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하자더니 갑자기 연애의 모든 챕터: 챕터 211 - 챕터 220

1691 챕터

제211화

그때 마침 룸이 열리고 웨이터가 음식 카트를 밀고 나오고 있었다.너무 익숙한 여자의 목소리가 들렸다. 임세희였다.주훈이 미처 잡기도 전에 윤혜인은 이미 문고리를 잡고 안으로 들어갔다.여기는 롤리의 가장 럭서리한 룸이었다.위층과 아래층에는 값비싼 꽃들로 가득했다. 크리스탈조명이 방 전체를 꾸미고 있었고 기둥마저 고급지게 번쩍이고 있어 화려함의 대명사라고 할 수 있었다.스크린에는 임세희 공주님 생일 축하한다고 적혀 있었다.그 주인공은 중앙에 앉아있었고 다이아가 박힌 화려한 드레스를 입고 있었다.어제의 초라한 모습은 사라지고 당당하고 자신감 넘치는 얼굴이었다.한순간, 윤혜인의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온몸에 기운이 하나도 없었다.룸은 시끌벅적해서 아무도 그녀의 존재를 눈치채지 못했다.이준혁의 팔짱을 낀 임세희가 케익 한 조각 떠서 그의 입에 먹여주고 있었다.그러자 옆에 선 남자가 흥을 돋구며 말했다.“이런 식은 너무 심심하잖아요. 이 대표가 오늘 세희 아가씨를 위해 이렇게 성대한 생일파티를 준비했는데 세희 아가씨가 성의를 보여줘야지 않겠어요? 입으로 먹여주는 게 어때요?”모두가 두 사람을 부추겼다.“입으로! 입으로!”남자를 바라보고 있는 임세희는 얼굴을 붉혔고 남자가 반응이 없자 고개를 숙여 케익을 한점 베어 물었다. 그리고 이준혁에게 다가갔다.휘파람 소리, 거드는 소리가 어지럽게 섞였다.그 케익이 남자의 입술에 점점 더 가까워지는 것을 본 소원은 더 이상 지켜볼 수 없어 욕설을 내뱉었다.“내연녀 주제에 뭐가 저렇게 당당한 거야? 역겨워.”그녀는 윤혜인을 잡아끌었다. 하지만 그녀는 요지부동이었다.윤혜인이 갑자기 입을 뗐다.“준혁 씨.”시끄럽던 주위가 순식간에 조용해졌다.모두의 시선이 일제히 불청객에게 향했다.그녀는 주위 시선을 아랑곳하지 않고 앞으로 걸어가 남자 앞에 멈춰 서며 말했다.“준혁 씨, 집에 가요.”눈꺼풀을 살짝 들어 윤혜인을 보던 남자가 시선을 거뒀다. 마치 낯선 사람을 보는 것처럼 말이다.윤혜인의 머릿속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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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2화

그의 말에 주변 사람들이 웃음을 터뜨렸다.또 다른 사람이 끼어들었다.“나도 끼워줘요.”화장기 없는 수수한 모습이었지만 여기 다른 메이컵을 한 여자들보다 백 배는 예뻤기 때문이다.특히 밝은 눈동자는 순수해 보였고 살짝 올라간 눈꼬리가 흥분을 감추지 못하게 했다.보기 드문 훌륭한 여자였다.그들은 듣기 거북한 말들을 서슴지 않았지만, 이준혁은 못 들은 척하며 그들이 모욕하는 것을 내버려두었다.“소원, 여기 네가 함부로 들어올 수 있는 공간이라고 생각해?”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고 소원은 몸이 부르르 떨렸다.고개를 돌린 그녀는 눈을 가늘게 뜬 육경한을 보았다.육경한은 소원의 팔목을 낚아채 밖으로 향했다. 소원이 뿌리치려 했지만, 그녀의 몸부림은 그의 힘에 비해 너무 보잘것 없었다.