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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54화 생일 축하해요

하연은 고개를 살짝 들어 상혁과 눈을 마주쳤다. 상혁의 맑은 눈동자에서 하연은 자기의 그림자를 볼 수 있었다.

“상혁 오빠, 생일 축하해요.”

상혁은 하연이 예뻐 죽겠다는 듯 싱긋 웃으며 하연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고마워.”

다급히 일어서서 테이블 쪽으로 달려간 하연은 아까의 우울한 표정은 온데간데없어지고 보물이라도 바치는 듯 케익을 들어 상혁에게 내밀었다.

“상혁 오빠. 이건 제가 직접 만든 케익이에요. 꼭 다 먹어야 해요.”

“그래.”

상혁이 웃는 얼굴로 하연을 보며 대답했다.

그러자 하연은 얼른 케익 상자를 열어 촛불을 꽂은 뒤 라이터로 초에 불을 붙이고 가볍게 노래하기 시작했다.

“생일 축하합니다, 생일 축하합니다...”

“오빠, 소원 빌어요.”

상혁은 하연의 얼굴을 빤히 보다가 천천히 눈을 감은 채 두 손을 꼭 모으고 소원을 빌었다.

이윽고 다시 눈을 떴을 때, 하연은 어느새 상혁의 앞에 다가왔다.

두 사람은 약속이라도 한 듯 함께 촛불을 껐고, 하연이 곧이어 나이프를 상혁에게 건네며 말했다.

“오빠, 첫 번째 조각은 생일 주인공이 베는 거랬어요.”

지금껏 상혁의 생일만 되면 수많은 친구가 모여 생일을 축하해 줬는데, 그때마다 하연은 한 번도 나타난 적 없다.

하지만 오늘 이 생일은 분명 소박하지만 그 어느 때보다 따뜻했다.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건 하연이 함께 한다는 거였다.

“그래, 케익 벨게.”

두 사람이 케익을 다 먹기 바쁘게 상혁의 개인용 휴대폰이 울리기 시작했다.

“아들, 생일 축하해.”

전화를 받아 보니 건너편에서 조진숙의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목소리만 들어도 조진숙이 얼마나 기뻐하는지 알 수 있었다.

“고마워요.”

“올해에는 하연이 곁에 있으니 나랑 네 아버지는 끼어들지 않을게. 저녁에 레스토랑 예약해 뒀으니 위치 보낼게. 꼭 하연이랑 같이 가.”

조진숙은 싱글벙글해서 제 할 말만 하고 전화를 끊어버렸다.

그로부터 얼마 지나지 않아 상혁의 핸드폰에는 주소 하나가 날아왔다.

어머니를 못 말린다는 듯 고개를 젓던 상혁은 하연을 정식으로 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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