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are

제360화 문제 있는 섬

Author: 손라떼
많은 사람이 한꺼번에 내지른 소리에 깜짝 놀란 하연은 사무실로 들어오는 대철 일행을 의아한 듯 바라봤다.

“곽대철 씨, 이게 무슨 상황이죠?”

대철은 제 배를 툭툭 치며 소파에 앉았다.

“제가 애들 데리고 보스 보러 왔어요.”

“...”

“아무 일 없이 올 사람들이 아닐 텐데. 말해요, 무슨 일이에요?”

하연이 단도직입적으로 말하자 대철은 이내 하연의 옆에 바싹 붙어 아부하는 얼굴로 대답했다.

“역시 보스. 똑똑하십니다. 사실 제가 요즘 바둑을 연구하다가 새로운 방법을 터득해 한번 겨뤄보자고 찾아왔습니다.”

하연은 그 말에 눈살을 살짝 찌푸렸다.

“고작 이것 때문에 왔다고요?”

대철은 고개를 끄덕였다.

지난번에 하연과의 대결에서 완전히 패하고 난 뒤, 대철은 하연을 이기겠다는 일념 하나로 집에서 숱한 연습을 해 왔다. 그러다 이렇게 다시 겨루려고 찾아온 거고.

“보스, 기회를 주시면 안 될까요?”

하연을 간절히 바라보는 대철의 표정만 보면 아무도 그가 조폭 두목이라는 걸 짐작하지 못할 거다. 그저 바둑에 미친 사람이라고 보면 모를까.

하지만 하연은 그런 대철을 고민도 없이 거절했다.

“시간 없어요. 프로젝트 때문에 섬에 현장 조사 가야 해서.”

그 말에 실망한 대철은 어깨가 축 처져 버렸다.

그 표정을 본 하연은 얼른 말을 보충했다.

“오하우섬에 갔다 올 거라 사흘 정도면 돌아와요. 얼마 안 걸리니까 그동안 혼자 더 연구해 봐요.”

“보스, 왠지 악의가 느껴지는데요.”

대철의 화가 난 듯한 말투에 하연은 싱긋 웃으며 격려했다.

“다음번에 더 정진한 모습 기대할게요.”

“...”

그 말을 끝으로 하연이 다시 일에 매진하자 대철도 더 이상 방해할 수 없어 인사만 하고 부하들을 데리고 떠났다.

그러다 사무실을 빠져나간 뒤, 그제야 뭔가 생각난 듯 물었다.

“잠깐, 아까 어디 간다고 했지?”

“오하우섬이라고 했던 것 같은데요?”

“대철 형님, 거긴 우리가 얼마 전에 외국 사람한테 판 섬 아닙니까? 보스는 왜 거길 간대요?”

대철은 의아한 듯 하연의 사무실 쪽을 바라보
Continue to read this book for free
Scan code to download App
Locked Chapter

Related chapters

  • 이혼 후 갑부의 외손녀가 되었다   제361화 너를 겨냥한 것 같아

    그 말을 들은 상대는 이내 관심을 보였다.“자네한테 언제부터 보스가 있었다고 그래?”“비밀이야.”대철은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었다.그 대화가 끝나자 옆에 있던 민석이 다급한 듯 말을 잘랐다.“대철 형님, 보스가 위험합니다.”그 말에 대철의 표정이 순간 어두워졌다.“그게 무슨 소리야? 보스가 위험하다니?”“우리 쪽 애들이 오하우섬을 조사해 봤는데, 그 섬은 외부 신호를 모두 차단했답니다. 그리고 오하우섬을 사들인 사람이 인신매매범이래요.”“뭐?”대철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얼른 핸드폰 가져와.”말을 마친 대철은 곧바로 핸드폰을 꺼내 하연에게 전화했다.한편, 회사 일을 마친 하연은 엘리베이터를 나오자마자 이상한 그림자가 주차장을 언뜻거리는 걸 느꼈다.이에 잔뜩 경계한 채 차 쪽으로 걸어갔더니, 다음 순간 익숙한 롤스로이스 팬텀이 깜빡이를 켠 채 서 있다가 문이 열리며 상혁이 차에서 내렸다.“하연아.”하연은 그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상혁을 향해 손을 흔들었다.“상혁 오빠, 여긴 어쩐 일이에요?”하연에게 다가간 상혁은 하연의 피곤한 얼굴을 보자 얼른 손을 꼭 잡았다.그때 하연의 핸드폰이 갑자기 울렸다.“상혁 오빠, 저 전화 좀 받을게요.”전화 건너편에서 뭐라고 말했는지 하연의 눈이 점점 어두워졌고, 전화를 끊자마자 상혁 역시 이상함을 느껴 걱정스레 물었다.“왜 그래? 무슨 일이야?”“아니에요, 걱정할 거 없어요.”하연은 아무렇지 않은 듯 대답했지만 상혁은 여전히 심각한 표정을 풀지 않았다.“하연아, 무슨 일이 있으면 말해. 우리 사이에 숨기지 말고.”상혁의 진지한 눈을 본 순간 하연은 입을 오므리고 있다가 다시 열었다.“우선 차에 가서 말할게요.”상혁은 하연의 손을 잡은 채 차에 올랐다.그리고 차에 타자마자 하연은 F국에서 있었던 일을 사실대로 털어 놓았고, 상혁은 깊은 고민에 빠졌다.“보아하니 너를 겨냥한 것 같아.”하연은 입꼬리만 말아 올린 채 싸늘한 미소를 지었다.“권대호가 얼마나 많은 나쁜 짓을 했