육경한을 알고 있는 사람은 그의 약혼녀가 누군지 알고 있었기에 육경한이 노골적으로 윤혜인 옆에 서있는 여자를 끌고 가는 것을 보고 윤혜인이 그런 류라고 더욱 확신했다.한 남자가 그녀의 손을 덥석 잡으며 말했다.“친구분은 이미 찜 당했으니 아가씨는 저랑 놀아요. 얼마든지 돈을 드릴게.”옆에 있던 다른 남자가 불평했다.“누구 맘대로! 아가씨 이 자식 말은 듣지 말아요. 제가 2배로 줄 테니 저랑 놀아요.”윤혜인은 손을 뿌리치며 차갑게 말했다.“꺼져!”남자의 손에 꽂힌 이준혁 시선이 날카롭게 변했다.화가 난 남자는 손을 들어 올렸고 윤혜인을 때리려 했다. 그때 임세희가 막아서며 말했다.“화내지 말아요. 내가 아는 사람이에요.”남자는 그제야 조금 수그러들었다. 하지만 눈빛은 여전히 살벌했고 금방이라도 잡아먹을 기세였다.임세희는 남자의 힘을 빌려 이 몹쓸 년을 때리고 싶었다.하지만 아직 윤혜인을 대하는 이준혁의 태도를 확신할 수 없기에 자칫 잘못하면 일을 그르칠 수 있어서 이런 상황에서는 착한 역할을 해야 한다.윤혜인은 고집스럽게 이준혁을 보고 있었다. 눈가가 어느새 촉촉해졌고 코끝이 찡해진다.“어젯밤에 나와 한 약속은 잊었어요?”마침내, 이준혁이 그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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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3화

남자는 말하면서도 조금 양심에 찔렸다. 방금 그녀는 역대급이긴 했다. 적어도 그는 쌩얼이 그렇게 아름다운 여자는 처음이었다.이준혁은 남자를 내려다보며 담담하게 물었다.“당신이 안소주야?”오늘 파티에 온 사람들은 모두 이씨 가문과 관계를 맺고 싶어 안달 난 사람들이었다.하여 자신에 대해 묻는 것에 안소주는 감격 되어 하마터면 무릎이라도 꿇을 뻔했다.그는 속으로 자신이 떤 아부가 적절했다고 스스로를 긍정하고 있었다.그는 허리를 굽신거리며 말했다.“성은 안 씨 이고 안소주라고 해요. 제 아버지께서는 안영제약의 대표세요.”말을 마친 그는 손을 뻗어 존경을 표하며 이준혁에 악수를 청했다.이준혁은 남자의 손목을 잡고 힘껏 비틀었다.으드득-뼈가 부러졌다.남자는 손목을 감싸쥐며 바닥에 쓰러졌고 고통스럽게 울부짖었다.앞으로 다가간 이준혁은 남자의 손을 지그시 짓밟았다.안소주의 처참한 비명소리는 소름이 끼칠 정도였다.이준혁은 차가운 눈으로 지시했다.“끌어내. 다시는 이 면상을 보고 싶지 않아.”보디가드 2명이 다가와 남자를 질질 끌로 나갔다.사람들은 자신이 안소주처럼 저 대단한 분을 건드리지 않은 것을 천만다행이라며 가슴을 쓸어내렸다.하지만 안소주가 어느 부분에서 그의 심기를 건드렸는지는 아직 파악하지 못했다.임세희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다른 사람은 몰라도 그녀는 똑똑히 보았다.안소주의 그 손은 방금 윤혜인의 손목을 잡았었다.이것이 이준혁이 남자의 손을 망가뜨린 이유였다.그녀의 눈에 분노가 일렁였다. 자신이 힘들게 공을 들여 친자확인서까지 조작했지만, 이준혁의 마음속에서 그녀를 완전히 아웃시키지 못했다.도대체 어떻게 매료시킨 거지?...밖으로 나온 윤혜인은 정신이 아득해졌다.방금 일어난 일은 모두 꿈처럼 비현실적이었다.소원이 생각난 윤혜인은 정신을 차리고 그녀에게 전화를 걸었다.