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천기: 하늘의 뜻을 엿보는 자: Chapter 151 - Chapter 1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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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1화

손지헌의 오만한 모습을 본 진서준은 속으로 한숨을 내쉬었다.“역시 같은 피가 틀림없네.”손지헌의 모습은 손승호와 다를 바가 없었다.진서준은 차갑게 손지헌을 노려보며 그에게 걸어갔다. “강성철이 오기 전까지 같이 한번 놀아보자고.”그 말을 들은 손지헌은 표정이 약간 변했다. 그리고 약간 두려운 표정으로 진서준을 보며 물었다.“뭘 하려는 거야? 경고하는데, 날 건드리면 이따가 죽을 만큼의 고통을 느끼게 해줄 거야!”손지헌은 으름장을 놓으며 진서준을 협박하려고 했지만 진서준은 전혀 두려워하지 않았다.“그건 강성철이 오고 난 후에 볼 일이지.”진서준은 바로 한 손으로 손지헌의 멱살을 잡고 테이블 앞으로 끌고 갔다.“여자한테 술을 강요하는 걸 좋아하잖아? 잘됐네. 난 남자한테 강요하는 걸 좋아해서.”진서준은 테이블 위에 놓인 다섯 병의 고량주와 열 병의 와인을 가리키면서 얘기했다.“1분에 한 병씩 마셔. 만약 못 마시면 네 손가락을 하나씩 부러뜨릴 거야. 그리고 직접 네 입에 술을 들이부어 주지.”손지헌은 눈을 커다랗게 뜨고 불안해하면서 입을 열었다.“너 미쳤어? 이 술을 다 마시고 나면 거의 죽는 거랑 다름없잖아!”손지헌이 평소에 술을 자주 마시는 건 맞지만, 그의 주량은 센 편이 아니었다.고량주 한 근이 그의 한계였다. 그것도 천천히 마셔야 했다.평소에 그에게 술을 강요할 사람도 없었으니까 술을 한계까지 마실 일도 없었다.하지만 오늘 진서준을 만난 것은 큰 실수였다.“네 생사가 나랑 무슨 상관인데?”진서준은 차갑게 웃었다.이윽고 그는 한 손으로 테이블을 가볍게 튕겼다. 그러자 모든 술병의 뚜껑이 동시에 날아가 천장에 박혀버렸다.손지헌은 그 뚜껑들을 보고 놀라서 얼굴이 하얗게 질려버렸다.‘이, 이게 사람이야?’“일단 고량주부터 시작하자.”진서준이 고량주 한 병을 가져와 손지헌의 앞에 놓았다.“시작.”그 말을 들은 손지헌은 고량주를 들고 병째로 마셨다.두 모금 마셨을 때부터, 손지헌은 목에 불이 붙은 것만 같았다. 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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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2화

손지헌의 두 부하는 진작 깨어있었다.두 사람은 바닥에서 구르고 있는 손지헌을 보면서 두려움에 식은땀을 흘렸다.그들은 귀신을 보는 듯한 시선으로 진서준을 쳐다보았다.손지헌은 진서준의 피부를 갈기갈기 찢고 뼈를 다 뽑고 싶은 정도였다.“넌 이제 끝장이야! 강성철이 사람을 데리고 왔으니까!”말을 마친 손지헌은 겨우 바닥에서 일어나 룸 밖으로 갔다.같은 층에서 밥을 먹던 고객들도 인기척을 느끼고 문을 연 채 무슨 일인지 알아보고 있었다.“이게 무슨 일이야? 호텔에서 살인사건이라도 일어나는 거 아니야?”“쉿, 조용히 해. 저 사람들의 H배지 못 봤어? 다 호스텔 그룹의 사람들이라고!”“저 뒤에 있는 사람 좀 봐! 강성철 아니야?”사람들은 강성철을 보고 놀라서 가슴이 철렁했다.이 호텔에서 식사하는 사람들은 일반인이 아니었다. 그들은 모두 강성철의 이름을 들어본 적이 있었다.다만 그들은 강성철이 왜 이렇게 많은 사람을 데리고 호텔로 온 것인지 알 수 없었다.설마 호텔에 원수라도 있나?선글라스를 끼고 시가를 입에 물고 있는 강성철은 카리스마가 물씬 느껴졌다.“강성철 형님!”손지헌은 강성철 앞에 와서 억울하고도 분통스럽다는 표정을 지었다.