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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53화 임서희의 최후

하연은 직접적으로 대답하지 않았지만 표정만으로도 그 답을 똑똑히 알 수 있었다.

그 순간 상혁은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사무실 전화로 내선 번호를 눌렀다.

“마케팅팀 임 매니저더러 내 사무실로 오리고 해요.”

“네, 대표님”

“그리고, 경비원 몇 명도 함께 불러줘요.”

“네.”

하연은 곧장 소파에 앉아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로부터 약 5분 뒤, 서희가 헐레벌떡 달려와 사무실 문을 열었다.

“대표님, 무슨 일로 저를 찾으셨나요?”

말을 마치자마자 소파에 앉아 있는 하연을 발견한 서희는 한순간 넋을 잃었지만 이내 표정을 관리했다.

그 미묘한 표정 변화를 상혁은 놓칠 리 없었다.

조진숙도 예전에 서희가 불여우라 겉모습처럼 순진하지 않을 거라고 예기했던 적 있다. 그래서 대표실에서 강제로 마케팅팀으로 부서를 옮겼던 거고.

상혁은 그때만 해도 자기 어머니가 서희한테 편견이 있다고 생각했었는데, 오늘 보니 괜히 한 말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임 매니저, 설명이 필요한 것 같은데.”

“대표님, 그게 무슨 뜻이죠?”

서희는 천연덕스럽게 억울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 표정을 본 순간 상혁의 눈빛은 이내 어두워졌다. 상혁을 잘 아는 사람이라면 이 분위기가 얼마나 무서운지 알 수 있다. 상혁 곁에서 그렇게 오랫동안 비서 일을 해온 서희가 그걸 모를 리는 없다.

하지만 이 상황에서 티를 낼 수 없었기에 서희는 애써 침착한 척 평온한 표정을 유지했다.

모르는 사람이 보면 아마 서희가 정말 억울하다고 믿었을 거다.

“임 매니저는 오늘 당장 인사팀에서 퇴사 처리해요. 월급은 한 달 치 더 지급할게요.”

그 말에 서희는 더 이상 당황함을 숨기지 못했다.

“대표님, 왜 그러세요? 이러시는 이유를 모르겠어요.”

상혁은 해명할 기회도 주지 않고 서희를 내쫓았다.

그러자 서희가 하연을 삿대질하며 버럭 소리쳤다.

“대표님, 혹시 저 여자가 뭐라고 했어요? 저 여자 말 믿으세요?”

이 상황을 보자 하연은 겨우 마음이 놓였다. 이로써 서희와 상혁이 아무 사이도 아니라는 게 증명됐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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