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이혼하자더니 갑자기 연애: Chapter 241 - Chapter 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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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1화

송소미의 비명은 머리에 씌워진 두건으로 모두 막혀 버렸다. 그녀는 양손이 결박된 채, 비로 축축이 젖은 쓰레기통 옆에 던져졌다. 허리띠로 살갗을 내리치는 소리, 여자의 숨 막히는 비명, 남자들의 거친 숨소리가 어둠 속에 울려 퍼졌다. 그렇게 송소미는 제대로 된 반항 한번 해보지 못하고 짓밟혔다. 그렇게 얼마나 지났을까, 두 남자가 송소미를 향해 침을 내뱉으며 말했다.“생긴 건 멀쩡한데, 왜 이렇게 딱딱해? 에이, 맛대가리 없어!”이때 송소미의 귀에 그들의 나누는 통화 소리가 들렸다. “주 비서, 여기 일은 잘 마무리됐어. 이제 여자구실 다시는 못할 거야.”통화가 마무리된 뒤, 두 남자가 떠나며 대화를 나눴다.“즐기면서 돈 받다니, 이런 좋은 날도 있네! 하하하….”“자기 여자를 달래려고 이렇게까지 하다니, 정말 요즘 보기 드문 남자야….”송소미는 제대로 몸을 가눌 수도 없었다. 온몸이 피와 멍으로 범벅 된 것은 물론, 옷도 넝마가 된 채 제대로 걸칠 수조차 없었다. 그냥 지나가다 나쁜 마음을 먹고 저질렀 다기엔, 너무 잔인한 수법이었다. 누가 봐도 일부러 송소미를 노리고 벌인 짓이었다. 이때, 호화스러운 차 하나가 골목을 지나치다가 갑자기 후진했다. 차에서 한때 아름다웠던 송소미의 시절처럼, 우아한 여자가 모습을 드러냈다. 여자는 송소미를 지나치지 않고, 도리어 자기 자켓을 벗어주며 따뜻하게 안아 주었다. 그리고는 매우 놀란 듯, 떨리는 목소리로 조심스레 송소미에게 물었다.“소미야, 이게 어떻게 된 일이야….”송소미가 초점이 잡히지 않는 눈동자로 간신히 입을 열었다.“세희 언니….”그런 다음 곧바로 정신을 잃고 말았다.그러자 임세희는 그 즉시 경멸 어린 눈빛과 함께 그녀를 밀쳐냈다. 힘 좀 써 달라는 말을 하긴 했지만, 이 지경이 될 정도로 잔인하게 다룰 줄은 예상치 못했다. 하지만 차라리 잘됐다는 생각도 들었다. 그래야만 송소미가 물심양면으로 그녀를 도우려 들 테니까.얼마 후, 송소미가 병원에서 깨어났다. 온몸이 트럭에 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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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2화

주훈은 이준혁의 비서였다. 비서가 대표의 지시 없이 함부로 움직일 리 없었다. ‘자기 여자를 달래려고 이렇게까지 하다니….’두 남자가 떠나면서 나눴던 대화가 떠올랐다. 송소미는 이 모든 것이 윤혜인으로 비롯됐음을 깨달았다. ‘역시 그년이 문제였어! 날 이렇게 만든 거야!’송소미의 얼굴색이 변하는 것을 실시간으로 목격하고 있던 임세희는 속으로 쾌재를 불렀다. 그녀가 의도했던 대로, 송소미는 이 사건의 원천으로 윤혜인을 지목한 것 같았다. 이제 송소미의 분노를 더 부추이기만 하면 됐다. 임세희가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을 걸었다.