완전히 망가져 버린 손지헌의 왼손과 얼굴에 가득한 피를 본 강성철은 미간을 약간 찌푸렸다.“도련님, 감히 누가 도련님을 건드린 겁니까.”강성철은 항상 손씨 가문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싶다는 생각을 해왔다.손지헌의 아버지는 기관의 사람이었다. 조직 사람으로서, 강성철은 기관의 사람을 가장 두려워했다.“저는 그저 저 사람의 부하 여직원들에게 술을 좀 강요했을 뿐인데, 작은 회사의 회장 따위가 감히 날 죽이려고 했습니다!”손지헌은 턱으로 진서준이 있는 룸을 가리키며 표독스러운 눈으로 얘기했다.“성철 형님, 이따가 저 자식의 사지를 잘라버리고 살려두세요. 죽는 것보다 못한 삶을 보여줘야죠. 매일 고통 속에서 몸부림치게 할 겁니다.”사지를 자르는 것은 고대의 형벌 중 하나다.원한이 깊지 않은 이상 그 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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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3화

손광진이 그렇게 존경하는 사람에게 감히 시비를 걸다니.이 소식을 손광진이 알게 된다면 복수는커녕, 맞아 죽지 않으면 다행인 일이었다.정신을 차린 손지헌은 얼른 진서준에게 얘기했다.“진 선생님, 아까는 제가 몰라뵈고 무례를 범했습니다. 제발 저한테 기회를 한 번 주세요! 제 할아버지는 진 선생님을 매우 존경하고 계십니다. 눈앞의 사람이 진 선생님이라는 걸 알았다면 절대로 이런 불경한 짓을 저지르지 않았을 겁니다!”손지헌에게서는 아까와 같은 오만방자함을 찾아볼 수 없었다. 그는 애절하게 빌면서 진서준을 쳐다보았다.손지헌의 두 부하는 그 모습을 보고 멍해서 서 있었다.그들은 손지헌이 다른 사람 앞에서 이렇게 비굴해하는 모습을 처음 보았다.강성철은 무표정으로 이 모든 장면을 보고 있었다. 손지헌이 뇌가 있다면 무조건 진서준에게 사과하리라 생각했기 때문이다.진서준이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있자 손지헌은 바로 고개를 돌려 강성철을 쳐다보았다.“성철 형님, 제발 뭐라도 얘기해 봐요!”강성철은 차갑게 코웃음치고 진서준의 귓가에 낮은 소리로 얘기했다.“진 선생님, 손씨 가문의 실력은 약한 편이 아닙니다. 게다가 손지헌의 아버지도 어느 정도의 권력을 쥐고 있습니다. 손 하나를 부러뜨렸으니 앞으로 선생님을 건드리지 않을 겁니다. 이대로 용서해 주는 것이 어떻겠습니까?”그 말을 들은 진서준은 약간 고민하다가 대답했다.“알겠습니다. 그럼 용서해 주죠.”손지헌은 그 말을 듣고 한숨을 돌리며 감사 인사를 올렸다.“감사합니다, 진 선생님. 감사합니다, 성철 형님! 진 선생님, 제가 진 빚은 두 배로 갚도록 하겠습니다!”진서준은 거절하지 않았다. 손지헌은 이미 반년이나 빚을 졌으니 두 배로 받는 것은 당연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떠나기 전, 진서준은 손지헌에게 경고했다.“내 신분을 손승호에게 알리지 마.”손지헌은 놀랐지만 또 속으로 매우 기뻐했다.그는 진서준과 손승호 사이의 갈등이 매우 크다고 생각해서 놀랐다.또 손승호는 이제 끝장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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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4화

