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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Chapters of 죽기 전엔 못 놔줘: Chapter 811 - Chapter 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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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11화

서다희는 제자리에 얼어붙었다.추경은을 만나러 간 게 민수아에게 들켰을 뿐만 아니라 사진까지 찍혔다니.[수아 씨, 내가 설명할게.]문자를 보냈지만 카톡도 이미 차단된 상태였다.가슴이 철렁 내려앉은 서다희는 곧바로 민수아 회사로 향했다.회사 안.민수아의 얼굴은 굳어 있었다.끝까지 사실을 말하지 않는 서다희에게 당장이라도 주먹을 날리고 싶었다.민수아가 다니는 회사는 크지 않고 경비도 허술했다.서다희는 곧바로 사무실로 뛰어 들어가 민수아의 손을 잡으며 말했다.“수아 씨, 내 말 좀 들어봐.”민수아는 깜짝 놀랐다.주변 동료들이 모두 이 상황을 흥미롭게 지켜보고 있었다.그녀는 어쩔 수 없이 서다희를 따라 밖으로 나갔다.사람이 없는 곳에 도착하자 서다희는 바로 그녀에게 사과했다.“수아 씨, 미안해. 거짓말하지 말았어야 했는데 말이야. 그냥 수아 씨가 화낼까 봐 솔직히 말할 용기가 없었어.”‘내가 화낼까 봐 솔직하게 말하지 않았다고?’민수아는 더 화가 났다.“그럼 나도 밖에서 다른 남자를 만나고 다희 씨 화낼까 봐 그 사실을 숨기면 받아들일 수 있겠어?”서다희는 자신이 처음에 잘못한 게 없다고 생각했지만 민수아의 말을 듣고 나서 죄책감이 밀려왔다.“당연히 안 되지.”그는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민수아는 얼굴이 빨갛게 달아올랐다.“다희 씨가 그렇게 했잖아. 다를 게 뭐가 있어? 내가 화낼까 봐 나한테 말하지 않았다는 게 말이 돼? 내가 한밤중에 다른 남자와 몰래 만나서 포옹했는데 다희 씨에게 말하지 않으면 다희 씨는 어떻게 할 건데?”서다희는 말없이 고개를 숙였다.그런 일이 있었다면 그는 그 남자를 절대 가만두지 않았을 것이다.하지만 지금은 그게 문제가 아니었다.“미안해, 수아 씨. 이번엔 정말 내가 잘못했어.”처음에는 추경은과 함께 식사를 하는 게 큰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했지만 민수아의 말을 듣고 나니 서다희는 자신이 틀렸다는 것을 인정했다.“나를 믿어줘. 정말 포옹한 적은 없어. 그 사람이 갑자기 와서 안겨서 나도 어떻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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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12화

서다희는 감정에 있어서 아직도 서툴렀기 때문에 민수아가 자신에게 기회를 주고 있다는 사실을 전혀 깨닫지 못했다.민수아는 더 이상 그와 대화를 이어가고 싶지 않아 회사로 돌아가려 하자 서다희가 따라오려고 했다.민수아는 바로 단호하게 말했다.“나랑 친구도 안 하겠다는 거지?”서다희는 그 자리에 멈춰 섰다.“아니, 그런 건 아니야.”그는 이제야 자신이 얼마나 큰 실수를 저질렀는지 깨달았다.하지만 민수아는 쉽게 그를 용서할 생각이 없었다.지금 용서하면 다음엔 또 다른 여자와 껴안을 수 있으니 말이다.사무실로 돌아온 민수아는 마음이 울적했는데 이 모든 걸 믿고 이야기할 수 있는 사람도 없었다.서다희와 사귄 이후로 이 도시를 오게 되었기 때문에 친구가 별로 없었다.헤어지겠다고 말은 했지만 막상 이사하면 어디서 살아야 할지조차 막막했다.그러다 민수아는 문득 박민정을 떠올렸다. 주저하다가 끝내 박민정에게 문자를 보냈다.[민정아, 혹시 어디에 방을 빌릴 수 있는 곳을 알고 있어?]