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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0화

병실에 들어가 보니, 간병인이 졸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이준혁은 조용히 간병인을 깨워 병실 밖으로 내보냈다. 그런 다음 최대한 인기척을 죽인 채 윤혜인 옆으로 다가갔다.

혼수상태에 빠져 있는 동안 아무것도 먹지 못해서인지 살이 많이 빠져 있었다. 그리 크지 않은 침대인데도 몸을 웅크리고 있으니, 어른이 아니라 아이가 누워 있는 것 같았다.

그가 조심스레 윤혜인의 머리를 향해 손을 뻗었다. 그런데 이때, 자고 있을 거라 생각했던 윤혜인이 눈을 번쩍 떴다.

사실 윤혜인은 혼수상태에서 깨어난 뒤로 계속 잠에 들지 못하고 있었다. 잠이라도 들면 꿈속에서 아이를 만날 수 있을 텐데, 아무리 노력해도 의식이 잠기지 않았다.

미동이 없었던 건, 늦은 시간에 고생하는 간병인을 배려해 자는 척했던 것뿐이었다. 사실 그녀는 문이 열리는 순간, 익숙한 체취에 단번에 이준혁이 들어왔음을 눈치채고 있었다. 하지만 상대하고 싶지 않아 다가오는 인기척에도 모른 척했는데, 이마에 손이 닿으려는 순간 도무지 혐오감을 참지 못하고 눈을 떴다.

이준혁이 갈라진 목소리로 그녀를 불렀다.

“혜인아….”

“나가요.”

윤혜인이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그녀는 이준혁과 한마디도 섞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그는 전혀 물러날 기색이 없었다.

“내가 잘못했어. 혜인아, 정말 몰랐어. 알았더라면….”

변명 같지 않은 변명, 윤혜인은 듣고 싶지도 않았다.

“애 죽으니 속 시원해요?”

차라리 울며불며 욕하거나 때리는 것이 나을 뻔했다. 담담한 한마디가 이토록 아플 수 있을 줄이야, 그는 전혀 예상치 못했다.

이준혁의 상처받은 표정이 보였으나, 윤혜인은 전혀 아무렇지도 않았다.

“이혼 얘기는 내일 하고, 오늘은 나가줘요.”

감정이 담겨있지 않았지만, 매우 단호함이 느껴지는 목소리였다.

이준혁이 다시 그녀의 손을 붙잡으며 간절히 말했다.

“다시는 이런 일이 없을 거야. 무조건 네 말이라면 믿을게. 아이도 앞으로 다시 생길 거야….”

아이라는 말이 나오는 순간, 윤혜인은 참을 수 없어 그에게 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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