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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화

작가: 마태
last update 최신 업데이트: 2024-01-03 14:25:20
“왜 웃어?”

이대광은 미간을 잔뜩 찌푸리고 오만하게 말했다.

“워낙 천도준 네 일인데 내가 널 돕다가 생긴 일이잖아. 근데 지금 나한테 뒤집어씌우겠다는 거야?”

몇 마디 대화를 나누는 사이, 진실이 뒤바뀐 것이 분명했다.

천도준은 화가 치밀어 올라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

“죄송하지만 더는 대표님의 뒤치다꺼리는 하지 않으려고요.”

“뭐야?!”

이대광은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두 눈을 부릅떴다.

‘이 자식 미친 거야? 예전 같으면 바로 그렇게 하겠다고 하던 자식이 오늘은 왜 이렇게 확고하게 거절하는 거지?’

천도준의 확고한 태도에 이대광은 제대로 당황했다.

이번 프로젝트는 예상보다 60억을 초과했다. 이런 가격으로 이윤은커녕, 회사가 파산할 수도 있다.

이대광의 매형이 본사로 온다는데 만약 이 일이 들통나기라도 한다면 그는 반드시 이대광을 회사에서 쫓아낼 것이다.

이대광은 대표라는 위치에서 제멋대로 구는 일상이 익숙해졌다.

만약 자기를 대신해 죽을 꼭두각시를 찾지 못한다면 이런 꿀 직장을 영원히 잃게 될 것이다.

하여 지금으로서는 부장인 천도준이 가장 적합한 인물이다.

최근 몇 년 동안 사고가 생기면 천도준이 해결했고, 명예가 있으면 자기가 누렸으며 이 모든 것은 그에게 당연한 것으로 되어버렸다.

지금 천도준의 반응은 그를 당황하게 했다.

“천도준, 너 지금 뭐 하자는 거야? 회사 잘리고 싶어?”

이대광은 버럭 화를 내며 자리에서 일어나 천도준을 향해 삿대질하며 욕설을 내뱉었다.

“내가 너한테 얼마나 잘해줬는데! 네가 지금 있는 자리에 앉을 수 있었던 것도 모두 내가 매형에게 네 능력을 과대평가했기 때문이야. 내가 아니었으면 넌 지금 고작 대리나 하고 있을걸? 인간이면 양심이 있어야지. 은혜를 갚지 못할망정 지금 나 배신하려는 거야?”

천도준이 싸늘하게 대답했다.

“본인을 과대평가한 건 아니고요? 매형앞에서 꼬리나 살랑살랑 흔들 줄만 알았지 대표님이 제대로 한 일이 있기나 해요? 사고 친 후에 뒤처리는 누가 했는지 설마 다 잊으셨어요? 은혜는 대표님이 갚으셔야죠!”

쾅!

이대광은 손으로 테이블을 내리치며 큰 소리로 협박했다.

“이번 일은 네가 싫다고 해도 짊어져야 해! 회사 잘리면 네 엄마 병원비 낼 수나 있겠어? 네 엄마를 살리고 싶으면 알아서 판단해!”

그 말에 천도준은 화가 솟구쳐 미간을 찌푸렸다.

예전 같았으면 그 말이 날카로운 칼이 되어 그의 심장을 찔렀을 것이다.

하여 어머니의 치료를 위해 어쩔 수 없이 타협했을 것이다.

천도준의 침묵에 이대광은 승리의 미소를 짓더니 이내 얼굴을 바꾸고 마치 인자한 형제처럼 다정하게 말했다.

“도준아, 네가 효자라는 거 잘 알아. 이렇게 하자. 네가 짊어지면 내가 이천만 원 바로 쏴줄게. 이천만 원이면 네 엄마 한동안은 더 살 수 있을 거야.”

말을 마친 그는 마치 큰 은혜를 베푸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천도준에게 어머니가 약점이라면 그는 반드시 이 도박에서 이길 수 있다고 장담했다.

이대광은 이미 오래 전 천도준의 집안 사정에 대해 낱낱이 조사했기에 그의 약점이 무엇인지 잘 알고 있었다.

“가까이 와보세요.”

천도준은 눈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대표님이 이렇게 도와주시니 정말 고맙네요.”

그 말에 이대광은 만족스러운 듯 웃어 보였다.

역시, 이천만 원에 굴복하지 않을 리가?

이대광은 별 생각 없이 천도준에게 다가가 그의 어깨를 두드렸다.

“너 내 동생이잖아. 너도 나 형으로 생각한다면 고맙다는 말은 하지 않아도 돼. 네가 내 말만 잘 들으......”

퍽!

말이 끝나기도 전에, 천도준은 이대광의 넓적한 얼굴을 향해 주먹을 휘둘렀다.

‘으악!’하는 소리와 함께 이대광은 비틀거리며 뒤로 몇 걸음 물러섰고, 얼굴을 움켜쥔 손가락 사이로 코피가 줄줄 흘러나왔다.

이대광은 깜짝 놀란 표정으로 소리를 질렀다.

“천도준, 너 미쳤어?”

“그래요, 나 미쳤어요. 그러게 갖고 놀려거든 나만 놀면 됐지, 우리 엄마는 왜 자꾸 들먹여요? 나도 더는 참지 않아요!”

천도준은 눈빛이 어두워지더니 또 한 번 달려들어 이대광의 배를 발로 걷어차서 넘어뜨렸다.