민수아는 메시지를 보내고 나서 곧바로 후회했다.박민정은 예전에 재벌가의 아가씨였고 지금은 재벌가의 사모님이라 방을 빌릴 수 있는 곳을 알 리가 없었다.문자를 삭제하려고 하던 찰나, 박민정의 답장이 도착했다.[서 비서님이 너를 내쫓았어? 그 녀석 진짜 나쁜 놈이네!]박민정은 민수아와 서다희가 결혼을 앞두고 있어 지금 동거 중이라는 걸 알고 있었다.‘서 비서님 그렇게 안 봤는데 정말 쓰레기네. 자기가 한 일이 들켰으니까 수아를 쫓아내려는 거야?’[그게 아니라 내가 자진해서 나가려고 하는 거야. 계속 같이 살면 내가 너무 자존심 없는 사람처럼 보일 것 같아서.]박민정은 그제야 마음이 놓였다.[내가 빈집이 하나 있는데 괜찮다면 거기서 지내도 돼.]박씨 가문의 옛 저택은 현재 청소부가 가끔 가서 청소할 뿐, 아무도 거주하지 않는 상태였다.민수아가 그곳에 살면 집에도 온기가 더할 것 같았다.[정말? 그럼 내가 월세를 내고 살면 안 돼?][그래. 진주시 평균 월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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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13화

하지만 택시가 멈춘 뒤, 서다희는 택시에 타고 있던 사람이 민수아가 아닌 것을 발견했다.“젠장!”그 순간에도 추경은은 계속해서 전화를 걸어왔다.그는 짜증스러운 목소리로 전화를 받았다.“경은 씨, 도대체 무슨 일이에요?”추경은은 서다희의 냉랭한 목소리에 당황했지만 별로 신경 쓰지 않았다.“다희 오빠, 자고 있어요?”“아니요.”‘덕분에 오늘 밤은 아예 잠도 못 잘 것 같다고.’추경은은 이어서 말했다.“어젯밤에 별장에서 이상한 소리를 들었거든요. 좀 무서워서 그러는데 오빠가 남준 오빠에게 나 좀 데려가달라고 말해줄 수 없어요?"서다희는 차가운 목소리로 대답했다.“그건 내가 결정할 수 있는 일이 아니에요. 대표님께 직접 전화해 보세요. 더 이상 할 말이 없으면 끊을게요.”추경은은 끊긴 전화를 보며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그녀는 문득 전날 밤 민수아를 만났던 일을 떠올렸다.‘혹시 민수아가 서다희에게 모든 것을 말한 건가?’추경은은 서다희에게 먼저 고자질하지 않은 것을 후회했다. 하지만 다행히도 민수아에게 맞았던 얼굴 사진을 찍어뒀었다.서다희는 민수아에게 안전하게 도착했는지 묻기 위해 전화를 걸려고 했지만 그 순간 추경은이 또다시 사진을 보내왔다.사진 속 추경은의 얼굴에는 선명한 손바닥 자국이 남아 있었다.서다희는 처음에 그 사진을 보고 박민정이 때린 건 줄 알아 너무하다고 생각했다.곧이어 추경은이 또 문자를 보내왔다.[사실 다희 오빠에게 말하지 않은 일이 있어요. 우리가 저녁을 먹은 그날 밤에 다희 오빠 여자친구를 만났거든요. 여자친구분이 우리 사이를 오해했는지 저를 때렸어요.]서다희는 추경은의 뺨을 때린 사람이 민수아라는 것을 알고 깜짝 놀랐다.민수아와 추경은이 나눈 대화 녹음 파일을 듣지 않았다면 그는 민수아가 예의 없이 사람을 때렸다고 생각했을지도 모른다.하지만 이제 그는 추경은이 결코 좋은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경은 씨, 증거가 있나요?]서다희가 문자를 보냈다.[증거 있으면 경찰에 신고하는 게 좋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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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14화

