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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hat ng Kabanata ng 이혼하자더니 갑자기 연애: Kabanata 261 - Kabanata 270

1691 Kabanata

제261화

이준혁은 충격에 자기도 모르게 비틀거렸다. 언제나 온화했던 윤혜인의 입에서 이토록 가혹한 말이 나올 줄은 상상도 못 했다. 그의 눈동자가 깊은 어둠에 잠겼다."내가 그렇게 미워?"윤혜인이 담담한 표정으로 말했다. "그럼 당신을 반겨주길 바랐어요? 저와 아이가 절망에서 허우적거릴 때 어디에 있었어요? 우리를 그 차가운 주차장에 버리고 가지만 않았어도, 이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을지도 몰라요. 아니, 당신이 임세희를 구하러 가지만 않았어도, 일이 이렇게 되지 않았다고요! 당신한텐 언제나 임세희가 우선이었다는 걸 잊지 말았어야 했는데....""그런 거 아니야...."누군가가 심장을 쥐어뜯고 있는 듯한 기분이었다. 이준혁은 어떻게 자신의 마음을 그녀에게 전해야 할지 몰랐다. 진심으로 일이 이렇게 될 줄 몰랐다. 그는 흥분한 윤혜인을 진정시키려 붕대가 감긴 그녀의 이마를 쓰다듬으려 했지만, 손이 닿기도 전에 내쳐졌다. "뭐가 아니에요? 현실이 말해주고 있잖아요."이준혁이 갈라진 목소리로 해명하려고 했다. "그게 아니야, 나는 정말로 세희를 보내려고 했어. 안전하게 해외로 보내주고, 수술을 받게 하겠다는 약속까지만 지키려고 했어. 그 뒤로는 정말 인연을 끊을 생각이었는데....""이준혁 씨!"비명과도 같은 외침이 울려 퍼졌다."임세희와 한 약속만 중요해요? 저랑도 약속했잖아요! 함께 집으로 돌아가자고 먼저 말을 꺼낸 사람은 당신이에요!"가슴에 커다란 바윗덩어리가 내려앉은 것처럼 무거웠다. 그는 어떤 말을 꺼내야 할지 몰랐다. "머리가 땅에 몇 번이나 처박히고, 발로 온몸을 짓밟히는 고통을 느껴 본 적 있어요?"이준혁의 얼굴이 파랗게 질렸다. "혜인아, 제발...."윤혜인이 머리에 감긴 붕대를 가리키며 몸을 부르르 떨었다. 지금도 그 고통이 생생히 남아 있어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괴로웠다. "그들이 절 어떻게 했는지 제 입으로 말해야겠어요? 온몸이 짓밟히고, 내 아이가 뱃속에서 죽어가는 그 느낌... 얼마나 끔찍한지 알아요? 당신이 증오스러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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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2화

윤혜인은 감정이 없는 사람처럼 무미건조한 표정으로 말했다. 그 표정을 본 이준혁은 왠지 모를 공포가 밀려와 심장이 빠르게 뛰기 시작했다.원망하는 것조차 아까운 듯, 그녀는 어떠한 감정도 그에게 쏟아내지 않으려는 것 같았다. 윤혜인이 점점 그에게서 멀어지는 것 같은 두려움이 이준혁을 덮쳤다.'그럴 리가 없어. 날 좋아한다고 했잖아!' 이준혁은 소원이 했던 말을 떠올리며 윤혜인을 꽉 끌어안았다."나 소원 씨한테 다 들었어. 너 나 좋아하잖아, 그렇지? 하루아침에 끊을 수 있는 감정 아니잖아."이준혁은 초췌했지만, 여전히 잘생긴 얼굴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윤혜인은 더 이상 그에게 어떠한 설렘도 느끼지 못했다."분수에 맞지 않게 가졌던 감정이었어요. 처음부터 가지지 말았어야 할 감정이었죠. 제가 어리석었어요. 당신한텐 늘 임세희가 일 순위였는데, 그걸 모르고 끼어들지 말아야 할 곳에 끼어들었어요. 그래서 하늘이 제게 벌을 내렸나 봐요. 처음엔 할머니, 이제는 아기까지, 다음엔 제 목숨이겠죠!"그 말을 들은 이준혁은 심장이 뜯긴 듯한 기분이 들었다. 그는 윤혜인의 저항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더 세게 끌어안으며 간절하게 말했다."내가 세희한테 가진 감정은 사랑이 아니야. 부채감이지. 내가 진짜 사랑하는 건 너뿐이야!"하지만 너무나도 늦은 고백이었다. 윤혜인의 마음은 이미 얼어붙어 그의 말이 전혀 와닿지 않았다. "이거 놔요!"그녀가 몸부림치며 외쳤다. "아니... 난 절대로 널 놓을 수 없어!"이준혁은 그녀를 놓아줄 마음이 전혀 없었다. 이대로 그녀를 놓치면 영영 다시는 붙잡을 수 없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그가 평소답지 않게 떨리는 목소리로 윤혜인을 설득하려 했다."이번 일은 다 내가 잘못했어. 우리가 함께한다면 아이는 언제든지 다시 가질 수 있잖아. 몇 명이든 네가 원하는 대로 낳자. 다시는 이런 일이 없게 내가 잘 지킬게...."그 말을 들은 윤혜인은 더 이상 분노를 참지 못하고 이준혁의 어깨를 이빨로 세게 깨물어버렸다. 온몸이 그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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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3화