  • 이혼 후 갑부의 외손녀가 되었다   제362화 오늘 네 제삿날이야

    태훈은 손을 들어 시간을 확인했다.“사장님, 이 배는 15분 뒤에 출발한답니다. 하지만 현재 표 3장밖에 구입하지 못해 나머지 경호원들은 다음 배를 타야 할 것 같습니다.”“다음 배는 얼마나 걸리는데?”“1시간 뒤에 있습니다.”하연은 태훈의 손에 든 차표를 받아 들었다.“괜찮아, 우리가 먼저 가면 돼. 현지 조사일 뿐이니 별문제 없을 거야.”“하지만 큰 도련님이 그러셨는데, 사장님이 가시는 곳마다 무조건 경호원을 데리고 다녀야 한다고 했습니다.”태훈은 솔직히 걱정됐다. 어찌 됐든 목적지는 섬인데, 만약 하연한테 무슨 일이라도 있으면 안 되니까.잠깐 망설이는 사이,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서 상혁이 하연을 향해 걸어왔고, 하연은 반가운 듯 손을 흔들었다.“상혁 오빠, 여기요.”상혁을 이런 데서 만나자 태훈은 좀 의외였지만 한편으로 감탄했다.“두 분 사이 정말 좋으시네요.”그와 동시에 잔뜩 졸이고 있던 마음도 어느 정도 편해졌다.상혁도 있으니 하연한테 무슨 일이 일어나지 않을 거라는 안도감 때문이었다.세 사람은 곧장 배에 올라탔다. 거의 배탈 일이 없었던 하연은 내내 몸이 불편했지만 다행히 1시간 뒤에 배는 목적지인 오하우섬에 도착했다.하지만 배에 꽉 차 있던 승객들 중, 오하우섬에서 내리는 사람은 고작 셋뿐이었다.세 사람은 부목 끝까지 걸어가 겨우 섬에 도착했다.“이상하다? 왜 신호가 안 잡히지?”하지만 섬에 도착한 태훈이 핸드폰을 마구 흔들어 댔지만 신호가 한 칸도 잡히지 않았다.하연과 상혁은 그 사이 서로 눈빛을 교환했고, 걱정하지 말라는 듯한 상혁의 눈빛을 받으며 두 사람은 약속이나 한 듯 섬에 들어섰다.상대 회사 측 대표는 아니나 다를까 진작 부두에서 기다리고 있었다.“최 사장님, 여깁니다.”태훈은 다급하게 다가가 상대와 인사를 하고 명함을 교환했다.“저희는 DS 그룹에서 귀사 공장을 조사하러 왔습니다.”상대는 태훈을 흘긋 보다가 이내 멀지 않은 곳에 있는 하연을 보고 서로 눈빛을 교환하더니 이내 환한 미소를 지

  • 이혼 후 갑부의 외손녀가 되었다   제363화 팔괘진

    하연은 입꼬리를 말아 올리며 울부짖는 놈들을 내려다보며 싸늘한 말투로 말했다.“내가 직접 갈 테니 몸에 손댈 필요 없어.”놈들은 어안이 벙벙해 넋을 잃었다.대호의 명령대로 하연을 묶어 가야 하는데 지금은 털끝 하나 다치지 못하고 있으니.상혁의 실력을 느낀 놈들은 서로 눈치를 살피다가 기어 일어나 묶고 가는 건 포기했다.“그럼 따라와.”하지만 오만한 태도로 말하는 건 여전했다.이윽고 먼저 앞에서 걸으며 하연에게 길을 안내했다.그때 커다란 손이 하연을 꼭 잡아 주었고, 그 온기를 느끼자 하연은 고개를 돌려 상혁을 바라봤다.그리고 그 순간, 분명 위험한 상황인데도 왠지 모르게 안심됐다.상혁과 하연은 손을 꼭 잡고 나란히 놈을 뒤따랐다.섬의 날씨는 매우 나빴다. 먹구름이 가득 껴 해를 가린 탓에 스산한 기우마저 느껴졌다.그렇게 한참을 걷다 보니 하연은 왠지 갔던 길을 빙빙 돌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옆에 있던 상혁도 내내 관찰하더니 뭔가 눈치챈 듯 하연의 귀에 대고 소곤거렸다.“이놈들 지금 진을 치고 있어. 팔괘진.”하연은 너무 놀라 넋을 잃었다.지금이 어느 때인데 아직도 이런 걸 하는 사람이 있다니.“이 진법은 어렵지 않아. 하지만 실수로 잘못 들어서면 2, 3일 동안 나갈 수 없어.”하연은 눈빛이 어두워졌다. ‘권대호가 이런 것도 알고 있다니, 생각했던 것보다 더 까다로운 상대네.’“서둘러. 어물쩍거리지 말고.”맨 앞에서 길을 안내하던 놈 하나가 화가 난 듯 눈을 부라리며 소리지자 하연과 상혁은 서로 눈빛을 교환하며 얼른 뒤따랐다.그러던 끝에 진법을 지나 웬 낡고 허름한 집에 도착했다. 앞에서 길을 안내하던 놈이 돌기둥에 있는 버튼을 누르자 철문이 천천히 열리며 좁고 어두운 통로가 눈에 들어왔다.“바싹 따라붙어. 떨어지지 말고.”일행은 등불을 따라 몇십 미터 걸었다.그러다 한참 뒤, 익숙한 목소리가 공기를 타고 들려왔다.“최하연 씨, 오랜만이네요.”하연은 소리가 난 곳으로 걸어갔다.그랬더니 웬 낯선 얼굴이 눈에 들