손지헌은 손승호가 왜 입원한 것인지 알고 있었지만 모르는 척 물었다.“누가 감히 형한테 손을 댄 거야!”손승호의 머릿속에는 진서준의 얼굴이 떠올랐다.이를 꽉 문 손승호가 얘기했다.“내 여자를 뺏은 그런 자식이 있어. 지헌아, 나중에 시간 되면 나 보러 병원에 와.”“알겠어. 지금 당장 갈게.”손지헌은 얼른 운전기사더러 서울 병원으로 가라고 했다.VIP 병동으로 온 손지헌은 머리에 하얀 붕대를 감은 손승호를 발견했다.그 모습에 손지헌은 하마터면 웃음을 터뜨릴 뻔했다.‘너도 이런 꼴을 당하는구나!’“형, 이게 무슨 일이야. 누가 이렇게 심한 짓을 한 거야. 형을 이렇게 때려놓다니...”손지헌은 마음 아파하는 표정으로 화를 내면서 손승호를 쳐다보았다. “진서준이라는 범죄자 새끼야!”손승호가 표독스러운 눈빛으로 얘기했다.진서준이 범죄자라는 말을 들은 손지헌은 살짝 놀랐다.그는 진서준이 옥살이했을 거라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었다.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어떠한가. 지금 진서준은 만인지상의 진 선생님이다.“범죄자? 그러니까 겁도 없이 형을 건드리지!”손지헌은 핸드폰을 꺼내 전화하는 척 얘기했다.“형, 내가 당장 아버지한테 연락해서 그 새끼를 감옥에 처넣으라고 할게.”손지헌은 손승호의 성격을 잘 알았다.그는 이해심이 없고 멍청하며 뒤끝이 길다. 그래서 그를 건드린 사람은 평생 기억하면서 언제 복수할지 기회를 노리고 있을 것이다.진서준이 손승호를 이 정도로 만들어 놓았으니 손승호는 진서준을 감옥에 보내는 것에 만족하지 않을 것이다.아니나 다를까, 손지헌이 핸드폰을 꺼내자마자 손승호가 소리 질렀다.“전화하지 마! 난 그 자식의 사지를 부러뜨리고 길가에 내던져서 평생 구걸이나 하게 만들 거야. 감옥에 보내는 건 너무 가벼운 벌이야.”손승호의 말을 들은 손지헌은 눈을 반짝이며 물었다,“형, 그럼 다른 사람이라도 찾았어?”손승호는 입꼬리를 올리고 만족스러운 웃음을 지으며 얘기했다.“그래. 어젯밤에 외눈박이 형제한테 도움을 청했어.외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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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5화

진서준도 자기 뒤에 있는 차량을 발견했다.그 차에 앉은 사람이 손승호가 고용한 킬러라고 생각했다. 차가 갑자기 속도를 높여 달려오더니 진서준 앞에서 멈춰 섰다.은백색의 마세라티 스포츠카였다.그 차를 본 진서준은 한숨을 돌렸다.“틀렸네. 손승호가 보낸 킬러인 줄 알았더니만.”킬러들은 보통 조용하게 일을 처리한다. 이런 스포츠카를 끌고 다니면서 사람을 죽이는 일은 거의 없다.차 문이 열리자 검은색 스타킹을 신은 쭉 뻗은 다리가 먼저 눈에 들어왔다.그 다리와 몸매를 보면서 진서준은 저도 모르게 시선을 빼앗겨 버렸다.이 몸매는 진서준이 아는 여자 중에서 가장 훌륭한 몸매였다.하지만 상대방이 차에서 내리자 진서준은 굳어버렸다.“허윤진!”허윤진이 왜 여기에... 게다가 이렇게 섹시한 차림으로...허윤진은 차에서 내려 진서준을 돌아봤다.그리고 진서준이 자기 몸매를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다는 것을 보고 저도 모르게 부끄러워했다.“변태! 어딜 보는 거예요!”허윤진은 10센티미터나 되는 하이힐을 신고 진서준 앞에 와서 창피함과 분노가 섞인 표정으로 진서준을 노려보았다.진서준은 얼른 정신을 차리고 뒤로 물러나 숨을 깊이 쉬며 평정심을 되찾았다.“윤진 씨가 왜 여기에... 설마 나 찾아온 거예요?”어젯밤의 일 때문에 진서준은 허윤진 같은 멍청한 여자와 더는 얽히고 싶지 않았다.허윤진과 가까이하면 진서준은 해만 입을 것이다.“뻔뻔하기는. 내가 왜 서준 씨를 찾아와요!”허윤진이 소리쳤다.진서준은 한숨을 돌렸다. 그는 허윤진이 자기를 찾아왔을까 봐 나름 걱정하던 참이었다.“그럼 잘됐네요. 비켜주세요. 집에 가야 해서.”진서준이 한숨을 돌리는 모습을 본 허윤진의 눈에서는 분노가 이글거렸다.아까까지만 해도 음흉한 시선으로 그녀의 가슴과 다리를 보더니, 이제 와서 성인군자인 척하는 것이 역겨웠다.“잠깐, 가지 마요!”허윤진은 두 팔을 벌려 진서준의 앞을 가로막았다.“왜요? 날 만나러 온 것도 아니면서.”진서준은 어이가 없다는 듯이 허윤진을 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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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6화

