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55화 너를 분명 사랑했어

서준은 차에 앉아 창문을 통해 하연을 바라볼 뿐 가까이 접근하지도 못했다.그렇게 얼마나 흘렀을까? 담소를 나누며 식사하던 하연과 상혁이 계산까지 마치고 레스토랑을 나올 때까지 서준은 두 사람을 지켜보기만 했다. 심지어 두 사람이 시선 속에서 사라질 때까지 서준은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그런 서준을 다시 현실로 끌어 낸 건 다름 아닌 전화벨 소리였다. 이수애는 전화가 연결되자마자 잔뜩 화난 목소리로 말했다.“서준아, 너 어디 있어? 나은 씨가 너 한참 기다렸대. 너...”서준은 이수애의 말을 채 듣지도 않고 전화를 끊어버렸다. 이윽고 핸드폰을 아예 꺼버리고는 그걸 차창 밖으로 내다 버리고 그곳을 훌쩍 떠나 버렸다.한편, 안태현이 개인 파티룸에서 한창 즐기고 있을 때, 문이 갑자기 예고도 없이 벌컥 열렸다.“어떤 자식이 눈치도 없이...”순간 화가 치밀어 욕지거리를 내뱉던 태현은 서준을 보자마자 하려던 말을 이내 삼키며 앞으로 다가갔다.“한서준, 오늘 무슨 바람이 불었대? 네가 여길 다 오고?”사실 서준은 한참 동안 파티룸에 드나들지 않았었다. 특히 하연과 이혼한 뒤에는 마치 다른 사람이라도 된 듯 발길을 뚝 끊었다.서준은 태현의 말에 아무 대답도 하지 않은 채 소파에 앉아 술을 마시기 시작했다.그 순간 서준의 기분이 안 좋다는 걸 느낀 태현은 얼른 룸안에 있던 사람들을 내보내고는 입을 열었다.“어디 보자. 너 이러는 거 혹시 네 엑스 와이프 때문이야?”“그렇게 티나?”차갑게 묻는 서준의 말에 태현은 못 말린다는 듯 고개를 저었다.“너 진짜 완전히 빠졌네? 최하연 씨 이제 너한테 눈길도 안 주는데, 왜 이렇게 본인을 혹사해?”태현의 말에 서준은 아까 전 레스토랑에서 봤던 장면을 떠올렸다. 하연이 상혁을 보는 눈빛은 너무 익숙하면서도 낯설었다.“나랑 최하연 가능성 있을까?”“아니.”태현은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대답했다.하지만 말하고 나서 상대에게 너무 상처가 될 수 있다는 걸 인지했는지 이내 말을 보탰다.“뭐, 아예 없는 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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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56화 깨우침

서준은 옅은 미소를 지었다. 순간 어떻게 해야 할 지 답을 찾은 듯했다.“고맙다, 친구야.”이윽고 말을 마치고는 벌떡 일어서서 다급히 룸을 빠져나가 덩그러니 남게 된 태현만 어리둥절했다.다음 날, 하연은 아침 일찍 회사에 도착했다. 오늘은 반년에 한번 이사회를 개최하는 날이기에 DS 그룹의 이사진과 임원진은 이미 맨 위층 회의실에 모여 있었다.한편, 하연이 사무실에 도착하자마자 태훈은 하연에게 서류 하나를 건네주었다.“사장님, 이건 상반기의 재무 보고서과 명세서입니다. 상반기 이윤만 해도 이미 작년 한 해 동안의 총이윤을 넘었습니다. 그것도 10퍼센트나 초과했습니다.”태훈은 말하면서도 무척 흥분했다.그도 그럴 게, 상반기 동안 작년 한 해의 실적을 달성했을 뿐만 아니라 10퍼센트나 초과한 건 그동안 누구도 해내지 못한 일이다. 하지만 하연은 고작 반년 동안 그걸 해낸 거다.“사장님, 이 데이터를 이사회 그 능구렁이들한테 던져주면 찍소리도 못 낼 거예요. 