  • 이혼 후 갑부의 외손녀가 되었다   제364화 세상 무서운 줄 모르는 놈

    “권대호, 경고하는데 순순히 가서 네놈 죄를 자수하는 게 좋을 거야. 그리고 네가 납치한 부녀와 아이들 당장 풀어줘. 안 그러면 천 번을 죽어도 그 죄를 다 갚지 못할 테니까.”그 말에 대호는 너털웃음을 터뜨렸다.“자수? 내가 평생 들어본 말 중에 가장 웃겼어.”이윽고 말이 떨어지기 바쁘게 표정이 싹 바뀌더니 하연의 턱을 잡았다.“최씨 가문에서 나를 벼랑 끝으로 몰아 이제 더는 F국에서 지낼 수 없게 됐어. 이 목숨도 하마터면 잃을 뻔했다고. 너희들이 내 살길을 끊으려 하는데, 나라고 너희를 살려둘 이유가...”대호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옆에 있던 상혁이 대호의 팔을 세게 내리쳤다.순간 저릿한 통증이 밀려오자 대호는 그 고통에 힘이 빠져 손을 풀었다.곧이어 주먹을 불끈 쥐었지만 팔에서 전해지는 저릿한 통증이 조금도 줄어들지 않자 대호는 싸늘한 눈빛으로 상혁을 바라봤다.“나한테 뭔 짓 했어?”상혁은 어두운 눈빛으로 입꼬리를 비틀어 올렸다.“아무 짓도 안 했어. 네놈 팔 신경을 건드렸을 뿐이야. 하지만 걱정 마, 별문제는 없어. 몇 분 동안 저릿한 느낌이 있는 것 말고는.”그 말에 대호는 화가 난 듯 얼굴이 붉으락푸르락해졌다.상대가 고작 한 대 쳤을 뿐인데 힘이 빠지면서 팔이 이토록 아프기는 처음이었다.“당신 누구야?”대호는 이를 악물며 상혁에 대한 정보를 떠올리려 했지만 아무것도 떠오르는 게 없었다.상혁은 그런 대호를 싸늘한 눈으로 바라보며 한마디 했다.“네놈은 알 자격 없어.”그 말에 대호는 완전히 폭발했다.“세상 무서운 줄 모르는 놈. 내가 오늘 너희 둘 껍질을 발라 버릴 수도 있어.”대호의 눈빛은 음침하고 무서웠으며, 말조차 사람을 오금 저리게 했다.“J국 쪽에 마침 신선한 장기가 필요하다던데, 너희들 것까지 보태면 좋은 가격 받을 수 있을 것 같은데.”그 말을 듣는 순간 하연의 낯빛은 어두워졌다.“인신매매만 하는 게 아니었네...”주먹을 꽉 쥔 하연은 억울하게 희생한 피해자를 생각하자 화가 나 버럭 소리쳤다.

  • 이혼 후 갑부의 외손녀가 되었다   제365화 최후의 승자

    말을 마친 대호는 펜치를 내려놓고 날카로운 칼 한 자루를 집어 들었다.“이게 뭔 줄 알아?”끝이 뾰족한 칼을 보자 하연도 어느 정도 짐작할 수 있었다. 그때 대호가 바로 말을 이었다.“이건 장기 털 때 사용하는 거야...”“읍.”그 말을 듣자 하연은 끝내 참지 못하고 구역질해 댔다.그걸 본 대호는 더 광기 서린 웃음을 터뜨렸다.“최하연, 이건 에피타이저에 불과한데 벌써 괴로워하면 어떡해? 오늘 네 제삿날이니 이따 저승사자 만나면 날 탓하지 마.”대호는 말을 마치자마자 손짓했고, 그걸 본 부하들은 이내 하연에게 달려들었다.그때, 상혁이 하연 앞에 막아서며 팔을 움직였다.음산한 상혁의 눈빛은 마치 눈앞에 있는 사람들은 모두 잡아 삼킬 둣 섬뜩하고 무서웠다.그 눈빛에 놈들은 흠칫 놀라 그 자리에 서서 좀처럼 움직이질 못했다.“쓸모없는 것들! 멍하니 서서 뭐 해? 당장 덤비지 않고.”대호의 소리는 놈들은 내심 겁이 나면서도 울며 겨자 먹기로 달려들었다.하지만 상혁이 눈 깜짝할 새에 놈의 가슴을 차버렸고, 다음 순간 놈 하나가 피를 토하며 쓰러졌다.대호도 이토록 무서운 기세를 내뿜고 발길질 한 번으로 상대에게 치명상을 입히는 사람은 처음 보는지라 잔뜩 경계했다.“당신 누구야?”“알 거 없어.”그때 하연이 앞으로 나서며 싸늘하게 말했다.“권대호, 정말 우리가 아무 준비도 없이 달랑 셋만 왔을 것 같아?”그 말에 대호는 피식 웃으며 상관없다는 듯 말했다.“하마터면 깜빡할 뻔했네. 우리 최하연 아가씨가 평소 경호원을 대동하고 다닌다는 걸. 그 경호원들이 전문적인 훈련을 받아 하나같이 실력이 대단하다면서? 그런데 아쉬워서 어쩌나? 오늘 여기 오지도 못할 텐데.”대호는 득의양양한 미소를 지으며 말을 이었다.“그러니 마음 놓고 있어. 오늘 너 구하러 올 사람은 없을 테니까. 네 옆에 있는 그 남자도 마찬가지야.”“아, 그래? 내기 하나 할까? 난 네가 오늘 죽을 것 같은데?”“목숨 걸자는 건가? 재밌네. 그런데 여기가 누구 구역인지 잊

  • 이혼 후 갑부의 외손녀가 되었다   제366화 권대호를 체포하다

    온도조차 느껴지지 않는 하연의 말에 대호는 몸을 흠칫 떨었다.“최, 최하연 씨, 우리 말로 해요. 칼 휘두르는 건 좀 아니지...”하지만 하연은 인정사정 봐주지 않고 대호의 옷을 칼로 찢어 살에 칼날을 댔다.“무슨 얘기? 네 놈한테 당한 피해자들한테 말할 기회는 줬고?”“대호 형님 당장 풀어줘. 그러면 너희들 살려는 줄게.”그때 대호의 부하 하나가 하연을 향해 소리쳤고, 그 말에 하연은 냉소를 머금은 채 대호에게 말했다.“저놈들 다 물러나게 해. 안 그러면 내가 어떻게 나올지 나도 모르겠으니까.”하연이 농담하는 게 아니라는 걸 느낀 대호는 얼른 엄숙한 표정으로 부하들에게 명령했다.“뭘 멍하니 서 있어? 당장 물러나!”그 말에 놈들은 서로의 눈치를 살피며 불만스러운 표정을 지었지만 결국 명을 거역하지 못하고 뒤로 물러났다.대호와 가까이 서 있던 하연은 모공까지 보이는 대호의 얼굴을 보더니 눈을 가늘게 접었다.“지난번 봤을 때가 변장한 거고, 이번이 진짜 모습이네. 맞지?”하연이 자기 비밀을 이토록 쉽게 간파할 줄 몰랐던 대호는 심호흡으로 마음을 진정했다.“그렇다면 뭐? 오늘 나를 잡아 죽인다고 모든 게 끝났다고 생각하는 건가?”“너무 순진하네. 우리 같은 사람들은 목숨 내놓고 이 일 하는 거라 뒤에 어떤 게 어떤 게 숨어 있는지 보통 사람들은 몰라. 건드리지 말아야 할 사람은 건드리면 안 돼, 나중에 가서 내가 경고하지 않았다고 울지나 말고.”대호는 더 이상 말하지 않았지만 말 한마디 한마디는 모두 하연을 협박하고 있었다.그 경고를 하연도 모를 리는 없다.하지만 이 일은 누군가 해야 하는 일이다.놈들을 완전히 처단하지 못한다 해도 할 수 있는 데까지 놈들이 더 많은 사람을 해치지 않도록 막아야 했다.“B시에서 나를 잡는다고 무슨 소용 있어? 이 나라 법이 나한테도 적용될 것 같아? 결국 나를 다시 F국으로 보내야 한다고. 그사이 내가 도망가지 못할 것 같아?”하연은 입가에 냉소를 지었다.“걱정하지 마. F국으로 돌아간다 해도