“너무 고마워서 눈물이 다 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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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빌어먹을, 이 미친놈이 잘리고 싶어서 환장했어? 당장 꺼져!”이대광은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지만 오랫동안 주색에 빠지다 보니 몸이 비실비실해서 감히 싸울 엄두도 내지 못했다.“넌 해고야! 당장 짐 싸서 나가! 이젠 직장도 잘렸으니 네 그 병든 엄마가 죽는 건 시간 문제야!”퍽퍽퍽......천도준은 이대광에게 다가가 또 몇 번 무자비하게 발로 걷어찼다.3년 동안 그는 어머니의 병을 치료하기 위해, 어머니에게 용돈이라도 더 드리기 위해 누구보다 열심히 일했으며 몇 번이고 억울한 누명을 쓰면서도 오직 그 하나의 목표를 위해 비루하게 버텨왔다.그를 모욕하는 건 참을 수 있지만, 그의 어머니를 모욕하는 건 절대 참을 수 없다.대표 사무실에서 돼지 멱따는 소리가 들려오자 직원들은 분분히 대표 사무실로 달려왔다.사무실을 둘러싸고 사무실 내부를 들여다보던 직원들은 깜짝 놀랐다.세상에!해결사가 오늘 뭘 잘못 먹었나?하지만 아무도 그를 말리지 않았다.이대광은 평소에 워낙 갑질이 심하다 보니 직원들은 그가 얻어맞는 모습에 알 수 없는 쾌감을 느꼈다.천도준은 힘이 다 빠져서야 이대광에게서 손을 뗐다.바닥에 널브러진 이대광의 얼굴은 어느덧 피투성이가 되었으며 코끝도 퍼렇게 멍들었지만 여전히 꼬리를 내리지 않고 천도준을 노려보며 소리를 질렀다.“넌 끝났어! 네 엄마는 네가 죽인 거나 마찬가지야! 넌 이젠 아웃이야! 다시는 내 눈앞에 나타나지 마!”천도준은 싸늘하게 웃으며 차가운 눈빛을 보냈다.“워낙 사직하려고 왔는데 생각이 변했어요.”이대광은 깜짝 놀랐다.천도준은 휴대폰과 쪽지 한 장을 꺼내 들더니 쪽지에 적힌 번호로 전화를 걸었다.몇 초 후, 전화가 연결되었다.“어르신, 정태건설을 인수해야겠어요.”천도준의 말투는 더없이 깔끔했다.방금 전까지만해도 놀라던 이대광은 순간 웃음을 터뜨렸다.“하하하...... 깜짝이야. 난 또 뭐라고. 정태건설을 인수해? 남은 돈이라곤 다 병원에 처넣은 거지새끼 주제에 인수?”밖에서 구경하던 직원들은 깜짝 놀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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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긴 놈이 왕이다   제15화

    천도준은 담담하게 의자에 앉아 입꼬리를 올리고 차갑게 웃어 보였다.회사를 인수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게다가 정태건설은 지난 2년간 천도준의 경영 아래서 꾸준히 승승장구 하였다.하지만 돈만 많이 준다면 불가능할 것도 없다.돈으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는 문제가 아니다.자형화 카드에는 이천억이 있으니 그 돈으로는 정태건설을 10개도 인수할 수 있다.하지만 그는 이수용에게 인수를 부탁했고, 이수용이 나서면 더 쉽고 빠르게 해결할 것이 분명하다.이대광은 전화기를 두 손으로 붙들고 허리를 굽신거렸다.“네, 매형. 회사에 몇 시에 오시는지 알려주시면 제가 미리 대기하고 있다가 바로 업무 보고 올리겠습니다. 그리고 이번 사건의 유책자는 이미 제거했습니다.”천도준은 이미 버려진 카드니 이대광은 얼마든지 그를 모함할 수 있었다.회사에서 잘렸으니 죽은 사람이나 다름 없었고, 죽은 사람에게는 변명할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는다.그러던 중 이대광은 갑자기 겁에 질린 표정으로 두 눈을 휘둥그레 떴다.“네? 회사를 팔았다고요?”쩌렁쩌렁한 목소리가 사무실에 메아리쳐 귀청이 터질 것 같았다.그 소리에 밖에 있던 직원들은 하나같이 경악한 표정을 지었다.정태건설은 지난 2년 동안 계속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었다. 그런데 이 황금알을 낳는 암탉을 팔아넘겼다고?곧이어 다들 꿈에서 깨어난 듯 천도준이 했던 말을 떠올렸다.설마......사람들은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천도준을 바라봤다.이대광도 그제야 정신을 차린 듯 천도준에게로 시선을 돌리더니 거의 갈라진 목소리로 물었다.“너...... 너 대체 어떻게 한 거야?”“자, 이젠 내 회사예요.”천도준은 천천히 몸을 일으키며 차갑게 웃어 보였다.그는 이수용의 일 처리 속도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고 이 일로 이수용의 힘을 어느 정도 가늠할 수 있었다.천도준은 정태건설의 우두머리에 대해 잘 알고 있다.그런데 몇 분도 안 되는 시간에 인수를 마칠 수 있다는 건 돈만 있다고 될 일이 아니다.“그럴 리가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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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긴 놈이 왕이다   제16화

