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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긴 놈이 왕이다의 모든 챕터: 챕터 11 - 챕터 20

262 챕터

제11화

아침 일찍 깨어나 보니 천도준은 보이지 않았다.임설아는 피곤한 몸을 일으키더니 쓴웃음을 지으며 이불을 몸에 감쌌다.어젯밤 술을 마셔서 그런지 아직도 머리가 지끈거리는 것이 정신을 차릴 수 없었다.갑자기 쪽지 한 장이 그녀의 시선에 들어왔다.“너...... 요가 배웠어?”천도준은 이미 떠나갔지만 쪽지를 보노라니 왠지 놀림당하는 기분이 들었다.임설아는 짜증스럽게 머리를 긁적였지만 화를 분출할 곳이 없었다.하지만 다행인 것도 하나 있다.천도준이 이런 쪽지를 썼다는 건, 어제 일에 대해 용서했다는 것이 아닐까?바로 이때, 오남준에게서 전화가 걸려 왔다.“설아야. 나 어제 롤 완전 날아다녔잖아. 진짜 레전드 찍었어.”전화기 너머에서 들려오는 오남준의 흥분된 목소리에 임설아는 미칠 것만 같았다. 어젯밤 임설아는 다른 남자의 여자가 되었건만, 이 물건은 게임에서 이겼다고 떠들어대다니?도무지 화를 참을 수 없었다.“오남준, 너 나이가 몇인데 아직도 이렇게 유치해? 예물은 준비했어? 언제 준비할래? 도대체 나와 결혼할 거야 말 거야?”임설아가 뜬금없이 화를 내자 오남준은 잠시 멈칫하더니 다급히 말했다.“설아야, 화내지 마. 돈 마련하는 중이야. 이 모든 게 천도준 그 자식 때문이야. 얼마 안 걸려. 조금만 기다려 줘.”천도준?임설아는 움찔했다.어젯밤 그 남자가 천도준인데?임설아가 물었다.“천도준이 누구야? 돈 많아?”“돈 많기는 개뿔!”오남준은 욕설을 내뱉었다.“내 매형인데 완전 궁상맞아. 우리 누나 그 자식과 결혼하고 월셋집에서 살았잖아. 그 자식에게 돈만 많았더라면 일이 쉽게 풀렸을 텐데.”임설아는 고개를 저으며 쓴웃음을 지었다.오남준이 말하는 천도준은 절대 자형화 카드를 소유한 천도준이 아니라고 확신했다.“설아야. 조금만 기다려 줘. 우리 부모님과 누나가 돈 마련하고 있으니 걱정하지 마.”전화기 너머의 오남준은 천도준을 생각하면 화가 치밀어 올랐다.“그 쓰레기 같은 매형, 아니 전 매형만 아니었으면 우리 이미 결혼식 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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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화

천도준은 싸늘한 눈빛으로 쓴웃음을 지었다.천도준은 무능한 사람이 아니다.학창 시절 성적이 뛰어났던 천도준은 해외로 갈 기회가 있었지만 가난한 집안 사정 때문에 하는 수 없이 포기했다.대학을 졸업하고 바로 건설 기업에 입사하였는데 불과 3년 만에 관리층으로 승진해 부장이 되었다.만약 직속 상사가 이대광이 아니었다면 그는 아마 더 높이 올라갔을 것이다.이대광이 천도준의 능력을 감출 수 있었던 원인은 아주 간단하다.바로 기업 오너의 처남이기 때문이다.이것이 바로 무능하고 여자만 밝히는 이대광이 대표의 자리를 굳건히 지킬 수 있는 이유이다.요 몇 년 동안 회사의 크고 작은 일 중 그가 처리하지 않은 일이 어디 있단 말인가?이대광이 머리가 아닌 엉덩이로 결정한 사안들과 사고들은 모두 천도준이 뒤에서 해결해 주었다.더 웃긴 것은 본사 회장은 이대광의 ‘능력’을 믿고 있다는 것이다.회사에 문제가 생기면 전부 천도준이 혼나고 천도준이 해결했다. 하여 사람들은 그를 ‘해결사’라고 부르기도 했다.하도 부장의 월급이 꽤 높은 편이고 그는 어머니와 오남미 일가를 보살펴야 했기에 하는 수 없이 계속 이 회사로 출근했었다.천도준은 주머니에서 자형화 카드를 꺼내 들었고 이내 눈빛이 반짝이더니 차갑게 웃으며 혼잣말했다.“이 카드에 적어도 이천억이 있다고 했지? 비록 돈으로 보상하는 방식은 혐오스럽지만 돈이 있으니 확실히 자신감도 생기고 선택지도 많아지네.”정태건설.천도준이 회사에 들어서자마자 이대광은 그를 끌고 사무실로 들어갔다.‘쿵’하는 소리와 함께 사무실 문이 닫히고 이대광은 어두운 표정으로 의자에 앉아 두 발을 테이블에 올려놓더니 걱정 가득한 표정으로 시가에 불을 붙였다.천도준은 미간을 찌푸렸다.그는 워낙 비흡연자라 담배 연기도 싫어한다.“내가 연락하지 않았더라면 너 영영 안 돌아올 셈이었어?”이대광은 연기를 내뿜으며 차갑게 웃더니 머리카락이라곤 몇 가닥뿐인 정수리를 쓱쓱 만지며 물었다.“아니요. 엄마가 병원에 계셔서 제가 좀 바빴어요.”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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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화