  • 이혼 후 갑부의 외손녀가 되었다   제367화 절대 빠져나갈 수 없어

    아니나 다를까, 다음 순간 멀리서 폭발음이 들렸고 상혁은 무의식적으로 하연을 감싸안으며 바닥에 넘어졌다.“범인 잘 잡고 있어. 도망치게 하면 안 돼.”순간 몇몇 경찰들이 대호 곁으로 달려갔지만 대호는 입꼬리를 씩 올리더니 물 흐르듯 익숙한 동작으로 수갑을 풀고 불길과 함께 사람들 눈앞에서 사라졌다.폭발음은 일정한 간격으로 몇 번 울리다가 한참 뒤에야 멎었다. 그리고 연기가 자욱한 현장을 본 순간, 하연은 뭔가 알아차린 듯 물었다.“권대호는 어디 갔지?”사람들도 그제야 수갑을 차고 있던 대호가 사라졌다는 걸 눈치챘다.“큰일 났어. 그놈 도망쳤어.”눈앞에서 범인을 놓친 경찰들이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는 사이, 상혁은 무전기를 꺼내 차갑게 명령했다.“모든 입구 다 막아서 무조건 잡아.”“네, 도련님.”상혁은 얼른 하연을 위로했다.“걱정하지 마. 여기 모든 입구에 이미 사람 심어 뒀어. 경찰 외에 우리 부씨 가문 사람들도 있어.”그 말을 듣고도 하연은 안심할 수 없었다.“권대호, 이 교활한 자식. 감히 눈앞에서 도망치다니.”“걱정하지 마. 얼마 도망 못 갈거야.절대 빠져나갈 수 없어.”아니나 다를까 얼마 뒤, 부씨 집안의 경호원한테서 연락이 왔다.“도련님, 잡았습니다. 역시 도련님 예상대로 놈이 바다에 뛰어들더군요. 다행히 바닷속에도 수색대를 풀어 두어 쉽게 잡을 수 있었습니다.”그 말에 하연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지만 조금 전 상황을 생각하니 다시 열이 나 버럭 소리쳤다.“권대호 이 교활하고 간사한 놈. 하지만 아무리 교활해도 뭐 어쩔 거야? 결국 죽게 될 목숨인데. 이래서 항상 뒤를 조심해야 한다는 거야.”얼마 뒤, 하연과 상혁이 해안에 도착해 보니 대호는 온몸이 축축한 채 경찰 두 명에게 압송되고 있었다.하연을 발견한 대호는 자신만만하던 태도는 온데간데없어진 채 낮게 중얼거렸다.“이번엔 내 실패를 인정하지.”“실패를 인정하는 게 아니라, 네가 한 짓에 대한 대가를 치러야 할 거야.”대호는 피식 웃으며 하연을 바라봤다.“최하

  • 이혼 후 갑부의 외손녀가 되었다   제368화 기다리고 있었어

    상혁은 하연을 빤히 바라보다가 입꼬리를 살짝 말아 올렸다.“됐어, 이제 우리도 돌아가자.”B시에 도착하자마자 하연은 하민의 전화를 받게 되었다.“최하연, 너 점점 겁이 없어지네. 어떻게 권대호처럼 극악무도한 놈을 혼자서 상대할 수 있어? 이게 얼마나 위험한 짓인지 몰라서 그래?”“오빠, 저 무사하잖아요. 그리고, 상혁 오빠도 있는데 뭘 걱정해요. 권대호가 잡혔으니까 오빠도 이제 걱정하지 마요.”그건 하민도 이미 알고 있는 사실이다.하지만 이렇게 큰일이 있었는데 오빠인 저한테 도움도 안 청한다는 사실에 왠지 질투가 났다.“다음은 없어.”“알았어요.”하연은 연신 약속했다.몇 마디 더 당부한 하민이 전화를 끊자 옆에 있던 최동신이 관심 가득한 얼굴로 물었다.“어때? 하연이 괜찮대?”하민은 핸드폰을 내려놓으며 대답했다. “걱정하지 마요. 부상혁도 같이 있어 큰 위험은 없었던 것 같아요.”상혁을 언급하자 최동신의 얼굴에는 환한 미소가 번졌다.“하연이 이 녀석, 사람 보는 눈이 예전보다 훨씬 좋아졌구나. 그런데 혼약이 있던 나씨 집안이 좀 아쉽긴 한데.”최동신이 이렇게 아쉬워하는 건 그동안 나씨 집안과 친분이 두텁기 때문이다. 만약 두 집안의 혼사까지 이루어 지면 금상첨화가 따로 없을 텐데, 결혼은 중요한 일이기에 억지로 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할아버지, 하연이 안목 믿어 봐요. 이번에는 우리 실망하게 하지 않을 거예요.”“하연이만 뭐라 하지 말고, 너도 이제 나이가 들었는데 얼른 손주며느리 데려와 봐.”본인 얘기로 주제가 넘어가자 하민은 대충 얼버무리며 속임수를 썼다.“할아버지, 회사에 급히 처리할 일이 있어서 저 나가 봐야 해요.”이윽고 최동신의 대답도 기다리지 않고 집을 나가버렸다. 최동신은 도망치듯 떠나는 손주의 뒷모습을 보며 못 말린다는 듯 한숨을 푹 쉬었다.“자식, 어쩜 연애 얘기만 나오면 저렇게 어리숙하게 굴어? 하유, 됐어. 애들이 알아서 잘하겠지.”...그 뒤로 며칠이라는 시간이 눈 깜짝할 새로 지나갔지만, 하