윤혜인의 상처에서 피가 멈추지 않고 계속 배어 나왔다."왜 말 안 했어!"하지만 그녀는 전혀 아무렇지도 않은 얼굴로 그를 바라보며 담담히 말했다."당신한테 받은 상처에 비하면, 이 정돈 아무것도 아니니까."상처를 지혈하고 있던 이준혁의 손이 덜덜 떨렸다. 이준혁은 그녀가 이렇게까지 독하게 나올 줄 몰랐다."지금 네 목숨을 걸고 날 협박하는 거야? 그 정도로 내가 싫어?"분노한 그의 목소리에 윤혜인이 냉소를 지으며 답했다."계속 말했잖아요."문이 벌컥 열리고, 방이 환하게 불이 밝혀졌다. 의사와 간호사들이 몰려들어 급하게 응급처치를 하기 시작했다. 죽은 아이를 뱃속에서 빼내면서 했던 수술 봉합선이 터졌던 것이었다."저 사람 내보내 주세요."상처가 터져 피가 흥건한 상황 속에서도 윤혜인은 침착하게 자신의 요구를 말했다. 이준혁을 내보내지 않으면 치료를 받지 않겠다는 태도였다.다급해진 의사가 이준혁을 바라보며 차갑게 말했다."선생님, 나가시죠!"의사의 목소리에 옅은 경멸이 담겨 있었다. 이제 막 수술을 마친 환자인데, 보호자의 배려 없는 행동으로 힘들게 치료했던 상처가 또다시 터졌다. 그가 아무리 잘생겨도 용납할 수 없는 부분이었다.의사는 윤혜인에게 진통제를 놓은 뒤, 터진 상처를 봉합하면서 참고 있던 말을 내뱉었다."자기 자신을 아낄 줄 알아야죠. 가족들이 이 모습을 보면 얼마나 슬퍼하겠어요. 그럴 가치가 없는 사람 때문에 스스로 망치는 짓은 하지 말아요."가족, 가족이라는 단어를 듣는 순간 겨우 참고 있던 눈물이 터지고 말았다. 그녀는 한때 이준혁을 좋아했지만, 그는 결코 그녀의 가족이 되어주질 못했다. 윤혜인의 유일한 가족은 할머니였다. 하지만 할머니도 떠나고 그녀는 혼자가 되었다.세상에 혼자 남겨진 것 같은 외로움에 빠져 있었을 때, 선물처럼 아이가 찾아왔다. 할머니가 홀로 남겨진 그녀를 위해 보내준 선물인 줄 알았다. 윤혜인이 얼마나 아이의 탄생을 기다렸을지, 그 누구도 알지 못할 것이다. 드디어 혼자가 아니라는 느낌, 이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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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4화

