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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1화

Author: 이한나
last update Last Updated: 2024-03-18 21:25:03
소원은 아무 반응 없이 의자에 축 늘어져 있었다.

육경한의 동공이 순식간에 움츠러들었다. 당황한 그는 최대한 빨리 병원으로 향했다.

병원.

수술대에 누운 소원은 의식을 되찾았다.

부분 마취가 들어가기 전 그녀는 이사가 핀셋으로 깨진 유리 조각을 골라내는 것을 선명하게 느낄 수 있었다.

매번 오장육부를 건드려서 가슴이 찢어지는 고통을 삼켜야 했다.

그녀는 말을 할수 없었다. 차가웠다가 뜨거워지는 감각에 이마에는 식은땀이 맺혔고 상처에 흘러내려 손만 움켜쥘 뿐이었다.

매끄러운 등에 무수히 많은 상처가 생겼고 여자인 의사도 가여운 눈빛을 보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얼굴이었다. 광대뼈에서부터 관자놀이까지 찢어져 흉터가 남을 것으로 예상된다.

마취가 서서히 효과를 발휘하고 소원은 흐릿한 기억 속으로 빠져 들어갔다.

그녀는 부모님이 애지중지하는 공주님이었고 아주 친한 친구와 함께였다. 그녀를 사랑하는 그 소년도 있었다.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부끄러워하던 그 소년, 입맞춤으로 얼굴을 붉히던 그 소녀는 이제 없다...

소원이 다시 실려 나왔을 때는 마취가 한창 효과를 발휘하고 있을 때여서 그녀는 평온하게 잠을 자고 있었고 왼쪽 얼굴은 두꺼운 거즈로 덮여있었다.

워낙 작은 얼굴이라 거즈가 얼굴의 절반을 덮고 있었다. 그 모습은 너무 충격적이었다.

육경한이 의사에게 물었다.

“얼굴에 흉터가 남나요?”

여의사는 그를 보더니 혐오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남자들은 모두 얼굴을 보고 생각하는 하체 동물인 것 같다.

이 환자는 등과 어깨의 상처가 얼굴보다 많이 심한 상태인데 말이다.

“지금 상황으로 봐선 흉터가 생길 가능성이 높아요. 환자의 심리적 위안도 무시하면 안 돼요.”

여의사는 강조했다.

병원 경영진이 맞이한 환자가 아니었다면 그녀는 경찰에 신호했을 것이다.

이 상처는 사고처럼 보이지 않았고 누군가에게 구타를 당한 것 같았기 때문이다.

...

한밤중에 마취 효과가 사라졌다. 잠에서 깬 소원은 아직 머리가 개운하지 않았다.

“엄마. 너무 아파...너무 아파...”

그녀의 소리에 깬 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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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옆에 있던 사람이 좋다고 손뼉을 쳤다.“그래. 그래. 욕을 바가지로 먹어야 정신을 차리지. 인플루언서가 된 느낌이 어떤 건지 알려주자.”순간 구경하던 직원들이 일제히 핸드폰을 꺼내 소원의 얼굴을 찍으며 욕설을 퍼부었다.육연주는 이런 상황이 참 마음에 들었다. 꼬리 치길 좋아하는 소원을 인터넷에 폭로해 얼마나 뻔뻔한 사람인지 세간에 알리는 것도 좋을 것 같았다.소원은 어떻게 해명해야 할지 몰랐다. 사람들 눈에 육연주는 서현재의 와이프였고 서씨 가에서 인정한 며느릿감이었지만 소원은 아무 명분이 없었다. 그런 소원이 서한 그룹까지 찾아왔으니 이상하게 생각할 만도 했다.하지만 소원은 서현재가 소용돌이에 휘말리는 걸 두고 볼 수 없었다. 게다가 서씨 가문에서 육연주를 고른 건 다 이유가 있었다. 육연주는 공부라곤 해본 적이 없는 여자라 금융은 일절 몰랐기에 서한 그룹의 경영에 간섭할 일이 없었다. 그리고 육연주는 육씨 가문 사람이라 무슨 일이 있어도 언제든 발을 뺄 수 있었다.“육연주 씨, 서현재와 얘기 나누러 온 것뿐인데 뭐가 방해된다고 그래요.”소원은 여전히 포기할 생각이 없어 보였다. 육연주는 화가 치밀어오른 나머지 가방을 들어 소원에게 던졌다.“정말 여간 뻔뻔한 게 아니네요. 이런 수모를 겪어도 그런 말이 나와요?”소원이 옆으로 쓱 비키며 공격을 피했지만 육연주는 소원을 놓아줄 생각이 없었고 보디가드를 불러 소원을 끌어냈다.“빌어먹을 년.”육연주는 소원이 끌려 나가는 걸 보고도 여전히 분이 풀리지 않았다.벌건 대낮만 아니었으면 정말 소원을 때려죽이고 싶었지만 결혼이 코앞이라 손에 피를 묻힐 수 없으니 여기서 멈췄지 아니면 정말 때려죽였을지도 모른다.“거기.”육연주가 데스크 직원들을 매섭게 쏘아보더니 경고했다.“오늘 일 현재 씨 귀에 들어가는 날엔 당신들부터 해고할 거야.”육연주는 이미 서한 그룹의 사모님이라도 된 것처럼 행동했다. 데스크 직원들은 육연주가 언젠간 서씨 가문 안주인이 될 거라는 걸 알고 있었기에 그저 눈치만 볼 뿐 대꾸

