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225화

작가: 이한나
last update 최신 업데이트: 2024-10-29 19:42:56
“하하. 하하...”

소원은 미친 사람처럼 머리를 헝클어뜨린 채 웃음을 터뜨렸다.

“내가 왜 맞았는지 네가 더 잘 알 거 아니야!”

“넌 인간도 아니야! 넌 짐승이야!”

“날 죽도록 괴롭히고 싶은 거지?”

“네 소원을 들어줄게.”

소원은 피를 토하듯 흐느꼈다.

그녀는 갑자기 이불을 들추고 침대에서 일어나 맨발로 창문으로 달려갔다.

육경한이 미처 반응하기도 전에 소원은 이미 창턱에 올라갔다.

그녀는 저 아래 바닥을 바라보며 참담한 미소를 지었다.

“여기가 10층이지? 떨어지면 많이 못생겨 있겠지?”

“당장 내려와!”

육경한은 다급하게 외쳤다.

“이미 너무 못생겨졌어. 이렇게 큰 흉터 때문에 어떤 옷을 입어도 어울리지 않을 거야...”

소원은 실성한 듯 중얼거렸다.

마음이 너무 황량했고 슬픔으로 가득 차 있었다. 지금, 이 순간 그녀는 살아갈 이유를 찾지 못했다.

육경한이 돌아온 이후로 그녀의 생활은 천지개벽의 변화가 일어났다.

그는 그에 대한 그녀의 환상을 산산조각 냈다.

그는 그녀를 벼랑 끝으로 내몰았다.

소원의 눈에 슬픔은 너무 짙어 가실 줄 몰랐다.

“난 너에게 미안한 짓을 한 적 없다고 거듭 말했지만, 넌 한 번도 믿지 않았어. 내가 한 말이 거짓이라고 쳐. 근데 육경한 난 널 사랑했었어!”

육경한이 겪은 고통을 감당할 수 있었다.

그러면 서로 빚진 것이 없게 된다.

그녀는 과거형으로 말하고 있다...

육경한은 가볍게 웃으며 이 거짓말쟁이가 또 자신을 속이려 한다고 생각했다.

그녀에게 속지 않을 것이다!

절대!

더럽고 지조도 없는 이런 여자는 사랑을 입에 담을 자격이 없다.

그의 혀끝이 뼈를 에는 듯한 한기를 뿜었다.

“뛰어내리면 한이그룹을 서울에서 영원히 퇴출시킬 것이고 네 부모들도 너의 뒤를 따라가게 할 거야. 그리고 네가 아끼는 사람들이 영원히 고통받으며 너의 죽음으로 드리운 그림자 속에서 살도록 할 거야!”

육경한의 눈에 광기 어린 불길이 타오르고 있었다. 순식간에 사람을 집어삼킬 듯했다.

그의 허락 없이 그녀는 절대 죽을 수 없다.

너무 미운 그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 이혼하자더니 갑자기 연애   제226화

    육경한은 적대적인 눈빛으로 말했다.“오냐오냐하니까 아주 멋대로구네?”소원은 화가 난 육경한의 모습을 보고는 환하게 웃었다.“그건 3년 내 결혼 하지 않는 거야. 내가 고상을 떠는 건 아니지만 그렇다고 내연녀란 꼬리표는 달지 않을 거야.”진아연이 매일 손꼽아 기다리는 것이 육경한의 신부가 되어 그녀를 철저히 밟아 버리려는 것 아닌가?그러면 그녀의 뜻대로 되게 하지 않을 것이다.그녀는 누구나 건드릴 수 있는 내연녀는 하지 않을 것이다.육경한은 분노가 치밀었다.“네까짓 게 무슨 자격으로 하라 마라야! 내가 결혼하든 안 하든 넌 내 노리개가 되어야 해!”“육경한, 난 지금 너와 상의하는 게 아니야. 어차피 넌 우리 가문을 놔주지 않을 테니,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는다면-”그녀의 목소리가 가벼워졌다. 하지만 의미는 무거웠다.“끝까지 가.”육경한은 갑자기 웃음을 터뜨렸다. 몇 미터 밖에서도 간담이 서늘하게 하는 웃음이었다.끝까지란 말을 그는 좋아했다.그는 한 글자 한 글자 또박또박 말했다.“좋아.”그는 앞으로 한 발짝 다가가며 손을 내밀었다.소원도 망설임없이 그의 손을 잡고 내려왔고 그대로 그의 품에 파고들었다.육경한은 그녀를 침대에 눕히고 몸 아래 짓눌렀다. 그리고 그녀의 허리를 감싸다가 아래로 손을 뻗었다.“네가 날 자극했으니 죽음보다 더한 고통이 어떤 건지 똑똑하게 알려줄게. 후회하기엔 이미 늦었어.”그의 지옥을 그녀가 모두 경험하게 해줘야겠다.더 이상 따스함을 찾아볼 수 없는 그의 목소리는 극도로 차가워졌다.그는 거칠게 움직이며 말했다.“내 지옥에 온 것을 환영해.”반쪽눈만 드러낸 소원은 여전히 요염한 눈빛을 뿜었다.그녀는 육경한의 목을 감고 핏기가 도는 입술로 그의 귓볼을 삼켰다.그리고 매력적인 미소를 지었다.“육경한, 난 이미 지옥이었어.”네가 나를 더 이상 사랑하지 않는 순간부터!네가 다른 사람을 사랑하기 시작한 순간부터!다른 사람이 함부로 날 대하게 한 순간부터!육경한, 난 매 순간 지옥에서 살고 있었어

