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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6화

오빠에서 대광 씨로 호칭이 바뀐 건 무척 자연스러웠다.

이대광은 멀어지는 장유민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작은 소리로 말했다.

“유민 씨, 그럼 오늘 저녁은….”

“그게 실적 올려야 해서 아마 야근해야 할 것 같아요.”

장유민은 고개도 돌리지 않고 차갑게 말했다. 홀로 남겨진 이대광 혼자 씁쓸한 얼굴로 고개를 숙였다.

장유민은 그렇게 이대광을 지나쳐 아까 그들을 혼냈던 중년 남자에게 다가갔다.

“팀장님, 어떻게 된 거예요? 이대광 씨는 회장님 처남이라면서요?”

중년 남자가 이대광을 힐끗 보고는 말했다.

“얼굴에 저 상처 봤지? 회장님 작품이래. 저 인간이 거물을 한 명 건드렸나 봐. 센터장님도 어제 회장님 전화를 받고 무척 놀랐다지 뭐야.”

“회장님도 경외할 만큼 대단한 인물이라고 하더라고. 와이프랑 이혼 얘기까지 나왔대.”

오너 일가의 이야기는 모두의 화젯거리였고 새어 나가지 않는 소문은 없었다. 그게 수천 명의 직원을 거느린 대기업이라면 더욱 그랬다.

“세상에, 저는 그것도 모르고!”

장유민이 저도 모르게 손으로 입을 틀어막으며 말했다.

“그럼 이대광 씨는 이제 재기할 기회가 완전히 사라진 거네요?”

중년 남자가 고개를 끄덕이자 장유민은 속으로 이대광에게 욕설을 퍼부었다.

‘멍청한 자식!’

천도준을 태운 차가 천문동 분양 센터에 도착했다.

운전기사는 백미러로 그를 힐끗 바라보고는 웃으며 말했다.

“여기 면접 보러 왔나 봐요? 안목이 좋네요. 택시 기사를 하다 보면 여러 정보를 듣게 되는데 천문동 센터에서 일하는 직원은 보너스도 두둑하게 받는다고 하더라고요.”

“집 사러 왔는데요.”

말을 마친 천도준은 결제를 마치고 차에서 내렸다.

택시 운전기사는 어리둥절한 얼굴로 그의 뒷모습을 바라보다가 혼잣말로 중얼거렸다.

“어린 친구가 허세가 장난이 아니네. 별장 단지를 사러 오는 사람이 택시를 타고 다니겠어? 옷차림만 봐도 부자는 아닌데 허언증인가?”

운전기사의 중얼거림이 귓가에 들렸지만 천도준은 그냥 무시하고 앞으로 걸었다.

그가 분양 센터에 발을 들였을 때, 장유민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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