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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4화

그 남자를 한바탕 혼낸 이준혁은 그 자리를 떠나려 했다.

하지만 한발 앞선 임세희가 그를 붙잡았다. 그의 팔에 매달리고 몸을 밀착시키며 낮은 목소리로 속삭였다.

“오빠, 나 머리가 너무 어지러워...”

안소주의 일로 분위기는 싸해졌다.

그래서 마침 둘의 모습을 본 어떤 이가 분위기를 띄우려고 외쳤다.

“키스해.”

그의 말에 분위기가 후끈 달아올랐다.

모두들 그들에게 다가가며 외쳤다.

“키스해! 키스해!”

임세희는 속으로 쾌재를 불렀다. 곧 그녀의 뜻대로 전개될 것이다.

그녀의 목적은 자신의 위치를 굳건히 하려는 것이었다. 필경 이준혁의 여자 친구 자리는 예전부터 지금까지 오직 그녀만 차지했었고 그녀에게도 임씨 가문에도 아주 유리하게 작용했다.

이쯤 되면 이준혁도 그녀의 체면을 세워줄 것이라고 임세희는 생각했다.

아니라 해도 정도껏 비위를 맞춰줄 거라 여긴 임세희는 얼굴을 가까이 가져갔다.

거의 닿을 뻔한 찰나, 이준혁이 눈살을 찌푸리며 담담하게 경고했다.

“임세희, 정도껏 해.”

오늘 여기에 온 그는 그녀가 생일파티를 하고 있다는 것을 알지 못했다. 하지만 까발리지 않고 그녀의 체면을 세워주었다.

임세희는 입술을 깨물며 상처받은 표정을 지었다.

“사람들이 보고 있잖아? 이 정도도 못 해주는 거야? 그저 가벼운 입맞춤도 안 돼?”

이준혁의 눈이 더욱 차가워졌다.

“나에게 와이프가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마.”

‘와이프’란 세글자가 임세희의 가슴에 날아와 꽂혔다.

꽉 쥔 그녀의 주먹에 힘이 들어갔다.

어떻게! 그년이 도대체 무슨 짓을 한 거야!

바람 핀 년인데 어떻게 와이프자격이 있는 거야!

이건 그녀만 들을 수 있는 호칭이다! 반드시 그녀야만 한다!

이준혁은 더 이상 그곳에 머무르지 않았다. 많은 사람들이 지켜보는 앞에서 자리를 떠났다.

한순간, 정적이 흘렀다.

임세희는 억지스러운 미소를 지으며 해명했다.

“오빠가 급한 일이 생겨서 그래요. 우리는 계속 해요.”

파티는 다시 열기를 되찾았다.

몸을 돌린 임세희는 아무도 눈치채지 못하는 순간 얼굴이 사악하게 일그러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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