Latest chapter

  • 이혼 후 갑부의 외손녀가 되었다   제1086화 모든 증거를 경찰에 넘겨

    “이 한 잔을 사과의 의미로 받아 주세요.” 다영은 그렇게 말하며 먼저 잔을 비웠다. “아주버님, 형님. 너그러운 마음으로 이해해 주세요.” 여자의 말은 매끄러웠고, 태도 역시 흠잡을 데 없이 완벽했다. 하연은 깊게 생각하지 않고, 부드러운 미소와 함께 대답했다. “괜찮아요. 신경 쓰지 마세요.” 두 사람이 자리를 떠난 후. 다영은 더 이상 긴장을 숨길 수 없었다. ‘끝까지 침착해야 해. 실수는 절대 용납되지 않아.’ 손의 떨림을 억지로 참아내며 조용히 다시 자리에 앉은 후, 급하게 잔을 채우고 나서 단숨에 목구멍으로 넘겼다. 그녀는 자신의 이 행동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를 알고 있었다.그리고, 이 한 걸음을 내디딘 이상, 이제 다시 돌아갈 수 없다는 것도. ...한편, 상혁은 한쪽 팔로 하연을 살며시 감싸 안았다. 하연은 의아한 눈길로 상혁을 올려다보았다. “왜 그래요?” 그러자, 상혁은 하연의 귀에 입을 가까이 대고 낮은 목소리로 무언가를 속삭였다. 그 순간, 하연의 얼굴이 단숨에 굳어졌다. “정말이에요?” 상혁은 대답하지 않았다. 대신, 자연스럽게 몸을 움직여 여자의 시선을 가리며, 아무도 눈치채지 못하게 하연의 잔과 자신의 잔을 교체했다. “괜찮아. 내가 있잖아.” 그 한마디에, 하연은 비로소 안도한 듯 숨을 고르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나, 두 사람은 이미 어디선가 강렬한 시선이 자신들을 향하고 있다는 것을 느끼고 있었다.둘은 자연스럽게 눈빛을 교환하며 평온한 표정을 유지했다. ...다영은 정신을 가다듬고, 조용히 두 사람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마침내, 자신의 두 눈으로 목격했다. 즉, 하연이 아무런 의심 없이 잔을 들어, 그 안의 음료를 마시는 순간을. 그 순간, 다영의 심장이 미친 듯이 뛰기 시작했다. ‘됐다...!’ 이제, 하연의 뱃속 아이는 절대 살아남을 수 없을 것이니까. ‘길어야 3일... 그 안에 반드시 아이를 잃게 될 거야.’ ‘하지만

  • 이혼 후 갑부의 외손녀가 되었다   제1085화 완벽한 기회

    “그러고 보니, 연지 씨가 부상혁 대표 곁에서 오랫동안 일하면서 사실상 부 대표의 오른팔 역할을 했다던데... 그런데 지금은 부남준 상무를 위해 일하고 있네.”“내가 좀 궁금해서 그러는데, 어떻게 그렇게 부씨 가문의 두 형제 사이를 능숙하게 오갈 수 있는 거지?” 세븐이 입을 열자, 연지는 본능적으로 미간을 좁혔다. 그 말투와 어조가 거슬려 저도 모르게 얼굴에 불쾌한 기색이 떠올랐다. “부상혁 대표는 원래 이런 말투로 말하지 않아.” “그리고 쓸데없는 일에는 관심 끄시지.” 그리고 이어서 단호하게 한마디를 덧붙였다. “일이나 제대로 신경 쓰는 게 좋을 거야. 괜히 약점 보였다가 후회하지 말고.”그러나 세븐은 개의치 않는 듯 옅은 미소를 지었다. “연지 씨, 정말 부상혁 대표에 대해 꽤 잘 아는 것 같단 말이야?” “그건 당신이 궁금해할 필요 없고.” 연지는 냉랭하게 받아쳤다. 오늘 정말 중요한 일이 아니었다면, 세븐은커녕 이 공간에 발 들이는 것조차 끔찍했을 것이다.“그리고 부남준 상무님이 하신 말씀 잊지 마. 본인이 할 일이나 제대로 해.” 세븐은 의미심장하게 눈썹을 살짝 올렸을 뿐,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연지는 손목시계를 올려다보며 시간을 확인했다. “곧 예식이 시작돼. 모든 건 계획대로 진행하면 돼.” “걱정 마. 발목 잡을 일은 없을 테니까.” 그 대답은 나쁘지 않았다. “차 안에서 얌전히 있어. 내 연락 기다려.” 마지막으로 단단히 일러둔 후, 연지는 안전벨트를 풀고 차에서 내렸다. 호텔 안. 비록 약혼식이지만, 최씨 가문과 부씨 가문 이들 모두 이를 굉장히 중시했다. 사소한 부분까지 허투루 하는 법이 없었다. 로비의 장식만 봐도, 백 명이 넘는 직원들이 작년부터 준비해 온 결과물이었음을 알 수 있었다. 홀 중앙에는 은하수처럼 쏟아지는 샹들리에가 빛을 발하고 있었고, 대리석 바닥에 비친 금빛 패턴이 어우러져 환상적인 장관을 이루었다. 하객들은 이미 자리를