“왜 웃어?”이대광은 미간을 잔뜩 찌푸리고 오만하게 말했다.“워낙 천도준 네 일인데 내가 널 돕다가 생긴 일이잖아. 근데 지금 나한테 뒤집어씌우겠다는 거야?”몇 마디 대화를 나누는 사이, 진실이 뒤바뀐 것이 분명했다.천도준은 화가 치밀어 올라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죄송하지만 더는 대표님의 뒤치다꺼리는 하지 않으려고요.”“뭐야?!”이대광은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두 눈을 부릅떴다.‘이 자식 미친 거야? 예전 같으면 바로 그렇게 하겠다고 하던 자식이 오늘은 왜 이렇게 확고하게 거절하는 거지?’천도준의 확고한 태도에 이대광은 제대로 당황했다.이번 프로젝트는 예상보다 60억을 초과했다. 이런 가격으로 이윤은커녕, 회사가 파산할 수도 있다.이대광의 매형이 본사로 온다는데 만약 이 일이 들통나기라도 한다면 그는 반드시 이대광을 회사에서 쫓아낼 것이다.이대광은 대표라는 위치에서 제멋대로 구는 일상이 익숙해졌다.만약 자기를 대신해 죽을 꼭두각시를 찾지 못한다면 이런 꿀 직장을 영원히 잃게 될 것이다.하여 지금으로서는 부장인 천도준이 가장 적합한 인물이다.최근 몇 년 동안 사고가 생기면 천도준이 해결했고, 명예가 있으면 자기가 누렸으며 이 모든 것은 그에게 당연한 것으로 되어버렸다.지금 천도준의 반응은 그를 당황하게 했다.“천도준, 너 지금 뭐 하자는 거야? 회사 잘리고 싶어?”이대광은 버럭 화를 내며 자리에서 일어나 천도준을 향해 삿대질하며 욕설을 내뱉었다.“내가 너한테 얼마나 잘해줬는데! 네가 지금 있는 자리에 앉을 수 있었던 것도 모두 내가 매형에게 네 능력을 과대평가했기 때문이야. 내가 아니었으면 넌 지금 고작 대리나 하고 있을걸? 인간이면 양심이 있어야지. 은혜를 갚지 못할망정 지금 나 배신하려는 거야?”천도준이 싸늘하게 대답했다.“본인을 과대평가한 건 아니고요? 매형앞에서 꼬리나 살랑살랑 흔들 줄만 알았지 대표님이 제대로 한 일이 있기나 해요? 사고 친 후에 뒤처리는 누가 했는지 설마 다 잊으셨어요? 은혜는 대표님이 갚으셔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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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화