  • 이혼하자더니 갑자기 연애   제227화

    육경한은 눈썹을 치켜세우며 비웃었다.“넌 나에게 빌게 될 거야.”하지만 자신이 끝까지 용서를 구하는 그녀를 기다리지 못하게 될 줄을 그는 몰랐다.그는 3년이란 시간이 길다고 생각했고 그녀를 괴롭히기에는 충분하다고 여겼다.하지만 그들은 반년도 넘기지 못했다.소원이 아무런 생기도 없이 그의 품에 안겼을 때 그는 자신의 목숨으로 그녀를 되찾으려 했다.그 깊은 사람의 감정은 증오의 공허함 속에서 흐려졌다.그는 결국 그녀를 망가뜨리고 말았다....이준혁 사무실.주훈은 병원에서 윤혜인과 나눈 대화를 그대로 보고했다.이준혁의 눈빛이 어두워졌다.“처음부터 끝까지 모조리 조사해.”주훈은 고개를 끄덕이고 사무실을 나가려 했다. 그때 이준혁이 그를 불렀다.“그날 생일 파티에 관한 사실이 아닌 내용들도 전부 내려.”사무실을 나선 주훈은 마주 향해 오는 송휘재를 보고 그를 불러세웠다.“LM 회의 당일 대표님 사무실 입구 감시카메라 영상을 복사해 줘요.”잠시 당황한 송휘재는 표정을 숨기며 대답했다.“네, 알겠습니다.”얼마 지나지 않아 송휘재는 영상이 든 메모리 카드를 건넸다.주훈이 그에게 물었다.“요즘 세희 아가씨를 모시느라 힘들지는 않아요?”송휘재는 고개를 저으며 대답했다.“힘들지 않아요. 대표님의 부담을 덜어 드리는 것이 제 일인 걸요.”주훈은 고개를 끄덕였다.“대표님께서 앞으로는 더 이상 세희 아가씨의 지시를 들을 필요 없이 회사에 남아서 일을 하라고 했어요.”“왜요?”송휘재는 아무 생각 없이 말을 뱉었다.주훈은 눈썹을 치켜세웠다.“회사로 돌아오고 싶지 않아요?”송휘재는 황급히 말투를 바꿨다.“당연히 아니죠. 그저 너무 갑작스러워서요.”주훈이 의미심장하게 말했다.“난 휘재 씨가 세희 아가씨에게 마음이 있는 줄 알았어요.”“그럴 리가요. 그 여자는 성격도 안 좋아서 하루빨리 회사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이에요.”“그래요? 어쨌든 이제 그 사람은 우리와 아무 상관 없으니, 지시를 들을 필요도 없어요.”주훈이 덧붙였다.“이

  • 이혼하자더니 갑자기 연애   제228화

    윤혜인은 억지로 이 사실을 잊으려 하고 있었다.하지만 임세희의 생일 파티 다음 날, 헤어졌다가 재회한 두 연인이 마침내 결실을 맺었다는 소식이 쏟아져 나왔고 모든 매체에서 이 소식을 보도했다.또한 생일 파티에서 직접 목격한 사람들도 있었는데 모두 두 사람이 서로 사랑하고 좋은 일이 곧 있을 것이라는 소문이 사실임을 확인시켜 주고 있었다.이런 소식이 퍼질 수 있다는 것은 이준혁도 묵인하고 있다는 뜻이다.그의 능력이면 보도를 막는 것쯤은 일도 아닐 테니 말이다.의도적으로 잊고 있었던 일이 다시 제기되었으니 전혀 신경 쓰이지 않는다는 것은 거짓이었다.씁쓸한 무언가가 그녀의 마음을 불편하게 했다. 하지만 누구에게도 들키고 싶지 않았다.그는 시선을 떨구고 주스를 한 모금 마셨다.“이 얘기는 하고 싶지 않아요.”한구운은 부드럽게 웃으며 말했다.“얘기하기 싫으면 얘기하지 마, 난 그냥 네가 예전처럼 행복하길 바래.”윤혜인은 다시 말을 꺼냈다.“선배, 미안해요. 앞으로는 거리를 두는 게 좋을 것 같아요. 우리 다시 만나지 말아요.”그녀가 이런 말을 할 줄은 몰랐던 한구운은 커피잔을 든 손이 통제력을 잃을 뻔했다.하지만 이내 감정을 추스르며 그가 다정하게 물었다.“왜 그래? 그 사람이 협박했어?”윤혜인은 고개를 저었다.“선배가 절 만날 때마다 상처받아서 제가 너무 죄송해서요. 모두 나 때문이라 만나지 않는 게 낫다고 생각해요.”윤혜인은 아주 단순했다. 그녀는 그저 지인들에게 피해를 주고 싶지 않았다.한구운도 그녀가 백지처럼 순수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하지만 그럴수록 그는 더더욱 더럽히고 싶었다.그는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난 두렵지 않아.”하지만 윤혜인이 고개를 저었다.“미안해요. 선배. 전 이미 다짐했어요. 제 마음이 너무 불편하고 선배한테 너무 죄송해요. 선배를 더는 해칠 수 없어요.”윤혜인의 단호한 태도에 항상 따뜻했던 한구운의 눈이 차갑게 번쩍였다.그는 그녀를 바라보며 말했다.“네가 결정했으니 널 존중할게.”“이

  • 이혼하자더니 갑자기 연애   제229화

    그는 차갑게 말했다.“그럼 안 꺼지고 뭐 하는 거죠?”“그건…”한구운은 잠시 멈칫하며 야망을 선명하게 드러냈다.“혜인이는 너무 훌륭하죠. 아주 마음에 들고요.”남자는 눈을 가늘게 뜨며 그를 노려보았다.“마음에 들어요? 스스로에게 그럴 자격이 있는지 돌아보는 게 어때요?”한구운은 웃음을 터뜨렸다.“당신이 이렇게 해도 혜인의 마음을 되돌릴 수는 없을 거예요.”이준혁은 화가 치밀어올라 하마터면 폭발할 뻔했다.그 말은 두 사람이 방금 그들 부부에 대해 말했단 거야?주먹을 쥔 그의 손에 힘이 들어갔다. 하지만 이내 주먹을 풀었다.이 자식은 일부러 그를 자극하고 있었다.그는 턱을 살짝 올리며 차갑게 웃었다.“우리는 부부고 혜인이는 내 거예요.”한구운은 열받은 남자를 보며 더 자극해야 할 것 같아 장난스럽게 말했다.“주인이 있으면 더 흥미롭지 않을까요?”퍽-힘 센 주먹이 한구운을 향해 날아갔다.순간, 한구운의 코에서 피가 흘러내렸다. 그는 얼굴은 감싸며 최후의 점잖음을 유지했다.이준혁의 분노는 이미 활활 타오르고 있었고 광기로 가득했다. 그의 발이 한구운을 향했다.“그만!”급히 달려온 윤혜인이 두 팔을 벌려 한구운 앞에 막아섰다.“뭐 하는 짓이에요.”한구운을 보호하고 있는 그녀의 모습에 이준혁은 눈이 가늘어졌다. 심장이 아파왔다.그는 냉소를 지었다.“왜? 내가 너희들 달콤한 시간을 방해 했어?”“그게 무슨 말이에요?”윤혜인은 큰소리로 비난했다.다른 남자를 감싸 있는 그녀에 이준혁은 평온함을 잃었고 말이 날카로워졌다.“넌 부끄러운 줄도 모르면서 나한텐 말도 못 하게 하는 거야?”얼굴이 하얗게 질린 윤혜인은 숨을 쉬기 힘겨웠다.피곤, 무감각, 실망, 여러 감정들이 얽혀서 그녀는 너무 힘들었다.이미 너무 실망하고 있었다. 실망보다 더한 감정이 있을까?없다.그녀는 몸을 돌려 한구운을 부축했다.“선배, 우리 가요.”“멈추지 못해?”이준혁의 분노가 극에 달했다. 그는 윤혜인의 손을 잡으려 했지만 한구운이 막아섰다.