  • 이혼 후 갑부의 외손녀가 되었다   제1084화 내가 있잖아

    “네 아버지를 구할 수 있을지 없을지는, 네가 얼마나 잘하느냐에 달려 있어.” 다영은 원래 조금 망설였지만, 그 말을 듣자 마음속에서 은근히 결심이 섰다. ‘반드시 아버지를 구해야 해. 그 외에는 다른 길이 없어.’ “어머님, 걱정 마세요. 어떻게 해야 할지 알겠습니다.” 송혜선은 다영의 대답에 만족한 듯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그거면 충분해. 나를 실망시키지 않길 바랄게.” ...대기실 밖. 상혁은 잘 맞춘 정장을 입고 서 있었다. 훤칠한 체격에 비율까지 완벽해, 보는 이로 하여금 감탄을 자아내게 했다. 하성은 장난스럽게 상혁의 어깨 위에 손을 올리며 말했다. “자, 한번 말해 봐. 지금 기분이 어때?” 상혁은 거울을 가볍게 흘깃 쳐다보았다. 비록 자신은 전날 밤 한숨도 못 잤지만, 지금은 이상할 정도로 들떠 있었다. 오히려 얼굴엔 생기가 돌았고, 눈빛도 반짝였다. 그는 여유롭게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음, 좋아.” “이렇게 오랜 시간 기다렸는데, 고작 ‘좋아’ 한마디? 너무 성의 없는 거 아니야?” 하성은 못마땅한 듯 고개를 저었지만, 이내 진지한 얼굴로 덧붙였다. “어쨌든, 우리 하연이한테 잘해. 만약 조금이라도 속상하게 하면, 우리 집안에서 널 가만 안 둘 거야.” 상혁은 가볍게 주먹을 쥐어 친구의 가슴팍을 툭 쳤다. “그 말 몇 번이나 들었는지 몰라. 이제 외울 지경이라고.” 그러다 갑자기 진지한 눈빛으로 말했다. “걱정 마. 그런 일은 없을 거니까.” 하성은 만족스럽게 미소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좋았어, 그럼 됐다.” ...대기실 문이 살짝 열려 있었고, 서여은과 정예나는 상혁을 보자마자 서로 눈을 마주쳤다. 그리고는 아무 말 없이 조용히 물러나, 둘만의 시간을 남겨 주었다. 하연은 거울 앞에 앉아 조심스럽게 눈썹을 그리며 메이크업을 손보고 있었다. 거울 속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보며 무슨 생각을 하는지, 자신도 모르게 입꼬리가 올라갔다. 그

  • 이혼 후 갑부의 외손녀가 되었다   제1083화 초라한 우스꽝스러운 존재

    “진숙아, 이게 도대체 무슨 상황이니? 이제 아무나 이런 자리에 낄 수 있는 거야?”서해정은 앞을 손으로 휘저으며, 노골적으로 불쾌함을 드러냈다.“누군가 했더니. 요즘은 첩들도 이런 곳을 이렇게 당당하게 오나 보네?”그 말이 떨어지자, 주변에서 웃음이 터져 나왔다.소리 없이 속삭이는 중에도, 누구나 비웃고 있다는 사실이 명백했다.송혜선의 얼굴이 순간적으로 굳어졌다.그러나 기어코 분노를 삼켰다.‘이 여자, 서해정...’조진숙의 절친이자, 상류층 사모 모임에서도 영향력이 큰 인물.그리고 서해정의 시댁을 건드렸다간 큰일 나는 상대였다.송혜선은 감히 덤빌 수 없었다.서해정은 코웃음을 치며, 조진숙의 손에 들린 붉은 봉투를 단숨에 낚아챈 후, 아무렇지도 않게 송혜선의 품에 던져버렸다.“우리도 선물을 받을 때, 가리는 건 가려야지. 네 손에서 나온 건, 왠지 더러워서 받기가 싫네?”“당신...!”송혜선의 얼굴이 창백해졌다. 분노가 목구멍까지 차올랐지만, 더는 말도 제대로 나오지 않았다.그녀는 손으로 배를 감싸며 한 걸음 물러났다.그러자 서해정은 일부러 한 발짝 뒤로 물러나며 의도적으로 놀란 표정을 지었다.“어머, 뭐야. 설마 지금 나한테 시비 걸려고? 이런 짓 나한테는 안 통해.”송혜선의 눈가가 파르르 떨렸다. 하지만 입술을 깨물며 억지로 분노를 삼켰다.“서 여사님, 아무리 그래도 제게 어느 정도 예의는 좀 지켜 주시죠.”그러나 서해정은 들은 체도 하지 않았다. 오히려 조진숙의 팔짱을 끼고 돌아섰다.“진숙아, 우리 가자. 오늘은 상혁이의 중요한 날인데, 괜히 재수 없게 만들 필요 없잖아.”두 사람은 서로 눈빛을 주고받았다.조진숙의 눈에는 어딘가 복잡한 감정이 스쳤다.‘이렇게까지 망신을 줘도 괜찮을까...?’‘만약 이대로 가버린다면, 송혜선이 부동건에게 이를 고하면 오히려 내가 나쁜 사람처럼 보일 것 같은데...’친구의 망설임을 읽은 듯, 서해정이 조용히 속삭였다.“그 인간도 네 체면은 안중에도 없이 저 여자를 여기에 데리고

  • 이혼 후 갑부의 외손녀가 되었다   제1082화 작은 성의

    호텔 로비에는 이미 많은 하객들이 모여 축하 인사를 건네고 있었다.분위기는 화기애애했고,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았다.그러나 그때, 송혜선이 부동건의 팔짱을 끼고 등장하자, 순간적으로 홀 전체가 술렁였다.“저거... 부 회장의 정부 아니야? 어떻게 저 여자가 여기가 어디라고 저렇게 당당히 나타난 거지?”누군가 작은 목소리로 수군거리자, 그 말이 그대로 서해정의 귀에 들어왔다. 그리고 눈빛이 차갑게 가라앉았다.서해정은 코웃음을 치며 가시 돋힌 말을 내뱉었다.“이런 자리에까지 기어들어올 정도로 정말 뻔뻔하네. 부동건도 정말 갈수록 가관이야.”조진숙과 오랜 친분을 쌓아온 찬구인 서해정은 부동건의 이런 행동이 도무지 이해되지 않았다.“몰랐어?”옆에 있던 하객 하나가 서해정의 소매를 살짝 잡으며 조용히 속삭였다.“부 회장이 이번에 송혜선을 정식 부인으로 올릴 생각이라던데?”서해정의 눈이 휘둥그레졌다.“뭐라고? 진심이야?”“처음엔 그냥 뜬소문인 줄 알았는데, 오늘 보니까 꽤 가능성이 있어 보여.”서해정은 입술을 삐죽이며 불쾌함을 감추지 못했다.‘우리 진숙이 불쌍해서 어쩌나...’이어서 송혜선을 향한 시선이 더욱 싸늘해졌다.“결국 첩은 첩일 뿐이야. 설령 정식 부인이 된다고 해도, 그 꼬리표는 절대 떼지 못할걸?”...사실, 부동건은 애초에 송혜선을 이 자리에 데려올 생각이 없었다.그러나 출발 직전, 그녀가 다가와 어리광을 부렸다.그 순간부터, 부동건의 얼굴에는 미묘한 불쾌감이 감돌았다.“오늘은 상혁이의 약혼식이야. 네가 따라올 이유가 없잖아.”그러나 송혜선은 환하게 웃으며 태연하게 말했다.“상혁이의 경사스러운 날인데, 당연히 축하하러 가야죠. 저도 기분 좋은 일에 함께하고 싶어요.”부동건은 눈살을 찌푸렸다.“네 상태가 점점 무거워지고 있어. 집에서 푹 쉬어야 할 때야. 괜히 사람들 많은 곳에서 불편하게 굴지 마.”하지만 그녀는 눈 하나 깜빡이지 않았다.“걱정 마세요, 회장님. 다영이가 저랑 같이 있을 거예요. 문제될 거 없어

