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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7화

간호사는 애쓰는 윤혜인의 모습이 안타까워 위로했다.

"회복하는 동안, 왼손 쓰는 연습도 하시는 편이 좋을 거예요."

간호사가 떠나간 뒤에도 윤혜인은 손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그날 유리 조각을 잡으면서 손바닥 힘줄이 손상된 것 같았다. 한동안 오른손 쓰기는 어려워 보였다.

어쩐지 힘주면 손이 떨리더라니, 이 상태론 디자인 도안은커녕 일상생활도 어려울 터였다.

윤혜인은 자기도 모르게 눈물이 흘러나왔다.

‘전생에 도대체 무슨 죄를 지었기에, 하늘이 내게 이런 벌을 내리는 걸까?’

처음엔 외할머니였고, 그다음엔 아이였다. 이젠 손까지, 안 그래도 가진 것이 없는데 자꾸만 빼앗아 갔다.

이때, 이준혁이 문을 열고 들어왔다. 윤혜인이 울고 있는 모습을 본 이준혁은 가슴이 찢어질 것 같았다.

좀 전까지 임세희한테 잔인하게 굴던 남자는 온데간데없었다.

그동안 눈이 멀어 임세희의 악행을 깨닫지 못하고 윤혜인을 방치했던 대가는 참담했다.

이준혁은 위로의 말을 꺼내려 그녀의 옆으로 다가갔다. 하지만 윤혜인은 그에게 눈길 한번 주지 않고 공기 취급했다. 이준혁은 입을 달싹거리며 머뭇거렸다.

윤혜인은 며칠간 쉬었음에도 안색이 좋아지기는커녕 점점 더 창백해지고 야위어 갔다. 이준혁은 말로 위로하는 대신 손을 뻗어 그녀의 눈물을 닦아주려 했다.

하지만 손이 채 닿기도 전에 윤혜인이 매서운 눈빛으로 그를 째려보며 말했다.

"뭐 하는 거예요?"

윤혜인이 냉소를 지으며 갈라진 목소리로 말했다.

"밥 먹었어?"

이준혁의 질문에 윤혜인은 대꾸할 가치를 못 느꼈다.

"이준혁 씨, 우리한테 그런 일상적인 대화, 어울린다고 생각하세요?"

날카로운 비수가 그의 가슴에 꽂혔다. 그래도 이준혁은 포기하지 않고 다시 입을 열었다.

"임세희는 정신병원으로 보냈어."

임세희의 이름이 나왔음에도 윤혜인의 표정은 매우 무덤덤했다. 임세희 따위, 그녀에겐 더 이상 아무런 의미가 없었다.

그 모습을 본 이준혁은 가슴이 저렸다. 결국 참지 못하고 그가 윤혜인의 손을 잡으며 단호한 목소리로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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