    “말 다 했죠? 다 했으면 당장 회사에서 꺼져요.”천도준은 한숨을 내쉬더니 손으로 얼굴을 비비며 싸늘하게 이대광을 노려보았다.하지만 그는 오래전에 이미 이대광의 어리석음을 알고 있었고 이대광이 그런 계약서에 서명해도 이상해할 것 없었다.하지만 금액이 무려 60억일 줄은 예상치 못한 일이다.“그래, 갈게.”이대광은 꼭 전쟁에서 승리한 장군처럼 크게 웃으며 발걸음을 옮기다가 사무실 입구에서 멈추더니 거만한 눈빛으로 직원들을 번갈아 보며 말했다.“다들 들었으니 내가 긴말할 필요는 없겠고...... 내가 그래도 너희의 대표로 꽤 오래 있었잖아. 그러니 기회를 주지 않았다고 섭섭해하지 마.”이대광은 손가락 두 개를 세우며 계속 말했다.“나와 함께 이 회사를 떠난다면 앞으로 내가 큰돈 벌 때 너희는 부스러기라도 주워 먹을 수 있어. 그게 아니라면 천도준 저 못난 놈과 이 회사에 남아서 파산을 기다리든가. 너희가 선택해.”하지만 아무도 그의 말에 응답하지 않았다.정태그룹을 누가 이끌고 있는지 직원들은 잘 알고 있었다.천도준과 이대광 중에 인품과 능력을 논한다면 직원들은 반드시 천도준의 손을 들어줄 것이다.천도준은 돌아서서 덤덤한 눈빛으로 모두를 둘러보며 말했다.“제 능력은 다들 잘 알고 있을거라 생각해요. 제가 정태건설을 인수했는데 까짓 60억이 문제가 되겠습니까?”천도준을 바라보는 직원들의 눈빛에는 순간 빛이 들어왔다.이내 직원들은 일제히 좌우로 갈라서더니 길을 비켜주었다.이대광은 얼굴이 새파랗게 질렸다.떠나기 전에 하나라도 망가뜨리고 싶었건만, 아무도 그를 따르려고 하지 않았다.“모자란 것들. 천도준이 신이라도 되는 줄 알아? 그래, 그렇다면 천도준 저 자식이랑 같이 죽어!”이대광은 씩씩거리며 욕설을 내뱉고는 회사를 떠나갔다.그 뒤로 한참 침묵이 흘렀다.이때 평소에 친하게 지냈던 한 직원이 입을 열었다.“부, 부장님. 60억 정말 해결할 수 있으세요?”“내가 언제 널 속인 적 있어?”천도준은 활짝 웃으며 손을 저었다.“다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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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긴 놈이 왕이다   제17화