민수아는 진심으로 박민정에게 고마움을 느꼈다.박민정도 그녀를 도와준 기분이 들어 만족스러웠다.전화를 끊은 후, 박민정은 추경은이 불만스러운 얼굴로 자기 앞을 지나가는 것을 발견했다.추경은은 갑자기 걸음을 멈추고 박민정을 바라보며 물었다.“새언니, 저 한 가지 물어볼 게 있어요.”“뭔데요?”“서 비서님의 약혼녀를 아세요?”추경은은 서다희의 행동에 큰 충격을 받은 상태였다.분명 민수아가 무슨 말을 했기 때문에 서다희의 태도가 바뀌었다고 생각했다.박민정은 그녀의 말에 대답하지 않았다.“왜 그래요? 서 비서님 약혼자는 왜 찾아요?”추경은은 자리에 앉은 후 박민정에게 말했다.“새언니는 모르겠지만 그 여자 정말 무례하거든요. 며칠 전에 만났는데 너무 거만했어요.”추경은은 박민정에게 민수아에 대한 험담을 하기 시작했다.박민정은 관심 있는 척하며 물었다.“정말이요? 그 여자가 어떻게 했는데요?”“새언니에 대해 안 좋은 소리를 하더라고요. 새언니는 대표님과 어울리지 않는다면서요. 그리고 서다희 오빠도 새언니 뒷담화를 했다고 했어요. 새언니는 할 줄 아는 게 없으면서 사모님 자리만 차지한다고요.”추경은은 눈 한 번 깜빡하지 않고 거짓말을 이어갔다.박민정은 추경은이 어떤 사람인지 이미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그 말을 믿지 않았다.하지만 겉으로는 신경 쓰지 않는 척 자리에서 일어섰다.“나 쉬러 갈게요. 경은 씨도 일찍 자요.”추경은은 방을 바꿨지만 어젯밤의 이상한 소리가 여전히 두려웠다.“새언니, 저랑 같이 자면 안 돼요? 저 너무 무섭거든요.”“미안한데 난 낯선 사람과 함께 자는 걸 좋아하지 않아요.”박민정은 단호하게 거절했다.추경은은 차갑게 박민정을 쳐다보다가 결국 윤우를 돌보는 가정부와 함께 자려고 했다.가정부는 추경은이 착한 사람이라 생각해 동의했다....한편, 에리는 신곡 녹음을 마치고 박민정과 만나기 위해 약속을 잡았다.박민정은 회사에 휴가를 내고 에리를 만나러 가려고 했지만 추경은이 끈질기게 따라붙었다.“새언니, 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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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15화

박민정은 공정한 경쟁을 위해 본명으로 대회에 참가하기로 결심했다.진서연은 그녀의 의도를 이해하고는 말했다.“보스님, 너무 착하신 거 아니에요? 어떤 사람들은 1등을 차지하려고 얼마나 노력하는데요.”대회 참가 신청이 완료되었다.윤소현은 협력할 작곡가를 찾기 위해 이번 대회를 눈여겨보고 있는 것을 박민정은 알지 못했다.윤소현은 참가자 명단을 확인하다가 박민정이라는 이름에 눈길이 멈췄다.“박민정?”그녀는 즉시 비서를 불러 지시했다.“주최 측한테 이 박민정이라는 참가자의 자료를 구해와.”물론 동명이인일 수도 있었다.윤소현은 박민정이 난청 환자라는 걸 알고 있었지만 작곡도 할 줄은 몰랐다.잠시 후 비서가 돌아왔다.“아가씨, 주최 측에서는 이 박민정이라는 참가자가 한 유명 작곡가의 추천으로 참가했다고만 했고 신원 정보 외에는 별다른 자료가 없다고 합니다.”“사진 있어?”비서는 고개를 저었다.윤소현은 비서가 정보를 얻어오지 못한 것에 화가 났다.“도대체 너는 뭐 하는 거야? 왜 아무것도 알아내지 못해?”윤소현은 어려서부터 예쁨을 받고 자랐기 때문에 비서는 감히 그녀의 심기를 건드릴 수 없었다.“박민정을 주의 깊게 지켜봐.”윤소현이 또 말했다.“알겠습니다.”만약 정말 그녀가 알고 있는 박민정이라면 재미난 구경이 날 것이 분명했다.“참, 한수민 쪽은 무슨 소식 없어?”“박민정 씨가 간병인에게 돈을 줘서 아직도 사모님을 돌보고 있는 모양입니다.”비서가 대답했다.윤소현은 한숨을 쉬었다. 정수미는 그녀에게 한 달의 시간을 주었지만 한수민과의 관계를 그렇게 빨리 정리할 수 있을지 걱정이었다.점점 불러오는 배를 보며 윤소현은 유남우가 언제 자신과 결혼할지 몰라 초조했다.그녀는 될수록 빨리 유씨 가문에 시집가야만 했다. 시간을 끌수록 상황은 점점 더 불리해질 것이다.게다가 이 아이는 유남우의 아이가 아니었다.그러던 중, 전화가 갑자기 걸려 왔다.휴대폰을 확인하니 최현아에게서 걸려 온 전화였다.최현아와 박민정의 아들들은 물과 기름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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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16화

