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하자더니 갑자기 연애의 모든 챕터: 챕터 231 - 챕터 240

1691 챕터

제231화

더 이상 이준혁을 상대하기 싫었던 윤혜인은 그의 소원대로 병실을 나가려고 했다. 하지만 몇 발작 떼기도 전에, 갑자기 뒤에서 끌어당기는 느낌과 함께 들어 올려졌다. “이거 놔요!”먼저 꺼지라고 했던 건 이준혁인데, 왜 붙잡는지 윤혜인은 이해할 수 없었다.“우리가 법적으로 부부로 남아 있는 이상, 넌 절대로 날 벗어날 수 없어.”윤혜인의 의사는 중요하지 않았다. 이준혁은 그녀를 놓아줄 마음이 전혀 없었다. 분노한 윤혜인이 발버둥 치며 그의 팔뚝을 물었다. 하지만 이준혁은 꿈쩍도 하지 않았다. “자꾸 이렇게 비협조적으로 나오면, 혼날 각오해야 할 거야.”철컥하고 병실 문이 잠기는 소리가 울려 퍼졌다. 윤혜인은 그제야 상황이 파악됐다. 그녀의 눈빛이 경계와 두려움으로 가득 찼다.“문은 왜 잠갔어요?”“혼날 짓을 했으니, 벌을 받아야지.”그 말과 함께 윤혜인을 침대에 던져 놓은 이준혁이 넥타이를 풀기 시작했다. 윤혜인은 순식간에 양손이 결박된 채 침대 머리맡에 고정되었다. 곧이어 이준혁이 몸을 숙이며 입 맞춤을 하기 위해 얼굴을 들이밀었다. 윤혜인은 움직임이 제한된 상황에서도 어떻게든 그의 키스를 피하려 고개를 돌렸지만, 턱을 잡는 억센 손길에 강제로 고개가 돌려졌다.“뱃속 아기가 무사하길 바란다면, 협조 잘해야 할 거야.”윤혜인은 분노에 몸을 부들부들 떨었다.“여자를 이렇게 험하게 다루다니, 당신은 남자도 아니에요!”단추를 풀던 이준혁의 손이 멈칫했다. 곧이어 그의 차가운 웃음소리가 들렸다.“내가 남자인지 아닌지, 또 증명해 줘야겠어?”윤혜인은 부끄러움을 느끼지 못하는 뻔뻔한 이준혁의 모습에 분노가 치밀어 올랐다. 그녀는 그나마 자유로운 발로 발차기를 날리며 이준혁을 떼어놓으려 노력했다.“이 나쁜 놈!”하지만 그는 전혀 타격을 받지 않았다. 도리어 윤혜인이 그의 긴 다리에 깔려 옴짝달싹하지 못하게 되었다.“아직도 내가 남잔지 모르겠으면, 오늘 제대로 보여줄게.”한편, 한구운은 병실 밖에서 둘이 엎치락뒤치락 사투를 벌이는 소리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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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2화

“당신이 신경 쓸 일은 아니죠.”윤혜인은 분이 풀리지 않았다. 화를 내야 할 사람은 자신인데, 방귀 뀐 놈이 도리어 성을 내니, 억울했다. 윤혜인은 이준혁과 닿아 있는 것도 싫었다. 하지만 이번에도 그녀는 이준혁을 뿌리치지 못했다. 그녀가 팔을 휘두른 순간, 한발 앞서 이준혁이 그녀의 손목을 잡았기 때문이었다. 이준혁이 이글거리는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며 말했다.“얌전하게 굴라고 했지? 아직도 부족해?”윤혜인의 답을 바라며 한 질문이 아니었다. 이준혁은 이 말과 함께 또다시 키스를 몰아붙였다. 거의 혀뿌리가 뽑힐 듯 깊고, 거친 키스가 이어졌다.배 속의 아이가 걱정되기도 했고, 윤혜인은 이제 그를 거부할 기력이 남아 있지 않았다.그렇게 한참, 질척이는 소리가 병실에 울려 퍼졌다. 윤혜인의 입술 감각이 거의 사라질 때쯤, 드디어 이준혁의 키스가 멈췄다. 그제야 그녀는 참았던 숨을 몰아쉬며, 겨우 정신을 차렸다. “당신, 미쳤어요?”틈만 나면 키스하고, 침대에 눕히고, 윤혜인은 발정난 짐승처럼 구는 이준혁이 버거웠다. “그러니까, 처음부터 고분고분하게 굴었어야지.”행동에는 대가가 따른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일종의 경고였다. 감히 딴 남자를 따라가려고 하다니, 좀 전의 상황을 떠올린 이준혁은 다시 화가 치밀어 올랐다.“다음에 또 처신 잘못하면, 아예 집 밖으로 나갈 수 없도록 목줄 차버릴 거야.”“….”“그러게 왜 함부로 딴 남자를 유혹해?”딴 남자를 유혹하다니, 윤혜인은 어이가 없었다.사실 이준혁도 그녀가 의도적으로 다른 남자의 눈길을 끈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윤혜인은 그저 너무 예뻤던 죄밖에 없었다. 윤혜인은 말이 통하지 않는 이준혁의 모습에 속이 부글부글 끓어올랐다. “이거 놔요.”윤혜인이 짜증스럽게 말했다.하지만 이준혁은 전혀 놓아줄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이준혁은 또 한 번 그녀의 입술에 입을 맞추었다.“싫은데?”상황이 본의 아니게 이렇게 되긴 했지만, 사실 오늘 이준혁은 윤혜인에게 사과할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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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3화

