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일찍 깨어나 보니 천도준은 보이지 않았다.임설아는 피곤한 몸을 일으키더니 쓴웃음을 지으며 이불을 몸에 감쌌다.어젯밤 술을 마셔서 그런지 아직도 머리가 지끈거리는 것이 정신을 차릴 수 없었다.갑자기 쪽지 한 장이 그녀의 시선에 들어왔다.“너...... 요가 배웠어?”천도준은 이미 떠나갔지만 쪽지를 보노라니 왠지 놀림당하는 기분이 들었다.임설아는 짜증스럽게 머리를 긁적였지만 화를 분출할 곳이 없었다.하지만 다행인 것도 하나 있다.천도준이 이런 쪽지를 썼다는 건, 어제 일에 대해 용서했다는 것이 아닐까?바로 이때, 오남준에게서 전화가 걸려 왔다.“설아야. 나 어제 롤 완전 날아다녔잖아. 진짜 레전드 찍었어.”전화기 너머에서 들려오는 오남준의 흥분된 목소리에 임설아는 미칠 것만 같았다. 어젯밤 임설아는 다른 남자의 여자가 되었건만, 이 물건은 게임에서 이겼다고 떠들어대다니?도무지 화를 참을 수 없었다.“오남준, 너 나이가 몇인데 아직도 이렇게 유치해? 예물은 준비했어? 언제 준비할래? 도대체 나와 결혼할 거야 말 거야?”임설아가 뜬금없이 화를 내자 오남준은 잠시 멈칫하더니 다급히 말했다.“설아야, 화내지 마. 돈 마련하는 중이야. 이 모든 게 천도준 그 자식 때문이야. 얼마 안 걸려. 조금만 기다려 줘.”천도준?임설아는 움찔했다.어젯밤 그 남자가 천도준인데?임설아가 물었다.“천도준이 누구야? 돈 많아?”“돈 많기는 개뿔!”오남준은 욕설을 내뱉었다.“내 매형인데 완전 궁상맞아. 우리 누나 그 자식과 결혼하고 월셋집에서 살았잖아. 그 자식에게 돈만 많았더라면 일이 쉽게 풀렸을 텐데.”임설아는 고개를 저으며 쓴웃음을 지었다.오남준이 말하는 천도준은 절대 자형화 카드를 소유한 천도준이 아니라고 확신했다.“설아야. 조금만 기다려 줘. 우리 부모님과 누나가 돈 마련하고 있으니 걱정하지 마.”전화기 너머의 오남준은 천도준을 생각하면 화가 치밀어 올랐다.“그 쓰레기 같은 매형, 아니 전 매형만 아니었으면 우리 이미 결혼식 올
더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