  • 이혼하자더니 갑자기 연애   제230화

    “힘으로 사람을 모욕하지 말아요.”윤혜인은 이준혁이 심했다고 생각했다.선배와 이미 거리를 두기로 했는데 이렇게 다시 그녀 때문에 억울한 일을 당했다.말리지 말고 그가 사람을 불구로 만드는 것을 두 눈 뜨고 지켜봐야 했는가?이준혁은 차가운 눈으로 하찮게 여기며 말했다.“내가 괴롭혔다는 거야? 저 자식이 비겁한 거잖아.”주먹 하나도 못 받아치는 남자는 쓸모없는 놈이었다.그는 이 여자가 지금 뭘 감싸고 있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그녀의 두 눈은 그저 장식품인가?“선배, 가요.”윤혜인은 이준혁을 무시하며 몸을 낮추며 한구운을 부축했다.어차피 아무런 이유 없이 죄명을 씌우는 그에 익숙했고 그에게 논리적으로 말해도 아무 소용없었다.“못 가!”이준혁은 그녀의 손을 낚아챘다. 그의 힘은 너무 강했다.“감히 내가 여기 있는데 다른 남자와 가겠다는 거야? 미쳤어?”이 순간, 이준혁의 얼굴이 말로 형용할 수 없을 정도로 일그러졌다. 방금 웃으며 대화를 하고 서로 감싸는 행동에 그는 그녀를 꽁꽁 묶고 두고 싶은 충동을 느꼈다.그의 커다란 손이 그녀를 거칠게 잡았다. 그는 혐오스러운 어조로 말했다.“남자 없이는 못 살겠어?”그 모욕적인 말에 윤혜인의 마음 너무 아파 경련을 일으켰다.그녀는 입을 벌렸지만, 여전히 숨을 쉴 수 없었다.살인은 쉽게 이루어지지 않지만, 이 남자는 언제나 너무 쉽게 그녀의 마음을 짓밟았다.그녀의 몸이 떨렸다. 그녀는 손목을 비틀어 그에게서 벗어나려고 했지만 역부족이었다.그녀는 붉어진 눈으로 그를 차갑게 노려보았다.“놔!”이준혁은 이미 질투심으로 가득했고 자신의 말이 상처를 주게 된다는 것을 인지하지 못했다.“놔? 남자를 유혹하게 놔두라고? 꿈 깨!”짝-윤혜인의 다른 한 손이 이주혁의 뺨을 세게 때렸다.날카로운 마찰음에 주변은 갑작스러운 정적에 휩싸였다.눈물이 끊임없이 흘러내려 그녀의 얼굴을 적셨다.“내가 그렇게 뻔뻔하고 더럽고 천박하다면서 그렇게 고상한 분께서는 왜 날 놔주지 않는 거죠? 왜 아직도 이혼서류

  • 이혼하자더니 갑자기 연애   제231화

    더 이상 이준혁을 상대하기 싫었던 윤혜인은 그의 소원대로 병실을 나가려고 했다. 하지만 몇 발작 떼기도 전에, 갑자기 뒤에서 끌어당기는 느낌과 함께 들어 올려졌다. “이거 놔요!”먼저 꺼지라고 했던 건 이준혁인데, 왜 붙잡는지 윤혜인은 이해할 수 없었다.“우리가 법적으로 부부로 남아 있는 이상, 넌 절대로 날 벗어날 수 없어.”윤혜인의 의사는 중요하지 않았다. 이준혁은 그녀를 놓아줄 마음이 전혀 없었다. 분노한 윤혜인이 발버둥 치며 그의 팔뚝을 물었다. 하지만 이준혁은 꿈쩍도 하지 않았다. “자꾸 이렇게 비협조적으로 나오면, 혼날 각오해야 할 거야.”철컥하고 병실 문이 잠기는 소리가 울려 퍼졌다. 윤혜인은 그제야 상황이 파악됐다. 그녀의 눈빛이 경계와 두려움으로 가득 찼다.“문은 왜 잠갔어요?”“혼날 짓을 했으니, 벌을 받아야지.”그 말과 함께 윤혜인을 침대에 던져 놓은 이준혁이 넥타이를 풀기 시작했다. 윤혜인은 순식간에 양손이 결박된 채 침대 머리맡에 고정되었다. 곧이어 이준혁이 몸을 숙이며 입 맞춤을 하기 위해 얼굴을 들이밀었다. 윤혜인은 움직임이 제한된 상황에서도 어떻게든 그의 키스를 피하려 고개를 돌렸지만, 턱을 잡는 억센 손길에 강제로 고개가 돌려졌다.“뱃속 아기가 무사하길 바란다면, 협조 잘해야 할 거야.”윤혜인은 분노에 몸을 부들부들 떨었다.“여자를 이렇게 험하게 다루다니, 당신은 남자도 아니에요!”단추를 풀던 이준혁의 손이 멈칫했다. 곧이어 그의 차가운 웃음소리가 들렸다.“내가 남자인지 아닌지, 또 증명해 줘야겠어?”윤혜인은 부끄러움을 느끼지 못하는 뻔뻔한 이준혁의 모습에 분노가 치밀어 올랐다. 그녀는 그나마 자유로운 발로 발차기를 날리며 이준혁을 떼어놓으려 노력했다.“이 나쁜 놈!”하지만 그는 전혀 타격을 받지 않았다. 도리어 윤혜인이 그의 긴 다리에 깔려 옴짝달싹하지 못하게 되었다.“아직도 내가 남잔지 모르겠으면, 오늘 제대로 보여줄게.”한편, 한구운은 병실 밖에서 둘이 엎치락뒤치락 사투를 벌이는 소리를