  • 이혼하자더니 갑자기 연애   제1543화

    ‘기억을 잃었다고 하면 과연 믿어줄까?’소원은 서현재가 기억을 잃었을 뿐이지 이성을 잃은 건 아니라고 생각했다. 의심이 든 순간 조사할 것이고 얼마 지나지 않아 서진태의 음모를 알아차릴 것이다.서진태가 무슨 꿍꿍이인지 알기만 해도 서진태를 경계할 수 있으니 너무 끌려다니진 않을 것이다.그때 뒤에서 한 여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소원 씨?”소원이 고개를 돌렸다.찰싹.소원은 여자가 날리는 귀싸대기를 제대로 맞아 귀가 제대로 들리지 않을 지경이었다.여자가 포기하지 않고 귀싸대기를 더 날리려는데 소원이 얼른 손을 낚아챘다. 그러자 여자가 오만하게 데스크 직원에게 명령했다.“서서 보고만 있을 거예요? 얼른 잡고 때려요.”데스크 직원이 넋을 잃었다.비서실에 전화를 넣을 때 미래의 사모님도 함께 있을 거라고는 생각도 못 했다. 비서가 사람을 일단 남겨두라고 하자 데스크 직원은 소원이 말한 것처럼 서현재와 아는 사이라고 생각했는데 지금 보니 그렇게 간단하지만은 않은 것 같았다. 아마도 전 여자 친구거나 떨어지지 않고 질척거리는 외간 여자 같았다.소원은 그제야 내려온 사람이 육연주임을 알아봤다.데스크 직원이 다가와 도와주려는데 육연주가 귀싸대기를 두 방 날렸다.“일을 왜 이따위로 해요? 회사에 누굴 들이고 누굴 들이지 말아야 할지 몰라요?”데스크 직원이 얼굴을 감싸 쥔 채 억울한 표정을 지었다. 위에서 지시한 대로 했을 뿐인데 이런 수모를 겪을 줄은 몰랐다.육연주는 그저 데스크 직원을 이용해 기선을 제압하여 미래의 서한 그룹 사모님이 누군지 알려주려 했다. 선제공격이 제일 타격감이 큰 편이다. 육연주는 오늘 모든 사람에게 서현재의 와이프가 얼마나 대단한 사람인지 보여주고 싶었다. 그래야 앞으로 감히 서현재를 넘볼 사람이 없을 것이다.“소원 씨, 도대체 뭐 하자는 거예요? 내가 그날 분명히 경고했죠. 현재 씨 유혹할 생각하지 말라고. 그런데 회사까지 찾아와요? 정말 너무 뻔뻔하네요.”육연주가 허리춤에 손을 올리고 퉁명스럽게 말했다.소원은 볼이

