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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5화

임세희의 몰골은 엉망이었다. 얼굴은 물론 살갗이 드러난 모든 곳에 멍과 피로 범벅 되어 있었다.

두건을 쓴 세 남자 중 한 명이, 임세희의 머리끄덩이를 잡고 카메라 앞으로 들이밀었다. 임세희가 눈물 젖은 얼굴로 이준혁에게 애원하기 시작했다.

“준혁 오빠, 나 좀 구해줘… 제발 좀 구해줘… 내가 오빠 목숨을 구해준 것을 봐서라도, 구해줘….”

과거의 은혜를 들먹이는 것만큼 확실한 방법은 없었다. 역시나 임세희의 예상대로 이준혁의 얼굴빛이 어두워졌다.

짝, 한 남자가 임세희의 뺨을 무자비하게 내리치며 위협했다.

“쓸데없는 소리 왜 이렇게 많아.”

한두 번 맞은 것이 아닌지, 임세희의 입에서 고인 피가 후드득하고 뿜어져 나왔다.

그 모습을 본 이준혁의 눈에서 살기가 뿜어져 나왔다.

“죽고 싶어 환장했어?”

재밌는 농담을 들은 듯, 남자들이 깔깔거리며 웃기 시작했다. 그들이 웃을 때마다 변조된 목소리가 소름 끼치게 울려 퍼졌다.

“그쪽이 이 여자 남편이라면서? 돈도 꽤 많다던데, 맞아?”

갑자기 주변이 쥐 죽은 듯 조용해졌다.

옆에서 있던 윤혜인이 그의 옷소매를 잡아당겼다. 그녀는 이준혁이 이 호칭에 긍정하길 바라지 않았다.

하지만 이준혁은 그녀를 돌아보지도 않은 채, 묵묵히 긴장된 표정으로 화면을 바라볼 뿐이었다. 이때, 한 남자가 임세희를 향해 강한 발차기를 날렸다.

임세희의 입에서 피가 분수처럼 쏟아졌다. 그녀의 얼굴은 이제 산 사람보단, 죽은 사람과 더 가까운 회색빛이 돌고 있었다.

“감히 우릴 속여? 넌 내 손에 죽었어!”

남자가 다시 발길질하기 위해 다리를 올린 순간, 이준혁이 힘들게 답을 내놓았다.

“그래, 남편 맞아.”

다른 사람이 들었다면 별거 아닌 말 한마디였겠지만, 윤혜인에겐 너무나도 큰 상처를 안겨주었다. 서서히 이준혁을 잡고 있던 그녀의 손에서 힘이 빠졌다. 하지만 온통 핸드폰에 집중하고 있던 이준혁은 눈치채지 못했다.

그의 답을 들은 남자의 움직임이 멈췄다.

“그렇다면 현금으로 3억 준비해서, 한동교 밑으로 와. 안 그러면….”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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