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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긴 놈이 왕이다의 모든 챕터: 챕터 21 - 챕터 30

262 챕터

제21화

임설아는 꿈을 꾸고 있는 듯한 기분이었다.어떻게 이런 우연이?오남준으로부터 들은 천도준과 은행에서 만난 천도준은 전혀 일치하지 않았다.그런데 하필 차갑고 준수한 얼굴이 바로 그녀가 알고 있는 그 천도준이 맞았다.자존심을 버린 그날 밤, 침대에 함께 있었던 남자가 바로 눈앞의 이 남자다.“아, 맞다. 지금 완전 빈털터리죠?”오남준은 눈치 없이 계속 떠들어댔다.“아쉽네. 내 말대로 죽어가는 엄마 하루라도 빨리 보내줬더라면 우리 누나와 이혼까진 가지 않았을 텐데...... 결국 엄마도 못 살리고 돈도 잃고, 꼴 좋네.”주먹을 꽉 쥔 천도준의 손등에 선명하게 핏줄이 섰다.오남미와 결혼한 뒤, 워낙 자기 집안만 맴도는 오남미 때문에 천도준은 한 번도 제대로 된 대접을 받지 못했다.겨우 3년 만에 건설회사의 부장이 되어서 벌어들이는 족족 오남미 집안에 퍼다 주었건만, 그들은 여전히 천도준을 하찮게 여겼다.예전에는 오남미를 위해 참아왔지만 이제는 참을 이유가 없다.“설아야, 빨리 와서 봐봐. 이 사람이 바로 궁상맞은 내 전 매형이야.”오남준은 오만한 표정으로 뒤돌아서 손을 흔들었다.천도준은 차 안의 임설아를 힐끗 보더니 주먹에 힘을 풀었다.이 순간 모든 화가 가시고 웃음만 나왔다.궁상맞은 전 매형?천도준은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오남준을 바라봤다. 왠지 짠해지는 기분이다.임설아는 쭈뼛거리며 차에서 내리더니 시선은 오남준을 지나쳐 천도준에게로 향했다.천도준의 웃음기에 임설아는 얼굴이 빨개지더니 그날 밤 일을 떠올렸다.그러면서 가슴이 두근거리기 시작했다.‘설마 그날 밤 일을 설마 오남준에게 말하지 않겠지?’임설아는 바보가 아니다. 비록 천도준이 욕심나긴 하지만 성공하기 전엔 절대 오남준을 버리지 않을 것이다.다시 말해, 오남준은 그의 하한선이고 천도준은 그의 상한선이라는 뜻이다.만약 천도준을 건드려 그날 밤 일을 폭로한다면 그녀는 오남준도 천도준도 모두 잃게 된다.“설아야, 빨리 와. 내가 소개해 줄게.”아무것도 모르는 오남준이 임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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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화

천도준은 차갑게 웃으며 확신에 찬 눈빛을 보냈다.어머니는 그의 세상이자 그의 목숨이다.다시 그때로 돌아간다고 해도 그는 여전히 오남미와의 이혼을 택했을 것이다.오남준같은 쓸모없는 자식을 오남미는 조상처럼 모실 수 있지만 천도준은 절대 그렇게 할 수 없다.“그만해!”임설아는 갑자기 오남준의 손을 뿌리치며 말했다.“오남준 너 너무해! 당장 사과드려!”쿵!득의양양했던 오남준은 순간 멍해졌다.“설아야, 너 갑자기 왜 화를 내고 그래? 내가 잘못한 게 없는데 왜 사과해야 해?”임설아는 빨개진 얼굴로 오남준을 혼냈다.“매형에게 너무 무례하게 행동하는데 내가 보고만 있을까?”임설아가 화를 내는 이유는 오남준이 천도준에게 무례하게 행동해 그날 밤 일을 털어놓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것이다.다른 한편으로는 천도준을 편들면서 천도준 마음에 좋은 인상을 심어주고 싶었다.하지만 오남준은 전혀 알 수 없다는 표정으로 말했다.“내가 뭘 무례하게 행동했는데? 우리 누나와 이혼한 사람에게 나같이 아우디를 끌고 다니는 동생이 먼저 인사한 것만으로도 대단한 거 아니야?”인사?대단해?임설아는 미쳐버릴 것 같았다.하룻강아지 범 무서운 줄 모른다고 감히 천도준에게 이런 말을 하다니?임설아는 오남준이 쓸모없는 인간이라고만 생각했는데 지금 보니 쓸모도 없거니와 어리석기 그지없는 인간이었다.임설아는 화가 나서 오남준에게 소리를 질렀다.“네가 뭔데? 아우디를 끌고 다니면 대단한 줄 알아? 넌 그냥 우물 안의 개구리일 뿐이야!”임설아가 오남준과 만난 이래, 그는 임설아가 이렇게 크게 화를 내는 모습은 처음 보았다.그런데 임설아의 다음 행동이 그를 더 어리둥절하게 만들었다.임설아는 갑자기 몸을 돌려 천도준을 향해 허리를 굽혔다.“천도준 씨, 죄송합니다. 오남준이 단지 소개해 준다고 했는데 이럴 줄 몰랐어요. 용서하세요.”“임설아, 너 돌았어? 네가 왜 사과 해?”오남준은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하지만 임설아는 전혀 아랑곳하지 않았다.천도준은 미소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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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화