“빌어먹을, 이 미친놈이 잘리고 싶어서 환장했어? 당장 꺼져!”이대광은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지만 오랫동안 주색에 빠지다 보니 몸이 비실비실해서 감히 싸울 엄두도 내지 못했다.“넌 해고야! 당장 짐 싸서 나가! 이젠 직장도 잘렸으니 네 그 병든 엄마가 죽는 건 시간 문제야!”퍽퍽퍽......천도준은 이대광에게 다가가 또 몇 번 무자비하게 발로 걷어찼다.3년 동안 그는 어머니의 병을 치료하기 위해, 어머니에게 용돈이라도 더 드리기 위해 누구보다 열심히 일했으며 몇 번이고 억울한 누명을 쓰면서도 오직 그 하나의 목표를 위해 비루하게 버텨왔다.그를 모욕하는 건 참을 수 있지만, 그의 어머니를 모욕하는 건 절대 참을 수 없다.대표 사무실에서 돼지 멱따는 소리가 들려오자 직원들은 분분히 대표 사무실로 달려왔다.사무실을 둘러싸고 사무실 내부를 들여다보던 직원들은 깜짝 놀랐다.세상에!해결사가 오늘 뭘 잘못 먹었나?하지만 아무도 그를 말리지 않았다.이대광은 평소에 워낙 갑질이 심하다 보니 직원들은 그가 얻어맞는 모습에 알 수 없는 쾌감을 느꼈다.천도준은 힘이 다 빠져서야 이대광에게서 손을 뗐다.바닥에 널브러진 이대광의 얼굴은 어느덧 피투성이가 되었으며 코끝도 퍼렇게 멍들었지만 여전히 꼬리를 내리지 않고 천도준을 노려보며 소리를 질렀다.“넌 끝났어! 네 엄마는 네가 죽인 거나 마찬가지야! 넌 이젠 아웃이야! 다시는 내 눈앞에 나타나지 마!”천도준은 싸늘하게 웃으며 차가운 눈빛을 보냈다.“워낙 사직하려고 왔는데 생각이 변했어요.”이대광은 깜짝 놀랐다.천도준은 휴대폰과 쪽지 한 장을 꺼내 들더니 쪽지에 적힌 번호로 전화를 걸었다.몇 초 후, 전화가 연결되었다.“어르신, 정태건설을 인수해야겠어요.”천도준의 말투는 더없이 깔끔했다.방금 전까지만해도 놀라던 이대광은 순간 웃음을 터뜨렸다.“하하하...... 깜짝이야. 난 또 뭐라고. 정태건설을 인수해? 남은 돈이라곤 다 병원에 처넣은 거지새끼 주제에 인수?”밖에서 구경하던 직원들은 깜짝 놀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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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화

천도준은 담담하게 의자에 앉아 입꼬리를 올리고 차갑게 웃어 보였다.회사를 인수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게다가 정태건설은 지난 2년간 천도준의 경영 아래서 꾸준히 승승장구 하였다.하지만 돈만 많이 준다면 불가능할 것도 없다.돈으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는 문제가 아니다.자형화 카드에는 이천억이 있으니 그 돈으로는 정태건설을 10개도 인수할 수 있다.하지만 그는 이수용에게 인수를 부탁했고, 이수용이 나서면 더 쉽고 빠르게 해결할 것이 분명하다.이대광은 전화기를 두 손으로 붙들고 허리를 굽신거렸다.“네, 매형. 회사에 몇 시에 오시는지 알려주시면 제가 미리 대기하고 있다가 바로 업무 보고 올리겠습니다. 그리고 이번 사건의 유책자는 이미 제거했습니다.”천도준은 이미 버려진 카드니 이대광은 얼마든지 그를 모함할 수 있었다.회사에서 잘렸으니 죽은 사람이나 다름 없었고, 죽은 사람에게는 변명할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는다.그러던 중 이대광은 갑자기 겁에 질린 표정으로 두 눈을 휘둥그레 떴다.“네? 회사를 팔았다고요?”쩌렁쩌렁한 목소리가 사무실에 메아리쳐 귀청이 터질 것 같았다.그 소리에 밖에 있던 직원들은 하나같이 경악한 표정을 지었다.정태건설은 지난 2년 동안 계속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었다. 그런데 이 황금알을 낳는 암탉을 팔아넘겼다고?곧이어 다들 꿈에서 깨어난 듯 천도준이 했던 말을 떠올렸다.설마......사람들은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천도준을 바라봤다.이대광도 그제야 정신을 차린 듯 천도준에게로 시선을 돌리더니 거의 갈라진 목소리로 물었다.“너...... 너 대체 어떻게 한 거야?”“자, 이젠 내 회사예요.”천도준은 천천히 몸을 일으키며 차갑게 웃어 보였다.그는 이수용의 일 처리 속도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고 이 일로 이수용의 힘을 어느 정도 가늠할 수 있었다.천도준은 정태건설의 우두머리에 대해 잘 알고 있다.그런데 몇 분도 안 되는 시간에 인수를 마칠 수 있다는 건 돈만 있다고 될 일이 아니다.“그럴 리가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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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화