강제로 들어가려고 하는 윤소현을 홍주영이 막아섰다.“정말로 들어가실 겁니까? 재삼 고려하고 결정한 것이 맞습니까?”“도련님께서 성을 내시기라도 한다면 그땐 윤소현 씨께서 직접 풀어드려야 할 것입니다.”윤소현은 홍주영의 말을 듣고서 잠시 뒤로 물러섰다.대표이사실에서 회의가 끝날 때까지 유남우를 기다리기로 했다.더 이상 그녀를 상대하지 않고 홍주영은 사무실로 돌아가는 길에 유남우에게 몰래 귀띔을 해주었다.윤소현이 찾아온 것에 대해서.그 말을 들은 유남우는 눈살이 찌푸려지고 말았다.“알았어. 그만 가서 일 봐. 그 사람 신경 쓰지 말고.”“네.”유남우와 가까운 거리에 앉아 있는 박민정은 두 사람의 대화를 대충 엿듣게 되었다.‘윤소현이 왔다고?’홍주영의 모습으로 박민정은 분명 좋은 일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어쩌면 자기를 겨냥하고 온 것일지도 모른다는 촉까지 들기 시작했다.살짝 넋이 나간 듯한 박민정을 바라보며 유남우는 그녀를 살짝 건드렸다.이윽고 목소리를 한껏 낮춘 채 물었다.“왜 그래?”박민정은 바로 정신을 차리면서 고개를 가로저었다.“괜찮아요. 잠시 다른 생각 좀 하느라... 죄송합니다.”“힘들어서 그런 거 아니야?”유남우는 나지막한 소리로 걱정했다.“아니에요.”그러자 박민정은 더더욱 어쩔 바를 몰라 했다.회의는 다시 진행되었고 박민정은 본업으로 돌아갔지만, 유남우의 시선은 자꾸 박민정에게 쏠리게 되었다.직원이 앞에서 발표하든 말든 시선의 끝에는 자꾸 박민정이 있었다.한 시간 뒤, 회의는 마침내 끝이 났다.유남우가 대표이사실로 돌아가기도 전에 윤소현이 먼저 쪼르르 달려왔다.“남우 씨.”생각했던 그대로 윤소현은 박민정이 회의실에서 나오는 것을 보게 되었다.자신의 주권을 선언하기 위해서 윤소현은 모두가 보는 앞에서 유남우의 팔짱을 꼈다.“형님, 여긴 어쩐 일이세요? 출근하고 있는 중이에요?”‘형님’이라는 호칭에 모두가 약속이라도 한 듯이 박민정을 바라보았다.대표님께서 최근에 비서를 바꾼 것만 알고 있었을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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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17화

박민정이 보는 앞에서 유남우에게 된소리를 듣게 되자 윤소현은 순간 눈시울이 붉어지고 말았다.감히 그를 더는 자극할 수 없어서 윤소현은 화를 억누르면서 달갑지 않은 마음으로 사무실로 돌아갔다.윤소현이 떠나고 나서 유남우의 시선은 늘 그랬듯이 박민정에게 향했다.“앞으로 또 이러한 상황이 생기게 된다면 오늘처럼만 해. 뒤로 물러서지 말고 그대로 갚아주면서.”박민정은 그 말을 듣고서 어리둥절하기만 했다.유남우는 멍하니 넋을 잃고 있는 박민정을 그대로 두고 사무실로 돌아갔다.사무실 안에서.윤소현은 유남우가 돌아온 것을 보고 울먹이면서 무척이나 억울한 듯 연기에 들어가기 시작했다.“남우 씨, 왜 형님 앞에서 나한테 그러는 거예요? 왜 그렇게 소리쳤냐고요! 아직도 형님 좋아하는 거 아니에요?”유남우는 정면으로 대답하지 않고 물음을 물음으로 돌려주었다.“여기가 어디야? 집이야? 안방이야?”윤소현은 의문이 가득한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았다.“직원들이 보는 앞에서 그러고 싶어? 내 약혼녀가 되어 가지고 형수한테 그러고 싶어? 보는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하겠어?”윤소현은 그 어떠한 대답도 할 수 없었다.“회사로 온 것도 온전히 어머니 뜻이었어.”“앞으로 형을 도와줬으면 하는 마음에서 어머니께서 형수를 보낸 거라고. 너도 알다시피 형이 지금 앞이 보이지 않잖아.