호 이사님과의 내기도 무조건 이겨요.”잔뜩 흥분한 태훈의 보고에도 하연은 여전히 흔들림 없는 표정으로 서류를 훑었다.보고서에는 이미 D시 프로젝트와 아직 채 완성하지 못한 프로젝트의 이윤까지 적혀 있었다.“D시 프로젝트 제외하면 이윤이 얼마지?”“D시 프로젝트를 제외하면 작년 실적까지 30퍼센트 부족합니다.”“음, 알았어. 회의하러 가자.”그 시각, 회의실 안.호현욱은 이미 이인자의 자리에 떡하니 앉아 있었다.회의실에 들어오기 전, 호현욱은 이미 상반기 재무 보고서를 확인했었다.사실 그것만 봐도 하연의 능력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회사 실적이 단기간에 대폭 상승했으니. 하지만 내기를 한 것과는 아직 거리가 멀었다.“호 이사님, 제가 볼 때 이사님과 최 사장님의 내기는 이미 승부가 난 거나 다름없습니다.”“최 사장님은 역시 너무 어려요. 뭐, 경영 수단은 확실히 대단하나 약속한 목표와 아직 거리가 멀던데요.”“상반기에는 D시 프로젝트가 있었으니 이만큼 실적을 올렸지만 하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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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57화 임원진의 도발

회의실 문이 열리자 하연은 성큼성큼 안으로 들어갔다. 하연이 나타나자 회의실은 언제 순식간에 고요해졌고, 모든 사람의 눈빛이 하연에게 쏠렸다.그러다 하연이 착석하자 호현욱이 웃으며 입을 열었다.“최 사장님, 그동안 고생 많으셨습니다.”하연은 호현욱을 바라보며 미소로 화답했다.“별말씀을요. 그냥 일한 건데요.”“최 사장님도 오셨으니 회의 시작하죠.”호현욱이 웃으며 말하자 이사진은 모두 그가 중심이라도 되는 듯 행동했다.하연은 그걸 모두 눈에 새겼지만 기분을 얼굴에 드러내지 않았다.그러다 잠시 뒤 입을 열었다.“상반기 회사의 많은 프로젝트가 좋은 성과를 따냈는데, 지금으로부터 각 프로젝트 매니저가 프레젠테이션을 진행합시다.”하연의 말이 끝나기 바쁘게 웬 이사 한 명이 말을 잘랐다.“최 사장님, 오늘이 상반기 이사회인 만큼 다들 재무 보고서도 봤을 테니 우선 상반기 실적부터 얘기하는 게 어떻겠습니까?”그 말이 떨어지자 두 번째 줄에 앉아 있던 이사도 맞장구쳤다.“최 사장님, 재무 보고는 이미 확인했습니다. 지난 상반기 고생 많으셨습니다. DS 그룹이 상반기 동안 이와 같은 성적을 따낼 수 있었던 건 다 사장님의 현명한 판단 덕입니다.”하연은 그 말에 팔짱을 끼고 눈썹을 치켜 올렸다.“다들 회사 실적에 관심을 보이는 듯하니 우선 실적부터 얘기해 봅시다.”“당연한 거 아니겠습니까? 최 사장님과 호 이사님의 내기도 걸린 일인데. 허나 애초에 뭐라고 약속했든지 기억하십니까?”하연의 우스운 꼴을 기대하던 이사진은 이내 한마디씩 말을 보탰고, 회의실은 순간 왁자지껄해졌다. 이 시각, 다들 한마음 한뜻으로 하연이 망신당하는 꼴을 기대하고 있었다.특히 호현욱은 우쭐거리는 표정을 아예 숨길 생각조차 없어 보였다.심지어 자리에서 일어나며 분위기를 주도했다.“최 사장님은 신용 있는 부인데, 뱉은 말은 당연히 지키겠죠. 다들 급해 마세요. 아직 때가 아니잖습니까.”그 말이 떨어지자마자 회의실에는 사람들의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상황을 보니 다들 하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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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58화 급해 마세요