“말 다 했죠? 다 했으면 당장 회사에서 꺼져요.”천도준은 한숨을 내쉬더니 손으로 얼굴을 비비며 싸늘하게 이대광을 노려보았다.하지만 그는 오래전에 이미 이대광의 어리석음을 알고 있었고 이대광이 그런 계약서에 서명해도 이상해할 것 없었다.하지만 금액이 무려 60억일 줄은 예상치 못한 일이다.“그래, 갈게.”이대광은 꼭 전쟁에서 승리한 장군처럼 크게 웃으며 발걸음을 옮기다가 사무실 입구에서 멈추더니 거만한 눈빛으로 직원들을 번갈아 보며 말했다.“다들 들었으니 내가 긴말할 필요는 없겠고...... 내가 그래도 너희의 대표로 꽤 오래 있었잖아. 그러니 기회를 주지 않았다고 섭섭해하지 마.”이대광은 손가락 두 개를 세우며 계속 말했다.“나와 함께 이 회사를 떠난다면 앞으로 내가 큰돈 벌 때 너희는 부스러기라도 주워 먹을 수 있어. 그게 아니라면 천도준 저 못난 놈과 이 회사에 남아서 파산을 기다리든가. 너희가 선택해.”하지만 아무도 그의 말에 응답하지 않았다.정태그룹을 누가 이끌고 있는지 직원들은 잘 알고 있었다.천도준과 이대광 중에 인품과 능력을 논한다면 직원들은 반드시 천도준의 손을 들어줄 것이다.천도준은 돌아서서 덤덤한 눈빛으로 모두를 둘러보며 말했다.“제 능력은 다들 잘 알고 있을거라 생각해요. 제가 정태건설을 인수했는데 까짓 60억이 문제가 되겠습니까?”천도준을 바라보는 직원들의 눈빛에는 순간 빛이 들어왔다.이내 직원들은 일제히 좌우로 갈라서더니 길을 비켜주었다.이대광은 얼굴이 새파랗게 질렸다.떠나기 전에 하나라도 망가뜨리고 싶었건만, 아무도 그를 따르려고 하지 않았다.“모자란 것들. 천도준이 신이라도 되는 줄 알아? 그래, 그렇다면 천도준 저 자식이랑 같이 죽어!”이대광은 씩씩거리며 욕설을 내뱉고는 회사를 떠나갔다.그 뒤로 한참 침묵이 흘렀다.이때 평소에 친하게 지냈던 한 직원이 입을 열었다.“부, 부장님. 60억 정말 해결할 수 있으세요?”“내가 언제 널 속인 적 있어?”천도준은 활짝 웃으며 손을 저었다.“다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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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화

월셋집.갈색 개량한복을 입은 이수용이 소파에 앉아 무거운 눈빛으로 천도준을 바라보고 있다.“도련님, 정태건설을 인수한 건 너무 경솔하신 결정입니다. 서천구 재개발 프로젝트로 인해 언제든지 파산할 수 있다는 거 모르십니까?”천도준의 연락을 받고 이수용은 곧바로 정태건설의 시세보다 30% 높은 가격으로 빠르게 인수를 마무리했다.인수를 마치고 조사하니 이런 정황이 포착되었고 그는 순간 골치가 아파졌다.만약 이런 정황이 없다면 정태그룹의 인수는 손해가 되지 않는다. 천도준 모자가 가문으로 돌아가려면 이런 경영 수업은 반드시 겪어야 할 과정이니 기껏해야 260억으로 천도준에게 경영 수업을 시켰다고 생각하면 그만이다.앞으로 천도준이 해야 할 사업은 점점 더 커질 것이며 반드시 강하게 성장해 사람들이 입을 다물게 해야 한다.그런데 계약서 한 장으로 첫 투자는 실패의 길로 들어섰다.정태건설의 파산은 이젠 시간문제다.돈이 아까운 건 아니다.자형화 카드에는 이천억이 들어있으니 이까짓 돈은 아무것도 아니다.하지만 천도준의 첫 실패가 가문에 알려졌을 때, 그들은 반드시 천도준을 무능하고 어리석은 아이라고 판단할 것이며 그렇게 되면 천도준 모자가 가문에 들어오는 일이 어려워진다.“어르신 말씀이 맞아요. 제가 경솔했어요.”물론 천도준도 인정한다.서천구 재개발 프로젝트는 그가 예상하지 못했던 점이다.이수용은 의미심장하게 말했다.“회장님은 제가 도련님을 보좌해 성장하고 성과를 거둘 수 있길 바랍니다. 그렇게 하여야만 권력과 재부를 도련님에게 상속해 주시고 어머님과 함께 당당하게 가문으로 돌아오실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일로 가문 사람들에게 꼬투리라도 잡힌다면......”똑똑!천도준은 테이블을 두드리며 웃어 보였다.“왜 파산할 거라고 생각하세요?”이수용은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성과를 내라면서요? 그래서 정태건설을 인수한 거예요.”천도준의 자신감 넘치는 미소에는 약간의 원망이 섞여 있었다.“저와 어머니를 20년 넘게 버렸는데 돈 좀 쓰면 어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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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화