평소의 초운산은 조용했지만 오늘은 아주 시끌벅적했다.도로에는 수억 원짜리 스포츠카가 가득 세워져 있었다.반짝이는 네온사인, 신나는 음악, 그리고 여러 가지 음식까지. 없을 것이 없었다.화려하게 차려입은 30여 명의 남녀들이 이 분위기를 즐기고 있었다.허윤진을 본 사람들은 얼른 몰려왔다.“윤진아, 오늘 정말 섹시한데? 설마 저 남자한테 넘어간 건 아니지?”“오랜만이네. 허윤진이 남자를 다 데려오고.”“우리 공주님이 좋아하는 사람이 생겼다는 걸 알면 학교의 남자들이 다 울겠어.”사람들의 농담에 허윤진은 부끄럽기도 하고 머리가 아프기도 했다.그녀는 발을 동동 구르면서 얘기했다.“이 사람은 그저 내 보디가드 겸 기사일 뿐이야. 남자 친구는 절대 아니야!”허윤진의 해명에 사람들은 고개를 끄덕일 뿐, 믿어주지 않았다.학교에서 허윤진은 남자와 단둘이 있는 경우가 없었다.게다가 그녀의 스포츠카에 타 본 남자도 없었다.눈앞의 이 남자는 차림이 수수하지만 몸에서 우아한 기품이 흘러넘쳤다.“윤진아, 그럼 말 바꾸기 없기다? 나 네 보디가드가 마음에 들어.”허윤진과 비슷한 얼굴과 몸매를 가진 여자가 진서준 곁에 와서 그의 팔을 그러안고 몸을 갖다 댔다.허윤진뿐만이 아니라 모든 사람이 놀란 눈으로 그 여자를 쳐다보았다.진서준은 고개를 돌려 자기 팔에 매달린 여자를 보고 미간을 약간 찌푸렸다.그는 황보식의 연회에서 이 여자를 본 기억이 있었다.황은비는 진서준이 자기를 쳐다보자 웃으면서 윙크를 날렸다.황은비는 황정식의 손녀였다. 그래서 저번 연회에 황은비도 참석했었다.“이 여우 같은 계집애가? 얼른 놔!”허윤진은 정신을 차리고 화가 난 얼굴로 황은비를 노려보았다.두 사람은 같은 대학에 다니고 있었고 두 사람 다 대학의 4대 미인이었다.하지만 두 사람의 성격은 완전히 달랐다.황은비는 활발하고 에너지가 넘치며 친구가 아주 많았다.하지만 허윤진은 상대적으로 도도하고 시크하며 이성과 대화하는 일이 극히 드물었다.허윤진의 욕에도 황은비는 전혀 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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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7화

고수빈이 간 후, 허윤진은 또 황은비와 대치하며 화를 냈다.“언제까지 안고 있을 거야! 얼른 놔!”황은비는 웃으면서 얘기했다.“평생 안고 있을 건데?”허윤진은 뻔뻔한 황은비를 보다가 진서준을 돌아보았다.진서준은 이 상황을 즐기고 있는 것 같았다. 화가 난 허윤진은 이를 뿌득뿌득 갈았다.“진서준, 얼른 차에 가서 기다려!”진서준도 사실 난처했다. 두 사람은 자기 할 말만 하느라 그에게 말할 기회도 주지 않았다.하지만 허윤진이 명령조로 얘기하자 진서준은 그저 담담하게 얘기했다.“전 허윤진 씨의 하인이 아닙니다.”진서준이 자기 말에 반박하자 허윤진은 화가 나서 미칠 지경이었다.“그래, 딱 기다려.”말을 마친 허윤진은 몸을 돌려 떠났다.사람들은 허윤진이 떠나자 뿔뿔이 흩어져 버렸다.황은비도 진서준의 팔을 놓고 낮은 소리로 물었다.“진서준 씨, 혹시 화 나셨어요?”황은비는 그저 허윤진을 약 올리기 위해 진서준의 팔을 잡았다.사실 황은비는 진서준과 허사연이 무슨 사이인지 몰랐다.그래서 본인의 행동이 진서준을 불쾌하게 만들었을까 봐 걱정했다.“괜찮아요. 밑진 것도 없고.”진서준이 담담하게 웃었다.황은비는 부드러운 소재의 기능성 티셔츠와 속옷을 입고 있었다.