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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5화

그동안 아름다웠던 모든 순간이 망상이었다고 그는 말해주고 있었다. 임세희는 이 사실을 받아들일 수 없었다. 그러나 그녀가 멍하니 있는 사이에, 이준혁은 망설임 없이 상황을 진행했다.

"주훈아, 서울 정신병원에 연락 넣어. 임세희가 정신착란 증세를 보인다고, 지금 당장 치료가 필요할 것 같다고 전해줘."

임세희는 뭔가 잘못돼도 단단히 잘못됐음을 느꼈다. 서울 정신 병원이라니, 거긴 정신질환을 가진 환자들만 가는 곳이 아닌가? 그런데 그런 곳에 자신을 보내려고 하다니, 임세희는 기겁하고 말았다. 그곳은 사람이 살 수 있는 곳이 아니었다. 철저히 폐쇄된 채 운영되는 곳으로, 한번 들어가면 쉽사리 나올 수 있는 데가 아니었다.

임세희가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

"준혁 오빠, 지금 뭐라고 했어? 장난하는 거지?"

"네가 혜인을 보내고 싶어 했던 곳이잖아?"

윤혜인을 가둬놓으려 만들었던 덫이 부메랑이 되어 그녀에게 돌아왔다. 임세희는 너무 갑작스러운 상황에 적응조차 하지 못했다.

이때, 이준혁이 입꼬리를 올리며 그녀에게 마지막 비수를 꽂았다.

"그러니 너부터 체험해 봐."

그 순간, 강력한 공포가 찾아와 임세희는 몸을 부들부들 떨었다. 그녀는 체면이고 자존심이고 다 버리고, 손이 발이 되도록 그에게 빌기 시작했다.

"오빠, 잘못했어. 내가 진짜 잘못했어... 내가 그런 말을 했으면 안 됐는데, 이젠 진짜 안 그럴게... 그러니까 제발 정신병원만큼은 보내지 말아줘...."

하지만 그는 비웃기만 할 뿐, 그녀를 쳐다보지도 않은 채 병실을 나가려 하고 있었다. 임세희는 절망했다. 이대로 끌려갔다가는 정말 인생이 끝장날 것 같았다. 그녀가 날카롭게 떠나가는 그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외쳤다.

"이준혁! 네가 뭔데 나한테 이래! 나도 가족이 있다고! 날 정신병원에 가두면 우리 아빠가 가만히 있을 것 같아?"

이준혁이 조용히 조소를 날리며 물었다.

"임요한도 네가 꾀병 부린 거 알고 있어?"

아버지의 이름이 나오자 임세희는 자리에 굳어버렸다. 지금까지 그가 임세희의 아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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