이준혁은 반드시 뒷동작을 벌인 범인을 잡아 대가를 치르게 할 생각이었다. 하지만 그의 의도와는 달리, 윤혜인의 마음은 다른 곳에 있었다. 그녀가 지금 가장 바라는 것은 아이가 무사히 태어나는 것이었다. 그 누구의 오해도, 모함도 없이, 그저 환영만을 받으면서 태어나길 바랐다.이준혁과의 관계는 이제 관심 밖의 일이었다.“이번 일 처리되면, 우리 이제 이혼할 준비 하죠.”좀 전에 둘이 그런 관계도 맺었는데, 이준혁은 윤혜인이 이렇게 차갑게 나올 줄은 몰랐다.속에 치솟아 오르는 분노를 애써 누르며, 이준혁이 입을 열었다.“너 지금 먹뱉 하는 거야? 즐길 만큼 즐겼으니, 버리겠다?”“무슨 말도 안 되는 억지예요. 강제로 밀어붙인 건 준혁 씨잖아요. 제가 하자고 했나요?”누굴 바보로 아나, 윤혜인은 이준혁의 말장난에 넘어가고 싶지 않았다. 이때 이준혁이 갑자기 또 돌발 행동을 했다. 느닷없이 그녀의 목덜미에 화풀이하듯, 이빨 자국을 남기기 시작한 것이다. 그래도 크게 힘을 준 것은 아니라, 키스 마크 외에 피 보는 일은 없었다.“안된다면, 안 되는 줄 알아. 다시는 이런 소리 꺼내지 마!”윤혜인이 그를 뿌리치며 담담히 말했다.“그럼 더 이상 얘기 나눌 것도 없겠네요. 바로 할아버지께 말씀드리도록 할게요.”“감히!”이준혁이 분노하며, 그녀를 협박하듯 노려봤다.“할아버지가 놀라실 일 없도록 잘 말씀드릴 테니까, 걱정하실 필요 없어요. 그저 함께 할 수 없게 되었다는 사실만 분명히 알려드릴게요.”이준혁은 고집스러운 윤혜인의 태도에 점점 짜증이 나기 시작했다.“너 자꾸 이렇게 제멋대로 굴래?”그는 대화가 통하는 사람이 아니었다. 윤혜인은 다시 한번 할아버지한테 말해야겠다는 결심을 굳혔다.윤혜인의 단호한 모습에, 이준혁이 입술을 깨물었다.‘하, 그래. 이렇게 나오시겠다?’이준혁의 몸에서 싸늘한 기운이 뿜어져 나오기 시작했다.“그렇다면 앞으로 어디에도 나갈 생각하지 마.”윤혜인의 안색이 급속도로 어두워졌다.“절 또 가두기라도 하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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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4화