  • 이혼하자더니 갑자기 연애   제232화

    “당신이 신경 쓸 일은 아니죠.”윤혜인은 분이 풀리지 않았다. 화를 내야 할 사람은 자신인데, 방귀 뀐 놈이 도리어 성을 내니, 억울했다. 윤혜인은 이준혁과 닿아 있는 것도 싫었다. 하지만 이번에도 그녀는 이준혁을 뿌리치지 못했다. 그녀가 팔을 휘두른 순간, 한발 앞서 이준혁이 그녀의 손목을 잡았기 때문이었다. 이준혁이 이글거리는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며 말했다.“얌전하게 굴라고 했지? 아직도 부족해?”윤혜인의 답을 바라며 한 질문이 아니었다. 이준혁은 이 말과 함께 또다시 키스를 몰아붙였다. 거의 혀뿌리가 뽑힐 듯 깊고, 거친 키스가 이어졌다.배 속의 아이가 걱정되기도 했고, 윤혜인은 이제 그를 거부할 기력이 남아 있지 않았다.그렇게 한참, 질척이는 소리가 병실에 울려 퍼졌다. 윤혜인의 입술 감각이 거의 사라질 때쯤, 드디어 이준혁의 키스가 멈췄다. 그제야 그녀는 참았던 숨을 몰아쉬며, 겨우 정신을 차렸다. “당신, 미쳤어요?”틈만 나면 키스하고, 침대에 눕히고, 윤혜인은 발정난 짐승처럼 구는 이준혁이 버거웠다. “그러니까, 처음부터 고분고분하게 굴었어야지.”행동에는 대가가 따른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일종의 경고였다. 감히 딴 남자를 따라가려고 하다니, 좀 전의 상황을 떠올린 이준혁은 다시 화가 치밀어 올랐다.“다음에 또 처신 잘못하면, 아예 집 밖으로 나갈 수 없도록 목줄 차버릴 거야.”“….”“그러게 왜 함부로 딴 남자를 유혹해?”딴 남자를 유혹하다니, 윤혜인은 어이가 없었다.사실 이준혁도 그녀가 의도적으로 다른 남자의 눈길을 끈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윤혜인은 그저 너무 예뻤던 죄밖에 없었다. 윤혜인은 말이 통하지 않는 이준혁의 모습에 속이 부글부글 끓어올랐다. “이거 놔요.”윤혜인이 짜증스럽게 말했다.하지만 이준혁은 전혀 놓아줄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이준혁은 또 한 번 그녀의 입술에 입을 맞추었다.“싫은데?”상황이 본의 아니게 이렇게 되긴 했지만, 사실 오늘 이준혁은 윤혜인에게 사과할 생각

  • 이혼하자더니 갑자기 연애   제233화

    이준혁은 반드시 뒷동작을 벌인 범인을 잡아 대가를 치르게 할 생각이었다. 하지만 그의 의도와는 달리, 윤혜인의 마음은 다른 곳에 있었다. 그녀가 지금 가장 바라는 것은 아이가 무사히 태어나는 것이었다. 그 누구의 오해도, 모함도 없이, 그저 환영만을 받으면서 태어나길 바랐다.이준혁과의 관계는 이제 관심 밖의 일이었다.“이번 일 처리되면, 우리 이제 이혼할 준비 하죠.”좀 전에 둘이 그런 관계도 맺었는데, 이준혁은 윤혜인이 이렇게 차갑게 나올 줄은 몰랐다.속에 치솟아 오르는 분노를 애써 누르며, 이준혁이 입을 열었다.“너 지금 먹뱉 하는 거야? 즐길 만큼 즐겼으니, 버리겠다?”“무슨 말도 안 되는 억지예요. 강제로 밀어붙인 건 준혁 씨잖아요. 제가 하자고 했나요?”누굴 바보로 아나, 윤혜인은 이준혁의 말장난에 넘어가고 싶지 않았다. 이때 이준혁이 갑자기 또 돌발 행동을 했다. 느닷없이 그녀의 목덜미에 화풀이하듯, 이빨 자국을 남기기 시작한 것이다. 그래도 크게 힘을 준 것은 아니라, 키스 마크 외에 피 보는 일은 없었다.“안된다면, 안 되는 줄 알아. 다시는 이런 소리 꺼내지 마!”윤혜인이 그를 뿌리치며 담담히 말했다.“그럼 더 이상 얘기 나눌 것도 없겠네요. 바로 할아버지께 말씀드리도록 할게요.”“감히!”이준혁이 분노하며, 그녀를 협박하듯 노려봤다.“할아버지가 놀라실 일 없도록 잘 말씀드릴 테니까, 걱정하실 필요 없어요. 그저 함께 할 수 없게 되었다는 사실만 분명히 알려드릴게요.”이준혁은 고집스러운 윤혜인의 태도에 점점 짜증이 나기 시작했다.“너 자꾸 이렇게 제멋대로 굴래?”그는 대화가 통하는 사람이 아니었다. 윤혜인은 다시 한번 할아버지한테 말해야겠다는 결심을 굳혔다.윤혜인의 단호한 모습에, 이준혁이 입술을 깨물었다.‘하, 그래. 이렇게 나오시겠다?’이준혁의 몸에서 싸늘한 기운이 뿜어져 나오기 시작했다.“그렇다면 앞으로 어디에도 나갈 생각하지 마.”윤혜인의 안색이 급속도로 어두워졌다.“절 또 가두기라도 하려고요?”

