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are

제34화

그는 소파에 털썩 주저앉아 미친 사람처럼 고개를 흔들었다.

서천구 재개발 프로젝트에서 정태건설은 60억이 넘는 고가의 계약을 체결했다. 프로젝트가 실패하는 즉시 파산할 운명이었다.

그래서 어젯밤 천도준에게 개 패듯이 맞고도 웃을 수 있었다.

그는 천도준은 한낱 광대에 지나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의성그룹이 서천구 개발에 투자한다는 뉴스가 공개되는 순간까지도 대표인 그는 소식을 전혀 모르고 있었다.

그의 능력이 그만큼 떨어진다는 의미였지만 그게 더 기분이 나빴다.

의성그룹은 전국 건설 업계의 명실상부 일인자 기업이었다. 진짜 이 도시에 투자하지 않더라도 공개한 뉴스만으로 서천구 땅값은 하늘로 치솟을 것이다.

의성그룹이 손을 댄 지역 중에 땅값이 안 오른 지역이 없었다.

그런 핵폭탄급 정보가 공개된 순간, 무리해서 계약을 추진했다고 비난 받던 천도준은 순식간에 대 역전극을 완성시킨 것이다.

그는 어제 천도준을 비웃었던 말이 떠올라서 더 수치스러웠다.

“운이겠지? 그래 넌 그냥 운이 좋았던 거야. 운이 좋으면 돼지도 날개를 달고 훨훨 날 수 있지. 마침 의성그룹이 서천구에 흥미가 생겨서 너한테 행운이 돌아간 것뿐이라고!”

이대광이 거친 숨을 토해내며 중얼거렸다. 그는 핸드폰을 찾아 어딘가에 전화를 걸었다.

“누나, 나 이 회사 안 다닐래. 난 그래도 부동산 회사가 더 나랑 맞는 것 같아. 매형 휘하에 부동산 회사가 몇 개 있잖아? 매형한테 말해서 나를 그쪽으로 전직하게 해줄 수는 없어?”

“누나, 이번 한 번만 내 부탁을 들어줘.”

전화를 끊은 이대광이 광기 어린 웃음을 터뜨렸다.

“천도준, 너한테는 천운이 따른 거겠지만 나한테는 매형이 있어. 네 천운도 이제는 끝이야!”

천도준은 굳이 지역 뉴스를 찾아보지 않았다. 그는 재개발 프로젝트 방안을 정리한 후, 집으로 가서 어머니가 드실 저녁을 준비했다.

이제 그에게 어머니는 그의 전부였다.

열심히 돈을 버는 이유도 어머니를 위해서였다.

그가 병원에서 집으로 돌아왔을 때, 문을 열자마자 소파에 앉아 있는 이숭ㅇ
Locked Chapter
Continue to read this book on the APP

Related chapters

Latest chapter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