이준혁은 윤혜인이 임세희를 질투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럼에도 일부러 그녀에게 상처를 주기 위해 임세희를 만나왔었다. 하지만 이준혁이 자기 입으로 이혼하지 않겠다고 하니, 윤혜인은 그의 성의를 보고 싶었다. “쓸데없는 생각 하지 마. 이유가 있으니까, 만나려는 거지.“임세희를 만나는 것에 무슨 사정이요?”이준혁은 임세희를 만나 물어볼 것이 있었다. “당신도 임세희가 어떤 마음을 품고 있는지 알잖아요. 그 여자가 얼마나 당신한테 시집가고 싶어 하는지도요. 그런데도 끊지 않고 계속 만남을 가져왔죠. 이혼하고 싶지 않다는 사람이 할 수 있는 일인가요?”이준혁이 진지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난 한 번도 세희를 여자로 본 적 없어. 그저 입은 은혜가 있으니까, 돌봐줬던 것뿐이야.”“당신, 임세희가 어떤 여자인 줄은 알아요? 그 여자가 당신이 생각한 만큼 과연 순수할까요? 전에 그 여자가 저한테 뭐라 했는지 알려줄까요? 넌 그저 이준혁이 욕구를 푸는 장난감일 뿐이다. 절대로 너랑 아이 낳을 일 없을 거다. 아이를 낳는다고 해도 자기랑 낳으려고 할거고, 넌 그저 할아버지를 잠잠하게 만들기 위한 도구일 뿐이라고 했죠.”이준혁이 사실 여부를 감별하듯, 말없이 윤혜인의 눈동자를 들여다보았다. 윤혜인은 그의 태도가 어이없어 웃음을 터트렸다. 예상했던 대로, 이준혁은 그녀의 말을 믿지 않았다. 임세희가 기고만장할 수 있었던 것도 결국 그의 이런 태도 때문이었다. 잠시 침묵하던 이준혁이 입을 열었다.“넌 아직도 외할머니 일 때문에 세희를 의심하고 있겠지만, 송소미가 말했듯이, 그 일은 세희와 연관이 없어.”“그만해요!”윤혜인이 그의 말을 잘랐다. 겨우 참고 있던 분노가 터져버렸다. 사실대로 말하면 이준혁이 조금이라도 임세희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될 줄 알았다. 그게 안 된다면, 적어도 공평한 시선에서 그녀를 바라봐줄 줄 알았다.하지만 그녀의 오산이었다. 차라리 말이라도 꺼내지 않았더라면 덜 아팠을 텐데, 윤혜인은 자신의 처지가 너무 비참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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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5화

이준혁이 싸늘한 표정으로 모습을 드러내자, 임세희는 어떻게든 분위기를 풀려 미소를 지은 채 다가갔다. 하지만 몸이 여전히 좋지 않았던 탓에 기침이 나오는 것까진 막을 수 없었다.“오빠, 어서 와. 나 오빠를 위해 직접 요리까지 했는데, 한번 먹어볼래?”하지만 그녀의 애교 어린 말투에도 이준혁은 끄떡없었다. “아니, 금방 갈 거야.”임세희의 표정이 실망으로 물들었다. “그럼 조금만 같이 먹어줘. 얼마 걸리지 않을 거야.”그녀를 지긋이 쳐다보던 이준혁이 고개를 끄덕였다.“난 먹었으니까, 너 먹어. 곁에 있어 줄게.”그가 의도대로 움직여주자, 임세희는 매우 기뻤다.이준혁은 기본적으로 임세희한테 죄책감을 가지고 있었다. 그랬기 때문에 매번 그녀가 울상을 지을 때마다 마음이 약해지곤 했다. 잠시 후, 식사를 마친 그녀는 곧바로 임향숙에게 차를 내오라고 지시했다. 하지만 이준혁이 중간에서 저지했다. 그의 박수 소리와 함께, 주훈이 한 사람을 끌고 와 바닥에 던져 놓았다.이준혁이 임세희의 얼굴을 탐색하듯 바라봤다.“세희야, 나한테 할 말 있지 않아?”임세희는 너무 갑작스러운 상황에 놀라 자리에 굳어버렸다. 그녀가 울먹이며 말했다.“준혁 오빠, 송 비서는 왜 데리고 왔어? 뭐 잘못했어?”이준혁이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송 비서가 회사 기밀문서를 빼돌렸는데, 들통나자 도망치려고 했어. 그런데 조사해 보니까 네가 송 비서한테 돈을 보낸 기록이 있더라고.”“난, 난….”임세희는 하늘이 무너진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도무지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생각나지 않았다.그녀의 반응을 본 이준혁이 우아하게 밥상을 톡톡 두드리며 말했다.“한 가지만 알려주면 돼. 너도 여기에 가담했어?”임세희의 공동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분명 출국하라고 돈까지 찔러줬는데, 어째서? 그것도 모자라 꼬리까지 밟히다니, 이 멍청한! 설마 날 불건 아니겠지?’임세희는 극심한 불안감에 몸을 오들오들 떨었다. 이때, 갑자기 임향숙이 그들 사이로 끼어들며 무릎을 꿇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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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6화