“일단 다 나을 때까진 어디 나가지 말고 얌전히 있어, 알겠지?”“왜요?”“윤혜인도 이 병원에 있으니까, 괜히 마주칠까 봐 그러지. 그 여자가 또 준혁 오빠한테 일러바치기라도 하면, 너 감당할 수 있겠어?”“뭐라고요? 그년도 이 병원에 있다고요?”송소미가 입술을 꽉 깨문 채 사람 하나 죽일 듯한 눈빛으로 물었다. 임세희가 고개를 끄덕이며, 울먹이는 목소리로 답했다.“나도 앞으로 널 도와주지 못할 것 같아. 윤혜인이 날 싫어해서, 준혁 오빠가 날 외국으로 보내려고 해. 너도 그 여자 조심하면서, 몸조리 잘해.”그 말을 들은 송소미는 놀란 동시에 더 분노가 치밀어 올랐다. 단순히 싫어한다는 이유만으로 천하의 임세희도 외국으로 내쫓기는 신세가 됐는데, 송소미는 심지어 윤혜인한테 잘못한 것이 있는 사람이었다. 이러다 이준혁이 또 그녀를 노리고 무슨 짓을 할지 몰랐다.‘제까짓게 뭔데, 이런 대우를 받아!’“윤혜인, 죽여버릴 거야!”“소미야, 왜 이래?”임세희가 걱정스러운 표정을 연기하며 그녀를 붙잡았다.“제발 바보 같은 생각하지 마. 준혁 오빠가 얼마나 그 여자를 아끼는지 알아? 일러바치기라도 한다면, 너 끝장날 수도 있어!”이 말을 들은 송소미는 더 분노를 참을 수 없었다. 윤혜인만 아니었다면, 이런 일이 발생할 이유도 없었다. 이제 아래마저 찢어져, 영원히 하자 있는 여자로 살아야 할지도 몰랐다.재벌 며느리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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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3화

그 뒤로 이틀이 지났다. VIP 병실은 거의 호텔 수준이었기 때문에, 없는 것이 없었다.이틀 내내 이준혁은 윤혜인 옆을 떠나지 않고, 병실에서 모든 업무를 처리했다. 윤혜인은 이런 이준혁이 신경이 쓰였지만, 쓸데없는 오해를 사게 될까 차마 말을 걸진 못했다. 점심, 윤혜인은 오늘 입맛이 없어 얼마 식사하지 못했다.밖엔 비가 주룩주룩 내리고 있었고, 그녀는 이런 날씨면 괜스레 기분이 울적해지곤 했다. 윤혜인은 젓가락을 내려놓은 뒤, 곧바로 침대에 누워 페이스북을 훑기 시작했다. 이때, 그녀의 눈에 국제학교를 다니던 소소한 일상이 그립다는 글귀가 들어왔다. 문득, 윤혜인은 과거 학창 시절이 떠올랐다. 그녀는 매일 아침과 점심을 학교 앞 분식집에서 해결하곤 했다. 떡볶이 한 컵에, 김밥 한 줄, 이게 그녀의 일상이었다. 분식집 아줌마는 또 얼마나 친절했던가? 적게 먹는 그녀가 안쓰럽다며, 항상 몰래 삶은 계란을 챙겨주곤 했다. 그 분식집 덕분에 굶지 않고 이 정도 자랄 수 있었다. 임신한 탓인가, 그녀는 자꾸만 익숙한 입맛이 떠올랐다. 윤혜인은 그 시절 먹던 떡볶이와 김밥이 너무나 그리웠다. 하지만 주인장 아줌마가 은퇴한 탓에, 이제 다는 맛볼 수 없는 음식이었다. 한참 핸드폰을 만지작거리던 윤혜인이 갑자기 고개를 돌려 이준혁이 있는 쪽을 바라봤다.그는 소매를 걷어붙인 채, 인상을 쓰며 열심히 서류를 처리하고 있었다. 조각 같은 얼굴로 집중하고 있는 모습은 누가 봐도 감탄이 나올 정도로 멋있었다. 한참 일하던 이준혁이 핸드폰을 집어 드는 모습을 마지막으로, 윤혜인은 다시 고개를 원래의 위치로 돌렸다.이때, 이준혁이 다가와 그녀의 핸드폰을 빼앗아 버렸다.“임산부가, 너무 길게 핸드폰 보면 안 좋아.”이준혁이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다정히 말했다. 