오남준과의 우연한 만남은 그저 해프닝일 뿐, 천도준은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지금 그는 서천구 재개발 프로젝트에 모든 정력을 집중하고 있다.이 프로젝트는 그가 한 번도 만난 적이 없는 아버지에게 주는 답안지이자 그의 실력을 제대로 증명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정태건설에 있어 60억의 손해를 입힌 이 계약은 정말 재앙 중의 재앙이고 어떤 결과를 초래할 지 직원들도 다 알고 있다.하여 천도준이 회사에 들어섰을 때, 왠지 모를 적막한 기운이 느껴졌다.직원들은 여전히 고개를 숙이고 열심히 일하고 있었지만 평소와 같은 편안한 분위기는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회사 전체에는 어두운 기운이 풍겼다.천도준은 그런 상황이 안타까웠지만 아랑곳하지 않고 바로 사무실로 들어갔다.이런 상황에 직원들이 여전히 정태건설을 지킨다는 건, 천도준을 믿고 모든 걸 걸었다는 것을 의미한다.하지만 이런 믿음은 그들의 긴장과 초조함을 잠재울 수는 없다.“이틀 뒤면 다들 웃을 수 있겠지?”천도준은 확고한 미소를 짓더니 코를 비볐다.그 일만 이수용이 도와준다면 그는 충분히 이 판을 뒤집어 손해를 보지 않는 것은 물론, 대박을 터트릴 수 있다.그는 휴대폰을 꺼내 들었다.어젯밤 임설아의 문자를 받은 뒤 그는 휴대폰을 확인하지 않았다.평소 그는 바이어들과의 소통을 위해 늘 휴대폰을 손에 들고 있었다.하지만 어젯밤 오랫동안 연락하지 않았던 친구가 보낸 문자를 보고 다시 기분이 이상해졌다.시간을 확인하니 어젯밤이다.“너 괜찮아?”간단한 몇 글자가 천도준을 흔들었고 그의 머릿속에는 그녀의 얼굴이 떠올랐다.한참 뒤에야 그는 씁쓸하게 코를 비비더니 답장을 보냈다.“괜찮아.”답장을 보내자마자 상대가 칼답을 보내왔다.“나 티켓 끊었어. 여기 일 끝나고 다음 달에 귀국해. 우리 3년 못 봤지?”그녀의 답장에 천도준은 흐트러진 눈빛으로 기억의 문을 열어 살며시 그녀의 이름을 불렀다.“고청하......”고청하는 3년 전 그의 결혼식에 신부 들러리가 되어주었고 그 후로 해외에 나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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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화

