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는 내내 천도준은 정신을 차릴 수 없었다.눈앞의 모든 것은 마치 꿈만 같았다.그렇게 이수용을 따라 이율 병원의 중환자실에 도착했을 때, 유리창을 통해 안을 들여다보니 온 몸에 삽관한 채 수술을 마친 어머니를 보았고 그제야 그는 정신을 차릴 수 있었다.기쁨, 감격, 고마움 등 여러 가지 감정들이 강물처럼 밀려왔다.“어르신, 바라셨던 대로 이식 수술은 아주 성공적으로 마무리 되었습니다.”장민호가 다가와 공손하게 말했다.천도준은 멍해졌다.그의 어머니의 주치의인 장민호는 이율 병원의 유명한 닥터이자 의학계에서 유명한 인물이다.아까 간이식을 제안한 것도 역시 장민호이다.국회 의원들과도 편하게 담소를 나누던 장민호가 눈앞의 이 노인에게 이렇게 공손하다니?“고맙네, 장 박사.”이수용은 고개를 끄덕이며 고마움을 전했다.장민호는 움찔하더니 다급히 손을 내저으며 말했다.“그런 말씀은 하지 마십시오. 제가 어찌......”이수용이 자상한 미소를 짓자 그제야 장민호는 한숨을 내쉬었다.갑자기 장민호는 고개를 돌려 천도준을 바라보더니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빙그레 웃으며 말했다.“천도준 씨, 효심이 지극하더니 이렇게 복을 받네요. 어머님은 적응기만 지나면 좋아지실 겁니다.”그 말에 천도준은 더는 참지 못하고 눈시울을 붉혔다.“고맙습니다, 박사님. 정말 고맙습니다.”천도준이 무릎을 꿇으려고 하니 장민호는 다급히 그를 말렸다.“이러지 마세요. 의사로서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한 것 뿐입니다.”장민호는 이수용의 신분을 너무나도 잘 알고 있다.그런데 이수용이 직접 나서서 천도준 어머니를 돕는 다는 건, 천도준도 평범한 신분이 아니라는 것을 의미한다.천도준도 바보는 아니다 보니 장민호가 왜 이런 반응을 보이는지 알 것 같았다.비록 의사로서 당연히 해야 할 일이라고 했고, 또한 장민호도 그들 모자에게 늘 잘해줬지만 그는 느낄 수 있었다.전에 그에게 했던 행동들이야말로 의사로서 해야 할 일이었고, 지금 이것은 마치 을이 갑에게 대하는 태도와도 같았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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