전화가 연결되자 소원이 미안해하며 일이 생겨 먼저 돌아간다며 그녀더러 조심히 들어가라고 했다.소원이에게 아무 일도 없다면 된 것이다.전화를 끊은 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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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4화

그 남자를 한바탕 혼낸 이준혁은 그 자리를 떠나려 했다.하지만 한발 앞선 임세희가 그를 붙잡았다. 그의 팔에 매달리고 몸을 밀착시키며 낮은 목소리로 속삭였다.“오빠, 나 머리가 너무 어지러워...”안소주의 일로 분위기는 싸해졌다. 그래서 마침 둘의 모습을 본 어떤 이가 분위기를 띄우려고 외쳤다.“키스해.”그의 말에 분위기가 후끈 달아올랐다.모두들 그들에게 다가가며 외쳤다.“키스해! 키스해!”임세희는 속으로 쾌재를 불렀다. 곧 그녀의 뜻대로 전개될 것이다.그녀의 목적은 자신의 위치를 굳건히 하려는 것이었다. 필경 이준혁의 여자 친구 자리는 예전부터 지금까지 오직 그녀만 차지했었고 그녀에게도 임씨 가문에도 아주 유리하게 작용했다.이쯤 되면 이준혁도 그녀의 체면을 세워줄 것이라고 임세희는 생각했다.아니라 해도 정도껏 비위를 맞춰줄 거라 여긴 임세희는 얼굴을 가까이 가져갔다.거의 닿을 뻔한 찰나, 이준혁이 눈살을 찌푸리며 담담하게 경고했다.“임세희, 정도껏 해.”오늘 여기에 온 그는 그녀가 생일파티를 하고 있다는 것을 알지 못했다. 하지만 까발리지 않고 그녀의 체면을 세워주었다.임세희는 입술을 깨물며 상처받은 표정을 지었다.“사람들이 보고 있잖아? 이 정도도 못 해주는 거야? 그저 가벼운 입맞춤도 안 돼?”이준혁의 눈이 더욱 차가워졌다.“나에게 와이프가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마.”‘와이프’란 세글자가 임세희의 가슴에 날아와 꽂혔다.꽉 쥔 그녀의 주먹에 힘이 들어갔다.어떻게! 그년이 도대체 무슨 짓을 한 거야!바람 핀 년인데 어떻게 와이프자격이 있는 거야!이건 그녀만 들을 수 있는 호칭이다! 반드시 그녀야만 한다!이준혁은 더 이상 그곳에 머무르지 않았다. 많은 사람들이 지켜보는 앞에서 자리를 떠났다.한순간, 정적이 흘렀다.임세희는 억지스러운 미소를 지으며 해명했다.“오빠가 급한 일이 생겨서 그래요. 우리는 계속 해요.”파티는 다시 열기를 되찾았다.몸을 돌린 임세희는 아무도 눈치채지 못하는 순간 얼굴이 사악하게 일그러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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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5화

차 안에서는 술 냄새가 조금 났다. 보아하니 방금 술은 마신 것 같았다. 그는 눈을 감고 의자에 몸을 맡겼다.그때 휴대폰의 알림음이 울렸다.소원이었고 집에 도착했는지 묻고 있었다.그녀가 걱정할까 봐 윤혜인은 도착했다고 답장했다.소원은 영상 하나를 보내왔고 그 속에는 그들이 떠난 후 이준혁과 임세희에게 키스하라고 부추기는 장면이 담겨있었다.영상은 짧았고 두 사람의 얼굴이 서로 닿기 직전에 영상은 갑자기 끊겼다. [혜인아, 그 사람과 잘 지내고 있단 거 거짓말이었지? 