“이 엄마가 맞선을 주선해 준다는데 싫다고? 너 진짜 창피한 게 뭔 줄 모르지?”오덕화는 소파에 앉아 이 모든 것을 지켜보며 한숨을 내쉬었다.“아빠!”오남미는 오덕화에게 절망스러운 눈길을 보냈다.“아빠, 엄마 좀 설득해 줘.”“어딜 감히!”장수지는 눈썹을 곤두세우며 날카롭게 쏘아붙였다.보다 못한 오덕화는 하는 수 없이 입을 열어 오남미를 대신해 사정했다.“아무래도 그 남자는 아니라고 생각해. 40대가 말이 돼? 우리 부부와도 얼마 차이 안 나.”“40대가 뭐요?”장수지는 날카로운 눈빛으로 오덕화를 노려보며 말했다.“남자는 40대가 한창이야. 남미는 중고라고, 중고! 돈 많은 남자한테 시집갈 수 있는 것도 복이라고 생각해야지 제 주제에 설마 돈도 많고 젊은 남자와 재혼하려고? 그 남자들이 널 보기나 하겠어?”오남미는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장수지를 바라보았다.엄마라는 사람이 딸을 ‘중고’라고 표현할 줄은 상상도 못 했다.“엄마......”오남미는 울먹이며 눈물을 흘렸다.“닥쳐!”장수지는 욕설을 내뱉었다.“천도준 그 자식과 결혼만 하지 않았어도 이런 상황은 없었을 거야! 어쩜 동생이 장가가겠다는데 누나가 돼서 도움도 못 줘? 다 같은 자식인데 나라고 네가 아깝지 않겠어? 네 아빠와 내 월급이 쥐꼬리만 한데 너라도 도움이 됐어야지! 너 엄마 아빠 죽는 꼴 보고 싶어? 우리 집 대가 이대로 끊겼으면 좋겠냐고?”오남미는 그저 입술을 꽉 깨물 뿐,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대가 끊긴다는 말에 오덕화도 마음이 약해져서 그녀에게 한 소리 했다.“남미야. 엄마 말 들어. 우리 집안의 운명이 너한테 달렸어. 남준이 네 친동생이잖아.”“근데 그 사람 천도준 회사 대표잖아. 천도준 직속 상사라고!”오남미는 마지막 지푸라기라도 잡으려고 애를 썼다.겨우 20대의 나이에 40대의 늙은 남자와 맞선을 보라고?게다가 이제 막 이혼했는데?“그게 뭐 어때서?”장수지는 팔짱을 끼고 싸늘하게 웃었다.“그 모자란 자식이 널 욕심 내더니 이제 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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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화

퇴근 후.천도준은 다급히 집으로 돌아와 국을 끓여서 병원으로 달려갔다.병실 앞에 이르렀을 때 천도준은 마침 회진을 마치고 나온 장민호와 다른 의사들과 마주쳤다.천도준을 발견한 장민호는 동료들에게 먼저 가보라는 손짓을 하더니 빠른 걸음으로 천도준에게 다가왔다.“천도준 씨 정말 효자십니다. 매일 이렇게 음식을 직접 해서 가져오시다니.”천도준은 미소를 지었다.“박사님, 우리 엄마 어때요?”“회복이 잘 되고 있어 며칠 뒤면 퇴원해도 될 것 같습니다. 하지만 간이식 수술은 배척 반응 때문에 반년에서 1년 정도를 지켜보셔야 합니다.”장민호의 말에 천도준은 마음이 아팠다.장민호가 계속 말했다.“하지만 안심하세요. 어르신께서 특별히 부탁하셨으니 우리 병원에서는 반드시 최선을 다해 어머님의 회복을 돕겠습니다.”“고마워요, 박사님.”천도준이 감격에 겨워 말했다.이수용이 나타나지 않았더라도 장민호는 그의 어머니에게 최선을 다했었다.“별말씀을요. 하지만 단기간은 정서 조절에 힘써주십시오. 정서 파동이 크면 위험하니 많이 주의하셔야 합니다.”장민호는 미소를 지으며 손을 젓더니 병실을 힐끔 보며 말끝을 흐렸다.그러더니 묘한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그러면 전 회진 때문에 이만 가보겠습니다.”천도준은 의아한 눈길로 떠나가는 장민호의 뒷모습을 한참 바라봤다.병실에 들어선 천도준은 발걸음을 멈추었다.그제야 아까 장민호의 묘한 웃음의 정체를 알 것 같았다.병상에 누워있는 천도준 어머니의 수척한 얼굴에는 웃음이 서려 있었고, 병상 옆에는 여자가 고개를 숙이고 앉아 사과를 깎고 있었다.“임설아, 당신이 왜 여기 있어?”천도준은 미간을 찌푸렸다.“천도준 씨, 오셨어요?”임설아는 고개를 들어 천도준을 바라보며 활짝 웃었다.“어머님이 편찮으시다는 말에 퇴근하고 바로 들렀어요.”말을 끝낸 그녀는 다정하게 사과 한 조각을 베어 천도준 어머니의 입에 넣어주었다.병상 옆 캐비닛에 올려진 보온 도시락을 발견한 천도준은 차가운 표정을 지었다.임설아가 이런 수단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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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화

