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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화

퇴근 후.

천도준은 다급히 집으로 돌아와 국을 끓여서 병원으로 달려갔다.

병실 앞에 이르렀을 때 천도준은 마침 회진을 마치고 나온 장민호와 다른 의사들과 마주쳤다.

천도준을 발견한 장민호는 동료들에게 먼저 가보라는 손짓을 하더니 빠른 걸음으로 천도준에게 다가왔다.

“천도준 씨 정말 효자십니다. 매일 이렇게 음식을 직접 해서 가져오시다니.”

천도준은 미소를 지었다.

“박사님, 우리 엄마 어때요?”

“회복이 잘 되고 있어 며칠 뒤면 퇴원해도 될 것 같습니다. 하지만 간이식 수술은 배척 반응 때문에 반년에서 1년 정도를 지켜보셔야 합니다.”

장민호의 말에 천도준은 마음이 아팠다.

장민호가 계속 말했다.

“하지만 안심하세요. 어르신께서 특별히 부탁하셨으니 우리 병원에서는 반드시 최선을 다해 어머님의 회복을 돕겠습니다.”

“고마워요, 박사님.”

천도준이 감격에 겨워 말했다.

이수용이 나타나지 않았더라도 장민호는 그의 어머니에게 최선을 다했었다.

“별말씀을요. 하지만 단기간은 정서 조절에 힘써주십시오. 정서 파동이 크면 위험하니 많이 주의하셔야 합니다.”

장민호는 미소를 지으며 손을 젓더니 병실을 힐끔 보며 말끝을 흐렸다.

그러더니 묘한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그러면 전 회진 때문에 이만 가보겠습니다.”

천도준은 의아한 눈길로 떠나가는 장민호의 뒷모습을 한참 바라봤다.

병실에 들어선 천도준은 발걸음을 멈추었다.

그제야 아까 장민호의 묘한 웃음의 정체를 알 것 같았다.

병상에 누워있는 천도준 어머니의 수척한 얼굴에는 웃음이 서려 있었고, 병상 옆에는 여자가 고개를 숙이고 앉아 사과를 깎고 있었다.

“임설아, 당신이 왜 여기 있어?”

천도준은 미간을 찌푸렸다.

“천도준 씨, 오셨어요?”

임설아는 고개를 들어 천도준을 바라보며 활짝 웃었다.

“어머님이 편찮으시다는 말에 퇴근하고 바로 들렀어요.”

말을 끝낸 그녀는 다정하게 사과 한 조각을 베어 천도준 어머니의 입에 넣어주었다.

병상 옆 캐비닛에 올려진 보온 도시락을 발견한 천도준은 차가운 표정을 지었다.

임설아가 이런 수단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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