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님이 드디어 도착한 것이다. 이대광이 눈을 반짝이며 다급히 의자에서 몸을 일으켰다.매형이 이런 장소에 자신을 데리고 왔다는 건 자신을 이끌어줄 생각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는 생각에 자부감이 들었다.어떤 귀한 손님인지는 모르지만 이분의 마음을 사면 앞으로 꽃길만 열릴 것이다.‘천도준, 난 매형 도움을 얻어 더 위로 올라갈 거야. 네가 인수한 정태건설? 곧 내 손에 무너지게 될 거야!’그는 이런 생각을 하면서 점점 의기양양한 미소를 지었다.하지만 별실로 들어온 두 사람을 본 그는 머릿속이 온통 하얘지고 입을 다물지 못했다.입가에 미소가 사라지고 험악하게 인상이 일그러졌다.“천 부장, 너 여기가 어디라고!”경악한 이대광의 목소리가 별실에 메아리쳤다.“이대광, 이게 무슨 실례야!”매형이 자리에서 벌떡 일어서더니 천도준에게 상석을 양보하며 양해를 구했다.“처남이 실례를 범했네요. 죄송합니다. 어르신, 천 대표, 이쪽으로 앉으시죠.”“매형, 이건….”이대광은 미쳐버릴 것 같았다. 매형이 말했던 귀한 손님이 천도준일 줄이야!“우리 이 대표님이 많이 놀란 것 같네요.”천도준이 이대광의 앞으로 다가오며 빙그레 웃었다.이대광의 얼굴이 험악하게 일그러졌지만 매형의 싸늘한 눈빛에 결국 울분을 참고 자리에 앉았다.고개를 돌리자 과거 자신의 밑에서 개처럼 기던 부하직원이 매형의 극진한 접대를 받고 있었다.자존심이 상하고 온 세상이 무너지는 것 같았다.더 원통이 터지는 건, 매형은 자신을 끌어준다고 해놓고 천도준 접대 자리에 자신을 끌고 나왔다는 점이었다.“저렇게 눈치가 없어서야.”중년 남자가 한심한 얼굴로 이대광을 바라보며 불만을 토했다.오늘 이 자리에 나오기까지 고민이 없었던 것은 아니었다.애초에 이수용이 천도준을 위해 정태건설을 인수한다고 했을 때, 단 1초의 주저도 하지 않았다. 그만큼 이수용이 가진 힘이 컸기 때문이었다. 정태건설이 어떻게 되든 그건 그가 상관할 바가 아니었다.어차피 그 건설사는 동생 좀 키워달라는 아내의 부탁을 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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