  • 이혼하자더니 갑자기 연애   제1542화

    소원은 외교팀에서 같이 일하던 동료에게 전화했다. 외국인이라 인맥이 매우 넓었기에 서씨 가문의 일을 조사하는 건 아주 쉬운 일이었다.서씨 가문이 밖에 새로운 회사를 설립했는지, 그리고 맏며느리가 임신했는지만 확인하면 아까 들은 내용이 사실인지 아닌지 알 수 있었다.소원은 사실 서현재가 기억을 잃은 게 어찌 보면 행운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적어도 서씨 가문에서 서현재를 해치지 않고 다리까지 고쳐줬으니 말이다.하지만 지금 그 모든 걸 의심할 수밖에 없었다. 만약 이 모든 게 진실이라면 서씨 가문은 제일 큰 악마 소굴이었기에 빨리 서씨 가문에서 도망쳐야 했다.불안한 마음을 안고 며칠이나 기다렸지만 조이는 소식을 전해오지 않았다. 한시름 놓고 그들이 술에 취해 헛소리한 거라고 생각하려는데 조이가 소식을 보내왔다.“소원, 전에 말했던 거 조사해 봤는데 확실히 새로운 회사를 설립했더라고요. 서씨 가문 맏며느리도 회사 관리에 참여했고 얼마 전에 쌍둥이를 낳았대요.”모든 게 들어맞았다. 소원은 머리를 세게 두들겨 맞은 것처럼 멍했다.서현재가 자신을 벗어나 원하던 삶을 살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더 큰 위험이 도사리고 있을 줄은 몰랐다. 서씨 가문이 서현재를 이용하려 한다면 서현재는 반드시 도망쳐야 한다.소원은 영숙에게 반차를 올리고 차를 잡아 서현재가 있는 회사로 향했다. 서현재의 번호가 없어 가는 내내 마음이 불안했다. 차가 서한 그룹에 도착하자 소원은 바로 데스크로 뛰어갔다.“안녕하세요. 서현재 씨를 만나려고 왔어요.”“안녕하세요. 예약은 하셨나요?”데스크 직원이 물었다.“아니요.”소원이 고개를 저었다.“죄송합니다. 예약하지 않고서는 만날 수 없습니다.”데스크 직원이 말했다.“저 서 대표님과 친구예요. 전화해서 소원이 급한 일로 찾아왔다고 잠깐 내려오라고 하면 돼요.”“죄송합니다. 예약한 손님만 접대하는 게 저희 원칙입니다. 더 도와줄 수 있는 건 없을 것 같네요.”데스크에서 바로 거절했다. 작은 회사에서 이런저런 방법을 찾아 서현재를

  • 이혼하자더니 갑자기 연애   제1541화

    “우리 아빠가 말해준 거야. 외국에서 장사할 때 서씨 가문과 접점이 있었는데 우연히 서씨 가문 사람을 만나서 물어본 거래. 그래도 함부로 외부에 알리지는 마. 나도 어르신에게 밉보이긴 싫거든. 무서운 사람 같아.”“나도 알아... 걱정하지 마. 나까지만 아는 걸로 하고 절대 외부로 얘기하지 않을게.”소원은 서씨 가문에 이런 비밀이 있을 줄 몰랐다. 역시 소원의 직감이 맞았다. 서진태는 서현재를 사랑하지 않을뿐더러 서현재가 죽든 말든 신경 쓰지 않는 것 같았다.저번에 직접 사람을 불러 서현재의 다리를 못 쓰게 만든 것만 봐도 서진태가 서씨 가문의 일원인 서현재를 전혀 관심하지 않는다는 걸 알 수 있었다.만약 위층에서 토론한 내용이 사실이라면 서진태가 그동안 행동과 어느 정도 맞았지만 희생양이 된 서현재가 너무 위험했다.소원이 이마를 부여잡았다. 저녁을 먹지 않아서 그런지 머리가 너무 어지러웠고 다리에 힘이 풀려 얼른 벽을 붙잡고 서는데 어쩔 수 없이 소리가 났다. 위층에 있던 사람들이 소리를 듣고 바로 신경을 곤두세웠다.“거기 누구예요?”소원은 심장이 목구멍까지 올라와 움직일 엄두를 내지 못했다. 한 걸음만 앞으로 나아가면 위에서 보일지도 모른다. 토론자 중 한 명이 아래로 머리를 내밀며 이렇게 말했다.“내가 여기서 보고 있을 테니까 빨리 아래 내려가서 봐봐.”소원은 정말 당장이라도 심장이 멎을 것 같았다. 계단을 내려오는 소리가 들리자 이제 납작 없이 잡힐 것이다. 도망간다고 해도 복도 CCTV만 조사하면 누가 엿들었는지 다 조사할 수 있을 것이다.야옹.그때 가냘픈 고양이의 울음소리가 들렸다. 어둠 속에서 온몸이 눈덩이처럼 하얀 고양이가 기어 나오더니 우아하게 앞으로 걸어가며 연신 야옹거리며 울부짖었다.위에서 내려다보던 사람이 고양이를 발견하고는 계단을 내려가는 사람을 불러세웠다.“됐어. 고양이가 낸 기척이었어.”계단을 내려오던 사람이 걸음을 멈추더니 다시 위로 올라가며 말했다.“내가 그랬잖아. 이 시간에 여기로 걷는 사람이 없다고.

