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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1화

남자들이 머뭇거리는 사이, 윤혜인이 다시 입을 열었다.

"지금이라도 형량 적게 받고 싶으면, 당장 핸드폰 이리 내놔!"

"그건 또 왜?"

윤혜인은 말없이 유리 조각을 더 지그시 눌렀다. 흐르는 피의 양이 점점 더 많아지며 상의를 빨갛게 물들였다. 다급해진 남자들이 몰래 갖고 온 핸드폰을 윤혜인 앞으로 던졌다.

손이 덜덜 떨리며 말을 제대로 듣지 않았지만, 그녀는 간신히 112에 연락하는 것에 성공했다.

"저 납치당했어요. 여기가 어딘지 모르겠어요. 배 속에 아이도 있는데, 제발 빨리 와주세요."

순간 목이 메어 말이 제대로 나오지 않았다. 눈물이 후드득, 폭포수처럼 떨어졌다.

"아이가, 아이가 위급해요... 제발 아이만이라도, 아이만이라도 구해주세요...."

윤혜인이 마지막 힘을 쥐어짜며 간절히 빌었다.

의식이 모호해지며 눈앞이 온통 안개가 낀 듯 뿌옇게 보였다. 이제는 남자들이 앞에 있어도 제대로 알아볼 수조차 없었다. 피가 빠져나가면서 통증이 마비되어 갔다. 하지만 이대로 정신을 잃으면 남자들이 또 어떻게 나올지 알 수 없었다.

윤혜인은 어떻게든 정신을 잃지 않기 위해 더 세게 유리 조각을 붙잡았다.

"위치 추적 완료됐어요. 구급대원이 도착할 때까지 전화 끊으시면 안 돼요. 조금만 더 버텨주세요!"

그제야 팽팽했던 긴장이 조금 풀렸지만, 그녀에겐 아직 할 일이 남아 있었다.

"빨리 와주세요. 저 지금 꼭 연락할 데가 있어요...."

윤혜인은 다시 한번 힘을 쥐어짜며 전화 버튼을 눌렀다. 그러나 수화기 너머로 들려오는 것은 기계음의 안내 음성이었다.

"고객님의 전화기가 꺼져 있어 소리샘으로 연결됩니다..."

이 소리를 들은 윤혜인은 자조 섞인 웃음을 터뜨렸다.

'지금쯤 임세희를 구출하느라 나 같은 건 잊어버렸겠지.'

그래도 마지막 말은 전해야 했다.

"이준혁 씨, 이제 저랑 아기 다시는 보지 못할지도 몰라요. 장례식 치르고 나면 저랑 아기는 외할머니 있는 곳에 묻어주세요. 부디 다음 생엔 다시 만나는 일이 없길 바라요."

눈물과 피가 뒤섞여 바닥에 뚝뚝 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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