상대가 충격을 받았을 거다 판단된 하연은 그제야 태훈에게 그만하라는 눈치를 주더니 침착하고 부드러운 말투로 말했다.“아직 반년이나 남았는데 다들 그렇게 급해 마세요. 기한이 되면 모든 게 일단락될 거고, 승자가 누구인지도 자연스레 알리겠죠.”호현욱도 그 말에 동조하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최 사장님 말이 맞아요. 모든 게 아직 정해진 게 아니니 우리 최 사장님 좋은 소식을 기다리자고요.”이사진은 하연이 썩 마음에 들지는 않았지만 호현욱이 이렇게 말하자 하나둘 맞장구쳤다.“그럼 최 사장님 좋은 소식 기다리겠습니다.”“최 사장님이 우리를 실망하게 하지 않으셨으면 좋겠네요.”“하지만 정말 지면 결과에 승복하고 빨리 자리에서 물러나셔야 합니다.”“...”하연은 주위를 빙 둘러봤다. 요즘 이사회 분위기가 안 좋고 이사진 대부분이 호현욱을 필두로 하고 있다는 걸 하연도 알고 있다.때문에 이사회를 잘 정리하려면 맨 먼저 호현욱부터 잘라내야 한다.회의가 끝나고 하연이 회의실을 나서자 사람들은 모두 호현욱을 둘러쌌다.“호 이사님, 최 사장이 자신만만해 보이는데, 우리 이러다 지는 거 아닙니까?”“그러게 말이에요. 지금 다들 호 이사님을 따르는데, 만약 이사님이 물러나면 앞으로 우리도 처지도 곤란해집니다.”“뭐가 됐든, 절대 저 계집한테 져서 체면 깎이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됩니다.”“...”사람들은 모두 한마디씩 의견을 얘기했다.애초에 하연이 DS 그룹에 들어온 순간부터 대부분 이사진은 호현욱의 편에 섰었는데, 그 이유는 다름 아니라 하연이 너무 어려 관리 경험이 없다는 거였다.하지만 고작 반년 사이에 이런 실적을 냈으니, 판도가 바뀌어 하연이 이길 가능성도 충분하다고 봐야 한다.그리고 만약 정말 하연이 이긴다면, 호현욱을 따르던 사람들은 이사회에서 제대로 자리 잡을 수 없을 테고.“호 이사님, 방법을 생각하셔야 합니다. 정 안 되면 특별한 수단이라도 써야 하는 거 아니겠습니까? 최씨 집안 사람들을 이사회에서 쫓아내기만 하면 DS 그룹은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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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59화 새로운 프로젝트

“요즘 협상하고 있는 모든 프로젝트 서류 나한테 가져와.”태훈은 여전히 태연하게 행동하는 하연을 보자 이내 마음을 가라앉혔다.“네, 바로 가져다드리겠습니다.”그리고 얼마 뒤, 서류 한 뭉치를 안고 다시 돌아왔다.이윽고 최근에 협상할 가치가 있는 프로젝트만 골라 하연에게 건넸다.“사장님, 이 몇 개 프로젝트가 괜찮으니 한번 확인해 보세요.”“어, 거기 둬.”하연은 서류를 건네받고 내친김에 확인해 보더니 얼마 뒤 손가락으로 프로젝트 하나를 가리키며 말했다.“이 인수합병 건이 협상할 여지가 있어 보이네...”태훈도 사실 이 프로젝트를 눈여겨봤었다.“이건 프로젝트팀 피드백도 좋았습니다. 하지만 이 공장들 모두 섬에 있어 협력하기로 하시면 현지 조사는 섬에 가서 하셔야 할 겁니다.”하연은 잠시 고민하더니 물었다.“섬이 어딘데?”“서해안에서 약 300킬로미터 떨어진 오하우섬입니다. 