    월셋집.갈색 개량한복을 입은 이수용이 소파에 앉아 무거운 눈빛으로 천도준을 바라보고 있다.“도련님, 정태건설을 인수한 건 너무 경솔하신 결정입니다. 서천구 재개발 프로젝트로 인해 언제든지 파산할 수 있다는 거 모르십니까?”천도준의 연락을 받고 이수용은 곧바로 정태건설의 시세보다 30% 높은 가격으로 빠르게 인수를 마무리했다.인수를 마치고 조사하니 이런 정황이 포착되었고 그는 순간 골치가 아파졌다.만약 이런 정황이 없다면 정태그룹의 인수는 손해가 되지 않는다. 천도준 모자가 가문으로 돌아가려면 이런 경영 수업은 반드시 겪어야 할 과정이니 기껏해야 260억으로 천도준에게 경영 수업을 시켰다고 생각하면 그만이다.앞으로 천도준이 해야 할 사업은 점점 더 커질 것이며 반드시 강하게 성장해 사람들이 입을 다물게 해야 한다.그런데 계약서 한 장으로 첫 투자는 실패의 길로 들어섰다.정태건설의 파산은 이젠 시간문제다.돈이 아까운 건 아니다.자형화 카드에는 이천억이 들어있으니 이까짓 돈은 아무것도 아니다.하지만 천도준의 첫 실패가 가문에 알려졌을 때, 그들은 반드시 천도준을 무능하고 어리석은 아이라고 판단할 것이며 그렇게 되면 천도준 모자가 가문에 들어오는 일이 어려워진다.“어르신 말씀이 맞아요. 제가 경솔했어요.”물론 천도준도 인정한다.서천구 재개발 프로젝트는 그가 예상하지 못했던 점이다.이수용은 의미심장하게 말했다.“회장님은 제가 도련님을 보좌해 성장하고 성과를 거둘 수 있길 바랍니다. 그렇게 하여야만 권력과 재부를 도련님에게 상속해 주시고 어머님과 함께 당당하게 가문으로 돌아오실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일로 가문 사람들에게 꼬투리라도 잡힌다면......”똑똑!천도준은 테이블을 두드리며 웃어 보였다.“왜 파산할 거라고 생각하세요?”이수용은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성과를 내라면서요? 그래서 정태건설을 인수한 거예요.”천도준의 자신감 넘치는 미소에는 약간의 원망이 섞여 있었다.“저와 어머니를 20년 넘게 버렸는데 돈 좀 쓰면 어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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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회장님, 도련님을 너무 애송이라고 생각한 것 같습니다. 우리가 생각한 것보다 훨씬 더 많이 성장하셨습니다.”상대가 전화를 받자마자 이수용은 흥분한 어조로 말했다.“이번 인수가 만약 도련님의 계획대로 흘러간다면 반드시 큰 승리를 거둘 겁니다.”그러던 이수용은 잠시 멈칫하더니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하지만...... 도련님은 회장님을 많이 원망하고 계십니다.”월셋집.천도준은 이수용이 그의 아버지에게 이 모든 상황을 보고하고 있다는 사실은 까맣게 모르고 있었다.그는 얼굴을 비비더니 마음을 진정시키고 주방으로 들어가 국을 끓였다.어머니는 아직 회복 중이라 영양이 반드시 따라가야 한다.비록 배달 음식이 편하긴 하지만 마음이 놓이지 않았던 천도준은 아무리 바빠도 어머니의 음식은 직접 만들었다.졸업 후 천도준은 필사적으로 돈을 벌어 오남미를 만족시켜 주려고 노력했고 어머니에게도 최선을 다하려고 했다.하지만 오남미의 집안은 마치 밑 빠진 독처럼 끝이 보이지 않았고 결국 두 사람은 이혼했다.그러니 이젠 모든 정력을 사업과 어머니에게 두면 된다.천도준은 익숙한 듯 식재료를 뚝배기에 넣고 약불로 조절하더니 거실로 돌아와 잠시 휴식을 취했다.이때 문자가 들어왔다.휴대폰을 확인하던 천도준은 어이없다는 듯 웃어 보였다. 전 처남의 여자 친구는 아직도 정신을 차리지 못한 듯싶다.“천도준 씨, 오늘 저녁 시간 있으세요? 설아와 함께 저녁 식사하실래요?”지난번의 교훈이 부족했나 보다.천도준은 코를 쓱 비볐다.오남미가 필사적으로 오남준과 결혼시키려고 하는 임설아가 이 사실을 안다면 그들은 어떤 반응을 보일까?천도준이 답장을 보냈다.“미안지만 우리 어머니가 입원하셔서 시간 없어. 그리고 귀찮게 좀 하지 마.”문자를 전송하자마자 임설아는 칼답을 보냈다.“귀찮다고요? 그래도 귀찮게 할 건데요? 천도준 씨 너무 나빠요.”천도준은 어이없다는 듯 휴대폰을 소파에 던져버리고 답장하지 않았다.이때 오랫동안 연락하지 않던 친구에게서 문자가 왔다.천도준은 넋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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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음 날 아침 천도준은 어머니의 식사를 챙겨 병원으로 갔다.어머니의 건강은 하루하루 호전되고 있어 곧 퇴원하여 집으로 돌아가 몸조리를 할 수 있다.이수용의 관계로 천도준의 어머니는 병원에서 극진한 보살핌을 받고 있었으며 이로 인해 천도준은 마음이 놓였다.다음 해결해야 할 일은 바로 서천구 재개발이다.그는 처음으로 모든 권력을 손에 쥐고 나서서 프로젝트를 집행했다.예전에도 정태건설의 모든 업무는 그가 책임졌지만 매번 이대광이 그의 공로를 가로챘다.하지만 이번에, 그는 반드시 서천구 개발 프로젝트라는 판을 뒤집고 정태건설의 명성을 높여야 한다.여기서 더 중요한 것은 바로 그의 능력을 보여주는 것이다.20여 년 그들 모자를 버려두고 갑자기 나타나다니......이수용이 준 돈은 확실히 급한 불을 끄는 데 사용했다.돈은 좋지만 돈으로 보상할 수 없는 일도 이 세상에 존재하는 법이다.한 번도 본 적이 없는 그의 아버지는 갑자기 나타나 그와 거래를 시작했다.그가 성공한다면 아버지라는 사람은 그와 그의 어머니를 가문에 들여 그에게 권리를 물려주고 어머니에게 부귀영화를 줄 것이지만 만약 실패로 돌아간다면 그와 그의 어머니는 예전과 같은 삶을 살게 될 것이다.유일하게 남는 건 바로 자형화 카드에 있는 돈이다.20년을 어머니와 함께 서로를 의지하며 살아왔고, 그의 어머니는 그를 위해 평생을 고생만 했다. 하여 그는 어머니를 위해서라도 반드시 이 기회를 잡아 어머니가 원래 누려야 할 모든 것을 되찾아주어야 한다.천도준은 천천히 병원을 나서며 서천구 재개발 프로젝트에 대해 곰곰이 생각해 보았다.이와 동시에.병원 밖의 큰길에는 차들이 꽉 막혀 있었다.아우디 A4에서 오남준은 꿈쩍도 하지 않는 차들을 보고 화가 나서 핸들을 두드렸다.“빌어먹을. 저것들이 대체 뭐 하는 거야? 싸구려 똥차를 끌고 무슨 낯짝으로 밖에 나와?”조수석에 있던 임설아는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오남준, 너 분노장애야? 싸구려 차면 어때서?”“아니, 난 설아 출근이 늦어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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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긴 놈이 왕이다   제262화

    이은화는 분노했다. “그럼 우리 청하가 중간에 껴서 난처해하는 모습을 눈 뜨고 보고만 있겠단 말이에요? 아빠라는 사람이, 어떻게 이 중요한 순간에 딸을 전혀 신경 쓰지 않을 수 있어요?”“알았어.”고덕화는 한숨을 푹 쉬었다. 어쨌든 동의한 셈이다. “그저 여기에서 며칠 더 묵었을 뿐이야. 천씨 가문쪽과의 협의를 또 지체해야 하는 건 아닌지 걱정 돼.”고덕화는 허탈한 표정을 지었다.“천씨 가문의 여세를 몰아 당신이 한 단계 더 높은 성과를 올리려고 한다는 걸 잘 알고 있어요. 저도 그 생각에 동의하고요. 게다가 당신을 응원해요.”이은화는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하지만 여보, 우리에겐 자식이라고는 청하 한 사람 밖에 없어요. 당신이 이미 이룬 성공은 다른 사람들이 간절히 원하고, 또 원하는 것이예요. 돈은 필요한 만큼만 있으면 돼요. 청하의 행복이야말로 지금 우리의 가장 큰 목표예요.”“하지만…”고덕화는 여전히 변명하고 싶었다.“저는 저희의 잘못된 생각으로 청하가 좋은 인연을 놓치지는 걸 원하지 않아요. 천씨 가문을 떠나서, 천도준은 이미 훌륭한 성과를 거두었다고요. 만약 청하가 우리 때문에 헤어지면 아버지라는 사람이 양심의 가책을 느끼지 않겠어요?”이은화의 목소리가 점점 더 높아졌다.“당신 설마 우리 청하가 석유 재벌이나 실리콘 밸리의 거물들의 자식들을 마음에 들어할 거라고 생각하는 건 아니죠?”고덕화는 잠시 멈칫하다가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 그러더니 바로 명쾌하게 말했다.“그럼 이렇게 하지. 모레 여전히 이곳에서 파티를 열어 천도준에게 사과를 하는 거야. 진정한 의미에서의 상견례를 갖는 거지.”“좋아요. 이래야 좋은 아버지죠.”이은화는 부드럽게 웃었다. ……고덕화와 정강수가 회관 주차장으로 달려갔을 때, 천도준은 이미 자취를 감추고 말았다. 그저 멀리에서 롤스로이스 한 대가 회관 밖으로 나가는 것이 보였다. 고덕화는 미간을 찌푸렸다. 정강수가 다급히 경호원에게 물어보니, 경호원은 천도준이 착잡한 표정으로 차량에 올라탔