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그 틈을 타서 형을 죽이려고 하는지 알기나 해? 그래서 형수한테 그 모든 것을 책임지게 하고 회사에 관한 모든 것을 배우게 하고 있는 거라고.”유남우의 해석을 듣고 난 윤소현은 그제야 화가 가라앉는 것만 같았다.윤소현은 고개를 푹 떨구고 나지막이 말했다.“진작에 알려주지 그랬어요.”“나한테 있어서 중요한 일이 아니니 말하지 않은 거야. 너한테 있어서 그렇게 중요한 부분일 줄은 몰랐어. 앞으로 회사에 오지 마.”“네?”“내 말대로 해. 난처해지는 꼴 보고 싶지 않으면.”불효자로 이익을 가장 중요시 여기는 윤소현이지만, 유남우를 진심으로 사랑하고 있는 윤소현이다.따라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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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18화

의자에 등을 기댄 채 두 눈을 꼭 감고 있는 여유로운 유남준의 모습이 시야로 들어왔다.박민정은 그를 보게 된 순간 엉뚱 맞다는 생각뿐이었다.“지금 이게 뭐 하는 짓이죠?”유남준은 화가 단단히 난 듯한 박민정의 소리를 듣고 나서야 천천히 눈을 떴다.“내 앞에서 지금 남우한테 전화해. 너 그만둔다고.”‘고작 이거 때문에 날 납치한 거야?’그에게 납치를 당한 이유가 이것 때문일 줄은 몰랐다.“싫어요.”잘 다니고 있는 직장을 그만둘 사람은 없다.하물며 윤소현에게 엿 먹일 수 있는 좋은 방법이 생겼는데, 이대로 그만둔다면 윤소현에게 항복한 셈밖에 안 된다.유남준은 눈살을 찌푸리며 듣는 것만으로 가슴이 찢어지는 듯한 말을 내뱉었다.“내 아이를 품고서 남우랑 다시 시작할 수 있을 것 같아? 그깟 인연을?”순간 박민정은 가슴이 턱 막혀 왔다.기억을 잃은 그가 아니라면 아마 이미 골백번 때리고 말았을 것이다.입을 꾹 다물고 있는 박민정을 바라보면서 유남준은 점점 표정이 일그러졌다.‘정말로 그런 생각이 있었나 봐?’“박민정, 너 임신한 몸이야! 애가 하나도 아니고 둘씩이나 있는 애 엄마라고!”“네 명성이 바닥을 나든 나락으로 떨어지든 상관없는데, 두 아이까지 그런 꼴 당해야겠어? 우린 너랑 그렇게 놀아줄 기운도 깎일 체면도 없어.”양쪽에 늘어져 있던 두 손이 당겨지는 순간이었다.유남준의 말이 떨어지자마자 박민정은 바로 주먹을 휘둘렀다.하도 눈 깜짝할 사이에 벌어진 상황이라 옆에 있던 부하들은 미처 반응을 하지도 못했다.다들 하나같이 얼굴에 놀란 기색이 역력했다.박민정은 온몸의 힘을 다해 유남준을 향해 연신 주먹을 날렸다.그에게 손목이 잡히고 나서야 멈출 수 있었다.“왜? 찔려? 그래서 화가 나는 거야?”박민정에게 맞은 곳이 아프기는커녕 간지럽기만 했다.이러한 느낌이 마냥 의심스럽기만 했다.화가 난 나머지 얼굴이 터질 듯이 빨개진 박민정은 언성을 높였다.“어디 아픈 거 아니에요? 세상에 자기 아내가 바람피웠으면 하는 남편도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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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19화

“단양길입니다.”운전기사가 대답했다.유남준의 기억대로라면 단양길에는 차도 사람도 드문 편이다.그러한 점을 감안하여 유남준은 운전기사에게 분부했다.“따라가.”“네.”실은 몇 년 전에 단양길이 속해 있는 이쪽 구역을 호산 그룹에서 도맡아서 상업 거리로 탈바꿈해 버렸다.인적이 드문 예전과 달리 지금은 북적북적한다는 말이다.차에서 내린 박민정은 급히 처리할 일도 없고 하여 온 김에 둘러보기로 했다.마침 계절도 바뀌게 되고 하니 박윤우와 박예찬에게 새 옷을 사주는 것도 좋다고 생각하면서 말이다.길을 따라서 걷다 보니 많은 이들이 자기 쪽을 향해 지켜보고 있는 것이 느껴졌다.처음에는 얼굴에 흉터를 보고서 다들 수군거리는 줄 알았는데, 시간의 흐름에 따라 멀지 않은 곳에 승합차 한 채가 내내 쫓아오고 있는 것이 보였다.