천도준은 어이가 없어 짜증을 내며 손사래를 쳤다.“당장 가. 그리고 다시는 오지 마.”“싫어요!”임설아는 고개를 가로저으며 괴상하게 웃었다.“오지 말라고 하면 아주머니한테 천도준 씨 이혼했다고 다 까발릴래요.”이 도시에서 살면서 그녀는 자기만의 수단을 획득했다.그녀는 남자의 속마음을 잘 꿰뚫어 보았고 남자를 어떻게 다루어야 하는지도 잘 알고 있었다.하여 천도준에게 까이고도 이난희에게 직접 찾아왔던 것이다.“협박인 건가?”천도준은 싸늘한 눈빛으로 그녀를 노려보았다.“맞아요. 협박이에요. 복수하고 싶죠?”임설아는 매혹적인 미소를 짓더니 오른손을 들어 손가락으로 천도준의 가슴을 콕 찍었다.천도준은 뒤로 한 걸음 물러서며 말했다.“당장 가라고 했어.”임설아의 미소가 굳어졌다.그녀는 천도준이 이토록 단호하게 거절할 줄은 생각도 못 했다.그날 밤의 천도준과 완전히 다른 사람인 것처럼 느껴졌다.워낙 총명한 임설아는 언제 물러서야 할지 잘 알고 있었다.그녀는 한숨을 내쉬더니 가볍게 미소를 지었다.“네, 그럼 이만 가보겠습니다. 안심하세요. 천도준 씨의 이혼 사실은 아주머니에게 알리지 않았습니다. 제가 그 정도로 바보는 아니라서요.”떠나가는 임설아의 뒷모습에 천도준은 마음이 심란했다.이난희는 천도준의 세상이다.그러니 임설아가 절대 가까이 다가가게 해서는 안 된다.임설아는 그가 원하는 여자가 아니었고, 더군다나 임설아가 이난희와 가까워지면 언제든지 터질 수 있는 시한폭탄이다.그는 이 상황을 도무지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 몰라 미칠 것만 같았다.같은 시각, 오남미는 아우디 조수석에 앉아 눈시울을 붉힌 채 멍하니 창밖을 내다보고 있었고 옆에 있는 오남준은 곧 예물을 마련할 수 있다는 생각에 더없이 기뻐하고 있었다.오남준는 오남미를 힐끗 보더니 웃으며 말했다.“누나는 나한테 최고야. 내가 설아와 결혼할 수 있는 건 전부 누나 덕분인 거 알지?”오남미는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다. 오남준의 웃음은 그녀의 심장을 칼로 베는 듯한 느낌을 주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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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화

밤바람이 서늘하게 불어왔다.이내 하늘에서 가랑비가 보슬보슬 내리기 시작했다.오남미는 실성한 듯 휴대폰을 멍하니 쳐다보았다.천도준의 답장은 날카로운 칼이 되어 그녀의 심장을 찔렀다.“누나, 들어가. 사람 기다리겠다.”아무것도 모르는 오남준은 오남미를 재촉했다.오남미는 손으로 눈가의 눈물을 닦고 호텔 레스토랑으로 향했다.고개를 들어 보슬비 내리는 밤하늘을 바라보던 그녀는 절망의 쓴웃음을 지었다.“결국 나 혼자 이 모든 걸 감당하게 되었네?”레스토랑은 조금 어두컴컴했다.희미하고 몽롱한 조명에 잔잔한 음악이 흘러나오는 이곳은 커플들의 데이트 코스로 안성맞춤이었다.이대광은 한쪽 구석에 자리한 채 이따금 빛나는 정수리를 만지며 사진 속의 오남미를 엉큼하게 바라보았다.이대광은 노총각이다.하지만 아직 충분히 놀지 못했기에 결혼하고 싶다는 생각은 별로 들지 않았다.재벌가에 시집간 이대광의 누나는 이대광을 여러모로 많이 도와주었고 이대광은 누나 부부의 도움을 받아 생활 여건이 아주 좋았다.정태건설의 대표로 있을 때 그는 직권을 이용해 수많은 여직원과 잠자리를 가졌다. 정태건설을 팔아넘길 때까지도 그는 고가의 계약서에 서명한 일을 말하지 않았고 다음 날 바로 매형의 또 다른 회사에서 관리직을 맡게 되었다.결혼은 책임이다. 마음껏 여자를 놀 수 있는데 왜 굳이 한 그루의 나무 때문에 숲을 포기해야 한단 말인가?오늘 맞선 자리에 응한 것도 사진 속의 아름다운 여자에게 흑심을 품었기 때문이다.돈 좀 팔고 아름다운 여자와 뜨거운 밤을 보낼 수 있다면 이대광은 기꺼이 그렇게 할 것이다.“저기, 혹시 이대광 씨 맞으세요?”오남미는 혐오스러운 듯 미간을 찌푸린 채 이대광을 바라보았다.나이는 많지만 머리숱은 적고 몸매도 형편없었다.방금 그녀는 이대광이 자기의 사진을 음흉하게 바라보는 모습도 발견했다.게다가 이 늙은 남자는 천도준의 직속 상사이다.하여 그녀는 이 상황이 더없이 혐오스러웠다.“아, 오남미 씨?”이대광은 기름기가 넘치는 두 눈으로 오남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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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화