최신 챕터

  • 이혼하자더니 갑자기 연애   제1360화

    윤혜인은 손에 들고 있던 잔을 들어 원진우를 향해 가볍게 흔들며 말했다.“삼촌, 제가 존경하는 마음을 담아 한 잔 먼저 마시겠습니다.”그러더니 금세 잔을 비웠다.그녀의 심장이 쿵쾅거리기 시작했다. 잔에 들어 있던 술에는 몇 시간 동안 상대를 잠들게 하는 특수 성분이 들어 있었다.그러나 윤혜인은 미리 해독제를 복용해둔 상태였고 원진우의 경계를 풀게 하려고 같은 술을 마신 것처럼 보이게 했다.원진우 같은 교활한 상대에게는 대화나 교섭보다는 이런 방법이 가장 안전했기 때문이다.그러나 윤혜인이 잔을 비워도 원진우는 여전히 미동조차 없이 술잔을 들지 않았다.초조해진 윤혜인은 도우미를 다시 불러 그의 잔을 채우게 했다.“앞으로도 저 잘 봐주셨으면 하니까 또 한잔 올리겠습니다.”한국인 사이에서 ‘두 잔’은 최고의 예우를 의미하기 때문에 원진우도 어른으로서 이를 거절할 수는 없었다.만약 거절한다면 그의 인품에 오점이 생길 수 있었기 때문이다.마침내 원진우는 천천히 잔을 들고 그녀를 바라보며 빙긋 웃었다.그러나 눈은 웃고 있지 않았다.잔이 입술에 가까워지려는 순간, 그는 갑자기 잔을 내려놓으며 말했다.“아, 깜빡했군. 오기 전에 집에서 의사에게 받은 약을 먹었는데 술을 마시면 안 된다고 하더라고요. 세 시간 동안은 물도 마실 수 없다고 했어요.”그는 이렇게 말하고는 잔을 테이블에 내려놓았다.윤혜인은 분노로 속이 끓어올랐지만 원진우가 댄 이유가 합리적이었기에 반박할 수 없었다. 첫 번째 계획은 명백히 실패한 셈이었다.곧 원진우가 자리를 뜨려 하자 윤혜인은 재빨리 다음 계획으로 전환했다.원진우의 움직임을 막기 위해 그녀는 손을 들어 그를 제지하며 말했다.“들은 바에 의하면 해외 무역에 아주 조예가 깊으시다고 하던데 저희 집도 국제 해운업에 종사하고 있어서 몇 가지 여쭤보고 싶은 게 있어요. 시간 괜찮으신가요?”그러자 원진우는 잠시 멈춰서서 따뜻하게 미소 지으며 말했다.“물어봐요.”이윽고 윤혜인은 몇 가지 질문을 던졌는데 모두 해외 무역의 어

  • 이혼하자더니 갑자기 연애   제1359화

    곽경천은 곧 다가올 파티에 계획에 이준혁도 포함시키기로 했다.자신은 원진우의 별장에 인원들과 함께 잡입할 예정이고 파티장에는 배남준 혼자였는데 그에게 온전히 윤혜인을 맡기기가 불안하다고 느꼈기 때문이었다.파티장에서 잠재적인 위험인물인 원진우를 감시하고 윤혜인을 보호하기 위해서라도 추가 인원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그러나 윤혜인은 이준혁이 다리가 좋지 않다는 이유로 반대했다.그가 파티에 등장하면 원진우가 의심할 수도 있었기 때문이다.곽경천의 우려가 틀린 말은 아니었지만 이 계획이 완벽하지 않다는 점은 윤혜인도 잘 알고 있었다.파티장에 있는 사람들과 별장으로 잠입하는 사람 모두 위험이 따르는 임무였다. 게다가 시간이 촉박해 추가 인원을 조정할 여유도 없었다.윤아름의 행방을 찾을 기회가 얼마 남지 않았다.원진우가 모레 회사 양도 계약서에 서명할 예정이었기 때문이다. 그가 떠나게 되면 윤아름의 소식을 알아낼 마지막 기회를 놓치게 된다.이준혁은 이번 파티가 배남준을 돕기 위한 행사라는 곽경천의 설명을 듣고 이를 납득했다.배씨 가문에는 생후 첫 파티 후 배남준이 독립적인 가장이 되어 호적을 옮길 수 있는 전통이 있었다.질투가 나긴 했지만 이준혁은 배남준이 윤혜인을 향한 마음을 가졌음에도 불구하고 공정하게 행동해왔다는 점을 존중하고 있었다.배남준은 숨겨진 음모 없이 정정당당하게 경쟁하는 상대였다.다음 날, 드디어 생후 한 달 기념 파티가 열렸다.윤혜인은 밝은 빨간색 원피스에 회색 모피 외투를 입고 고귀하고 아름다운 모습으로 행사에 나타났다.그동안 모습을 드러내지 않던 원진우도 파티장 정문에 나타나 눈길을 끌었다.북안도에서 배씨 가문과 찰스 가문이 보내는 초대장에는 반드시 참석해야 하는 무언의 룰이 있었다.그렇지 않으면 관계를 단절하겠다는 것으로 간주될 수 있었다.오랜만에 모습을 드러낸 원진우는 크림색 벨벳 수트를 입고 문학적이고 온화한 인상으로 나타나 눈길을 사로잡았다.그러나 윤혜인은 그의 겉모습이 실제와 다르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그의