  • 이긴 놈이 왕이다   제261화

    그 말에 정강수는 몸을 움찔거렸다. 그의 표정은 어딘가 복잡해보였다.정강수는 국화의 대가였다. 그는 도도하고 자신의 존엄을 중요시 여기는 사람이었다. 게다가 외국뿐만 아니라 국내에서도 많은 사람들의 존경을 받는 사람이었다. 때문에 그에게서 사과라는 단어를 좀처럼 찾아보기가 힘들었다. 하물며 자신보다 나이가 한참 어린 사람한테 사과하라니?그저 멍하니 서 있는 정강수를 보고, 유 원장은 화가 났다.“너, 나랑 박씨 어르신을 믿어, 못 믿어?”박씨 어르신도 한숨을 쉬었다.“가, 어서 사과 해. 체면이 깎이는 것도 아닌데 뭐.”천씨 가문 가주의 친아들, 그것도 천씨 가문 가주가 아들을 위해 이미연에게 협박하는 것도 마다하지 않았다. 그런 천도준이 정강수의 사과를 받지 못해서야 되겠는가? 순간, 정강수의 표정이 갑자기 어두워졌다.유 원장이 혼자 이러는 거면 무시해도 되겠지만, 박씨 어르신까지 이러니 그들의 말을 듣지 않을 수가 없었다.그가 아무리 어리석다고 해도 일이 뭔가 잘못되고 있다는 것을 금세 알아차릴 수 있었다.정강수는 한숨을 쉰 후, 천천히 밖으로 걸어갔다.“엄마, 아빠. 제가 도준이를 잡으러 갈게요.”고청하는 감격에 겨워 밖으로 뛰쳐나갔다.오해가 풀렸다. 이건 그녀에게 있어서 정말 다행이 아닐 수 없었다.여자로서 자기가 사랑하는 사람이 부모님의 마음에 드는 것을 싫어할 사람이 어디있겠는가?정강수의 발걸음도 덩달아 빨라졌다.안채 안은 여전히 조용했다. 고덕화와 이은화는 아직도 무슨 상황인지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오늘 밤, 모든 일이 너무 순식간에 지나갔다.기쁨에서 분노로, 다시 공포로 변했다. 두 사람은 그저 오랜 친구들을 불러 딸이 사랑하는 남자가 믿을만한 남자인지 보려고 했는데, 이렇게 큰 오해가 생길 줄은 누가 알았겠는가?조금 전 천도준에게 했던 말과 행동을 생각하면, 두 사람은 얼굴이 뜨거워졌다.고덕화는 박씨 어르신과 유 원장을 흘겨보았다.“오래 알고 지낸 친구인데, 어떻게 두 사람은 아직도 나를 속일 수가 있지

  • 이긴 놈이 왕이다   제260화

    정강수는 눈을 부릅뜨고 분노했다.그들은 모두 오래된 절친한 친구고, 각자 분야에서 뛰어난 전문가들이어서 만약 진짜로 싸운다면 누구 하나 쉽게 양보하지 않을 것이다.유 원장은 얼굴을 붉히며 욕설을 퍼부었다.“넌 정말 양심도 없는 놈이야. 내가 너랑 싸우는 것을 두려워할 것 같아? 너한테 맞으면 난 내가 직접 치료하면 되는데, 넌 누가 치료해 줄 수 있을 것 같아? 난 절대 치료 못 시켜줘.”“너……”정강수는 얼굴을 붉혔다. 고덕화는 아직도 무슨 영문인지 몰라 어리둥절해했다.같은 편들끼리 왜 갑자기 싸움을 벌이는 거지? 그때, 박씨 어르신이 한 발짝 앞으로 나와 유 원장과 똑같이 어이가 없는 듯한 표정을 지으며 정강수를 바라보았다.“강수야. 이번 일은 네가 경솔했어. 유 원장 말이 하나도 틀리지 않았어.”“너 까지 왜……”정강수의 표정이 순식간에 굳어졌다. 하지만 이내 뭔가를 깨달은 것 같았다.세 사람 중, 박씨 어르신이 제일 진중하고 침착한 편이었다. 아니었으면 높은 지위에 오르지 못했을 것이다.“두 사람 대체 왜 그래? 무슨 일이야?”고덕화가 다급히 물었다.이은화와 고덕화는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박씨 어르신과 유 원장을 번갈아 쳐다보았다.유 원장은 성격이 급한 나머지 발을 동동 구르며 를 가리키며 정강수에게 소리를 질렀다.“다시 한번 저 그림을 자세히 봐봐. 그래도 천도준이 선물한 그림이 가짜라고 한다면 오늘 너를 가만두지 않을 거야.”그 말에 정강수는 마치 날벼락을 맞은 듯 정신이 멍해졌다.박씨 어르신과 유 원장은 천도준을 대신해 억울함을 호소했다.‘내가 진짜 잘 못 본 걸까?’정강수는 다시 를 들고 신중하게 테이블 위에 펼쳐놓았다. 그러더니 주머니에서 돋보기를 꺼내 자세히 살펴보았다.아까와 비교하면, 정강수는 확실히 침착했다. 안은 쥐 죽은 듯 조용했다. 어찌나 조용한지 바늘이 떨어지는 소리조차 들릴 것 같았다. 고덕화 일행은 막막했다. 하지만 박씨 어르신과 유 원장은 부끄럽기도 하고, 어딘