현지 조사도 배를 타고 해야 하고 왕복 2, 3일 정도 걸립니다.”“프로젝트팀에 준비하라고 일러둬. 때가 되면 현지 조사도 나갈 거야.”“네, 사장님.”“...”그 시각, DS 그룹 대문 앞에 몰려 있는 무리 때문에 사람들의 시선이 집중되었다.“대철 형님, 들어갈까요?”“쓸데없는 소리. 안 들어갈 거면 여기까지 왜 왔겠어?”대철은 으리으리한 건물을 보자 왠지 부럽다는 생각이 들었다.“우리가 이런 건물 하나 딱 있으면 진짜 굉장했을 텐데.”“그러게 말입니다, 형님. 보스한테 말씀드려 우리 사무실도 한자리 내달라고 할까요?”대철은 인정사정없이 민석의 머리를 내리쳤다.“무슨 소리 하는 거야? 우리한테 그런 대우가 가당키나 해?”그 말에 민석은 머리를 감싸 쥐며 불쌍한 표정을 지었다.“대철 형님, 농담이잖아요.”하지만 말이 끝나기 무섭게 대철의 다른 부하 윤규가 DS 그룹에서 헐레벌떡 달려 나왔다.“대철 형님, 안내 데스크 직원이 그러는데 보스를 만나려면 예약이 필요하다는데요.”그 순간 대철은 버럭 화를 내며 욕지거리를 퍼부었다.“쓸모없는 것! 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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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60화 문제 있는 섬

많은 사람이 한꺼번에 내지른 소리에 깜짝 놀란 하연은 사무실로 들어오는 대철 일행을 의아한 듯 바라봤다.“곽대철 씨, 이게 무슨 상황이죠?”대철은 제 배를 툭툭 치며 소파에 앉았다.“제가 애들 데리고 보스 보러 왔어요.”“...”“아무 일 없이 올 사람들이 아닐 텐데. 말해요, 무슨 일이에요?”하연이 단도직입적으로 말하자 대철은 이내 하연의 옆에 바싹 붙어 아부하는 얼굴로 대답했다.“역시 보스. 똑똑하십니다. 사실 제가 요즘 바둑을 연구하다가 새로운 방법을 터득해 한번 겨뤄보자고 찾아왔습니다.”하연은 그 말에 눈살을 살짝 찌푸렸다.“고작 이것 때문에 왔다고요?”대철은 고개를 끄덕였다.지난번에 하연과의 대결에서 완전히 패하고 난 뒤, 대철은 하연을 이기겠다는 일념 하나로 집에서 숱한 연습을 해 왔다. 그러다 이렇게 다시 겨루려고 찾아온 거고.“보스, 기회를 주시면 안 될까요?”하연을 간절히 바라보는 대철의 표정만 보면 아무도 그가 조폭 두목이라는 걸 짐작하지 못할 거다. 그저 바둑에 미친 사람이라고 보면 모를까.하지만 하연은 그런 대철을 고민도 없이 거절했다.“시간 없어요. 프로젝트 때문에 섬에 현장 조사 가야 해서.”그 말에 실망한 대철은 어깨가 축 처져 버렸다.그 표정을 본 하연은 얼른 말을 보충했다.“오하우섬에 갔다 올 거라 사흘 정도면 돌아와요. 얼마 안 걸리니까 그동안 혼자 더 연구해 봐요.”“보스, 왠지 악의가 느껴지는데요.”대철의 화가 난 듯한 말투에 하연은 싱긋 웃으며 격려했다.“다음번에 더 정진한 모습 기대할게요.”“...”그 말을 끝으로 하연이 다시 일에 매진하자 대철도 더 이상 방해할 수 없어 인사만 하고 부하들을 데리고 떠났다.그러다 사무실을 빠져나간 뒤, 그제야 뭔가 생각난 듯 물었다.“잠깐, 아까 어디 간다고 했지?”“오하우섬이라고 했던 것 같은데요?”“대철 형님, 거긴 우리가 얼마 전에 외국 사람한테 판 섬 아닙니까? 보스는 왜 거길 간대요?”대철은 의아한 듯 하연의 사무실 쪽을 바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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