범인들이 죽은 탓에 단서가 끊겨버렸다. 이준혁이 굳은 표정으로 물었다. "또 다른 건?""송소미 씨는 아직 소재 파악이 안 됐어요. 하지만 사모님을 납치했던 두 남자는 찾았어요. 지금 바로 만나보실래요?"이준혁의 몸에서 순식간에 싸늘한 기운이 뿜어져 나왔다. "지금 가자."교외에 있는 한 지하 차고에서.무거운 철문이 열리고 코를 찌르는 악취가 뿜어져 나왔다. 한 발짝, 한 발짝 희미한 불빛 속에 발을 내딛자, 아래에 물컹한 것이 밟혔다. 놀란 주훈이 뒤로 몇 발짝 물러서며 몸을 굽혔다. 아래에 두 남자가 검은 두건을 쓴 채 바닥에 널브러져 있었다. 그는 두 남자의 머리에 씌워진 두건을 더 깊숙이 잡아당긴 뒤, 함께 들어온 덩치의 남자들에게 손짓했다. 그렇게 한참, 어둠 속에서 고통에 찬 비명과 발길질 소리만 울려 퍼졌다. "아이고, 사람 죽네! 제발 살려주세요! 가진 건 별로 없지만, 있는 건 다 드릴게요!"두 남자 중 한 명이 바닥에 머리를 박으며 싹싹 빌었다. 그런데 이때, 쾅 하고 야구방망이가 휘둘리는 소리와 순식간에 두 남자의 무릎이 박살 났다. "으악!"남자들의 입에서 고통에 찬 비명이 터져 나왔다. 그 순간, 어둠 속에 서서히 한 인영이 걸어들어오는 모습이 보였다. 다름 아닌 이준혁이었다. 그가 둘을 보며 나지막이 말했다. "이제 좀 말할 생각 들어?"더 맞기 싫었던 두 남자 중 한 명이 다급히 질문했다. "설마 며칠 전에 있었던 일 때문에 이러시는 건가요?"이준혁이 침묵하자 남자가 덧붙였다. "저희가 얼마 전에 주차장에서 여자 한 명을 납치하긴 했는데...."싸늘하게 얼굴을 굳힌 이준혁이 말했다. "그날 있었던 일, 하나도 빠짐없이 다 불어!"처음 질문했던 남자가 미친 듯이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제발 때리지 마세요. 다 말할게요! 다 말할게요!"뒤늦게 옆에 있던 남자도 덧붙였다. "저도요! 저도 다 말할게요!"처음 말을 꺼냈던 남자가 먼저 말을 꺼냈다. "저희는 그 악독한 계집의 지시에 따랐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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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5화

원망스러운 눈빛으로 자신을 바라보는 윤혜인의 표정을 본 임세희는 마음이 편안해졌다. 이번에도 송소미가 완벽하게 일 처리를 하지 못했으나, 적어도 아이를 없애는 데까진 성공했기 때문에, 충분히 만족스러웠다. 아이까지 잃었는데, 이준혁과 윤혜인이 이혼하지 않을 수 없을 거라 생각했다.자신과 대비되는, 환한 표정을 짓고 있는 임세희를 본 윤혜인은 이번에도 모든 것이 연기였음을 깨달았다. 하지만 지금은 쓸데없는 곳에 감정을 허비하고 싶은 기분이 아니었다. 윤혜인이 싸늘한 표정으로 임세희에게 말했다."꺼지라고 했어.""어머, 무서워라. 나한테 화낼 거 뭐 있어? 내가 그랬어?"임세희는 가면을 지우고 대놓고 윤혜인을 비웃기 시작했다."처음부터 준혁 오빠가 날 구하러 오지 않았다면 일어나지 않았을 일 아니야? 그랬더라면 너랑 아이도 지금쯤 무사했겠지. 하지만 어떡해? 오빠는 날 선택했는걸? 그런데 많이 아팠어? 아이가 죽어가는 게 느껴졌어?"모두 정곡을 찌르는 말이었다. 윤혜인은 임세희의 말에 절망적이었던 기억이 되살아나는 것을 느꼈다. 그녀의 안색이 점점 어두워지는 것을 본 임세희는 더욱 신이 나 말을 이어갔다."그러니까, 몇 번을 말해야 알아들어? 오빠가 그 아이를 원하지 않는다니까?"임세희가 도도하게 머리카락을 넘기며, 윤혜인의 절망스러운 표정을 음미했다."오빠도 속으론 잘 죽었다고 생각하고 있을 걸? 하하!"윤혜인은 분노에 몸이 부들부들 떨렸다. 자신의 아이를 이렇게 함부로 말하다니, 그녀는 더 이상 참을 수 없었다."왜 그렇게 화났어? 어차피 아무도 원하지 않는 아이, 괜히 세상에 태어나 고통받느니, 죽는 게 낫잖아? 일찍 죽은 걸 축하해야지...."말이 끝나기도 전에 짝하고 임세희의 고개가 돌아갔다. 결국 듣다 못한 윤혜인이 임세희의 뺨을 후려친 것이었다. 얼마나 세게 쳤는지, 입술이 이빨과 부딪쳐 피가 베어 나왔다."이 빌어먹을 년이! 감히 날 때려? 죽고 싶어 환장했어?"화난 임세희가 따지려던 순간, 짝하고 또다시 한번 윤혜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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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6화

