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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0화

이준혁이 키스를 하기 위해 입술을 가져다 댄 순간, 갑자기 윤혜인이 그의 아랫입술을 깨물어 버렸다. 그렇게 가지 말라고 부탁했는데, 끝까지 그녀의 말을 들어주지 않은 것에 대한 복수였다.

그의 입술에서 주룩 하고 피가 나왔다. 이준혁은 갑작스러운 상황에 당황했지만, 곧 입꼬리를 올리며 의미심장하게 웃었다.

눈 부신 햇살, 힘줄 돋은 팔뚝, 입술을 더 탐스럽게 만드는 빨간 핏자국, 어디 영화에서 본 듯한 뱀파이어 같은 피폐한 분위기까지, 윤혜인은 홀린 듯이 그를 뚫어져라 쳐다봤다.

그러다 문득, 늦게나마 자신의 추태를 자각한 윤혜인은 얼른 시선을 다른 곳으로 돌렸다.

“내가 좀 잘 생겼지?”

이준혁이 물었다.

“아니요.”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었지만, 윤혜인은 괜히 인정하기 싫었다.

이준혁이 코끝으로 간질거리듯 그녀에게 비비며 말했다.

“임세희, 삼 일 뒤면 떠나.”

그가 말했다.

“그러던가요.”

윤혜인이 시큰둥하게 답했다. 그녀는 이미 이준혁에 대한 기대를 접은 지 오래였다. 그가 어떻게 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윤혜인은 심세희가 이렇게 쉽게 물러날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반면, 이준혁은 실망을 감출 수 없었다. 윤혜인을 달래기 위해 고생스럽게 임세희를 내쳤는데, 전혀 알아주지 않은 것 같았기 때문이다.

“그게 사실이면, 진짜 떠난 다음에 다시 얘기해요.”

윤혜인의 속눈썹이 파르르 떨렸다. 그에게 이 말을 들은 것도 벌써 몇 번째인지, 셀 수 없었다. 그리고 매번 이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다. 그럴 때마다 그녀는 상처 입기를 반복했다.

이준혁이 그녀를 달래듯 눈가에 입맞춤하려 고개를 숙였다. 하지만 윤혜인은 그럴 기분이 아니었기에, 고래를 돌려 그를 피해버렸다.

윤혜인을 강압적으로 다루기 싫었던 이준혁은 입맞춤을 포기한 채, 그녀의 옆에서 조용히 허리를 끌어안았다.

“좀만 더 자자.”

이준혁은 시간이 지나면 윤혜인도 오해를 풀 거라 확신했다.

“싫어요. 다른 방에 가서 자요.”

윤혜인은 칼같이 거절했지만, 이준혁은 포기할 줄 몰랐다. 그가 윤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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