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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1화

오남미는 믿을 수 없다는 듯이 엄마를 바라보았다.

“엄마, 약혼식 전날 나 진짜 임설아랑 잘 얘기했었어! 그애도 그렇게 하겠다고 했었고!”

그녀는 몹시 억울했다.

약혼식 날 그들 일가가 창피를 당한 것도 억울한데 며칠 동안 장수지의 거센 비난에 몇 번이고 해명했지만 아무도 그녀를 믿어주지 않았다.

“아직도 거짓말이야?”

장수지가 거친 숨을 몰아쉬며 반박했다.

“설아 걔가 뭐가 부족해서 그런 거짓말을 약혼식에서 하겠니?”

“누나 대체 왜 그래?”

오남준도 자리에서 벌떡 일어서더니 큰소리로 말했다.

“설아가 어떤 사람인지 내가 가장 잘 알아. 걔는 절대 그런 거짓말을 할 애가 아니야!”

오남미는 온몸이 덜덜 떨리고 눈가에 눈물이 그렁그렁 고였다.

그녀는 절망적인 목소리로 말했다.

“왜 다들 내 말을 안 믿어줘? 엄마, 나 엄마 딸이야!”

장수지가 시뻘겋게 달아오른 얼굴로 가슴을 탕탕 두드리며 말했다.

“뻔히 보이는 거짓말인데 내가 어떻게 널 믿어? 설아도 결혼하면 우리 식구야. 어떻게 설아한테 그런 짓을 할 수 있어!”

“엄마….”

오남미가 뭐라고 하려는데 오덕화가 땅을 치며 버럭 소리질렀다.

“그만해, 오남미! 엄마 또 쓰러지는 거 보고 싶어?”

그 말에 오남미는 변명을 포기했다.

“엄마, 쉬고 있어. 난 출근하러 가볼게.”

그녀는 도시락통을 내려놓고는 밖으로 뛰쳐나갔다.

“그거 얼마나 번다고 맨날 바쁜 척이야? 엄마가 입원했는데 옆에서 간호는 못해줄 망정!”

등 뒤에서 장수지의 불만 섞인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 말을 들은 오남미는 미쳐버릴 것 같았다. 그녀는 복도를 돌아 비상계단으로 가서 울음을 터뜨렸다.

“왜 다들 내가 잘못했다고 하지? 내가 뭘 잘못했는데? 왜 나 혼자 이 모든 걸 감당해야 해?”

최근 벌어진 일들은 이미 그녀가 감당할 수 있는 범위를 넘어섰다. 엄마가 입원한 뒤로 병실에 찾아올 때마다 욕을 들었지만 그래도 꾹 참고 가족들을 위해 도시락을 나르고 출근까지 해야 했다.

하지만 돌아온 건 엄마의 불신과 맹비난뿐이었다.

임설아한테 찾아가서 왜 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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