그래서 황은비가 그의 팔을 그러안았을 때, 진서준은 황은비의 몸매를 고스란히 느낄 수 있었다.진서준의 말을 들은 황은비는 약간 부끄러워했다.평소에는 발랄하고 활기 넘치는 그녀였지만 남자와 이런 접촉은 처음이었다.“그래도 앞으로는 이런 스킨십은 자제하는 게 좋을 것 같네요.”진서준이 말을 이었다.“알겠어요.”황은비는 고개를 들어 진서준을 보고 물었다.“진서준 씨는 허사연 씨와 무슨 사이예요?”진서준은 바로 대답했다.“제 여자 친구예요.”황은비는 알 것 같았지만 그래도 진서준의 입에서 나오는 확답을 듣고 싶었다. 그리고 그 대답을 들은 후 크게 실망했다.하지만 이내 정신을 차린 황은비가 발랄하게 얘기했다.“진서준 씨, 저 진서준 씨한테 반했어요.”그 말에 진서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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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8화

아무리 카레이싱이라고 하지만 안전이 가장 중요했다.그래서 진서준은 시속 80을 넘지 않았다.1분도 되지 않아 진서준과 허윤진의 시선 속에서는 차량들이 사라져 버렸다.“왜 이렇게 느리게 운전하는 거예요!”허윤진은 약간 화가 나서 진서준을 노려보았다.진서준이 카레이싱을 모른다는 건 장난인 줄 알았더니만 진짜였다.“천천히 운전하면 안전하잖아요. 전에 초운산에 와본 적이 있는데 여기서 차 사고로 죽는 사람들이 한둘이 아니었어요.”진서준은 담담하게 얘기했다.죽음의 문턱에 가보지 못한 사람들은 목숨 귀한 줄 모른다.허윤진 같은 온실 속의 화초로 자란 사람은 깊이 생각할 줄 모른다.“정말 괜히 데려왔다니까!”허윤진은 진서준을 노려보더니 창문을 내리고 바람을 쐬었다.빵빵!이때 뒤에서 차량의 경적이 들려왔다.허윤진은 호기심에 고개를 빼고 뒤를 돌아보며 중얼거렸다.“이상하네. 시합이 시작되면 다른 차량은 진입 불가인데. 왜 갑자기 다른 차량이 나타난 거지?”진서준은 경적을 듣고 백미러를 쳐다보았다.그들의 뒤에 있는 건 토요타 차량이었는데 작지만 속도는 빨랐다.순식간에 그 차는 진서준의 옆으로 다가왔다.토요타 조수석의 창문이 내려가더니 안대를 쓴 대머리가 진서준을 보며 물었다.“네가 진서준이지?”진서준이 그 대머리를 보자 시선이 날카로워졌다.이 얼굴은 TV에서 본 적이 있는 얼굴이었다.바로 전 세계에서 수백 명을 죽이고 다녔다는 외눈박이 형제였다.다만 진서준은 그들이 이곳에 나타날 줄은 몰랐다.허윤진은 대머리의 말을 듣고 진서준에게 물었다.“진서준 씨, 저 사람들 알아요?”“외눈박이 형제예요. 신문이나 기사에서 본 적 있을 거예요.”진서준이 얘기했다.허윤진은 고개를 갸웃거리면서 생각했다.“신문이나 기사를 안 봐서 외눈박이 형제에 대해서 들어본 적은 없네요. 뭐 레이싱 선수라도 돼요?”조수석에 앉은 박동민은 섹시한 옷차림에 예쁜 얼굴을 가진 허윤진을 발견하고 음탕한 시선으로 그녀를 보았다.“형, 오늘 밤 잘 즐길 수 있겠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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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9화

“안돼!”허윤진은 진서준이 토요타에 치이기 직전의 모습을 보면서 눈이 붉어졌다.말로는 진서준을 싫어한다고 했지만 어제 진서준이 그녀를 구해준 후, 허윤진은 진서준을 다시 보게 되었다.토요타는 브레이크를 밟을 생각이 추호도 없어 보였다. 아주 빠른 속도로 진서준을 향해 덮쳐가고 있었다.다른 사람이 이 차에 치였다면 무조건 죽었을 것이다.쿵.차는 그대로 진서준을 박았다. 하지만 날아간 건 진서준이 아니었다.진서준은 오른손으로 차를 내리찍었다. 토요타 엔진이 부서져서 산산조각이 났고 기계가 부서져 기분 나쁜 금속이 마찰하는 소리가 들려왔다.