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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화

오남준과의 우연한 만남은 그저 해프닝일 뿐, 천도준은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

지금 그는 서천구 재개발 프로젝트에 모든 정력을 집중하고 있다.

이 프로젝트는 그가 한 번도 만난 적이 없는 아버지에게 주는 답안지이자 그의 실력을 제대로 증명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정태건설에 있어 60억의 손해를 입힌 이 계약은 정말 재앙 중의 재앙이고 어떤 결과를 초래할 지 직원들도 다 알고 있다.

하여 천도준이 회사에 들어섰을 때, 왠지 모를 적막한 기운이 느껴졌다.

직원들은 여전히 고개를 숙이고 열심히 일하고 있었지만 평소와 같은 편안한 분위기는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회사 전체에는 어두운 기운이 풍겼다.

천도준은 그런 상황이 안타까웠지만 아랑곳하지 않고 바로 사무실로 들어갔다.

이런 상황에 직원들이 여전히 정태건설을 지킨다는 건, 천도준을 믿고 모든 걸 걸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하지만 이런 믿음은 그들의 긴장과 초조함을 잠재울 수는 없다.

“이틀 뒤면 다들 웃을 수 있겠지?”

천도준은 확고한 미소를 짓더니 코를 비볐다.

그 일만 이수용이 도와준다면 그는 충분히 이 판을 뒤집어 손해를 보지 않는 것은 물론, 대박을 터트릴 수 있다.

그는 휴대폰을 꺼내 들었다.

어젯밤 임설아의 문자를 받은 뒤 그는 휴대폰을 확인하지 않았다.

평소 그는 바이어들과의 소통을 위해 늘 휴대폰을 손에 들고 있었다.

하지만 어젯밤 오랫동안 연락하지 않았던 친구가 보낸 문자를 보고 다시 기분이 이상해졌다.

시간을 확인하니 어젯밤이다.

“너 괜찮아?”

간단한 몇 글자가 천도준을 흔들었고 그의 머릿속에는 그녀의 얼굴이 떠올랐다.

한참 뒤에야 그는 씁쓸하게 코를 비비더니 답장을 보냈다.

“괜찮아.”

답장을 보내자마자 상대가 칼답을 보내왔다.

“나 티켓 끊었어. 여기 일 끝나고 다음 달에 귀국해. 우리 3년 못 봤지?”

그녀의 답장에 천도준은 흐트러진 눈빛으로 기억의 문을 열어 살며시 그녀의 이름을 불렀다.

“고청하......”

고청하는 3년 전 그의 결혼식에 신부 들러리가 되어주었고 그 후로 해외에 나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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