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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63화 팔괘진

하연은 입꼬리를 말아 올리며 울부짖는 놈들을 내려다보며 싸늘한 말투로 말했다.

“내가 직접 갈 테니 몸에 손댈 필요 없어.”

놈들은 어안이 벙벙해 넋을 잃었다.

대호의 명령대로 하연을 묶어 가야 하는데 지금은 털끝 하나 다치지 못하고 있으니.

상혁의 실력을 느낀 놈들은 서로 눈치를 살피다가 기어 일어나 묶고 가는 건 포기했다.

“그럼 따라와.”

하지만 오만한 태도로 말하는 건 여전했다.

이윽고 먼저 앞에서 걸으며 하연에게 길을 안내했다.

그때 커다란 손이 하연을 꼭 잡아 주었고, 그 온기를 느끼자 하연은 고개를 돌려 상혁을 바라봤다.

그리고 그 순간, 분명 위험한 상황인데도 왠지 모르게 안심됐다.

상혁과 하연은 손을 꼭 잡고 나란히 놈을 뒤따랐다.

섬의 날씨는 매우 나빴다. 먹구름이 가득 껴 해를 가린 탓에 스산한 기우마저 느껴졌다.

그렇게 한참을 걷다 보니 하연은 왠지 갔던 길을 빙빙 돌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옆에 있던 상혁도 내내 관찰하더니 뭔가 눈치챈 듯 하연의 귀에 대고 소곤거렸다.

“이놈들 지금 진을 치고 있어. 팔괘진.”

하연은 너무 놀라 넋을 잃었다.

지금이 어느 때인데 아직도 이런 걸 하는 사람이 있다니.

“이 진법은 어렵지 않아. 하지만 실수로 잘못 들어서면 2, 3일 동안 나갈 수 없어.”

하연은 눈빛이 어두워졌다.

‘권대호가 이런 것도 알고 있다니, 생각했던 것보다 더 까다로운 상대네.’

“서둘러. 어물쩍거리지 말고.”

맨 앞에서 길을 안내하던 놈 하나가 화가 난 듯 눈을 부라리며 소리지자 하연과 상혁은 서로 눈빛을 교환하며 얼른 뒤따랐다.

그러던 끝에 진법을 지나 웬 낡고 허름한 집에 도착했다. 앞에서 길을 안내하던 놈이 돌기둥에 있는 버튼을 누르자 철문이 천천히 열리며 좁고 어두운 통로가 눈에 들어왔다.

“바싹 따라붙어. 떨어지지 말고.”

일행은 등불을 따라 몇십 미터 걸었다.

그러다 한참 뒤, 익숙한 목소리가 공기를 타고 들려왔다.

“최하연 씨, 오랜만이네요.”

하연은 소리가 난 곳으로 걸어갔다.

그랬더니 웬 낯선 얼굴이 눈에 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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