그런 다음, 외투를 챙기더니, 몸을 일으켰다. “자고 있어. 잠깐 나갔다가 올게.”이준혁이 병실 밖으로 나간 뒤, 윤혜인은 빗소리를 자장가 삼아, 서서히 잠에 빠져 들었다. 번쩍, 우르릉 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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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4화

윤혜인은 부끄러움에 몸 둘 바를 몰랐다. 얼굴은 물론 귓불까지 뜨겁게 달아올랐다.그녀가 돌처럼 굳은 채 말을 잇지 못하는 모습을 본 이준혁이 걱정스레 다가왔다.“방금 뭐라고 했어?”윤혜인은 시선을 어디에다가 둬야 할지 몰랐다. 그녀의 눈은 온통 살색으로 가득했다. 결국 한참 망설이던 끝에, 윤혜인은 겨우 말을 꺼냈다.“화장실 가서 갈아입으면 안 돼요?”“알겠어.”고분고분, 이준혁은 그녀의 말에 따라 화장실로 향했다. 샤워를 마친 그는 어느새 가운을 입고 있었다. 식사를 끝낸 윤혜인이 이준혁이 다가오는 소리를 듣고 고개를 들었다. 좀 전과 달리 그는 가운을 걸치고 있었지만, 가슴은 풀어헤친 상태였다.윤혜인은 또다시 얼굴이 화끈거리는 것을 느꼈다. 결국 쑥스러움을 이기지 못한 그녀는, 재빨리 그의 시선을 피해 화장실로 들어갔다.씻고 나오니, 이준혁은 어느새 침대에 누워 신문을 보고 있었다. 지난밤들과 별다를 게 없는 것 같았지만, 윤혜인은 오늘 자꾸만 뭔가 일어날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거기서 왜 그러고 있어?”이준혁이 손에 들고 있던 신문을 내려놓으며 말했다.“아, 네.”윤혜인은 침대 끝자리에 자리를 잡았다. 그런데 이때 갑자기 분위기가 반전되었다. 이준혁이 순식간에 그녀를 뒤에서 끌어당기며, 품에 가둔 것이었다. 뜨거운 열기가 온 방을 가득 채웠다. 윤혜인은 긴장에 몸이 뻣뻣이 굳었다.“준혁 씨….”이준혁이 솔직한 충동을 그녀에게 전했다.“하기 싫으면, 안 할게.”그 말을 들은 윤혜인은 얼굴이 불에 덴 것처럼 뜨거워졌다. 그러다 문득, 아까 궁금했던 것이 떠올랐다.“어떻게 알았어요? 제가 분식 먹고 싶어 한다는 걸?”이준혁이 덤덤히 답했다.“누가 알려 줬어.”사실 이건 거짓말이었다. 그는 최근에 윤혜인이 식욕이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런데 마침 SNS에 그녀가 분식집 글에 좋아요를 표시한 것을 보고, 빗속에서 어렵게 사람을 찾아내 얻은 것이었다. 찾아서 다행이지만, 정말 쉽지 않은 일이었다. 하필이면 분식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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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5화

