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준은 옅은 미소를 지었다. 순간 어떻게 해야 할 지 답을 찾은 듯했다.“고맙다, 친구야.”이윽고 말을 마치고는 벌떡 일어서서 다급히 룸을 빠져나가 덩그러니 남게 된 태현만 어리둥절했다.다음 날, 하연은 아침 일찍 회사에 도착했다. 오늘은 반년에 한번 이사회를 개최하는 날이기에 DS 그룹의 이사진과 임원진은 이미 맨 위층 회의실에 모여 있었다.한편, 하연이 사무실에 도착하자마자 태훈은 하연에게 서류 하나를 건네주었다.“사장님, 이건 상반기의 재무 보고서과 명세서입니다. 상반기 이윤만 해도 이미 작년 한 해 동안의 총이윤을 넘었습니다. 그것도 10퍼센트나 초과했습니다.”태훈은 말하면서도 무척 흥분했다.그도 그럴 게, 상반기 동안 작년 한 해의 실적을 달성했을 뿐만 아니라 10퍼센트나 초과한 건 그동안 누구도 해내지 못한 일이다. 하지만 하연은 고작 반년 동안 그걸 해낸 거다.“사장님, 이 데이터를 이사회 그 능구렁이들한테 던져주면 찍소리도 못 낼 거예요. 호 이사님과의 내기도 무조건 이겨요.”잔뜩 흥분한 태훈의 보고에도 하연은 여전히 흔들림 없는 표정으로 서류를 훑었다.보고서에는 이미 D시 프로젝트와 아직 채 완성하지 못한 프로젝트의 이윤까지 적혀 있었다.“D시 프로젝트 제외하면 이윤이 얼마지?”“D시 프로젝트를 제외하면 작년 실적까지 30퍼센트 부족합니다.”“음, 알았어. 회의하러 가자.”그 시각, 회의실 안.호현욱은 이미 이인자의 자리에 떡하니 앉아 있었다.회의실에 들어오기 전, 호현욱은 이미 상반기 재무 보고서를 확인했었다.사실 그것만 봐도 하연의 능력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회사 실적이 단기간에 대폭 상승했으니. 하지만 내기를 한 것과는 아직 거리가 멀었다.“호 이사님, 제가 볼 때 이사님과 최 사장님의 내기는 이미 승부가 난 거나 다름없습니다.”“최 사장님은 역시 너무 어려요. 뭐, 경영 수단은 확실히 대단하나 약속한 목표와 아직 거리가 멀던데요.”“상반기에는 D시 프로젝트가 있었으니 이만큼 실적을 올렸지만 하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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