  • 이긴 놈이 왕이다   제259화

    그의 한 마디에 방은 순식간에 시간이 멈춘 듯 조용해졌다. 박씨 어르신과 유 원장은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어느새 두 사람의 이마에서는 식은땀이 송골송골 맺혔다. 하지만 정강수는 오히려 거만한 표정으로 천도준을 아니꼽게 바라보고 있었다.순간, 고청하는 눈앞이 컴컴해지는 것 같았다. 그녀의 갸냘픈 몸은 주체할 수 없을 정도로 떨려왔다.부모님은 불같이 화를 낸다. 처음 부모님을 소개시켜드리는 자리는 이렇게 완전히 망해버렸다.그럼 앞으로 두 사람의 사이는 어떻게 되는 걸까?고청하는 힘겹게 천천히 입을 열었다.“도준아……”그녀가 막 말을 내뱉은 순간, 천도준은 갑자기 웃음을 터뜨렸다. 그의 미소는 봄바람처럼 따뜻했다.당백호의 는 이수용이 그에게 준 것이다. 그는 이수용이 고작 그림 한 점으로 수작을 부렸을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박씨 어르신에게 주는 선물이라 해도 절대 가짜일 리가 없었다.그의 기분을 상하게 한 건 바로 정강수의 독단적인 태도였다. 그는 그림을 단 한 번만 보고 가짜라고 판단했다. 그건 아무리 전문가여도 너무 독단적이었다.그의 이런 독단적인 행동 때문에 기쁨과 환희가 차 넘쳐야 할 자리는 순식간에 발칵 뒤집히고 말았다.고청하의 목소리를 듣고, 천도준은 웃으며 말했다.“청하야, 난 괜찮아. 난 이만 나가볼게.”이미 상황이 이렇게 되어버렸으니 그가 계속 여기에 있는다면 고청하만 중간에서 곤란해질 뿐이었다.고청하는 그가 가장 힘들었을 시기에 그의 곁으로 돌아왔다. 그는 어렵게 얻은 이 진실된 감정을 각별히 소중하게 여겼다.하지만 지금, 난처해하는 고청하를 보고 있자니 천도준은 마음이 아파왔다.말을 마친 천도준은 얼굴에 미소를 띄고 사람들을 향해 고개를 숙였다.“도준아……”고청하는 그를 잡으려고 했다.하지만 고덕화가 그녀를 붙잡았다.“청하야. 아직도 모르겠어?”“아빠…… 아빠는 제가 무엇을 이해하기를 바라세요?”고청하는 눈물을 흘리며 입술을 꽉 깨물었다.“청하야, 천도준은 이 도시에서 젊은 인재라고

  • 이긴 놈이 왕이다   제258화

    쿵.그의 한 마디에 방 안의 몇 몇 사람들은 모두 깜짝 놀라 어리둥절해했다.모두가 돈이 부족하지는 않지만, 이런 소장품에 대해서는 모두 관심이 없었다. 때문에 서화 면에서는 정강수처럼 조예가 깊은 사람은 없었다.한 폭의 그림이 거의 50억에 달한다니…… 그게 사실이라면 이 선물은 아주 귀한 것이었다.그 말에 천도준도 깜짝 놀랐다. 이수용은 너무 손이 컸었다. 다른 사람에게 주는 선물로 50억을 쓰다니?잠시 후, 천도준은 활짝 웃으면서 말했다.“아저씨, 저는 지금 이 자리에 있는 분들보다는 못하지만 그래도 50억 정도는 내놓을 수 있습니다.”“어린 나이에 말은 잘하네?”정강수는 미간을 찌푸렸다. 점잖은 그의 얼굴에 흉악한 분노가 일었다. 고청하는 눈을 반짝였다. 천도준의 몸값을 생각했을 때, 50억 정도는 정말 아무것도 아니었다.그녀가 막 뭐라고 해명하려고 할 때, 정강수는 갑자기 냉소를 지으며 천도준에게 말을 걸었다.“방금 잘 못 들었어? 내가 말한 건 3년 전 시가야.”“잘 들었습니다.”천도준은 평온하게 고개를 끄덕였다.“49억 2천 8백만원. 구체적인 가격을 어떻게 알았냐고?”정강수는 차가운 말투로 말을 이어갔다.“당시 이 그림이 경매에 팔렸을 때, 내가 그 경매 현장에 있었지. 이 그림은 당시 정체를 알 수 없는 어떤 한 신비로운 구매자 손에 들어갔어. 게다가 이 그림은 3년 전에 사간 이후로 한 번도 세간에 나타난 적이 없었지. 나이가 많이 어린 것 같은데, 설마 당신이 그때 그 그림을 산 사람이라고 하진 않겠지?”그 말에 고청하는 몸을 움찔했다. 그녀의 두 눈은 순식간에 휘둥그레졌다.3년 전이면 천도준과 오남미가 결혼하던 해다.그때의 천도준이 어떻게 50억 짜리 그림을 살 수 있었을까?‘설마…… 진짜 가짜란 말이야?’순간, 고청하의 눈앞은 순식간에 캄캄해졌다. 그녀의 마음은 순식간에 텅 빈 듯 공허해졌다.고덕화의 표정도 점점 굳어졌다.그는 정강수의 말을 조금도 의심하지 않았다. 그는 국화의 대가이고, 이 방면에