임세희의 몰골은 엉망이었다. 얼굴은 물론 살갗이 드러난 모든 곳에 멍과 피로 범벅 되어 있었다. 두건을 쓴 세 남자 중 한 명이, 임세희의 머리끄덩이를 잡고 카메라 앞으로 들이밀었다. 임세희가 눈물 젖은 얼굴로 이준혁에게 애원하기 시작했다.“준혁 오빠, 나 좀 구해줘… 제발 좀 구해줘… 내가 오빠 목숨을 구해준 것을 봐서라도, 구해줘….”과거의 은혜를 들먹이는 것만큼 확실한 방법은 없었다. 역시나 임세희의 예상대로 이준혁의 얼굴빛이 어두워졌다.짝, 한 남자가 임세희의 뺨을 무자비하게 내리치며 위협했다.“쓸데없는 소리 왜 이렇게 많아.”한두 번 맞은 것이 아닌지, 임세희의 입에서 고인 피가 후드득하고 뿜어져 나왔다. 그 모습을 본 이준혁의 눈에서 살기가 뿜어져 나왔다.“죽고 싶어 환장했어?”재밌는 농담을 들은 듯, 남자들이 깔깔거리며 웃기 시작했다. 그들이 웃을 때마다 변조된 목소리가 소름 끼치게 울려 퍼졌다.“그쪽이 이 여자 남편이라면서? 돈도 꽤 많다던데, 맞아?”갑자기 주변이 쥐 죽은 듯 조용해졌다.옆에서 있던 윤혜인이 그의 옷소매를 잡아당겼다. 그녀는 이준혁이 이 호칭에 긍정하길 바라지 않았다. 하지만 이준혁은 그녀를 돌아보지도 않은 채, 묵묵히 긴장된 표정으로 화면을 바라볼 뿐이었다. 이때, 한 남자가 임세희를 향해 강한 발차기를 날렸다.임세희의 입에서 피가 분수처럼 쏟아졌다. 그녀의 얼굴은 이제 산 사람보단, 죽은 사람과 더 가까운 회색빛이 돌고 있었다. “감히 우릴 속여? 넌 내 손에 죽었어!”남자가 다시 발길질하기 위해 다리를 올린 순간, 이준혁이 힘들게 답을 내놓았다.“그래, 남편 맞아.”다른 사람이 들었다면 별거 아닌 말 한마디였겠지만, 윤혜인에겐 너무나도 큰 상처를 안겨주었다. 서서히 이준혁을 잡고 있던 그녀의 손에서 힘이 빠졌다. 하지만 온통 핸드폰에 집중하고 있던 이준혁은 눈치채지 못했다.그의 답을 들은 남자의 움직임이 멈췄다. “그렇다면 현금으로 3억 준비해서, 한동교 밑으로 와. 안 그러면….”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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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6화

외곽에 있는 한 창고에서, 수상한 남자가 손에 주사기를 들고 있었다. “정말 이거 놔요?”임세희가 입술을 깨물며 답했다.“해.”얇은 주삿바늘이 오른팔 혈관을 타고 서서히 들어갔다. 이 주사에는 특수한 물질이 있어, 아프지 않은 사람을 아파 보이게 만들어주는 효과가 있었다. 하지만 이준혁을 더 철저히 속이기 위해선 이것만으로 부족했다. 자신의 얼굴을 거울에 비춰보던 임세희가 또 다른 남자에게 손짓했다.“이리 와봐. 따귀 몇 대 더 때려줘.”따귀를 때려 달라고 요청하는 미녀라니, 정말 인생에 다시없을 경험이었다. 남자는 아주 기꺼운 마음으로 손을 들어 올렸다.짝, 짝, 짝…. 창고 안에 살과 살이 부딪히는 소리가 울려 퍼졌다. 임세희는 다시 자신의 얼굴을 확인하기 위해 거울을 들었다. 그녀의 얼굴은 알아보기 힘들 정도로 처참하게 부어 있었고, 입술도 터져 피가 흐르고 있었다. 그제야 임세희는 만족스럽게 웃었다. 이 정도면 이준혁도 충분히 속아 넘어갈 것 같았다. 그러다 문득, 좀 전에 뺨 맞을 때의 고통이 떠오르자, 괜히 화가 치밀어 올랐다.“쪼개지 마, 누가 너 좋아하라고 이 짓 하는 줄 알아?”임세희가 느닷없이 남자의 뺨을 후려치며 말했다.때려달라고 해서 때려준 건데, 뜬금없이 화풀이 당하자 남자는 억울했다. 하지만 상대는 목적을 위해 서슴없이 자기 몸에 상처를 내는 여자였다. 남자는 침묵할 수밖에 없었다. 미친 사람과는 원래 상종하지 말아야 하는 법이니까. 이때, 임세희가 옆에 놓여 있던 낡은 의자에 앉으며 말했다.“위조 여권 준비해 놓았으니까, 돈 받는 대로 바로 여길 떠. 알겠어?”