오남미는 안색이 변하더니 아름다운 눈에 살기가 가득 생겼다.장수지는 대체 그녀를 어떻게 소개한 걸까?어떻게 엄마라는 사람이 딸을 창녀처럼 만들 수 있지?이 순간 오남미는 가슴이 찢어질 듯 아파졌고 머릿속이 텅 비었다.“죄송하지만 먼저 가볼게요.”오남미는 겨우 이성을 유지한 채 싸늘하게 말하고 뒤돌아섰다.이때 갑자기 이대광이 화를 내며 그녀의 손목을 움켜잡더니 그녀를 강제로 품에 안았다.“가긴 어딜 가? 난 사냥감을 놓친 적 없어.”“꺄악, 이거 놔요!”오남미는 깜짝 놀라 소리를 질렀고 이 순간 천도준이 떠올랐다.“소리 지르지 마! 왜 그렇게 유난을 떨어? 돈을 원하는 게 아니었어?”“이대광 씨, 난 정태건설 천도준의 부인 되는 사람이에요.”천도준의 와이프라는 말에 이대광은 갑자기 피가 뜨겁게 끓기 시작했다.“그래? 천도준 그 자식 아주 잘난 척 하더니 와이프라는 년이 창년이였어? 이거 아주 재밌겠는걸?”이대광은 오남미에 대해 아는 것이 없었다. 게다가 오남미는 한 번도 회사로 찾아온 적 없었기에 이대광은 오남미를 오늘 처음 본다.그런데 천도준의 여자라니? 이대광은 오늘 반드시 이 여자를 정복하겠다고 다짐했다.‘이 여자 아주 맛있겠는걸? 천도준에 대한 복수라고 생각하지.”이대광은 음흉하게 웃더니 촌스러운 가죽 가방에서 현금 뭉치를 꺼내 오남미의 품에 던져주었다.“500만 원 줄게.”“변태 같은 자식!”오남미는 제대로 뚜껑이 열려 필사적으로 몸부림치더니 현금으로 이대광의 뺨을 갈겼다.모든 굴욕과 분노와 억울함이 이 순간에 폭발했다.꼼짝없이 뺨을 맞은 이대광은 비명과 함께 뒤로 물러서며 그녀의 몸에서 손을 뗐고 오남미는 사람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울부짖으며 호텔을 뛰쳐나갔다.아우디 차 안에서 한참 게임 중이던 오남준은 울며 뛰쳐나오는 오남미를 보더니 깜짝 놀라 다급히 차에서 내려 달려갔다.“누나 왜 그래?”“따라오지 마!”오남미는 오남준을 버려둔 채 도망쳤고 아무것도 모르는 오남준은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비는 점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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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화