  • 이긴 놈이 왕이다   제257화

    그의 한 마디에 현장에 있던 사람들은 깜짝 놀랐다.고덕화의 표정도 순식간에 굳어졌다. 고청하 어머니의 표정도 오싹하기 그지 없었다.박씨 어르신과 유 원장도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아저씨, 도준이는 가짜 그림을 선물할 사람이 아니에요.”고청하는 다급히 해명했다.이건 천도준이 그녀의 부모님을 처음 만나는 자리다. 그녀의 가세로 보아, 고청하의 부모님은 천도준이 준 선물의 가치를 절대 따지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선물이 가짜라면 그건 의미가 달라진다.이건 가식적이고 무례한 일이 아닌가?“그래, 맞아. 한 번 더 자세히 봐. 함부로 말하지 말고.”유 원장도 고청하의 말에 맞장구를 쳤다. 그는 천도준의 진짜 정체를 알고 있었다. 천도준 같은 사람이 어떻게 가짜를 구입할 수 있단 말인가? 반드시 정강수가 잘못 본게 틀림없었다.“그래, 아까 그저 얼핏 봤잖아. 네가 잘못본 게 틀림없을 거야.”박씨 어르신이 말했다.“뭐?”정강수는 박씨 어르신을 노려보았다.그는 국화의 대가이며 세계적으로 유명한 사람이다. 그의 그림 한 점은 수백억원에 달하는 가치가 있었다.그는 수십 년 동안 서화에 빠져있었고 직접 본 서화는 부지기수였다.당백호의 는 정강수가 한 눈에 진짜인지 가짜인지 알아볼 수 있었다.“당신……”박씨 어르신은 무의식적으로 천도준을 힐끔 바라보았다. 그러더니 정강수를 향해 말했다. “이 당나귀 같은 놈아. 오늘은 청하가 남자친구를 데리고 인사를 하러 온 날인데 왜 그렇게 화를 내는 거야?”천씨 가문 가주의 친아들이 어떻게 가짜 그림을 선물할 수 있겠는가? 무슨 말도 안 되는 농담을…… 만약 이번 일로 천도준이 대노한다면 천씨 가문의 명령하나 만으로 정강수는 그동안의 명성을 전부 내려놓아야 할지도 모른다.“왜 나를 탓하는 거야?”정강수는 매섭게 쏘아붙였다.“난 저 녀석이 여자친구 부모님에게 선물로 가짜 그림을 주는 것이 마음에 들지 않았을 뿐이야. 보잘것 없는 선물이라도 정은 깊다는 말도 있는데 값비싼 선물을 주지 못해

  • 이긴 놈이 왕이다   제256화

    “걱정하지 마. 이따가 확실하게 단련시켜 줄 테니까.”박씨 어르신은 워낙 권위가 높은 사람인지라 인자하게 웃으며 말했다.옆에 있던 유 원장과 정강수도 고개를 끄덕였다.“걱정마시게나. 우린 오랜 벗이잖아. 우리를 초대했으니까 우리도 자네 기대를 저버리지 않을 걸세.”“도대체 어느 잘난 놈이 청하 마음을 사로잡은 건지 똑똑히 봐둬야겠어.”고덕화는 활짝 웃었다. 그러면서 함께 주먹을 맞잡았다.바로 그때, 고청하는 잔뜩 민망해하는 천도준의 팔짱을 끼고 안으로 들어왔다.천도준을 보자마자 박씨 어르신과 유 원장은 동시에 아연실색했다. 그들은 깜짝 놀라 순식간에 동공이 움츠러들었다. ‘저…… 저 사람이 고덕화의 예비 사위라고? 세상에.’박씨 어르신과 유 원장도 권세도 높고 지위도 높은 사람들이었지만, 천도준을 보자마자 그들의 마음속에서는 거센 파도가 일었다.이렇게 큰 인물을 감히 누가 누구를 테스트하고, 누가 누구를 단련시킨단 말인가?박씨 어르신은 천도준의 신분을 알고 있었다.이율 병원 원장인 유 원장은 천도준의 어머니가 그의 병원에서 치료를 받을 때, 그는 천도준을 한 번도 본 적이 없었지만 장 의사를 통해 천도준에 관한 일을 들은 적이 있었다.“저 사람이 바로 네가 말한, 우리더러 잘 테스트해봐라던 그 사람이야?”유 원장이 말했다.옆에 있던 박씨 어르신은 의아한 표정으로 유 원장을 쳐다보았다. 그는 유 원장이 천도준의 신분을 알고 있다는 것을 자연스럽게 깨달았다.사실, 천도준은 방에 들어온 후에도 여전히 어리둥절했다. 오늘 밤 고청하의 부모님을 만난 다는 사실도 미처 몰랐었는데 뜻밖에도 이렇게 많은 거물급 인물들이 함께 있을 줄이야.박씨 어르신뿐만 아니라 유 원장도 있었다.그의 어머니가 이율 병원에서 치료를 받아, 어머니를 돌봐느라 병원에 자주 들르곤 했다. 그럴 때에 유 원장의 사진을 본 적이 있었다.오직 그 점잖은 얼굴을 한 사람과만 초면이었다. 하지만 그는 박씨 어르신, 유 원장과 함께 자리하고 있는 걸 보면 그 또한 만만한 인