“회장님, 도련님을 너무 애송이라고 생각한 것 같습니다. 우리가 생각한 것보다 훨씬 더 많이 성장하셨습니다.”상대가 전화를 받자마자 이수용은 흥분한 어조로 말했다.“이번 인수가 만약 도련님의 계획대로 흘러간다면 반드시 큰 승리를 거둘 겁니다.”그러던 이수용은 잠시 멈칫하더니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하지만...... 도련님은 회장님을 많이 원망하고 계십니다.”월셋집.천도준은 이수용이 그의 아버지에게 이 모든 상황을 보고하고 있다는 사실은 까맣게 모르고 있었다.그는 얼굴을 비비더니 마음을 진정시키고 주방으로 들어가 국을 끓였다.어머니는 아직 회복 중이라 영양이 반드시 따라가야 한다.비록 배달 음식이 편하긴 하지만 마음이 놓이지 않았던 천도준은 아무리 바빠도 어머니의 음식은 직접 만들었다.졸업 후 천도준은 필사적으로 돈을 벌어 오남미를 만족시켜 주려고 노력했고 어머니에게도 최선을 다하려고 했다.하지만 오남미의 집안은 마치 밑 빠진 독처럼 끝이 보이지 않았고 결국 두 사람은 이혼했다.그러니 이젠 모든 정력을 사업과 어머니에게 두면 된다.천도준은 익숙한 듯 식재료를 뚝배기에 넣고 약불로 조절하더니 거실로 돌아와 잠시 휴식을 취했다.이때 문자가 들어왔다.휴대폰을 확인하던 천도준은 어이없다는 듯 웃어 보였다. 전 처남의 여자 친구는 아직도 정신을 차리지 못한 듯싶다.“천도준 씨, 오늘 저녁 시간 있으세요? 설아와 함께 저녁 식사하실래요?”지난번의 교훈이 부족했나 보다.천도준은 코를 쓱 비볐다.오남미가 필사적으로 오남준과 결혼시키려고 하는 임설아가 이 사실을 안다면 그들은 어떤 반응을 보일까?천도준이 답장을 보냈다.“미안지만 우리 어머니가 입원하셔서 시간 없어. 그리고 귀찮게 좀 하지 마.”문자를 전송하자마자 임설아는 칼답을 보냈다.“귀찮다고요? 그래도 귀찮게 할 건데요? 천도준 씨 너무 나빠요.”천도준은 어이없다는 듯 휴대폰을 소파에 던져버리고 답장하지 않았다.이때 오랫동안 연락하지 않던 친구에게서 문자가 왔다.천도준은 넋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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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화

