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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화

오랜 기다림에 오남미가 거의 무너질 무렵, 드디어 천도준에게서 답장이 왔다.

띵!

“당신 엄마가 강요한 거 맞네.”

월셋집.

오남미에게 답장을 보낸 천도준은 표정이 일그러졌고, 가늘게 뜬 눈에는 차가움이 서려 있었다.

그는 휴대폰을 잡은 손에 힘을 꽉 주었다.

“날 모욕하려는 건가?”

천도준은 혼자 중얼거리더니 휴대폰을 들어 이수용에게 전화를 걸었다.

전화를 끊은 후,

천도준의 눈빛은 더욱 깊은 침묵에 잠겼고 얼굴의 차가움은 가실 줄 몰랐다.

오남미는 왜 이대광과 맞선을 보러 갔는지, 그리고 오남미가 그의 전 와이프라는 사실을 알면서도 왜 그녀를 아가씨라고 밀어붙였는지......

보나마나 이 모든 것은 그를 모욕하기 위한 것이다.

천도준은 비록 뒤끝이 깔끔하지만 그렇다고 이런 모욕을 당하고도 가만히 있을 사람은 아니다.

그는 오남미는 번호를 빤히 쳐다보다가 또 하나의 답장을 보냈다.

“남준이 신혼집 아직이라면 내일 아침 서천구로 가서 하나 사는 게 좋을 거야. 그거로 어쩌면 오남준의 예물을 충분히 마련할 수 있을지도 몰라.”

서천구는 오래된 구역이라 집값도 싸고 심지어 지난 1년 동안은 하락세를 보였다.

하여 오씨 집안의 재산으로도 충분히 서천구에 집을 살 수 있다.

게다가 내일이 지나면 서천구의 집값은 아마 상상할 수 없을 만큼 시세가 오를 것이다.

임설아가 요구하는 예물이 아무리 높다지만 만약 오씨 집안이 선견지명이 있어 서천구에 집을 미리 마련하고 집값이 오를 때까지 기다렸다가 내놓으면 예물은 충분히 마련할 수 있다.

문자를 보내고 난 뒤, 천도준은 쓴웃음을 지으며 홀로 중얼거렸다.

“오씨 집안에서 내 위치는 말할 것도 없으니 이 말도 분명 귓등으로 흘려보낼 테지?”

그도 더는 신경 쓰기 귀찮아 일어나 밖으로 나갔다.

직접적으로 알려줬는데 듣지 않는다면 그것은 오씨 집안의 문제다. 이 정도면 천도준도 충분히 도와준 것과 다름없다.

비는 점점 더 크게 내렸다.

아래층에 내려가니 검은 롤스로이스 팬텀이 길가에 서 있었다.

천도준은 차에 올라 이수용을 힐끔 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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