마치 차가 친 것이 사람이 아닌 강철로 된 벽인 것처럼 말이다.차의 트렁크 부분은 아예 들려있었다.하얀 연기가 차에서 뿜어져 나왔다. 에어백에 묻힌 외눈박이 형제도 그제야 고개를 들었다.그리고 제 자리에 있는 진서준을 보면서 저도 모르게 숨을 들이켰다.차에 치여 날아갈 줄 알았던 진서준이 그 자리에 서 있다니.두 사람은 진서준의 오른손을 보면서 겁을 먹었다.한 손으로 미친 듯이 질주하는 토요타를 진정시켰으니 말이다.오른손의 힘이 그렇게 대단한가?설마 진서준이 종사 급이라도 되는 건가?허윤진도 놀라서 눈을 동그랗게 뜬 채, 입을 딱 벌렸다.한 손으로 차를 막다니!‘저게 사람 맞아?’진서준은 그 자리에 서서 두 사람을 차갑게 노려보았다. 진서준이 이 길을 선택한 것은 외눈박이 형제들을 처리하기 위해서였다.손승호는 죽일 수 없지만 이 두 킬러는 바로 죽일 수 있다. 차 문이 열리고 두 사람은 얼른 차에서 내려 도망치려고 했다.진서준을 보는 두 형제의 눈에는 비웃음이 아닌 두려움으로 가득했다.손승호는 분명 진서준이 쓰레기일 뿐이라고 했다.“날 죽이러 온 거 아니야? 왜 도망치는 거야?”진서준은 오른손을 거두고 두 사람을 보면서 차갑게 웃었다.박형민이 얘기했다.“너... 도대체 누구야.”그는 한 손으로 차를 막을 수 있는 사람이라면 분명 유명한 사람이라고 생각했다.하지만 박형민은 서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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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0화

바닥에 쓰러진 박형민은 울음 섞인 비명을 내질렀다.멀지 않은 곳에 서 있던 허윤진은 그 소리를 듣고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진서준은 허윤진을 보고 담담하게 얘기했다.“차에서 기다려요.”허윤진은 그제야 조수석에 올라타 아까의 장면을 잊으려고 노력했다. 하지만 진서준이 보여준 충격적인 장면은 잊고 싶다고 해서 잊을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눈을 감으면 진서준이 한 손으로 차를 막아 나서던 장면이 떠오른다.“나쁜 자식! 그렇게 강하면 미리 귀띔이라도 해주지. 괜히 걱정하게 만들어 놓고!”허윤진은 뜨거운 두 볼을 만지면서 낮은 소리로 얘기했다.도로 위에서, 진서준은 박형민의 얼굴을 밟고 차갑게 그를 내려보았다.“네 동생이랑 같이 죽어버려.”그 말을 들은 박형민이 재빨리 빌었다.“제발 용서해 줘. 내 모든 재산을 다 너한테 줄게.”“늦었어.”진서준은 박형민의 목에 발을 갖다 대고 힘껏 밟았다.박형민의 눈에 안광이 사라지더니 얼굴에는 믿기 힘들다는 듯한 표정만 남았다.그는 자기가 서울시에서 죽을 거라고 생각하지 못했다.진서준은 박형민은 처리한 후 산 앞으로 와서 가볍게 주먹을 뻗었다.그러자 산에 박힌 박동민이 그대로 떨어졌다.박동민은 이미 죽기 직전의 상태였다.그의 눈은 빨갛게 충혈된 상태였고 척추는 부러져서 허리가 구부정했다. 진서준의 주먹에 박동민의 두 팔 뿐만 아니라 몸안의 내장까지 거의 가루가 되었다.지금 죽지 않은 것만 해도 꽤 대단했다.진서준은 많은 말을 하지 않고 체내의 영기를 끌어올렸다. 그의 손가락 끝에서 밝은 빛이 나와 박동민의 몸에 내려앉았다.그 순간, 박동민의 몸은 빠르게 불타올랐고 얼마 지나지 않아 그는 가루도 남지 않았다.외눈박이 형제를 다 처리한 후, 진서준은 차에 올라탔다.“괜찮아요?”진서준이 차에 타자 허윤진은 고개를 돌려 진서준을 보면서 걱정했다.진서준은 순간 자기 귀를 의심했다.“날 걱정해 주는 거예요?”진서준이 믿지 못하겠다는 표정을 보이자 허윤진은 또 화가 났다.진서준에게 있어서 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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