임세희가 다시 울먹이며 애원했다.“이번 일은 아줌마가 지나쳤다는 거 나도 인정해. 하지만 그동안 날 돌본 정을 생각해서라도, 오빠가 한발 물러서 주면 안 돼? 이 연세에 감옥 가면 정말 큰일나!”하지만 이준혁은 전혀 흔들리지 않았다. 오히려 전보다 더 단호히 입을 열었다.“일개 가정부가, 무슨 능력으로 그 많은 돈을 송 비서한테 넘겨줬는지는 모르겠지만, 반드시 제대로 설명해야 할 거예요.”5천만 원, 송휘재가 받은 돈은 절대 적지 않았다. 금액만 본다면, 임향숙이 노후 자금으로 모아뒀던 돈일지도 몰랐다. 하지만 아무리 임향숙이 임세희를 각별히 생각한다고 해도, 노후 자금까지 배팅한다는 건 지나쳐 보였다. 그러니 임세희의 지갑에서 돈이 나왔을 게 뻔했다. 이준혁은 처음부터 두 사람의 말도 안 되는 변명을 믿지 않았다.임세희는 안색이 급속도로 어두워지며, 옥구슬 같은 눈물을 후드득 떨궜다.“난 정말 모르는 일이야. 내 꼴을 봐, 오빠. 일상생활도 하기 힘든데, 언제 그런 짓까지 꾸몄겠어?”이때, 옆에 있던 임향숙이 엉금엉금 임세희를 향해 걸어왔다.“아가씨, 다 제 잘못이에요. 제가 몰래 아가씨 물건을 훔쳐다가 돈으로 바꿨어요. 저만 아니었다면 이런 일이 벌어지지 않았을 텐데, 정말 죄송해요.”둘의 장단을 지켜보던 이준혁이 얼굴을 딱딱하게 굳힌 채 임세희에게 물었다.“세희야, 진짜야? 생각 잘하고 대답해야 할 거야. 이번이 너의 마지막 기회가 될 수도 있어.”임세희는 큰 혼란에 휩싸였다. 어떤 대답을 해도 지금 상황에 정답이 될 수 없을 것 같았다. 사실 주훈이 조사를 시작했다는 얘기는 어제 송휘재한테 들어서 알고 있었다. 5천만 원은 그가 임세희를 불지 않겠다는 대가로 받아 간 것이었다. 아무리 강도 높은 조사가 있더라도 굳게 입 다물겠다는 전제가 깔린 대가였다. 심지어 임향숙과 임세희는 최악의 상황까지 대비해 말을 맞추기까지 했다. 임향숙은 임세희에게 모든 것을 자신에게 뒤집어씌우면 될 것이라 말했었다.그때까지만 해도 임세희는 사태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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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7화

이준혁이 차가운 표정으로 임세희를 밀쳐냈다.“L국의 저명한 교수한테 연락 넣어 놨으니까, 널 치료할 방법이 있을 거야.”그 말을 들은 임세희는 가슴이 철렁하고 내려앉았다. 사실 그녀의 병은 진작에 나았다. 그럼에도 이렇게 병약한 척할 수 있었던 건, L국에서 가짜 증상을 만들어내는 약을 맞은 덕분이었다. 모든 것은 이준혁의 믿음과 관심을 얻기 위한 계획된 행동이었다.그런데 L국의 의사한테 진찰받으라니, 들킬 게 분명했다.임세희가 다시 눈물을 터트리며 말했다.“오빠, 여기도 치료 잘해. 고통도 덜한 편이고, 난 여기 치료가 편한데….”이준혁이 차갑게 답했다.“세희야, 난 네가 빨리 좋아지길 바라. 이건 너의 동의를 바라고 한 말이 아니야.”그가 밀어붙이기로 마음먹은 이상, 임세희가 아무리 고집부린다고 한들, 무를 수 있을 리가 없었다. 대신 그녀는 오랫동안 계획한 것을 행동으로 옮기기로 했다.임세희는 이번 기회를 핑계로 삼아 이준혁과 함께 출국하기로 마음먹었다. 몸이 멀어지면 마음도 멀어진다고, 둘을 떨어뜨려 놓으면 분명 이준혁도 마음을 돌릴 거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위기를 기회로 바꿔야 했다.임세희가 다시 불쌍한 표정을 지으며 이준혁에게 말했다.“내가 건강해지고 아이를 낳을 수 있게 되면, 어머님도 분명 좋아하시겠지?”사실 임세희는 아이를 낳고 싶은 마음이 전혀 없었다. 그녀는 태생적으로 아이를 싫어하는 사람이었다. 하지만 임신으로 이준혁의 마음을 얻을 수 있다면, 충분히 시도할 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했다. 윤혜인이 아이를 통해 이준혁의 관심을 얻은 것처럼, 임세희도 아이를 갖고 싶었다. 하지만 그녀의 기대와는 달리, 돌아온 것은 이준혁의 시큰둥한 반응이었다.“치료 잘 받고, 잘 살아.”이 말의 뜻을 임세희가 못 알아들었을 리 없었다.임세희는 심장이 쪼그라드는 아찔한 기분이 들었다.“그럼 우리 언제 떠나?”“삼 일 뒤, 도착하면 아버님이 마중 나와 있을 거야. 수술 무사히 잘 마쳐.”“그럼 오빠는 같이 안 간다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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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8화