다음 날 아침 천도준은 어머니의 식사를 챙겨 병원으로 갔다.어머니의 건강은 하루하루 호전되고 있어 곧 퇴원하여 집으로 돌아가 몸조리를 할 수 있다.이수용의 관계로 천도준의 어머니는 병원에서 극진한 보살핌을 받고 있었으며 이로 인해 천도준은 마음이 놓였다.다음 해결해야 할 일은 바로 서천구 재개발이다.그는 처음으로 모든 권력을 손에 쥐고 나서서 프로젝트를 집행했다.예전에도 정태건설의 모든 업무는 그가 책임졌지만 매번 이대광이 그의 공로를 가로챘다.하지만 이번에, 그는 반드시 서천구 개발 프로젝트라는 판을 뒤집고 정태건설의 명성을 높여야 한다.여기서 더 중요한 것은 바로 그의 능력을 보여주는 것이다.20여 년 그들 모자를 버려두고 갑자기 나타나다니......이수용이 준 돈은 확실히 급한 불을 끄는 데 사용했다.돈은 좋지만 돈으로 보상할 수 없는 일도 이 세상에 존재하는 법이다.한 번도 본 적이 없는 그의 아버지는 갑자기 나타나 그와 거래를 시작했다.그가 성공한다면 아버지라는 사람은 그와 그의 어머니를 가문에 들여 그에게 권리를 물려주고 어머니에게 부귀영화를 줄 것이지만 만약 실패로 돌아간다면 그와 그의 어머니는 예전과 같은 삶을 살게 될 것이다.유일하게 남는 건 바로 자형화 카드에 있는 돈이다.20년을 어머니와 함께 서로를 의지하며 살아왔고, 그의 어머니는 그를 위해 평생을 고생만 했다. 하여 그는 어머니를 위해서라도 반드시 이 기회를 잡아 어머니가 원래 누려야 할 모든 것을 되찾아주어야 한다.천도준은 천천히 병원을 나서며 서천구 재개발 프로젝트에 대해 곰곰이 생각해 보았다.이와 동시에.병원 밖의 큰길에는 차들이 꽉 막혀 있었다.아우디 A4에서 오남준은 꿈쩍도 하지 않는 차들을 보고 화가 나서 핸들을 두드렸다.“빌어먹을. 저것들이 대체 뭐 하는 거야? 싸구려 똥차를 끌고 무슨 낯짝으로 밖에 나와?”조수석에 있던 임설아는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오남준, 너 분노장애야? 싸구려 차면 어때서?”“아니, 난 설아 출근이 늦어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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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화

그 말에 임설아는 더욱 화가 솟구쳤다. 목적 달성을 위한 게 아니라면 당장이라도 오남준의 뺨을 때리고 싶었다.임설아와 오남준의 결혼 때문에 오남미는 이혼하게 되고 오남미의 전남편은 불운한 사람이 되었다.갑자기 오남준의 전 매형이 안쓰러워졌다.그녀는 오남준을 바라보더니 의아한 눈빛을 보냈다.“오남준, 너 전 매형말인데...... 정말 돈 없어?”“쳇...... 완전 궁상이야. 돈은 개뿔.”오남준은 눈을 희번덕이며 말했다.“근데 그건 왜 또 물어?”임설아는 고개를 저었다.천도준 생각에 미쳐버릴 것 같았다.천도준이라는 이름을 가진 사람이 한두 사람도 아니고 왜 자꾸 그 사람 얼굴이 떠오르는 걸까?임설아가 설명했다.“저번 주에 은행에 천도준이라는 고객님이 와서 현금을 인출하시겠다면서 나도 모르는 블랙 카드를 내밀었던 적이 있었거든? 그래서 같은 이름이라 물어본 것뿐이야.”“하하하...... 설아야. 무슨 생각하는 거야? 그럴 리가?”오남준은 고개를 뒤로 젖히며 깔깔 웃어대더니 시큰둥하게 말했다.“천도준 그 모자란 놈은 아무것도 가진 게 없는 빈털터리야. 기껏해야 실력은 좀 있으니까 정태건설의 부장직을 맡고 있어. 하지만 그까짓 월급으로는 죽어가는 엄마도 구할 힘이 없어요. 그 자식 거지다에 내 전 재산을 건다.”죽어가는 엄마?임설아는 그대로 몸이 굳어지더니 어젯밤 천도준에게서 받은 답장을 되뇌어 보았다.우연인 건가?오남준이 계속 비웃었다.“하지만 설아 네가 만난 그 천도준은 아마 대단한 사람일 것 같아. 너도 모르는 블랙카드라면 아마 부자겠지? 어쩜 이름은 같은데 운명은 그 자식과 완전히 다를까?”갑자기 이율 병원으로 고개를 돌린 오남준의 시선에 익숙한 그림자가 들어왔다.오남준은 피식 웃더니 임설아에게 말했다.“설아야, 넌 아직 내 전 매형 본 적 없지? 마침 저기 있네? 내가 소개해 줄게. 어디 한번 잘 봐봐?”말을 끝낸 오남준은 갑자기 핸들을 휙 돌렸다.오남준의 아우디는 꽉 막힌 도로를 빠져나와 이율 병원으로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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