네가 그 사람의 와이픈데 왜 그렇게 널 대하는 거야?]영상 속 남자와 여자는 너무 잘 어울렸다.뚝뚝-눈물이 휴대폰 액정에 떨어졌다. 그녀가 급히 눈물을 훔쳤지만 또다시 떨어졌다.그렇게 휴대폰은 눈물로 얼룩졌다.심장이 또다시 갈기 갈기 찢기는 것 같았다.그녀는 진짜 멍청했다.항상 그의 사소한 부분에 대뜸 흔들린다.그렇게 매번 웃음거리로 전락하였다.그녀는 이제 그의 맹세 따위 믿지 않겠다고 다짐했다.이신우는 아무 말 없이 손수건을 건넸다.그것을 건네받은 윤혜인은 눈물을 아무렇게나 닦았다.그녀의 작은 얼굴이 눈물로 범벅이 되었다. 그러면서도 억지로 강한척하는 모습이 보는 이로 하여금 마음 아프게 했다.눈물을 닦고 난 후에야 그것이 손수건이란 것을 알아차린 그녀는 더러워진 상태로 돌려줄 수 없어 그대로 주머니에 넣었다.차는 개인 별장으로 들어섰다.차에서 내린 이신우는 손을 내밀며 그녀를 힐끔보고는 다시 손을 내렸다.문에 들어서자, 40대로 보이는 여자가 다가오며 이신우를 아래위로 훑어보았다.“여자친구야?”윤혜인이 대답하기 전에 이신우가 입을 열었다.“아니에요. 다쳐서 처치 부탁할게요.”고개를 들어 윤혜인을 본 여자는 당황한 듯 말했다.“소아?”윤혜인은 순간 멈칫했다. 여자는 정신을 차리며 고개를 저었다.“안경을 하나 맞춰야겠어.”여자는 윤혜인의 손을 잡고 자리에 앉았다. 그리고 구급상자에서 약통을 꺼내 그녀의 상처를 세심하게 닦아주며 윤혜인을 바라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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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6화

별장은 조용했다.아줌마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보통 이 시간에 취침하지 않으시는단 말이다.그녀는 위층으로 올라가 자신의 짐을 챙겼다.방안은 커튼이 쳐져 있지 않은 상태라 달빛이 스며들었다. 그녀도 불을 켜지 않았다.옷장을 연 그녀는 전에 넣어두었던 트렁크가 보이지 않았다.딸깍-불이 켜졌다.이준혁은 터벅터벅 그녀에게 다가오며 차가운 얼굴로 물었다.“뭘 찾는 거야?”깜짝 놀란 윤혜인은 그가 거기에 서있을 줄은 몰랐다.임세희의 생일 파티는 어쩌고 여기에 있는가?”하지만 그가 어디에 있든 그녀와는 아무 상관 없는 일이다.그녀가 물었다.“아줌마는요?”이준혁은 대답대신 반문했다.“뭘 찾아?”“트렁크요.”“가려고?”그의 말투는 폭풍우가 휘몰치기전처럼 잔잔했지만 너무 불안한 느낌을 주었다.윤혜인은 한발짝 뒤로 물러서며 차갑게 말했다.“이미 결정난 거 아니에요?”임세희의 생일 파티에서 그가 한 말은 이미 그녀를 난처하게 하고도 남았다.사실 그럴 필요는 없었다.그녀도 그렇게 무신경하지는 않았으니까.이준혁은 아무말없이 그녀를 응시했다.윤혜인은 울어도 보았으니 이제 훨씬 차분해졌다. 감정적으로는 아무것도 해결할 수 없다는 걸 알고 있었다.예전에 그녀는 이준혁을 포기하는 것이 어려웠지만 지금은 한순간의 문제 같아 보인다.그는 항상 상처를 주고 달콤함으로 그녀를 달랬다. 그것이 너무 반복되다보니 많이 지쳤다.아무말 없는 이준혁에 윤혜인이 계속해서 말했다.“생각이 정리 된것 같으니 좋게 끝내요. 우리. 난 예전과 같은 태도예요. 아무것도 원하지 않지만 아이는 절대 당신에게 줄 수 없어요.”