오랜 기다림에 오남미가 거의 무너질 무렵, 드디어 천도준에게서 답장이 왔다.띵!“당신 엄마가 강요한 거 맞네.”월셋집.오남미에게 답장을 보낸 천도준은 표정이 일그러졌고, 가늘게 뜬 눈에는 차가움이 서려 있었다.그는 휴대폰을 잡은 손에 힘을 꽉 주었다.“날 모욕하려는 건가?”천도준은 혼자 중얼거리더니 휴대폰을 들어 이수용에게 전화를 걸었다.전화를 끊은 후,천도준의 눈빛은 더욱 깊은 침묵에 잠겼고 얼굴의 차가움은 가실 줄 몰랐다.오남미는 왜 이대광과 맞선을 보러 갔는지, 그리고 오남미가 그의 전 와이프라는 사실을 알면서도 왜 그녀를 아가씨라고 밀어붙였는지......보나마나 이 모든 것은 그를 모욕하기 위한 것이다.천도준은 비록 뒤끝이 깔끔하지만 그렇다고 이런 모욕을 당하고도 가만히 있을 사람은 아니다.그는 오남미는 번호를 빤히 쳐다보다가 또 하나의 답장을 보냈다.“남준이 신혼집 아직이라면 내일 아침 서천구로 가서 하나 사는 게 좋을 거야. 그거로 어쩌면 오남준의 예물을 충분히 마련할 수 있을지도 몰라.”서천구는 오래된 구역이라 집값도 싸고 심지어 지난 1년 동안은 하락세를 보였다.하여 오씨 집안의 재산으로도 충분히 서천구에 집을 살 수 있다.게다가 내일이 지나면 서천구의 집값은 아마 상상할 수 없을 만큼 시세가 오를 것이다.임설아가 요구하는 예물이 아무리 높다지만 만약 오씨 집안이 선견지명이 있어 서천구에 집을 미리 마련하고 집값이 오를 때까지 기다렸다가 내놓으면 예물은 충분히 마련할 수 있다.문자를 보내고 난 뒤, 천도준은 쓴웃음을 지으며 홀로 중얼거렸다.“오씨 집안에서 내 위치는 말할 것도 없으니 이 말도 분명 귓등으로 흘려보낼 테지?”그도 더는 신경 쓰기 귀찮아 일어나 밖으로 나갔다.직접적으로 알려줬는데 듣지 않는다면 그것은 오씨 집안의 문제다. 이 정도면 천도준도 충분히 도와준 것과 다름없다.비는 점점 더 크게 내렸다.아래층에 내려가니 검은 롤스로이스 팬텀이 길가에 서 있었다.천도준은 차에 올라 이수용을 힐끔 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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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화

“그만해. 그만 때리라고! 내가 뭘 잘못했다고? 당신들 대체 누구야!”이대광은 고통스럽게 울부짖었다.폭행하던 다섯 사람은 그제야 행동을 멈추더니 이대광을 에워싸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보이지 않는 아우라에 이대광은 몸을 잔뜩 움츠리고 겁에 질려 온몸을 덜덜 떨고 있었다.그는 알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이대광은 오남미와 ‘맞선’을 보고 나서 잔뜩 화가 치밀어 이곳으로 찾아왔다.모든 것이 준비되었고 그는 즐거운 마음으로 샤워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다섯 명의 덩치가 큰 남자들이 문을 열고 들어와 그에게 가운을 입힌 뒤 밖으로 끌어냈다.더 놀라운 것은 클럽 사람들은 감히 참견할 수도 없다는 것이다.그야말로 마른하늘에 날벼락이라고 할까나?이대광은 이 클럽의 배후 보스가 어떤 인물인지 잘 알고 있다. 그런데 그런 인물도 감히 손을 쓸 수 없다니?“내가 오늘 기분이 많이 상해서요.”이대광은 익숙한 목소리에 몸을 움찔하더니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소리가 나는 방향을 바라보았다.이대광은 자기가 분명 잘못 들었다고 생각했다.하지만 사람들 사이로 천천히 걸어오는 사람은 바로 천도준이었다.“날 모욕했으니 대가를 치러야죠.”“천도준?”이대광은 눈을 동그랗게 뜨고 그를 에워싼 다섯 남자를 가리키며 말했다.“이게 다 네 짓이야?”천도준은 눈썹을 치켜올리더니 고개를 비틀며 말했다.“저 새끼 믿지 못하는 거 같으니 어떻게 좀 해봐.”다섯 남자는 즉시 이대광에게 달려들어 또 한바탕 주먹질했다.비명이 메아리쳤다.5분 뒤, 다섯 사람은 동작을 멈췄고 이대광은 얼굴이 퉁퉁 부어 그야말로 도살장에 끌려가는 돼지나 다름없었다.“이러면 믿겠어요?”천도준이 물었다.이대광은 고개를 끄덕였지만 이내 피가 섞인 침을 내뱉으며 깔깔 웃기 시작했다.“하하하...... 빌어먹을. 내가 널 너무 만만하게 봤어. 3년을 개처럼 키웠는데 정말 정태건설을 인수했다니.”그날 이후 이대광은 자기 매형에게 정태건설의 인수에 관해 물었지만 이대광의 매형은 진실을 말하려고 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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