  • 이혼하자더니 갑자기 연애   제1540화

    영숙은 차갑게 말했다.“그 셋은 네가 감당할 수 있는 상대가 아니야. 참을 수 있으면 참아. 아니면 피하든가. 그렇지 않으면 무슨 일이 터져도 내가 대신 해결해줄 일은 없을 거야!”소원은 바보가 아니었는지라 영숙의 말 속에 담긴 선의를 금세 알아챘다.다음에 또 그 셋을 마주친다면 아프다고 핑계를 대고 결근하는 것도 방법이라는 생각이 들었다.이처럼 서로 계산만 가득한 곳에서 같은 여성이 보여주는 호의는 그녀에게 작지 않은 감동으로 다가왔다.소원은 영숙을 향해 미소 지으며 말했다.“알겠습니다, 언니. 절대 폐 끼치는 일 없을 거예요.”소원이 미소 짓는 것을 보고 영숙은 잠시 멍해 하더니 어딘가 어색한 듯 담배를 끄며 고개를 돌렸다.그러고는 자리를 떠나면서 넌지시 말했다.“미친 거 아니야? 너 도와주는 거 아니라니까.”소원은 영숙이 떠난 후에도 입가에 옅은 미소를 머금고 있었다.이제 그녀는 확신할 수 있었다. 영숙은 선한 사람이었다.그녀가 왜 자신을 돕는지는 알 수 없었지만 진심과 가식은 구분할 수 있었다.그렇게 씻고 나서 소원은 다시 밖으로 나왔다.걸어가던 중에도 머릿속은 온통 서현재에 대한 생각으로 가득 차 있었다.‘정말 현재가 행복해질 수 있을까? 이번 기억 상실이 현재에게 축복일까, 아니면 불행일까?’만약 기억을 잃지 않았다면 서현재는 분명 싸울 것이었다.서씨 가문의 결혼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고 그들의 통제에도 절대 굴복하지 않았을 것이다.그녀는 어두운 복도를 따라 걸으며 뒤편 문 근처에 도착했다.그 순간, 2층 창문 쪽에서 들려오는 두 사람의 대화가 들렸다.희미하게 들리던 대화 속에 ‘서씨 가문’이라는 단어가 언급되자 소원은 멈춰 서서 조용히 그들의 이야기를 엿듣기로 했다.“서씨 가문에서 요즘 그 사생아를 꽤 중시하는 것 같더라.”“사생아라니? 그 자식은 사생아보다도 더 낮은 존재야. 사생아조차도 못 되는 잡종이지.”“야, 그런 말 하면 큰일 난다. 서씨 가문 어르신이 그 사람을 중히 여긴다는데... 네가 그

  • 이혼하자더니 갑자기 연애   제1539화

    소원은 손에 있는 10만 원의 현금을 꽉 움켜쥐었다.정말 ‘특별한 선물’이라는 게 대체 뭘 의미하는지 뻔했다.유진이, 그 아이가 그들의 손에 있다는 사실 말고 또 뭐가 있을까.소원은 고개를 약간 들어 방민아의 뒷모습을 바라봤다. 그 뒷모습이 멀어질수록 머릿속 생각은 복잡해졌다.그때 진아연이 우연을 가장하며 소원 곁으로 다가왔다.“체리, 무슨 일이야? 오늘 손님이 그렇게 힘들게 했어? 어쩌다 이렇게 됐대?”진아연은 일부러 따라온 것이었다. 그녀는 방금 육경한의 태도와 방민아가 말하는 것을 전부 지켜보았다.육경한이 소원에게 보이는 태도는 여전히 이해하기 어려웠다.한때 그는 소원에게 미쳐 있는 것처럼 보였지만 지금은 달랐다.현재 육경한이 가장 사랑하는 사람은 방민아였다.그리고 진아연의 생각에 오직 방민아만이 그와 어울릴 자격이 있었다.진아연은 속으로 흡족해했다.한때 육경한이 소원에게 보였던 미친 행동이 정말 사랑 때문이라고 생각했는데 이제 와서 보니 그것도 그저 지나가는 집착에 불과했던 것이다.육경한은 새로운 것을 좋아하고 오래된 것에 금방 싫증을 느끼는 사람이었다.‘그럼 내가 저질렀던 죄도 언젠가는 용서받을 가능성이 있지 않을까?’소원은 아무 말 없이 진아연을 외면했다.그녀와 대화하고 싶지도, 그녀의 속셈을 지금 당장 폭로하고 싶지도 않았다.소원은 진아연이 어떤 목적으로 접근했는지 그리고 그녀 뒤에 누가 있는지 지켜보고 싶었다.경솔하게 누군가와 한편이 되는 건 절대 안 될 일이었다.겉으로 도와주는 척하는 사람이 실제로는 자신을 이용해 다른 악행을 저지르려는 경우가 많았다.그리고 그런 일이 드러나면 결국 죄를 뒤집어쓰는 건 자신이었다.진아연은 소원이 말을 하지 않자 어딘가 거리감을 느꼈다.사실 그녀는 소원이 자신을 알아보는 게 두려웠지만 지금까지 소원이 아무런 행동도 하지 않은 걸 보며 안심했다.소원이 자신을 의심하고 있을지는 몰라도, 자신이 여전히 이 세상에 살아있다는 증거는 없으니 걱정할 필요가 없었다.다만 그 사람으로