어느 부분이 그를 자극했는지는 알 수 없지만 그의 눈이 갑자기 날카롭게 변했고 입꼬리가 사악하게 올라갔다.그는 무섭게 다가와 그녀의 손목을 들어 올려 문 쪽으로 밀어붙였다.“다음 남자를 이미 찾은 거야? 아이의 아빠가 누군지 말해! 이신우야?”왜 또 이신우를 걸고넘어지는지 윤혜인은 이해가 가지 않았다.그녀와 이신우가 만난 횟수는 한 손으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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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7화

윤혜인이 미처 반응하기도 전에 이준혁이 음탕하게 웃으며 말했다.“됐어. 선택할 필요 없어. 다른 놈이 사용했던 거 나도 역겨워.”그녀는 그가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알아채지 못했다.이준혁은 그녀의 앞에 서서 정장 바지로 단단히 감싸고 있던 긴 다리를 갈라서 그녀의 몸 양쪽에 옮기고 몸을 구부려서 그녀의 턱을 들어 올리고 입을 벌리도록 강요했다.윤혜인의 얼굴이 창백해졌다.벗어날 수 없었던 그녀는 두 눈을 꼭 감고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당신, 미쳤어요?... 저리 가!”그는 그녀의 얼굴을 똑바로 잡았다. 그리고 자신에게로 잡아당겼다.“네가 결정할 일이 아니야.”윤혜인은 분노에 찬 눈빛으로 그를 노려보았다.“건드리면 남자구실을 못 하게 할 거예요!”가까이에 있는 이준혁의 얼굴에서 짙은 위압감이 뿜어져 나왔다. 살짝 올라간 입꼬리에 살기가 어렸다.“이 아이를 갖고 싶지 않으면 어디 마음대로 해 봐.”간단한 그의 한마디가 그녀를 두려움에 떨게 했다.윤혜인은 아이를 위험에 빠뜨릴 수 없었다.“임세희에게도 똑같이 이래요?”이준혁의 얼굴에는 잔인함과 무자비함이 가득했다.“잠자리용으로 널 데리고 있는 거야. 그러니 너의 위치를 잘 알아 둬.”남자는 화가 나면 아무 도리도 통하지 않았고 무슨 말이든 내뱉었다.그는 차갑게 몸을 부딪쳐 오며 거친 목소리로 말했다.“누구와도 비교하지 마. 넌 그럴 자격이 없어.”윤혜인은 비명을 질렀다. 얼굴 전체가 이상한 붉은 빛으로 물들었다.“읍...켁...켁...”그녀의 고통스러운 모습에 이준혁은 콧방귀를 뀌며 말했다.“다른 사람을 이렇게 모신 적 없나 보네? 너한테 너무 오랫동안 속았으니까, 너의 처음을 받아내야 하지 않겠어?”윤혜인은 머릿속이 윙윙 울려서 아무 생각도 할 수 없었고 반항도 할 수 없었다.그저 기계적인 반응만 있었을 뿐...이준혁은 멈추지 않았다. 순간, 그는 온몸의 피가 위로 솟아오르는 것을 느꼈고 절정으로 치달았다.그의 손은 그녀의 턱을 우악스럽게 잡고 있었다. 그녀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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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8화