임세희는 무척 당황했다.‘그, 그, 그럴 리가 없어! 내가 얼마나 철저했는데, 들켰을 리 없어! 이건 함정이야!’ 그녀가 세차게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나 정말로 오빠한테 미안한 짓 한 거 없어. 내가 얼마나 오빠를 좋아하는데, 그럴 리가 없잖아?”죽어도 인정하지 않으려는 그녀의 태도에, 이준혁은 헛웃음이 났다.“내가 인하 마을에서 돌아오고 나서, 검사하라고 윤혜인을 보냈던 그 병원 원장, 너의 아버지랑 오래된 동창이시더라? 그리고 무명으로 내게 보내진 그 사진들, 출처가 어딘지… 굳이 내 입으로 밝혀야 해?”임세희의 얼굴이 흙빛으로 변했다. 이준혁이 다 알고 있었을 줄이야, 조금도 예상치 못한 일이었다. 하지만 이대로 인정하기엔, 정말 모든 것이 끝날 것만 같았다. 그녀가 다시 눈물을 터트리며 이준혁의 바짓가랑이에 매달렸다. “내가 한 일 아니야. 나 아무것도 몰랐어. 정말 나랑 상관없다고! 제발 나 좀 믿어줘, 오빠!”하지만 돌아온 것은 이준혁의 차가운 외면이었다. 처음 주훈의 보고를 들었을 때만 해도, 이준혁도 쉽사리 믿지 못했다. 한때 그를 구하기 위해 자기 몸도 아끼지 않던 소녀, 위험한 물속에서도 포기하지 말라며 다독이던 소녀, 그 아름다운 소녀는 도대체 어디 갔단 말인가?김성훈의 말이 맞았다. 여자가 한번 사랑에 빠지면, 얼마나 미칠 수 있는지, 고려하지 못한 이준혁의 탓이었다.그의 표정이 흔들림이 없는 것을 본 임세희는 크게 절망했다.하지만 여전히 포기하지 못하고, 계속해서 그에게 애원했다.“그래, 아줌마… 다 아줌마가 한 짓이야. 나랑 상관없다고!”이준혁이 눈가를 가늘게 뜨며 차갑게 말했다.“세희야, 네가 이번 일을 아줌마한테 떠넘기고 잘 넘어갔다 쳐. 우리가 다시 예전으로 돌아갈 수 있을 것 같아? 내가 이 정도로 넘어가는 건, 너에 대한 내 마지막 예우야.”이제 이준혁은 임세희에 대한 어떠한 마음도 남아 있지 않았다.그렇게 한때 아름다웠던 소녀는, 그의 마음에서 완전히 죽어버렸다.이준혁이 오만한 표정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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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9화

