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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8화

임세희는 무척 당황했다.

‘그, 그, 그럴 리가 없어! 내가 얼마나 철저했는데, 들켰을 리 없어! 이건 함정이야!’

그녀가 세차게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나 정말로 오빠한테 미안한 짓 한 거 없어. 내가 얼마나 오빠를 좋아하는데, 그럴 리가 없잖아?”

죽어도 인정하지 않으려는 그녀의 태도에, 이준혁은 헛웃음이 났다.

“내가 인하 마을에서 돌아오고 나서, 검사하라고 윤혜인을 보냈던 그 병원 원장, 너의 아버지랑 오래된 동창이시더라? 그리고 무명으로 내게 보내진 그 사진들, 출처가 어딘지… 굳이 내 입으로 밝혀야 해?”

임세희의 얼굴이 흙빛으로 변했다. 이준혁이 다 알고 있었을 줄이야, 조금도 예상치 못한 일이었다. 하지만 이대로 인정하기엔, 정말 모든 것이 끝날 것만 같았다.

그녀가 다시 눈물을 터트리며 이준혁의 바짓가랑이에 매달렸다.

“내가 한 일 아니야. 나 아무것도 몰랐어. 정말 나랑 상관없다고! 제발 나 좀 믿어줘, 오빠!”

하지만 돌아온 것은 이준혁의 차가운 외면이었다.

처음 주훈의 보고를 들었을 때만 해도, 이준혁도 쉽사리 믿지 못했다.

한때 그를 구하기 위해 자기 몸도 아끼지 않던 소녀, 위험한 물속에서도 포기하지 말라며 다독이던 소녀, 그 아름다운 소녀는 도대체 어디 갔단 말인가?

김성훈의 말이 맞았다. 여자가 한번 사랑에 빠지면, 얼마나 미칠 수 있는지, 고려하지 못한 이준혁의 탓이었다.

그의 표정이 흔들림이 없는 것을 본 임세희는 크게 절망했다.

하지만 여전히 포기하지 못하고, 계속해서 그에게 애원했다.

“그래, 아줌마… 다 아줌마가 한 짓이야. 나랑 상관없다고!”

이준혁이 눈가를 가늘게 뜨며 차갑게 말했다.

“세희야, 네가 이번 일을 아줌마한테 떠넘기고 잘 넘어갔다 쳐. 우리가 다시 예전으로 돌아갈 수 있을 것 같아? 내가 이 정도로 넘어가는 건, 너에 대한 내 마지막 예우야.”

이제 이준혁은 임세희에 대한 어떠한 마음도 남아 있지 않았다.

그렇게 한때 아름다웠던 소녀는, 그의 마음에서 완전히 죽어버렸다.

이준혁이 오만한 표정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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