  • 이혼 후 갑부의 외손녀가 되었다   제1081화 약혼식

    ‘정말... 부 대표님을 대신할 수 있을까?’연지는 눈에 의심과 불안이 섞인 채 남준을 바라봤다.“상무님, 대체 무슨 일을 꾸미고 계신 겁니까?”여자의 목소리는 미세하게 떨리고 있었다.남준은 입꼬리를 살짝 올리며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었다.그 웃음은 마치 어두운 밤하늘을 가로지르는 불길한 유성처럼 섬뜩했다.그 순간, 연지의 등줄기를 싸늘한 한기가 훑고 지나갔다.조명이 비친 남자의 눈동자는 깊이를 알 수 없는 어둠 속 블랙홀처럼 빨아들일 듯했다.남준은 천천히 몸을 돌려, 테이블 위에 놓인 술병을 집어 들었다. 유려한 손길로 술을 술잔에 가득 따라낸 후, 한 잔을 연지 앞으로 내밀었다.“내일이 무슨 날인지는 알지?”‘내일?’연지는 본능적으로 입술을 깨물었다. 잠시 생각하더니, 곧 깨달았다.“내일은 약혼식... 부 대표님과 하연 씨의 약혼식 날입니다.”남준은 손목을 살짝 돌리며, 술잔 속 액체를 천천히 흔들었다.술이 잔 속에서 부드럽게 회전했다.그는 반쯤 눈을 가늘게 뜨며, 입가에 옅은 미소를 머금었다.모든 것이 남준의 계획대로 진행되고 있다는 듯이.“오래 기다렸지. 드디어 그날이 왔군.”연지는 흐름을 감지하며 조심스레 물었다.“설마... 상무님, 약혼식을 망치시려는 건가요?”남준은 대답하지 않았다. 대신, 가볍게 술잔을 기울이며 잔을 비웠다.남자의 침묵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는 너무도 명확했다.연지의 입가에 희미한 미소가 떠올랐다.‘만약 이 약혼식이 깨진다면... 나도 손해 볼 건 없지.’남준은 조용히 잔을 내려놓으며 말했다.“최씨 가문과 부씨 가문의 결합은 단순한 약혼이 아니다. 이 약혼식에는 양가의 주요 인물들이 총출동해. 사람이 많다는 건, 우리에게 기회가 많다는 뜻이겠지.”연지는 더 이상 묻지 않았다. 대신 조용히 입을 열었다.“제가 무엇을 하면 됩니까?”남준은 손에 들고 있던 술잔을 가볍게 던졌다. 유리가 바닥에 부딪히며, 날카로운 소리와 함께 산산조각이 났다.그는 천천히 고개를 들어 그녀와 시선을 맞추었다.

  • 이혼 후 갑부의 외손녀가 되었다   제1080화 위험한 게임

    눈앞의 남자는 상혁과 너무도 닮아 있었다. 거의 판박이라고 해도 될 정도로, 닮은 눈매, 흡사한 이목구비가 완벽하게 조화를 이루며 얼굴에 자리하고 있었다.순간적으로 하연은 착각할 뻔했다.‘세상에 이렇게까지 닮은 사람이 있을 수가 있나?’그때, 남자의 시선이 하연에게 닿았다. 그리고 눈빛에는 짧은 순간 놀라움과 흥미가 스쳤고, 곧 입꼬리를 살짝 올리며 장난기 어린 미소를 지었다.“이렇게 예쁜 분이 밤에 혼자 노시는 건가요? 연락처라도 하나 주고 가는 게 어때요?”이 남자는 상혁과 외모만 닮았을 뿐, 막상 입을 여는 순간 그와는 비교조차 할 수 없는 사람이었다. 단순한 생김새를 넘어, 풍기는 분위기 자체가 완전히 달랐다.그 차이는 너무도 확연했다.“죄송하지만, 관심 없어요.”하연은 단호하게 잘라 말했다. 단 한 치의 여지도 남기지 않았다.남자는 눈썹을 살짝 올렸지만, 전혀 불쾌한 기색 없이 태연하게 지갑에서 금빛 명함을 꺼내 그녀의 손에 쥐어주었다.“그럼 그냥 친구로라도. 이 정도도 안되나요?”고급스러운 금박이 감도는 종이 위에 큼직하게 적힌 영문 이름.[세븐]하연은 그 명함을 받지 않았다. 그 대신 자연스럽게 머리를 쓸어 넘겼고, 그 순간 그녀의 약지에 빛나는 다이아몬드 반지가 선명하게 드러났다.“미안하지만, 안 돼요.”남자의 반응을 기다릴 것도 없이, 하연은 가볍게 몸을 틀어 걸음을 옮겼다.남자는 하연이 멀어지는 모습을 흥미롭게 지켜보며, 여유롭게 입꼬리를 올렸다....VIP룸 안.남준은 가죽 소파에 느긋하게 몸을 기댄 채 담배를 피우고 있었다.연기가 폐 깊숙이 들어갔다가 천천히 뿜어져 나오는 동안, 눈빛은 어딘지 모르게 공허했다.그때, 문이 열리며 황연지가 들어왔다.그녀는 성큼 다가와 공손하게 인사했다.“오셨습니까?”남준은 담배를 비벼 끄고, 재떨이에 던졌다.“왔군.”연지는 조심스럽게 물었다.“상무님, 절 찾으셨다면서요.”남준은 얕게 웃으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새해를 맞아 너한테 특별한 선물을 하나 주

  • 이혼 후 갑부의 외손녀가 되었다   제1079화 연하남?