  • 이혼하자더니 갑자기 연애   제1358화

    이준혁의 낮고 부드러운 목소리에서 그가 자격지심을 느껴 한다는 것을 깨닫고 윤혜인은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자존심 강하고 남들한테 존경만 받는 사람이 언제부터 저렇게 불안해하는 감정을 품게 됐을까?’그녀는 순간 어떻게 반응해야 할지 모르겠었다.하지만 윤혜인에게 역시 억울한 감정이 있었다.이준혁을 기다리다 사무실에서 잠들었고, 깨어나니 주변은 새까맸고 홀로 추위 속에 거의 얼어붙을 뻔했으니 말이다.“왜 날 찾으러 오지 않았어요?”그녀는 작게 말했다.그 어둠과 추위를 떠올릴 때마다 서운함이 다시 피어올랐다.만약 이준혁에게 자신의 마음을 전하려는 의도가 없었다면 윤혜인은 사무실에서 잠들어 문이 잠기는 일도 없었을 것이다.“내 잘못이야.”남자는 말했다.“모두 내 잘못이야. 맹세할게. 앞으로 절대 너를 혼자 두지 않을 거야.”이준혁은 한때 그녀를 놓아주려는 생각을 했었지만 곽경천이 그녀와 거리를 두라고 말하자 그의 가슴은 한순간에 무너져 내리는 듯했다.순간 그는 깨달았다. 자신은 결코 윤혜인을 놓고 싶어 하지 않는다는 것을.윤혜인이 그를 싫어하지 않는다면 불편한 몸일지라도 이준혁은 그녀를 지키겠다고 결심했다.결혼 이야기가 거짓임을 알았을 때, 그는 더 이상 방관자가 되지 않기로 마음먹었다.그녀와 아이들이 이준혁의 세상에서는 가장 소중한 존재였기에 그들의 삶에 함께하고 싶었다.윤혜인의 얼굴은 살짝 붉어졌다.‘언제 이렇게 빨리 마음을 바꾼 거지?’얼마 전까지 차갑기만 했던 이준혁이 이제는 윤혜인이 듣고 싶었던 말을 서슴없이 하고 있었다.하지만 그녀는 그가 자신을 두고 돌아가지 않았던 일에 여전히 화가 나 있었다.약간의 원망을 풀고자 윤혜인은 일부러 장난스럽게 말했다.“날 혼자 두지 않겠다니... 무슨 뜻이에요? 나 유부녀인 거 알잖아요. 설마 남편 자리를 뺏으려고요?”그러자 이준혁은 살짝 미소 지으며 그녀가 아직 진실을 모른다는 걸 알아챘다.하여 윤혜인의 장단에 맞춰주고자 이준혁이 말했다.“상대가 너라면... 기꺼이 감수하지.”

  • 이혼하자더니 갑자기 연애   제1357화

    배남준은 아버지가 원진우와 비밀리에 대화하는 것을 엿들었다.대화의 내용은 원진우가 북안도의 회사를 팔고 다시 떠날 준비를 하고 있다는 것이었다.과거에 원진우가 떠날 때마다 그의 행방을 찾는 것은 거의 불가능할 정도로 어려웠다. 심지어 이번에는 원진우가 주의를 기울이고 있는 상황이니 다시 그의 흔적을 찾는 것은 하늘의 별 따기만큼 어려울 것이다.곽경천은 미간을 잔뜩 찌푸린 채 생각에 잠겼다.이번 계획은 절대 실패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만약 이번 기회를 놓치게 된다면 윤아름을 찾을 마지막 희망마저 잃게 될 것이니 말이다.곽경천은 고민스러웠다.‘하필 이런 중요한 시기에 혜인이가 병에 걸리다니... 앞으로 3일 후면 파티가 열릴 예정인데 그때 무대에 설 수 있으려나?’만약 불가능하다면 그녀를 대신해 위장할 사람을 빨리 찾는 것도 필요했다....의식을 되찾은 윤혜인은 자신이 병원 침대에 누워 있는 것을 발견했다.머리는 무겁고 여러 혼란스러운 꿈을 꾸었다. 꿈속에서 이준혁은 그녀와 등을 돌린 채 멀어져 갔고 아무리 그를 불러도 그가 남긴 것은 차가운 뒷모습뿐이었다.“어때, 괜찮아?”남자의 낮고 깊은 목소리가 귓가에 울렸다.윤혜인은 눈을 깜빡이며 꿈속의 그 남자가 지금 자신의 침대 옆에 앉아 있는 것을 보았다. 순간 꿈에서 느꼈던 그 서운함이 현실로 밀려들어 왔다.“왜 나 무시했어요?”윤혜인은 불만스럽게 물었다.그러자 그녀의 말에 당황한 이준혁은 준비했던 설명조차 단숨에 잊어버렸다.눈가가 붉어진 채 윤혜인은 점점 더 억울해했다.“나... 꿈에서 계속 불렀는데... 준혁 씨는 나 무시하고...”그녀의 말을 들은 이준혁은 그것이 꿈 이야기라는 것을 깨닫고 멋쩍은 미소를 지었다.하지만 그 후에는 깊은 안도감을 느꼈다.자신이 어떤 감정이든 상관없다는 결론에 다다른 것이 다행스럽게 느껴졌다.동정이냐 아니냐가 정말 그렇게 중요한 문제일까? 중요한 것은 윤혜인이 이준혁의 곁에 있고 그녀의 꿈과 시선에 그가 있다는 것뿐이었다.“응. 내 잘못이야

