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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6화

소원은 기가 막혀 헛웃음이 나왔다. 윤혜인은 그를 위해 모든 것을 아낌없이 주었다. 그런데 여태까지 이준혁은 아무것도 몰랐다니, 얼음으로 만들어진 심장도 아니고 어떻게 이럴 수가 있단 말인가?

"혜인이 왜 잘하던 디자인을 포기하고 겨우 비서로 들어간 것 같아? 결혼하고 2년 동안 단 한 번이라도 당신 재산 탐낸 적 있어? 스스로 더 높은 곳을 올라갈 수 있었는데도, 당신 때문에 모든 걸 포기한 거잖아!"

이준혁은 크나큰 충격을 받았다. 그는 여태까지 할아버지 때문에 윤혜인이 그의 옆에 붙어 있은 줄 알았다. 그런데 소원의 말을 듣자, 어쩌면 자신이 착각하고 있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참 침묵하던 이준혁이 겨우 입을 열었다.

"혜인이 언제부터...."

도대체 언제부터 윤혜인이 그에게 마음이 있었던 건지, 그는 도저히 짐작되지 않았다.

"그걸 알아서 뭐 하려고!"

소원이 입술을 깨물며 말했다.

"이제 당신한테 정나미가 다 떨어졌을 텐데, 지나간 일을 따져서 뭐 하려고? 어차피 다 끝난 관계잖아."

사실 소원도 정확히 언제부터 윤혜인이 이준혁을 좋아했는지 몰랐다. 다만 굉장히 오래됐다는 것만 알고 있었다. 아까 한 말의 일부는 그녀가 이준혁을 더 괴롭게 만들려고 지어낸 말도 있었다.

"말해!"

"직접 물어봐. 당신 마누라잖아!"

이때, 문득 떠오른 듯 소원이 덧붙였다.

"아, 이제부터는 아니겠구나."

그 말을 들은 이준혁의 표정이 점점 싸늘하게 변했다.

"이준혁, 혜인이가 깨어나면 과연 당신을 계속 사랑할까? 어차피 당신은 혜인이한테 지나간 사람일 텐데."

모든 말이 비수가 되어 그의 심장에 꽂혔다. 이준혁의 눈빛에 살기가 감돌기 시작했다. 소원은 그러던 말던 계속 말을 이어가려고 했다. 하지만 옆에 있던 육경한이 다급히 그녀의 입을 막으며 들쳐업었다.

"내 사람이니까, 내가 알아서 잘 교육할게."

육경한은 그렇게 말한 뒤, 비상구 쪽으로 걸어갔다.

그 말을 들은 소원은 순간 화가 치밀어 올랐다. 그녀가 육경한의 어깨를 마구 때리며 소리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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