  • 이혼하자더니 갑자기 연애   제1538화

    소원은 육경한을 바라보며 분노에 찬 목소리로 말했다.“육경한, 너희가 현재한테 무슨 짓을 했는지 너희 스스로가 잘 알겠지! 여기서 도덕적인 척하며 남 심판하지 마. 진짜 가장 비도덕적인 건 너희 같은 인간들이니까!”안색이 어두워지더니 육경한은 갑자기 손을 뻗어 소원의 목을 움켜쥐며 이를 악물었다.“그래, 내가 쓰레기라면 너네 현재는 뭐... 착한 사람이라는 거야?”소원은 목이 졸려 거의 숨이 막힐 지경이었고 얼굴이 새빨갛게 달아올랐다.“소원, 네가 그렇게 서현재가 착한 사람이라 믿는다면 나는 끝까지 너를 실망시키고 말 거야!”곧 육경한은 손을 거칠게 놓으며 소원을 벽에 내팽개쳤다.소원은 힘없이 바닥에 주저앉았고 숨조차 제대로 쉴 수 없어 헐떡였다.“똑똑히 봐. 남자는 변하지 않을 것 같지? 서현재도 변할 거야. 나 같은 쓰레기보다도 더 못한 인간으로.”그는 마지막으로 이 말을 남기고 자리를 떠났다.소원은 머릿속이 하얘져 무슨 생각도 할 수 없었다.육경한의 말이 어떤 의미인지 이해할 수 없었지만 한 가지는 분명했다.그들은 서현재를 절대 가만두지 않을 거라는 걸 말이다.자신이 원하지 않는 선택을 하게 만들어 서현재를 평생 후회하게 할 것이다.그리고 언젠가 진실을 알게 되더라도 그는 자신을 용서할 수 없게 될 것이다.소원은 바닥에 주저앉아 목을 감싸 쥐었다.목이 불에 데인 듯 화끈거렸다.또각또각.누군가가 하이힐 소리를 내며 그녀 앞으로 다가왔다.방민아가 소원을 내려다보며 비웃음을 지었다.“소원 씨, 이렇게 보니까 정말 개 같아요. 꼬리를 흔드는 한심한 개 말이에요.”소원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이제 가식을 벗어던진 방민아와 얘기할 가치는 없다고 느꼈다.방민아는 가방에서 10만 원을 꺼내 소원의 머리 위에 던지며 경멸스럽게 말했다.“이건 경한 씨를 대신해 소원 씨에게 주는 팁이에요. 소원 씨가 어떤 존재인지 잊지 않길 바랍니다.”클럽에서 가장 낮은 등급의 서비스 요금이 바로 한 시간에 10만 원이었다.이 말은 방민아가