  • 이혼하자더니 갑자기 연애   제1356화

    “죄송합니다.”이준혁은 진심으로 사과했다. 이번 일은 분명히 그의 책임이었다.만약 그의 부주의가 아니었다면 윤혜인이 이런 고생을 하지 않았을 것이다.이준혁은 자책하며 곽경천이 자신을 때려줬으면 싶을 정도로 후회하고 있었다.그때 주훈이 갑자기 ‘퍽’ 소리를 내며 무릎을 꿇었다. 그러더니 곽경천을 향해 말했다.“모든 게 제 잘못입니다. 제가 혜인 씨에게 대표님을 보러 오라고 부탁했거든요.”그는 깊이 자책하고 있었다.만약 자신이 쓸데없는 말을 하지 않았다면 윤혜인이 사무실에 갇혀 얼어붙는 일이 없었을 테니 말이다.주훈은 제대로 확인도 하지 않은 채 그녀가 떠났는지 관심을 두지 않은 자신의 큰 실책이라 여겼다.이번 일로 이준혁이 자신을 탄페니아에 10년간 가 있으라 해도 감수할 각오였다.하지만 곽경천은 사건의 전말을 이미 알고 있었다.사실 윤혜인이 먼저 주훈에게 전화를 걸어 이준혁의 상황을 물어봤고 주훈은 그저 그녀에게 와보라고 덧붙였을 뿐이었다.주훈이 권하지 않아도 윤혜인은 이준혁을 찾아갔을 것이다.이준혁을 찾으러 가고 싶은 마음이 있는 전제하에 주훈의 말은 그저 핑곗거리에 지나지 않았다.곽경천은 합리적인 사람이었다. 잘못한 사람이 있다면 책망하겠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에게는 불필요한 비난을 하지 않았다.그는 주훈을 일으키며 침착한 목소리로 말했다.“일어나요. 이 일은 주 비서님 잘못이 아니니까요. 혜인이는 스스로가 원해서 간 거예요.”이 말을 듣고 이준혁의 얼굴이 창백해졌다.곧이어 곽경천은 이준혁을 바라보며 말했다.“혜인이는 다른 사람의 말 한마디로 흔들리는 사람이 아닙니다. 혜인이가 준혁 씨를 찾아간 것은 마음속에서 준혁 씨를 지우지 못해서였을 거예요.”그는 잠시 말을 멈추었다가 다시 입을 열었다.“이준혁 씨, 이준혁 씨도 혜인이가 어떤 사람인지 모를 리 없잖아요.”“이번 일을 계기로 혜인이에게서 조금 떨어져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준혁 씨가 진정으로 마음을 정리할 때까지 기다리는 게 좋겠어요.”사실 곽경천은 이준혁에게 크게

  • 이혼하자더니 갑자기 연애   제1355화

    눈빛이 어두워진 채 이준혁은 묵묵히 소화전 쪽으로 걸어갔다....한편, 윤혜인은 이미 추위로 감각이 사라진 상태였다.의식은 오락가락했고 마치 꿈속에서 이준혁이 자신을 구하러 와 문을 두드리는 소리를 들은 듯했다.무의식중에 그녀는 손을 뻗어 문을 몇 번 두드려 그에게 자신이 여기 갇혀 있다는 신호를 주려고 했다.하지만 너무 지쳐있어 눈조차 뜨기 힘들었다.더 이상 추위를 느끼지 못할 만큼 피곤함이 몰려왔고 손은 힘없이 축 처졌다.지쳐 의식을 잃어가던 그 순간, 큰 소리와 함께 문에 구멍이 뚫렸다.이준혁은 서너 번의 도끼질로 문을 쳐서 자물쇠를 부수고 마침내 문을 열었다.윤혜인은 그의 무릎 담요로 사용하던 짙은 남색 담요를 몸에 감싼 채 바닥에 웅크리고 있었다.바로 그때, ‘딱’ 하는 소리와 함께 건물 전체에 전기가 다시 들어왔다.바닥에 웅크린 윤혜인의 얼굴은 아름다웠지만 병든 사람처럼 창백해져 있었다.이준혁의 가슴 속엔 극심한 통증이 일었다.몸을 낮추고 그녀를 안아 올렸지만 마치 얼음 덩어리를 안는 것처럼 차가웠다.윤혜인의 몸은 이미 차가워져 조금 경직되어 있었고 다리는 자연스럽게 구부러지지도 않았다.다행히 아직 숨을 조금 쉬며 윤혜인은 미간을 살짝 찌푸리고 있었다.이준혁은 깊게 숨을 들이마신 후 천천히 일어섰다.지팡이 없이 걷는 것은 거의 불가능했지만 그는 모든 힘을 남아 있는 한쪽 다리에 집중해 무릎을 꿇고 지팡이를 집어 벽에 기대어 두었다.그런 다음 지팡이를 짚으며 윤혜인을 어깨에 걸쳐 안고 엘리베이터로 향했다.엘리베이터에 도착해 1층 버튼을 누르고 기다렸다.엘리베이터 문이 열리자 주훈이 이미 구급대와 함께 들것을 대기시키고 있는 게 보였다.구급대는 윤혜인을 곧장 들것으로 옮겼고 이준혁도 함께 이동했다.주훈은 뒤따르며 죄책감에 사로잡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만약 그가 윤혜인에게 오라고 하지 않았다면 그녀가 사무실에 갇혀 반나절 동안 얼어붙는 일은 없었을 것이다.다행히도 이준혁이 윤혜인을 찾았지만 만약 모두가 그녀가

  • 이혼하자더니 갑자기 연애   제1354화

    곽경천은 분통이 터져 나올 것 같았다.모든 단계에서 누군가가 조금만 신경을 썼더라도 윤혜인이 지금까지 돌아오지 않는 상황은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그는 급히 이준혁에게 전화를 걸어 상황을 물었다. 때는 이미 새벽 3시였다.이준혁은 전화를 받고 즉시 침대에서 몸을 일으켰다.사실 그는 잠들지도 않은 상태였다.곧장 이준혁은 윤혜인이 그날 자기 사무실에 왔다가 떠난 후 소식을 들은 바 없다는 것을 곽경천에게 알리고 전화를 끊었다.곽경천은 전화를 끊자마자 곧바로 현지 경찰에 연락해 CCTV를 조사하기 시작했다.침대에 앉아 잠시 생각했으나 이준혁은 도무지 마음이 놓이지 않았다.결국 그는 외투를 걸치고 휠체어에 올라 회의장에 향하기로 했다.혹시나 싶었지만 가장 먼저 확인할 곳이 이곳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말이다.회의장이 전원이 차단되고 문이 잠기면 보안 시스템이 작동하여 상급 관료의 허가 없이는 다시 전원을 공급할 수 없었다.이준혁이 당직자에게 연락을 시도했지만 전화는 연결되지 않았다.하여 주훈에게 당직자의 집 주소를 찾아가 직접 연락하도록 지시한 후, 이준혁 자신은 보안 직원에게 열쇠로 건물 내부 문을 열어달라고 요청했다.그렇게 그는 손전등을 입에 물고 어두운 계단을 한 계단씩 올라가기 시작했다.한 손으로 난간을 잡고 다른 한 손으로는 지팡이를 짚어야 해서 손전등을 입에 문 채 한 걸음 한 걸음 올라갔다.입이 피로할 때는 손전등을 외투 주머니에 넣고 어둠 속에서 더듬거리며 길을 찾았다. 다행히 사무실은 높은 곳이 아닌 그나마 적당한 8층에 있었다.20분 정도가 지나 8층에 도착한 그는 숨이 차오르는 것도 무릅쓰고 사무실로 향했다.사무실 문 앞에 다다라서는 문을 두드리기 시작했다.전원이 차단된 상태에서는 이 문을 열 수 없었다.전력을 공급하고 비밀번호를 입력해야만 열리는 구조였는데 문에 틈새도 없어 내부 상황을 볼 수도 없었다.창문도 벽 쪽에 설치되어 있어 창문을 통해 들어가는 것은 불가능했다.이준혁은 윤혜인의 이름을 부르며 문을 힘껏