임세희의 입꼬리가 기괴하게 비틀렸다. "처음엔 몰랐어도, 오빠가 과연 끝까지 몰랐을까?"그 말을 들은 윤혜인은 온몸이 뻣뻣하게 굳어버렸다. "무슨 뜻이야?"윤혜인의 표정을 본 임세희가 득의양양한 표정을 지었다. 역시나 이준혁이 아직 말을 하지 않은 것 같았다. "내가 한 짓이라는 걸 알고도 추궁하지 않았다는 생각은 안 들어?"누군가가 뒤통수를 후려갈긴 것 같았다. 진작에 알아차렸어야 했다. 윤혜인은 과거에 어리석었던 자신을 비웃었다. 노력하면 언젠가는 이준혁이 그녀를 바라봐줄 거라는 착각을 하며 살았던 자신이 너무나도 증오스러웠다. 그가 임세희를 끔찍이 여긴다는 것은 알았지만, 자기 자식까지 외면할 정도였을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애당초 그녀는 임세희의 상대도 되지 않았던 것이다. 임세희를 위해서라면 그에게 진실 따위 언제든지 묻을 수 있는 것이었다. 윤혜인은 이 기막힌 상황에 눈물조차 나오지 않았다. 완벽한 패배였다. 아주 참혹한 패배였다. "꼴 좋다. 그러게, 처음부터 내 말을 듣고 빨리 준혁 오빠를 떠났어야지. 그랬으면 네 아이도 죽지 않았을 거 아니야?"이 말을 들은 윤혜인은 순간 눈이 번쩍 띄었다. "뭐라고? 설마 이번 납치 사건도 네가 꾸민 짓이야?""어디서 엄한 사람한테 죄를 뒤집어씌우려고! 그건 나 아니야!"임세희는 아니라고 주장하지만, 윤혜인은 이미 눈치챘다. 역시 이번에도 임세희의 계략이었던 것이다. "난 그저 애가 죽었다길래, 축하해주러 온 것뿐이야!"윤혜인은 점점 손이 떨려왔다. 임세희의 입에서 아이를 모욕하는 소리가 나올 때마다 점점 숨이 가빠졌다. 도저히 참을 수 없는 분노가 속에서 끓어 나왔다. "임세희, 넌 하늘이 무섭지도 않아?""하늘이 무섭지 않냐고?"임세희가 웃음을 터트리며 말했다. "하! 네 꼴을 보고 말해. 처음엔 너희 할머니, 다음엔 네 아이, 그리고 단명한 너의 아버지까지, 너의 주변엔 온통 죽음뿐이잖아. 하늘이 무섭지 않냐고? 이렇게 된 것도 결국 다 너의 업보야!"순간 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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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7화

윤혜인이 냉소를 지으며 말했다. "임세희, 잘 들어! 이준혁이 날 원하지 않는 게 아니라, 내가 이준혁을 버리는 거야! 넌 내가 버린 쓰레기를 주운 것뿐이라고! 알아?"임세희는 반박하지 않고 속으로 윤혜인을 응원했다. 그녀가 더 독하게 자신을 욕할 수록 이준혁의 마음을 돌리기에 더 쉬워질 테니까!이번에야말로 이준혁이 먼저 이혼하자고 나올지도 몰랐다!윤혜인이 입꼬리를 비틀며 계속 말을 이어갔다. "그렇게 내 쓰레기가 탐난다면, 줄게. 어디 쓰레기들끼리 잘 붙어먹어봐! 얼마나 오래 가는지 내가 두고 볼 거야!"뒤에서 그 말을 들은 이준혁이 걸음을 멈추고 얼굴을 딱딱하게 굳혔다. 온화했던 윤혜인의 입에서 어제부터 계속 그의 예상을 뒤엎는 말들이 튀어나오고 있었다. 임세희도 더 이상 듣고 있기 힘들었는지, 반박하기 시작했다. "누가 쓰레기라는 거야!""너 같은 년이 쓰레기가 아니면, 뭐가 쓰레기인데?"그 말을 들은 임세희의 얼굴이 붉으락푸르락해졌다.윤혜인이 입술에 냉소를 머금으며 말했다. "어디 둘이 한번 붙어먹어봐. 앞으로 평생 남의 남자를 탐한 년이라는 낙인을 가지고 살게 만들 테니까! 남을 이 꼴로 만들어놓고, 너만 행복할 순 없지!"임세희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하지만 이준혁이 뒤에 있어 차마 반박하지 못하고 입술을 꽉 깨물었다. 이것은 이준혁의 마음이 윤혜인한테서 떨어져 나가도록 만들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기 때문이다. 임세희가 불쌍한 척 울먹이며 물었다. "그게 무슨 뜻이야? 지금 나 협박해?"윤혜인이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 "그래, 이제야 알았어? 남의 것을 탐한 죄, 평생 갚아야지."임세희는 속으로 환한 미소를 지었다. 드디어 윤혜인의 흉악한 모습을 이준혁에게 보여줄 수 있게 되었다. 속이 이렇게 시원할 수가 없었다. 이준혁이 서서히 다가오는 모습이 보였다. 임세희는 드디어 때가 이르렀음을 느꼈다. 그녀가 눈물을 글썽이며 이제야 그를 발견한 것처럼 애타게 외쳤다. "준혁 오빠, 제발 도와줘...."임세희의 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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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8화