약을 건네받은 이준혁은 한 웅큼 집어삼키고 주훈이 가져온 생수를 벌컥벌컥 들이켰다.김성훈은 계속 병실을 쳐다보는 이준혁을 보고 할 말을 잃었다.“네가 아프기 시작하면 혜인 씨에게 가까이 다가가지 마. 그녀의 작은 몸이 너를 감당할 수 있을 것 같아? 시간 나면 치료를 받아. 통제력을 잃고 무슨 일이라도 생긴 후에 후회하지 말고.”김성훈은 잘 돌려서 타일렀다.조울증은 심하기도 하고 경하기도 해서 자제력이 있다고 해도 사고는 발생할 수 있다는 뜻이었다.보통 가장 소중히 여기는 것에 자제력이 무너진다.이준혁은 듣고 있는 듯 입술을 깨물며 대답했다.“알았어.”김성훈이 다시 물었다.“그리고 방금 인스타에 네가 세희에게 생일 파티를 열어줬다며 좋은 일이 생길 거라던데 어떻게 된 거야?”이준혁은 눈꺼풀을 들어 올리며 무심하게 말했다.“멋대로 올린 거야.”“그럼, 이대로 내버려둘 거야? 혜인 씨가 상처받으면 어떡해?”상처?이준혁의 눈이 차갑게 변했다. 그 여자는 상처 따위 받지 않을 것이다.그녀는 칼을 들고 그의 심장을 찌를 줄만 안다. 게다가 아주 치명적으로.검사 결과가 빨리 나왔다.프로게스테론이 낮고 저혈당에 경미한 출혈이 있어 유산기가 있으므로 입원해서 태아를 보호해야 했다.김성훈은 깜짝 놀랐다.“임신한 사실을 왜 우리에게 알리지 않았어?”이준혁의 얼굴에는 기쁜 기색이 없었다. 그는 몸을 돌려 병방으로 향했다.수액을 맞고 있는 그녀는 통증이 완화되어 훨씬 차분한 모습으로 잠자고 있었다.이준혁은 바로 옆에 있는 침대에 누워 휴식을 취했다.밤은 평화로웠다.날이 밝아 눈을 뜬 윤혜인은 옆 침대에서 자는 이준혁을 보았다.남자는 뻣뻣한 정장 바지를 입고 있었고 길고 곧은 다리는 윤곽을 드러내고 있었다.윤혜인은 어제 밤의 기억이 떠올라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그녀는 침대 난간을 잡고 화장실로 향하려 했다. 하지만 자신의 체력을 너무 과신한 나머지 다리에 힘이 풀려 하마터면 앞으로 넘어질 뻔했다.그때 강한 손이 그녀를 잡고 일으켜 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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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9화

윤혜인은 의아해했다.그녀가 먹든 안 먹든 그가 무슨 상관인가?게다가 그녀가 먹지 않는 것이 아니다. 그저 그가 여기에 있어서 밥이 넘어가지 않을 뿐이다.“당신이 나가...”그녀가 말하기도 전에 입술이 막혀버렸다.“...”그의 입술이 그녀의 입술을 가볍게 짓눌렀고 그녀의 아픔을 배려한 듯한 노력이 보였다.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윤혜인은 욕실에서 있었던 일이 떠올라 역겨워서 발버둥을 쳤고 그 바람에 죽을 그에게 쏟았다.이준혁은 뜨거운 죽에 데였다. 그는 입술을 떼며 고통스러운 표정을 지었다.또 화를 낼 것이라고 생각한 그는 인내하며 다시 새것을 꺼냈다.“먹어. 아니면 방금전 방법으로 먹일 거야.”윤혜인은 그가 당최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알 수 없었다.그녀의 눈에 그의 모든 행동은 그저 환자였다.신경 쓰지 말자.그녀는 아침을 먹기 시작했다.그가 여기서 그녀의 마음을 아프게 하지 말고 나가준다면야.그녀는 고개를 푹 숙이고 천천히 한 숟가락 한 숟가락 입에 넣었다.먹는 것이 너무 고통스러웠다. 어디가 찢어졌는지 스치기만 해도 쓰라렸다.이준혁이 없었더라면 아파서 울었을지도 모르지만, 그녀는 그의 앞에서 눈물을 흘리고 싶지 않았다.