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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0화

놀란 임세희가 이준혁 뒤에 숨으며 말했다.

"왜 남의 병실에 함부로 들어오고 그래요?"

그녀는 단번에 소원의 정체를 알아차렸다. 직접 얘기를 나눈 적은 거의 없지만, 몇 번 윤혜인과 함께 있는 모습을 봤기 때문에 둘이 친구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신경 쓰지 마시고, 하던 거 마저 하세요."

소원이 기세등등한 모습으로 말했다. 그녀는 문을 열기 전, 일부러 더 당당하게 보이기 위해 빨간 립스틱까지 바른 상태였다.

"소원 씨, 여긴 제 병실이에요. 어서 나가주세요!"

하지만 임세희는 전혀 주눅이 들지 않았다. 일 년 전이었으면 모를까, 소원의 가문은 육경한의 압박으로 가세가 기울어진 상태였다. 게다가 소원이 회사를 살리기 위해 몸을 팔고 다닌다는 소문까지 번진 상태였다. 임세희는 그녀를 얕잡아 볼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소원은 윤혜인의 친구였다. 보나 마나 좀 전의 일 때문에 따지러 온 것일 텐데, 좋게 대할 이유가 없었다.

소원이 두 남녀를 째려보며 말했다.

"왜? 그러면 또 부끄러운 줄도 모르고 남의 남편한테 들러붙어 있으려고?"

"무슨 말을 그렇게 해요!"

그 말을 들은 임세희는 화가 치밀어 올랐다. 윤혜인이 중간에 끼어들지만 않았어도, 진작에 이준혁은 그녀와 연결되었을 것이기 때문이다.

"내가 뭐 틀린 말 했어?"

소원이 입술을 비틀며 임세희를 비웃었다.

"상간녀 주제에, 혜인이한테 또 뭔 소리를 지껄인 거야? 어디 남자 못 만나 죽은 처녀 귀신이라도 붙었나, 낯짝이 왜 이렇게 두꺼워?"

임세희의 분노에 얼굴이 붉으락푸르락해졌다.

"누가 상간녀예요! 입조심해요!"

"남에 남편 품에 안겨 아양 떨 때는 언제고? 그게 상간녀지, 아님 뭐야? 이렇게 사람이 많이 드나드는 곳에서 뻔뻔하게 남의 남편한테 안겨 있을 정도면, 둘 있을 땐 더 얼마나 더러운 짓을 했겠어? 넌 뭔데 이렇게 당당해!"

그렇게 말하며, 소원은 아주 더러운 것을 보는 듯 둘을 흘겼다. 임세희의 뻔뻔함이야 진작에 알고 있었지만, 그녀는 이준혁이 이번에도 이렇게 나올 줄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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