"비켜!"윤혜인이 혐오감이 가득 담긴 얼굴로 그를 바라보며 말했다. 이준혁은 상처받은 표정으로 허공에 뿌리쳐진 자신의 손을 바라봤다. 그런데 이때 갑자기 등 뒤에서 누군가가 그를 끌어안는 것이 느껴졌다. 임세희가 구세주를 찾은 듯 바짝 그의 등에 매달린 것이었다. 그녀가 공포에 질린 채 두서없이 말을 내뱉었다. "준혁 오빠, 이 여자 미쳤나 봐! 내 무릎을... 내 무릎을 이렇게 만들어놨어. 나 너무 아파. 오빠, 제발 도와줘... 이 여자가 날 죽이려 해...."소란스러움에 병원 보안요원들이 출동했다. 그들은 엉망이 된 병실의 모습을 보고, 얼른 바닥에 주저앉아 있는 윤혜인부터 부축해 침대로 옮겼다. 좀 전에 임세희한테 머리채를 잡힌 탓에, 겨우 아물어가던 머리의 상처가 다시 터지고 말았다. 윤혜인의 머리에 감겨 있던 붕대에 다시 피가 흥건히 묻어나왔다. 한편, 임세희는 이준혁의 부축을 받아 다시 휄체어에 몸을 싣는 것에 성공했다. 그녀가 이준혁의 손을 부여잡은 채 엉엉 울기 시작했다. 윤혜인은 임세희의 연기력에 감탄했다. 예전의 그녀였다면 이런 상황에 오해받을까 두려움에 떨었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의 윤혜인은 전혀 아무렇지도 않았다. 그녀는 오로지 이혼과 이 둘에게서 멀어지고 싶은 마음뿐이었다. 이준혁이 그녀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던 알 바가 아니었다.이준혁은 임세희한테 붙잡혀 있었지만, 시선은 온통 윤혜인한테 가 있었다. 그가 보안요원을 바라보며 말했다."얼른 의사 좀 불러주세요!"임세희는 자신 때문에 이준혁이 의사를 부른 줄 알고 더 그에게 매달리기 시작했다. "준혁 오빠, 나 여기 있기 싫어. 저 여자 미쳤나 봐. 너무 무서워. 나 여기서 나가고 싶어...."윤혜인은 냉소를 지으며 말했다. "얼른 가세요, 이준혁 씨. 당신이 사랑하는 여자가 애타게 부르고 있잖아요. 얼른 데리고 치료하러 가셔야죠. 계속 여기 있다가는 제가 또 무슨 짓 할지 몰라요."그 말을 들은 이준혁이 임세희의 손을 뿌리치며 윤혜인에게 다가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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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9화