  • 이긴 놈이 왕이다   제255화

    죽림 정원.웃음 소리가 본연의 고즈넉함을 깨뜨렸다. 고청하는 의자에 앉아 자신의 아버지와 그의 몇 몇 오랜 벗이 담소를 나누는 모습을 안절부절못하며 지켜봤다.한 쪽의 대원들 외에, 국화의 대가, 의학의 권위자 등등이 한자리에 모여있었다. 이 사람들은 국내에서 명성이 자자할 뿐만 아니라 국제적으로도 위상이 높았다. 이 사람들은 모두 고청하 아버지의 절친한 친구들이었다. 이따가 천도준이 오면, 어떤 광경이 펼쳐질까? “자네, 오랫동안 보지 못했는데, 못 본 새에 이율 병원 원장으로 국제적으로 유명하더군.”중년 남자는 활짝 웃으며 머리가 희끗희끗한 중년 남자를 보고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외국의 의학 잡지에 자네가 자주 등장하더군.”“하하하. 그만 칭찬하게나. 이게 다 검은 머리가 희도록 밤 새서 노력한 결과물이니……”유 원장이 웃으며 말했다.“국제적으로 명성이 높은 걸로 따지면 정강수가 제일 자격이 있지.”그 말에 점잖은 외모에 안경을 쓴 또 다른 중년 남자가 말을 이어갔다. “나는 아무 것도 아니야. 국제적으로 유명하다니? 정말 국제적으로 명성을 떨친 건 내가 아니라 고씨 지. 석유 재벌과 실리콘밸리의 가물들과 어울려 놀잖아.”“쓸데없는 소리 하지 마. 내가 이번에 너희를 부른 건, 중요한 일이 있어서야.”“바로 사윗감을 테스트 하는 거지.”박씨 어르신이 진지하게 말했다.이 말에 유 원장과 정강수는 동시에 흥미를 느꼈다. 그들은 앞다투어 고덕화의 예비 사위가 누구인지 물었다.고덕화는 말없이 웃으며 나중에 소개하겠다고 말했다.“생각지도 못했어. 덕화가 이 도시에서 가문을 일으켰는데 사위도 이 도시에서 찾고, 어느 집 재주가 뛰어난 놈이 우리 조카딸을 그렇게 오매불망 기다리게 한 거야?”유 원장은 참지 못하고 한 마디했다.“기다려보면 알아.”고덕화는 살짝 웃었다. 그러면서 고청하에게로 시선을 옮겼다.“마침 사람들도 다 모였으니 이 녀석들이 나를 도와 그 녀석이 진짜 합격된 놈인지 아닌지 테스트할거야.”고청하는 두 손을 맞잡

  • 이긴 놈이 왕이다   제0254화

    세 개의 분양 아파트 실시간 데이터는 꾸준히 잘 유지되고 있었다. 이대로라면 일주일 정도면 이번에 나온 매물들을 다 팔 수 있을 것 같았다.이건 그에게 있어서 가장 좋은 결과였다.그는 큰 주목을 받지 않는 선에서 가장 빠른 이익화를 실현하려고 했다.오후 5시, 천도준은 마영석에게 오늘 밤 축하연을 마련하라고 했다.하지만 그의 테이블로 배달된 초대장 하나가 그의 계획을 완전히 허사로 만들었다.초대장에 적힌 글자를 보고, 천도준은 미간을 잔뜩 찌푸렸다. 그는 기뻐하면서 조금 놀란 것 같았다.초대장에는 사인회관이라는 장소가 적혀 있었다.사인회관의 초대장이다. 입문 자격을 갖췄다는 뜻이었다.“누가 보낸 거지?”그는 울프를 바라보았다.하지만 울프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어떤 젊은 사람이야. 그저 초대장만 건네주고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그냥 가버렸어.”천도준은 엉겁결에 웃음을 터뜨렸다.이 초대장은 진짜 초대장이 맞았다. 사인회관의 명성이 워낙 강하다보니 아무도 감히 이 초대장을 위조할 수 없었다. 하지만 이 초대장에는 주인의 이름이 빠져있었다.‘혹시 박씨 어르신인가?’천도준은 미간을 찌푸렸다. 하지만 박씨 어르신의 신분으로 이 초대장을 보낸다면 자신의 이름을 빼먹지 않을 것이다.“축하연은 오늘 너희끼리 해야겠어. 나는 약속 장소로 가봐야 해.”그는 초대장을 흔들며 마영석에게 말을 걸었다.만약 정말 박씨 어르신이 보낸 초대장이라면 상대방의 체면을 구길 수 없었다.간단한 초대장 한 장이라고는 하지만, 주건희, 주준용같은 사람들에게는 아주 귀한 물건이었다.지금 상대방이 직접 그의 손에 가져다줬는데 그가 소중히 여기지 않는다면 그건 멍청한 거나 다름이 없었다.깊은 어둠이 내려앉았다. 사인회관은 여전히 독특한 신비로움과 장엄함을 자랑했다.작은 뜰.환한 등불이 비추고, 즐거운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하지만 초대장이 없으면 함부로 안으로 들어오지 못했다.진정한 사인회관의 단골손님만이, 전체 사인회관에서 이 대나무 숲의 작은 뜰에 출입할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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