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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4화

한껏 쏘아붙이면 속이라도 시원할 줄 알았는데, 막상 그의 표정을 보자, 소원은 마음이 착잡해졌다.

"이준혁, 사람과 짐승의 차이를 알아? 사람의 뇌는 사고라는 걸 하라고 있는 거야. 근데 왜 자꾸 하지 말아야 할 짓만 골라서 해? 부부 사이에 제삼자가 끼어든다는 게 말이 된다고 생각해?"

이준혁과 윤혜인은 법적인 부부였다. 윤혜인이 이런 취급을 받을 이유는 어디에도 없었다.

“임세희를 포기 못 하겠으면, 혜인이라도 놔줘. 아무 잘못 없는 애 좀 그만 괴롭히라고!”

이준혁의 안색이 하얗게 질렸다. 소원의 말한마디, 한 마디가 화살이 되어 그의 심장에 꽂혔다.

“그만 닥쳐!”

하지만 그녀는 멈추지 않고 더 세게 그를 몰아붙였다.

“당신, 절대로 혜인이한테 용서받지 못할 거야.”

소원은 누구보다 윤혜인을 잘 아는 사람이었다. 아이까지 잘못된 마당에, 윤혜인이 그를 용서할 일은 없었다. 이제 둘 사이의 연결고리가 완전히 끊겼다. 돌이킬 수 없는 일이었다.

모두 맞는 말이었으나, 이준혁은 받아들일 수 없었다. 그의 분노가 정점에 다다랐을 때, 갑자기 수술실 문이 벌컥 하고 열렸다. 두 사람의 고개가 동시에 윤혜인이 나오는 방향으로 돌아갔다.

그곳엔 의사가 분주히 중환자실과 무전을 하며, 윤혜인이 창백하게 누워 있는 침상을 끌고 나오고 있었다.

윤혜인의 머리는 온통 피 칠갑이 되어 있었고, 입에는 호흡기가, 몸에는 각종 의료 기기가 붙어 있어 누가 봐도 심각한 상태였다.

그 모습을 본 이준혁은 가슴이 철렁하고 내려앉았다. 그는 석상이 된 것처럼 미동도 없이 그 자리에 굳어버리고 말았다.

이때 한 간호사가 그를 옆으로 잡아당기며 말했다.

“선생님, 죄송하지만 비켜주세요.”

간호사가 강하게 잡아당긴 것도 아닌데, 이준혁은 마치 끈 떨어진 인형처럼 휘청거렸다. 놀란 간호사가 하얗게 질린 그의 표정을 보고 다급히 물었다.

“선생님, 괜찮으세요? 진료 필요하세요?”

이준혁이 고개를 저으며 빠른 걸음으로 의사에게 다가갔다.

“제 아내는 왜 안 깨어나나요?”

그가 윤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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