당신을 사랑하지 않는 사람들의 눈에 눈물은 그저 역겨운 법이다.웃음거리가 될 필요는 없지 않잖아?이준혁은 화장실에 가서 옷을 갈아입었다.그가 옷을 가지러 가는 것을 본 윤혜인은 어리둥절했다. 옷장까지 준비했다고? 아예 병원에서 지낼 셈인가?식사가 끝난 후, 간병인이 깨끗하게 청소했다.그녀가 누워서 쉬고 있는데 이준혁이 갑자기 그녀의 입을 향해 손을 내밀었다.윤혜인은 아무 생각도 하지 않고 그의 손을 쳐냈다.이준혁의 얼굴이 일그러졌다.윤혜인은 그를 경계했다.“아무리 도구라고 해도 휴식 시간이 있어야지 않겠어요?”그녀의 신체가 좋지 않았다면 어젯밤의 고통을 견디지 못했을 것이다.얼굴색이 변한 이준혁은 휴지를 뽑아 입을 닦으라는 의미로 그녀에게 건넸다.하지만 윤혜인은 받지 않았다. 그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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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0화

소원은 머리를 감쌌다. 그들은 그녀에게 달려들어 무작위로 밟았다.등과 복부, 팔 어느 한 곳도 놓치지 않고 때렸다.머리채가 잡혀있어서 몸 전체가 바닥에 눌린 상태로 일어설 수 없었다. 입에서는 피 비릿한 냄새가 났고 오장육부가 뒤틀리는 고통에 그녀는 정신이 아득해졌고 급기야 피까지 토했다.그들은 야수처럼 피를 보면 더 흥분하는 것 같았고 더욱 무자비하게 변했다.몸을 움츠리고 있는 그녀는 이를 악물고 끝까지 참으며 눈물을 흘리지 않겠다고 다짐했다.어제 다른 사람의 파티에서 오만한 내연녀라고 조롱했던 자신이 오늘 그 주인공이 될 줄은 몰랐다.그중에서도 제일 천한 류여서 그녀조차도 자신이 부끄러웠다.간혹 그녀는 차라리 죽는 것이 낫다고 생각한 적 있다. 그러면 이런 고통을 당하지 않아도 되니 살아 숨 쉬는 것보다 행복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었다.누군가가 머리를 잡고 있는 그녀의 팔을 내리며 그녀의 얼굴을 빛에 노출시켰다. 그리고 휴대폰을 꺼내 그녀의 초라한 모습을 담았다.소원은 그들의 증오스러운 눈빛을 보았고 뒤에 있는 진아연이 방키를 쥐고 흔드는 것을 보았다.순간, 그녀의 얼굴에 핏기가 사라졌고 심장이 얼음처럼 얼어버렸다.이해하지 못할 것이 뭐가 있겠는가!육경한이 방 키를 그녀에게 줬고 마음껏 분풀이를 하라고 한 것이다.그는 이런 방식으로 그녀를 모욕했다.퍽-누군가가 꽃병을 들어 그녀의 몸을 내리쳤다. 거대한 소리와 함께 꽃병이 산산조각이 났다.소원의 얼굴은 유리 조각에 찢어졌다. 어깨와 얼굴에 피가 흘렀다.이 광경에 모두가 얼어붙었다.모두 꽃병을 깨트린 사람을 보자 그 사람은 당황해했다.“난... 아니에요....”그 꽃병은 누가 건넸는지 그도 알지 못했다.고통이 너무 심해서 소원의 반응도 훨씬 느려졌다. 그녀는 멍한 상태로 일어나 자신의 얼굴을 만졌다. 피로 흥건한 손, 새빨갛고 뜨거운...너무 아파.진짜 너무 아파.“악!”비명이 들리고 누군가가 꽃병을 깨뜨린 사람을 밀쳤다.“죽이려는 거야?”그때 인파가 갈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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