남자들이 세차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들 입장에서도 범죄 현장에 오래 있어봤자 유리할 것이 없었기 때문이다.송소미도 무사히 윤혜인을 납치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오랜 시간 기다리며 준비해 온 계획이 드디어 빛을 보는 순간이었다. 마지막 고비만 넘기면 원하던 것을 손에 넣을 수 있었다. 임세희의 얼굴에 욕망과 흥분으로 뒤섞인 미소가 맺혔다.‘준혁 오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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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7화

예상보다 더 격렬한 반응에, 남자들이 멈칫했다.그 틈을 타, 윤혜인은 빠르게 상황을 판단해 나갔다. 옷차림새나, 분위기만 봐도 두 남자는 전문 납치범은 아닌 것 같았다. 송소미가 사람을 매수하는데 돈을 얼마 쓰지 않았다는 뜻이기도 했다. 어쩌면 승산이 있을지도 몰랐다.윤혜인이 침착한 목소리로 남자들에게 말을 걸었다.“괜히 범죄 저질러서 인생 종치지 말고, 이쯤에서 멈춰. 그럼 신고도 안 하고, 저 여자의 두 배를 줄게. 그 편이 당신들한테도 더 좋지 않겠어?”그들이 받은 돈은 합쳐서 600만이 다였다. 하루치 급여로 치면 많은 돈이었지만, 범죄의 대가로 받은 돈 치고는 적은 편에 속했다. 그들은 윤혜인의 말에 솔깃할 수밖에 없었다. 송소미는 이 황당한 상황에 분노가 치밀어 올랐다. 가만히 있다가는 당할지도 모른다는 위기감이 들었다. 당장 윤혜인의 입을 막아버려야만 했다.“이 여우 같은 년!”윤혜인이 묶여 있던 의자를 세차게 걷어찬 송소미가 외쳤다. 꽈당하는 소리가 창고에 울려 퍼지며 강력한 고통이 어깨를 타고 올라왔다. 고통의 수치로 봤을 때, 이건 최소 골절이었다. 윤혜인은 비명도 지르지 못하고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하지만 이 와중에도 다행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의자가 아닌 배를 걷어찼다면, 아이가 무사하지 못했을 테니까. 어깨가 부러지는 것쯤은 아이를 잃는 거에 비해 아무것도 아니었다. “네가 아주 미쳤구나? 여기가 어디라고 함부로 입을 놀려! 넌 절대로 여기서 빠져나갈 수 없어! 내가 그렇게 안 둘 거니까!”송소미가 차갑게 웃으며 윤혜인을 위협했다. 오늘 반드시 무슨 일이 있어도, 윤혜인에게 자신이 느꼈던 그 비참함을 돌려줄 생각이었다. 이때, 그녀의 머릿속에 문득 좋은 아이디어가 떠올랐다.“마지막 기회 줄게. 이준혁한테 전화해서 돈 가지고 오라고 해. 그러면 널 풀어줄게.”윤혜인은 그제야 고통이 조금 가시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그녀는 혹시라도 송소미가 마음을 바꿀까, 다급히 고개를 끄덕여 보였다. “그거라면, 문제없어.”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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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8화