    하연은 파티 장소를 한 고급 프라이빗 클럽으로 정했다. 회원제로 운영되는 곳이라, 들어올 수 있는 사람은 재력가나 사회적으로 영향력 있는 인물들이 대부분이었다.밤이 깊어지자, 화려한 조명이 반짝이는 공간에서 단순한 싱글파티라기보다는 절친들끼리의 조촐한 모임 같은 분위기가 형성되었다.고급스러운 좌석에 앉아 몇 잔 가볍게 마시던 중, 하연은 임신 중이라 과일 주스를 마시고 있었다.그때, 예나가 다가와 감탄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이제 너도 결국 사랑의 결실을 맺게 됐구나. 네 상혁 오빠랑 드디어 정식으로 부부가 되다니, 정말 부럽다.”그녀는 술을 한 모금 마신 뒤, 농담 반 진담 반으로 덧붙였다.“반면에 나는 아직도 싱글이야. 이렇게 오랜 시간이 흘렀는데도 여전히 혼자라니, 가끔은 나도 좀 서글프다.”여은은 그 말을 듣고 피식 웃으며 장난스럽게 받아쳤다.“네가 서글픈 게 아니라, 애초에 연애할 마음이 없는 거겠지.”“내가 들었는데, 요즘 너네 가게에 어떤 남자가 매일같이 찾아온다며? 혹시 마음이 좀 움직인 거 아냐?”예나는 당황하며 급히 말을 잘랐다.“그럴 리가! 그냥 친한 친구일 뿐이야. 너희가 생각하는 그런 사이가 절대 아니야.”여은은 의심스러운 눈초리로 바라보며 키득거렸다.“진짜? 근데 왜 이렇게 부정하는데?”예나는 반박하려다 결국 한숨을 쉬며 말했다.“그 애 나보다 어리잖아. 그리고... 나 연하남이 별로야.”절친들의 대화를 듣고 있던 하연은 흥미가 동했다.‘뭔가 재미있는 얘기가 나올 것 같은데?’“연하남? 이거 뭔가 숨겨진 이야기 있는 거 아니야?”여은은 재빠르게 하연에게 몸을 기울이며 속삭였다.“너 F국에 있어서 몰랐지? 이 둘, B시에서 꽤 핫했어.”그리고는 짧게 요점을 정리해서 들려주었다.“03년생 남자야. 올해 딱 스물두 살! 나이에 비해 성숙하더라구. 우리 예나, 아주 귀여운 연하남한테 꽂혔나 봐.”그 말이 떨어지자마자, 예나의 얼굴이 순식간에 붉어졌다.“헛소리하지 마!”하지만 그 순간 그녀의 눈빛에

  • 이혼 후 갑부의 외손녀가 되었다   제1078화 꼭 이루게 해줄게요

    다영은 온몸이 떨렸다. 본능적으로 고개를 저으며 간절하게 답했다.“정말 아무것도 듣지 않았어요...”“정말이요?”남준의 목소리가 한층 낮아졌다.다영은 당장이라도 눈물이 터질 듯했지만, 입술을 꽉 악물고 끝까지 버텼다.“정말이에요.”남준은 갑자기 미소를 지었다. 아까의 위압적인 분위기가 사라지며, 부드러운 표정을 지었다.그리고는 큰 손으로 여자의 머리를 가볍게 쓰다듬으며, 마치 겁에 질린 새끼 고양이를 달래듯 말했다.“긴장할 필요 없어요. 그냥 가볍게 물어본 거예요.”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영은 몸은 여전히 뻣뻣하게 긴장한 채로 있었다. 조심스럽게 고개를 들어 남준을 살폈다.남자가 예전과 다를 바 없이 평온한 얼굴을 하고 있자, 그녀는 간신히 한숨을 내쉬며 가슴을 쓸어내렸다.‘큰일 날 뻔했어...’“그리고 남준 씨, 원래라면 설날연휴에는 나랑 같이 어머님께 인사드리러 가야 하는데...”그러자 남준은 흔쾌히 수락했다.“네... 당연히 그래야죠. 우리는 곧 부부가 될 사이잖아요. 원래 부부는 한몸이잖아요.”남준은 자연스럽게 말하며 그녀를 바라봤다.다영이 순간 당황했지만, 이내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남준의 대답에 다영은 순간 놀란 듯 그를 다시 바라봤다.“남준 씨... 아직도 저랑 결혼할 생각이세요?”남준은 그녀를 당연하다는 듯 품에 끌어안았다.그리고는 여자의 어깨를 가볍게 두드리며 나지막이 말했다.“당연하죠. 제가 당신을 두고 다른 사람을 선택할 것 같아요?”그 확고한 대답에 정다영은 가슴이 벅차올랐다.“난 그냥...”“그냥 뭐요?”남준이 여자의 말을 끊었다.“혹시 파혼이라도 할까 봐요?”“네.”다영은 작게 하고 끄덕였다.그러자 남준은 단호하게 말했다.“그럴 일 없어요.”그 말에 다영의 눈가가 붉어졌고, 그녀는 본능적으로 남자의 품에 파고들었다.그리고 남준을 꼭 끌어안으며 나지막이 속삭였다.“역시... 남준 씨는 나를 실망시키지 않아요.”남준은 그녀를 내려다보며 부드럽게 웃었다.남자의 손이 다영의 귀 옆

Explore and read good novels for free
Free access to a vast number of good novels on GoodNovel app. Download the books you like and read anywhere & anytime.
Read books for free on the app
SCAN CODE TO READ ON APP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