하지만 임세희의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발걸음을 멈춘 이준혁이 딱딱하게 굳은 표정으로 뒤돌아봤다.“한 번뿐인 인생, 너의 선택이지, 내 알 바는 아니야. 수술까지는 내가 그동안의 정을 봐서 준비했지만, 그 이상은 바라지 마.”임세희가 수술받든, 말든, 그가 결정을 바꿀 일은 없을 것이다.“뭐라고?”임세희의 안색이 시체처럼 하얗게 질렸다. 오직 그녀만 바라보며, 다정하게 굴던 완벽한 왕자님은 이제 이 세상에 없었다. 임세희는 이준혁이 오늘따라 매우 낯설게 느껴졌다. “아아악!!!!”그녀가 아무리 소리 높여 운다 한들, 바뀌지 않을 현실이었다. 임세희는 실성한 사람처럼 끊임없이 무언가를 중얼거리기 시작했다.“다 거짓이야. 다 거짓이라고! 오빠가, 준혁 오빠가 나한테 이럴 리 없어! 오빠가 날 얼마나, 얼마나 사랑하는데…. 다 윤혜인 탓이야! 윤혜인 배 속에 있는 그 애만 아니었어도!”악독한 표정을 지은 임세희가 피가 날 정도로 입술을 꽉 깨물었다.‘죽여버릴 거야! 다 죽여버릴 거라고!’이때, 갑자기 핸드폰 울리는 소리가 들렸다. 임세희는 설 힘도 없어 기어가 전화를 받았다.한참 대화가 오갔고, 임세희가 이를 악문 채 말했다.“계획을 변경해야겠어. 좀 더 독하게 가자.”전화를 끊은 임세희 얼굴에 소름 끼치는 미소가 맺혔다. ‘준혁 오빠는 반드시 내 것이야 해! 윤혜인, 넌 이제 끝장이야!’한편, 윤혜인은 병원에 갇힌 채 답답한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어디를 가던 경호원들이 따라다니니, 그녀는 무기력함에 일찍 침대에 누웠다. 윤혜인은 자기 전 꼭 에어컨을 끄는 편이었다. 하지만 오늘 유난히 더웠던 날씨에 잊어버리고 말았다. 그녀는 본능적으로 잠결에 따뜻한 것을 찾아 움직였다. 그런데 마침, 무언가 뜨끈한 것이 옆에 닿았다. 윤혜인은 점점 그 알 수 없는 것에 파고들었다. 그 어느 때보다도 달콤하고 깊은 잠이 쏟아졌다.이준혁은 온밤 윤혜인 전용 난로가 되어 주었다. 그러나 그가 예상치 못했던 것은 그녀의 잠버릇이었다. 윤혜인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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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0화

이준혁이 키스를 하기 위해 입술을 가져다 댄 순간, 갑자기 윤혜인이 그의 아랫입술을 깨물어 버렸다. 그렇게 가지 말라고 부탁했는데, 끝까지 그녀의 말을 들어주지 않은 것에 대한 복수였다. 그의 입술에서 주룩 하고 피가 나왔다. 이준혁은 갑작스러운 상황에 당황했지만, 곧 입꼬리를 올리며 의미심장하게 웃었다.눈 부신 햇살, 힘줄 돋은 팔뚝, 입술을 더 탐스럽게 만드는 빨간 핏자국, 어디 영화에서 본 듯한 뱀파이어 같은 피폐한 분위기까지, 윤혜인은 홀린 듯이 그를 뚫어져라 쳐다봤다.그러다 문득, 늦게나마 자신의 추태를 자각한 윤혜인은 얼른 시선을 다른 곳으로 돌렸다.“내가 좀 잘 생겼지?”이준혁이 물었다.“아니요.”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었지만, 윤혜인은 괜히 인정하기 싫었다.이준혁이 코끝으로 간질거리듯 그녀에게 비비며 말했다. “임세희, 삼 일 뒤면 떠나.”그가 말했다.“그러던가요.”윤혜인이 시큰둥하게 답했다. 그녀는 이미 이준혁에 대한 기대를 접은 지 오래였다. 그가 어떻게 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윤혜인은 심세희가 이렇게 쉽게 물러날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반면, 이준혁은 실망을 감출 수 없었다. 윤혜인을 달래기 위해 고생스럽게 임세희를 내쳤는데, 전혀 알아주지 않은 것 같았기 때문이다.“그게 사실이면, 진짜 떠난 다음에 다시 얘기해요.”윤혜인의 속눈썹이 파르르 떨렸다. 그에게 이 말을 들은 것도 벌써 몇 번째인지, 셀 수 없었다. 그리고 매번 이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다. 그럴 때마다 그녀는 상처 입기를 반복했다.이준혁이 그녀를 달래듯 눈가에 입맞춤하려 고개를 숙였다. 하지만 윤혜인은 그럴 기분이 아니었기에, 고래를 돌려 그를 피해버렸다.윤혜인을 강압적으로 다루기 싫었던 이준혁은 입맞춤을 포기한 채, 그녀의 옆에서 조용히 허리를 끌어안았다.“좀만 더 자자.”이준혁은 시간이 지나면 윤혜인도 오해를 풀 거라 확신했다. “싫어요. 다른 방에 가서 자요.”윤혜인은 칼같이 거절했지만, 이준혁은 포기할 줄 몰랐다. 그가 윤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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