이런 반응이 돌아올 줄은 전혀 예상치 못했다. 심장이 불에 지져지는 듯한 고통이 느껴졌지만, 윤혜인은 참고 또 참았다. 이준혁의 태도가 어떠하던, 일단 당장 이곳을 빠져나가 아이의 안전을 보장받는 것이 중요했다. 윤혜인이 입술을 꽉 깨물며 다시 또박또박 자신의 상황을 전달했다.“장난 아니고 실제 상황이에요! 니 납치됐다고요!”윤혜인의 간절함이 조금은 통했는지, 이준혁의 목소리가 살짝 누그러졌다.“거의 끝나가니까, 장난은 여기까지만 하자. 얼른 돌아갈게.”“이준혁 씨!”하지만 그는 여전히 믿는 눈치가 아니었다. “임세희의 말은 다 믿어줬잖아요! 왜 저만 거짓말한다고 생각해요? 어떻게 매번 이래요!”그동안 참아왔던 것들이 한 번에 터져 나왔다. 그러나 이준혁은 여전히 상황의 심각성을 깨닫지 못하고 있었다.“윤혜인, 정도껏 하라고 했지! 나 지금 네 투정 받아줄 상황 아니야!”눈앞이 컴컴해지고 온몸이 싸늘하게 굳는 듯한 착각이 들었다. 모든 노력이 투정이라는 단어 하나에 허사가 되었다. 이준혁은 희망이 아닌, 지독한 절망을 그녀에게 안겨주었다. “나와 우리 아이의 목숨이 달린 일이에요. 이래도 임세희가 더 중요해요?”이번에도 이준혁은 확실한 답을 해주지 않았다. 도리어 인내심이 바닥난 듯, 짜증스럽게 답했다.“돌아가서 얘기하자. 바쁘니까, 이만 끊어.”그 말을 듣는 순간, 배에서 또 찌르르 고통이 느껴졌다. 마치 아이가 그녀에게 살려달라고 외치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윤혜인은 약해지는 마음을 다잡고 다시 이준혁에게 간절히 빌기 시작했다.“안 돼요! 끊지 마요, 준혁 씨! 이대로 끊으면 나랑 아이는….”전화 연결이 끊겼다. 윤혜인은 참담한 기분이 들었다. 자그마치 십 년이라는 세월을 함께 했다. 이제 둘 사이에 아이까지 생겼는데, 이준혁의 선택은 여전히 임세희였다. 어쩌면 처음부터 만나지 말았어야 할 인연일지도 몰랐다. 송소미가 바라던 모습이 바로 이거였다. 윤혜인의 절망한 표정을 보며, 그녀는 어느 때보다 상쾌한 기분을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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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9화

송소미가 두 남자를 바라보며 경고를 날렸다."저 여자 남편이 하는 말, 들었지? 이 여자가 진짜로 당신들한테 돈 줄 수 있을 것 같아? 지금부터 쓸데없는 생각하지 말고, 내 말이나 잘 들어!"그제야 두 사람은 정신을 차리고 마음을 다잡았다. 남자들이 음흉한 미소를 지으며 허리춤에 손을 가져다 댔다. "절대로 봐주지 마. 나랑 약속했던 대로 하면 돼."이 말과 함께 남자들이 움직이기 시작한 모습을 본 송소미는 창고 밖으로 나갔다. 저번 사건 이후로 비슷한 광경만 봐도 트라우마를 불러일으켰기 때문에, 차라리 자리를 비켜주기로 한 것이다. 뒤에서 허리띠를 휘두르는 소리를 마지막으로 송소미는 창고 문을 닫았다.윤혜인의 팔에 빨간 선혈이 그어졌다. 그와 동시에 알싸한 고통이 밀려왔다. 앞으로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르려야 모를 수가 없었다. 공포에 이성이 날아갈 것 같았지만, 윤혜인은 애써 정신을 붙잡았다. 이때, 뒤늦게 허리띠를 푼 남자가 말했다. "빨리 시작하자. 못 기다리겠어."얼굴이 땀과 먼지로 뒤덮인 상황이었지만, 윤혜인의 미모는 여전히 빛나고 있었다. 남자들이 눈을 빛내며 입술을 축였다.