  • 이혼하자더니 갑자기 연애   제1537화

    육연주의 두 친구가 분위기를 띄우는 듯 샴페인을 마구 뿌리며 축하하기 시작했다.물이 섞인 술이 소원의 온몸을 적셨다.모두가 환호하며 즐거워하는 가운데 소원만이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감정에 사로잡혔다.그 물기가 가슴속까지 스며들어 얼음처럼 차가웠다.마음 깊은 곳까지 차갑고 그 차가움이 뼛속까지 스며들었다.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모르겠지만 소원은 서현재가 과거를 잊었기를 바랐음에도 육연주가 그의 인생에 어울리지 않는 짝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만약 서현재가 육연주와 함께한다면 그는 서씨 가문의 완벽한 통제 아래 놓이게 될 뿐 아니라 육연주의 지배 아래에서도 벗어날 수 없을 것이다.지금도 서현재의 고통과 갈등이 그녀에게 보였는데 앞으로는 더 말할 것도 없을 터였다.만약 언젠가 서현재가 과거를 기억해낸다면 그것은 고통스러운 순간들의 시작일 것이다.그를 너무나 잘 알기에 소원은 미리부터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아직 일어나지 않았지만 만약 서현재가 기억을 되찾는다면 그 고통은 그를 완전히 무너뜨릴 것이 분명했다.소란이 끝난 후, 모두가 술을 꽤 많이 마신 상태였다.서현재도 붙잡혀 적지 않게 술을 마셨고 육경한과 방민아 역시 몇 잔 마셨다.특히 육연주와 그녀의 친구들은 거의 정신을 잃을 정도로 마셔버렸다.육연주는 친구를 서현재로 착각하며 안긴 채 사랑을 속삭였다.“현재 씨, 나 정말 현재 씨 사랑해요... 정말로... 근데 현재 씨는 왜 나를 신경도 안 써요...”“헤헤... 그래도 결국 현재 씨는 내 사람이 됐잖아요... 이제 내 거잖아요...”친구를 안고 입맞춤까지 하며 정신없이 울부짖는 육연주의 모습이 주변 사람들조차 당황하게 만들었다.서현재는 그런 그녀를 더 이상 쳐다보지 않았고 자신의 상태도 좋지 않아 가슴을 누르며 비틀거리더니 방을 나갔다.소원은 그의 뒷모습을 보고 잠시 망설였다.아무도 서현재의 이탈을 눈치채지 못한 것 같았다.혼란스러운 마음으로 밖으로 나간 그녀는 그의 뒷모습이 복도 모퉁이에서 사라지는 것을 보고 본능적으로

  • 이혼하자더니 갑자기 연애   제1536화

    “손님, 케이크 좀 드세요.”소원이 다시 한번 방민아를 불러서야 그녀는 정신을 차리고 억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감사합니다.”계속해서 케이크를 나눠주던 소원이 서현재에게 건네려고 할 때, 육연주가 갑자기 그것을 가로채며 말했다.“현재 씨, 현재 씨가 사 온 케이크가 얼마나 달콤한지 한번 먹어봐요.”이 케이크는 분명 서씨 가문에서 준비한 것이었다.서현재는 아무 말 없이 케이크를 받았다.이런 자리에서 굳이 육연주의 얼굴에 먹칠을 할 이유는 없었다. 비록 아무런 감정이 없어도 돌아가 서진태와 분명히 얘기할 때까지는 참아야 했다.육연주는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소원이 자신의 친구들에게 케이크를 나눠줄 때 눈짓으로 신호를 보냈다.그녀의 두 친구는 즉시 알아차리고 소원이 케이크를 나눠주고 돌아서기도 전에 양옆에서 그녀를 덮쳤다.“어머 어머!”모두들 단순한 생일 장난이라 생각하며 웃음을 터뜨렸다.하지만 두 친구는 일부러 더 심하게 장난을 쳤다.케이크를 얼굴에 던지고도 멈추지 않고 양손으로 얼굴에 더 세게 밀어붙이며 소원이 숨을 제대로 쉬지 못하게 만들었다.“연주야, 생일은 이렇게 즐겨야 재밌지 않겠어?”두 사람은 남은 케이크를 소원의 몸에 온통 문질러댔다.결국 그녀는 머리부터 발끝까지 케이크로 엉망이 되었고 마치 작은 밀가루 인형처럼 보일 때까지 괴롭힘을 당했다.곧 서현재가 눈살을 찌푸리며 불쾌한 기색으로 무언가 말하려 했지만 육연주가 갑자기 비명을 질렀다.“꺅!”모두의 시선이 그녀에게 쏠리자 육연주는 천천히 입에서 반지를 꺼냈다.눈부시게 빛나는 커다란 다이아몬드 반지였다.“현재 씨가 준비한 깜짝 선물이에요?”육연주는 서현재를 끌어안으며 감격에 겨워 눈물을 흘리기 시작했다.“흑흑... 현재 씨, 정말 감동이에요. 나를 이렇게까지 생각해주다니...”이 반지는 서씨 가문에서 준비한 것이었지만 서현재는 전혀 몰랐다.반지가 번쩍이는 모습을 본 서현재는 무의식적으로 소원을 바라보았다.온몸이 케이크 범벅이 되어 표정을 읽을 수 없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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