  • 이혼하자더니 갑자기 연애   제1353화

    곽경천이 돌아왔을 때, 도우미들은 이미 주인이 없는 틈을 타 저들만의 편의를 봐가며 태만하게 지내고 있었다.배남준이 윤혜인을 피하며 며칠째 모습을 보이지 않자 도우미들은 윤혜인이 버림받았다 생각하고 그녀를 무시하기 시작했다.아이를 출산했음에도 자신들의 주인이 윤혜인에게 마음을 주지 않았다고 판단한 도우미들은 일에 태만해졌고 그녀를 아예 무시하며 허술하게 일을 처리했다.윤혜인은 원래 문제를 일으키기 싫어하는 성격이어서 도우미들과 크게 마주칠 일 없이 지냈고 이들의 불성실함을 알아채지 못했다.그리고 도우미들은 윤혜인의 이러한 성격을 이용해 점점 더 방자하게 굴었다.태만하게 군 나머지, 그들은 윤혜인이 하룻밤은 물론 사흘을 집에 들어오지 않는다 해도 아마 알아차리지 못했을 것이다.곽경천은 도우미들이 무릎도 제대로 꿇지 않은 채 불만스러운 표정으로 서 있는 것을 보자 이들이 윤혜인을 무시하고 있다는 사실을 단번에 파악했다.분노가 끓어오른 그는 단호하게 경호원들에게 명령했다.“이 사람들 모두 끌고 나가서 무릎 꿇게 해! 한 명도 잠들지 않도록 감시하고!”그러자 당황한 도우미들이 소리를 질렀다.“저희에게 무슨 죄가 있다고 이렇게 벌을 주시는 거예요? 아가씨도 성인이신데 저희가 항상 따라다닐 수는 없잖아요!”특히 곽경천에게 발길질을 당한 도우미가 가장 먼저 고개를 들고 당당히 외쳤다.“내가 무슨 권리로 그러냐고요?”곽경천은 냉랭하게 눈을 치켜떴다.“남준이가 없다고 해서 당신들을 다스릴 사람이 없다고 생각하는 겁니까?”도우미들은 실제로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으나 겁에 질려 아무 말도 못 하고 있었다. 하여 그저 뻣뻣하게 등을 펴고 말했다.“저희 가주님만이 저희를 벌할 권리가 있습니다!”“좋아요. 제가 어떻게 할 수 없다고 생각하나 보네요.”곧 곽경천은 그들 앞에서 배남준에게 스피커폰으로 전화를 걸었다.상황을 들은 배남준은 크게 분노하며 도우미들에게 더욱 엄격한 벌을 내리겠다고 명령했다.그들을 야외에서 무릎을 꿇을 뿐만 아니라 겉옷을 벗고 한

  • 이혼하자더니 갑자기 연애   제1352화

    순간 윤혜인은 절망감에 휩싸였다.차가운 기류가 어둠 속에서 마치 먹잇감을 노리는 맹수처럼 윤혜인을 지켜보며 언제든지 삼킬 준비를 하고 있는 듯했다.윤혜인은 유일한 방한 도구인 담요를 꼭 껴안았지만 추위에 몸과 정신이 얼어붙어 더 이상 생각할 수가 없었다.그녀에게 남은 마지막 희망은 이준혁뿐이었다.만약 모두가 그녀가 실종된 것을 알아차린다면 이준혁은 아마도 윤혜인이 자신의 사무실에 있을 거라 생각할 것이다.다행히 평소에 곽경천은 아무리 바쁘더라도 자기 전 윤혜인에게 전화해 그녀의 안전을 확인하는 습관이 있었다.그날 밤 업무로 인해 늦어진 그는 전화 대신 윤혜인이 자고 있을까 봐 문자로 대신 메시지를 보냈다.[혜인아, 자?]문자를 보낸 후 다시 일에 몰두했다.파티 준비가 얼마 남지 않은 상황이었다.원진우의 계획을 지연시키거나 필요할 경우 그를 체포하기 위해 행사장에는 많은 준비가 필요했다.곽경천은 디자인 도면을 수십 번 확인하며 허점을 찾아냈다.작업을 끝마치고 밤이 깊어졌을 때, 그가 다시 핸드폰을 확인했지만 윤혜인의 답장은 없었다.‘벌써 잠에 들었나...’샤워를 마치고 나와서도 불안한 마음을 떨칠 수 없어 곽경천은 곧바로 별장에 전화를 걸었다.그렇게 전화가 여러 번 울리다가 결국 연결되었고 도우미의 잠에 취한 목소리가 들려왔다.“여보세요, 누구를 찾으시는 거죠?”곽경천은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왜 이제야 받는 거야?!’“곽씨 가문 사람인데 혜인이는 자고 있나요?”그가 자신을 ‘곽씨 가문 사람’이라고 밝히자 도우미는 그가 바로 윤혜인의 오빠임을 알아챘다.하여 도우미는 눈을 비비며 대답했다.“잘 모르겠어요. 오늘 하루 종일 아가씨께서 별로 밖에 나오지 않으셨거든요.”‘안 나왔다고?’곽경천은 점점 더 불안해졌다.여은과 도지훈이 아기를 서울로 데려간 터라 윤혜인은 아기를 돌볼 필요가 없는데 하루 종일 방에만 있었다니 참 이상했다.그는 단호하게 말했다.“지금 가서 확인하고 즉시 보고해요!”곽경천의 엄격한 목소리에 도우미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