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욕구를 풀 때였다. 상상하던 가장 최악의 순간이 다가왔다. 하지만 윤혜인은 손발이 묶여 있었기 때문에 도망칠 수 없었다. 그녀는 침착하게 이 상황을 빠져나갈 방법을 고민하기 시작했다. 무슨 일이 있어도, 반드시 아이만은 지켜야 했다. 이때, 윤혜인의 머릿속에 한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남자들의 방심을 불러일으키기 위한 연기가 시작됐다. "오빠들, 이렇게 절 묶은 채로 하는 거 불편하지 않겠어요? 이거 풀어주면 제가 제대로 상대해 줄게요."두 남자의 눈동자가 서로 맞닿았다. 실제로 의자에 묶인 상태에서 무언가를 할 수는 없었기 때문에, 그들은 윤혜인의 말을 따르기로 했다. 먼저 허리띠를 풀었던 키 큰 남자가 윤혜인에게 다가왔다."죽고 싶지 않으면 허튼짓할 생각 하지 마!"그가 경고하며 윤혜인의 손과 발을 묶고 있던 밧줄을 풀기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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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0화

남자가 윤혜인의 머리를 바닥에 찍고 또 찍었다. 끈적이는 피가 이마를 타고 내려와 시야를 빨갛게 물들였다. 정신이 점점 아득해지면서 위아래가 구분조차 되지 않았다. 그렇게 한참, 이대로 진짜로 죽겠구나 싶은 순간, 옆에 있던 다른 남자가 키 큰 남자를 뜯어말리기 시작했다.“미쳤어? 이러다가 이 여자 죽으면 어쩌려고? 만약 잡히기라도 하면, 이건 무기징역 감이야! 하던 거나 마저 하자고!”그제야 키 큰 남자는 정신을 차렸다. 그가 얼굴에 묻은 땀과 피를 닦으며 중얼거렸다.“그러니까 왜 사람을 열받게 해가지고! 아오!”“됐어, 됐어. 얼른 할 거나 하자고!”남자가 이번엔 윤혜인을 향해 말했다."너도 우리를 너무 원망하지 마. 우린 받은 대로 일하는 것뿐이니까. 탓하려면 네 남편이나 탓해. 네 남편이 널 버리지만 않았어도 우리가 이렇게까지 하는 일은 없었어.”가해자의 말도 안 되는 합리화였다. 하지만 이번에도 윤혜인은 반박할 말을 찾지 못했다. 실제로 이준혁이 그녀를 믿어줬더라면 일이 이 지경이 되지는 않았을 테니까. 윤혜인은 그를 사랑했던 모든 순간이 후회스러웠다. 하지만 아무리 후회한다고 해도 돌이킬 방법은 없었다. 이때, 남자들이 그녀를 향해 손을 뻗는 인기척이 느껴졌다.“꺼져!”윤혜인이 힘겹게 그들의 손을 쳐내며 말했다. 하지만 이건 그들을 더 자극하는 것밖에 되지 않았다.“이 망할 년이, 반항하길 뭘 반항해!”키 큰 남자가 발길질을 날리며 욕설을 퍼부었다. 가해자는 고통에 윤혜인은 제대로 숨을 내뱉을 수도 없었다. 서서히 또 의식이 날아가던 순간, 이번에도 옆에 있던 남자가 말리며 나섰다.“야, 사람 죽겠어! 시체 가지고 놀 거야?”피범벅인 모습에도 남자들은 포기하지 않고 그녀를 범하려 들고 있었다. 절망스러운 상황에 뭐라도 해야 할 것 같았지만, 도무지 몸에 힘이 들어가지 않았다. 그녀가 이대로 모든 것을 포기하려던 순간, 갑자기 복부에서 쥐어짜는 듯한 고통이 느껴졌다. 마치 아이가 엄마에게 살려 달라고 애원하고 있는 듯한 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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