승합차는 7, 8미터 정도 되고 일반인이 감당할 수 있는 금액의 차가 아니라 많은 이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박민정은 유남준이 홧김에 이미 가버린 줄 알았는데, 내내 뒤에서 쫓아올 줄은 몰랐다.그대로 제자리에 멈춰 선 박민정은 심호흡을 한번하고서 승합차를 향해 걸어갔다.다가오는 그녀를 보고서 운전기사는 당황해 마지 못했다.“대표님, 큰일 났습니다. 사모님께서 이리로 오고 계십니다.”유남준 역시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이윽고 박민정이 차창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려왔다.운전기사는 차창을 내려주었고 박민정은 뒤에 있는 유남준을 바라보면서 언짢아했다.“대체 뭐 하려고 따라오는 거예요?”“나 지금 임신한 몸이라 정서 파동도 꽤 심한 편이에요. 싸우고 싶으면 남준 씨가 내려와요. 내려와서 싸우자고요.”“...”유남준은 어이가 없었다.그냥 박민정 홀로 이 거리를 걷기에는 위험할 것 같아 뒤에서 지켜주고 있었던 것뿐인데 말이다.하지만 임신한 걸 감안하여 유남준은 그냥 넘어가기로 했다.“타, 두원으로 바래다줄게.”병 주고 약 주는데 일가견이 있는 유남준이다.먼저 차로 강제로 끌고 올라와서 한바탕 모욕을 주더니 인제 집으로 바래다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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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20화

갑자기 뒤에 나타난 차를 보고서 민수아는 적지 않게 놀랐다.이윽고 고개를 돌리자마자 서다희가 차에서 내리는 것이 보였다. “여긴 왜 왔어? “의혹투성이인 두 눈으로 서다희는 민수아에게 물었다.“수아야, 너 여기서 지내는 거야?”민수아는 그 말을 듣고서 고개를 끄덕였다.“맞아, 근데 그게 왜?”“어떻게 이 집에 들어오게 된 거야?”“내가 어떻게 들어오게 되었는지 그게 너랑 무슨 상관이야?”민수아는 자기와 박민정이 아는 사이라는 것을 그에게 알리고 싶지 않았다.집 안으로 들어가려고 하자, 서다희는 그녀의 손을 덥석 잡았다. “수아야, 여기는 박씨 가문 옛 저택이야. 절대 내놓을 리가 없다는 말이지. 너 누구한테 속은 거 아니야?”민수아가 누군가에게 속았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불법으로 비밀번호를 알아내서 민수아에게 거액의 돈을 받고 사기를 친 것이라면서.민수아는 그 말을 듣고서 진상을 털어놓았다.“걱정하지 마. 그런 거 아니야. 민정이가 나한테 빌려준 거야.”‘민정이?’서다희는 더더욱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박민정 씨 그러는 거야? "“그래.”민수아는 고개를 끄덕였다.서다희는 아직 추경은과 밥을 먹었었던 그날의 일에 박민정 역시 연관되어 있음을 생각지도 않았었다.단지 민수아가 우연히 지나가다가 본 것으로 생각해 왔었다.“어떻게 알게 된 거야?”“그건 네가 상관할 바가 아니야. 나랑 민정이 친구야.”서다희는 도저히 이 사실이 믿어지지 않았다.며칠 못 본 사이에 약혼녀가 자기 회사 대표님의 아내와 친구가 되었으니 말이다.다른 이들이라면 좋아서 방방 뛸 지도 모른다.하지만 서다희는 그렇지 않다.유남준과 박민정 사이의 러브 스토리가 하도 우여곡절이 많기 때문이다.“수아야, 박민정 씨 사람은 괜찮은데 우리하고는 신분이 완전히 다른 사람이잖아. 그래서 난 네가 박민정 씨와 만나면서 더 깊이 알아가는 걸 바라지 않아.”“우리 신분이 어때서? “민수아는 지금 갈수록 그의 말에 인정할 수 없다는 생각이 강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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