임세희는 뜨끔했지만, 애써 담담한 척 그에게 말했다. "몇 마디 안 했어. 그냥 괜찮은지 보러 간 것뿐이야. 그런데 갑자기 미친 것처럼 달려들었어."어쨌든 조금 전에 피해를 본 것은 그녀이고, 당연히 이준혁이 그녀의 편을 들어줄 거라 생각했다."그 몇 마디가 뭔데?"하지만 그녀의 예상과는 달리 이준혁은 쉽사리 납득한 듯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상대는 임세희였다. 그녀는 전혀 아무렇지 않은 듯 모든 잘못을 윤혜인에게 돌렸다. "그냥 안색이 왜 이렇게 안 좋은지 물어봤더니, 갑자기 달려들어서 날 때리더라고."그녀가 억울하고 불쌍한 표정으로 그에게 호소했다. "자극하는 말 진짜 안 했어?"임세희는 쉽사리 그가 넘어오지 않자 필살기인 울먹이는 목소리로 그의 옷자락을 잡으며 말했다. "안 했어. 내가 왜 그러겠어. 자기 입으로 우리가 애를 죽였다고 계속 중얼거렸단 말이야."그 말을 들은 이준혁의 표정이 살짝 흔들렸다. 임세희는 그 순간을 놓치지 않고 더 적극적으로 자신을 변호하기 시작했다. "준혁 오빠, 나 진짜 무서웠어. 좀 전에 주전자로 내리치고 막 발로 밟고, 얼마나 무서웠는지 몰라. 여기 내 무릎 봐. 이거 다 그 여자가 한 짓이야."그녀는 옷깃을 걷어 올리며 팔과 다리에 난 상처를 보여준 뒤, 얼굴을 들이밀며 윤혜인한테 맞아서 부은 뺨을 보여줬다. 이준혁은 자신도 모르게 미간을 찌푸렸다. 실제로 윤혜인이 그녀를 때리던 현장에 그도 있었기 때문이다. 모든 정황이 임세희를 피해자처럼 만들어주고 있었다. 딱딱했던 이준혁의 표정이 서서히 풀리는 것을 본 임세희가 슬슬 본론을 꺼내기 시작했다."오빠, 정말 저 여자 정신 병원 안 보내도 돼? 머리가 좀 이상해진 것 같은데....""네가 신경 쓸 일 아니야." 하지만 이준혁은 쉽사리 그녀의 의도대로 넘어오지 않았다. "며칠 전에 널 납치했던 그놈들...."이때, 이준혁이 떠오른 듯 말을 꺼냈다. "오빠, 그 사람들 잡았어? 잡으면 절대로 가만히 두면 안 돼! 나 대신해서 죽도록 패줘야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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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0화

놀란 임세희가 이준혁 뒤에 숨으며 말했다."왜 남의 병실에 함부로 들어오고 그래요?"그녀는 단번에 소원의 정체를 알아차렸다. 직접 얘기를 나눈 적은 거의 없지만, 몇 번 윤혜인과 함께 있는 모습을 봤기 때문에 둘이 친구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신경 쓰지 마시고, 하던 거 마저 하세요."소원이 기세등등한 모습으로 말했다. 그녀는 문을 열기 전, 일부러 더 당당하게 보이기 위해 빨간 립스틱까지 바른 상태였다. "소원 씨, 여긴 제 병실이에요. 어서 나가주세요!"하지만 임세희는 전혀 주눅이 들지 않았다. 일 년 전이었으면 모를까, 소원의 가문은 육경한의 압박으로 가세가 기울어진 상태였다. 게다가 소원이 회사를 살리기 위해 몸을 팔고 다닌다는 소문까지 번진 상태였다. 임세희는 그녀를 얕잡아 볼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소원은 윤혜인의 친구였다. 보나 마나 좀 전의 일 때문에 따지러 온 것일 텐데, 좋게 대할 이유가 없었다. 소원이 두 남녀를 째려보며 말했다. "왜? 그러면 또 부끄러운 줄도 모르고 남의 남편한테 들러붙어 있으려고?""무슨 말을 그렇게 해요!"그 말을 들은 임세희는 화가 치밀어 올랐다. 윤혜인이 중간에 끼어들지만 않았어도, 진작에 이준혁은 그녀와 연결되었을 것이기 때문이다. "내가 뭐 틀린 말 했어?"소원이 입술을 비틀며 임세희를 비웃었다. "상간녀 주제에, 혜인이한테 또 뭔 소리를 지껄인 거야? 어디 남자 못 만나 죽은 처녀 귀신이라도 붙었나, 낯짝이 왜 이렇게 두꺼워?"임세희의 분노에 얼굴이 붉으락푸르락해졌다. "누가 상간녀예요! 입조심해요!""남에 남편 품에 안겨 아양 떨 때는 언제고? 그게 상간녀지, 아님 뭐야? 이렇게 사람이 많이 드나드는 곳에서 뻔뻔하게 남의 남편한테 안겨 있을 정도면, 둘 있을 땐 더 얼마나 더러운 짓을 했겠어? 넌 뭔데 이렇게 당당해!"그렇게 말하며, 소원은 아주 더러운 것을 보는 듯 둘을 흘겼다. 임세희의 뻔뻔함이야 진작에 알고 있었지만, 그녀는 이준혁이 이번에도 이렇게 나올 줄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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